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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은 한국에서 언제쯤 실현 가능할까
운전자 없이 달릴 수 있는 차가 나온다고 해서 자율주행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전기차와 공유경제 등이 맞물려 돌아가야 진정한 자율주행차 시대가 찾아온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급하게 달아오르면 빨리 식기 마련이다. 요즘 자율주행차는 관심이 빨리 식어 버린 듯한 분위기다. 자율주행 시대가 곧 도래한다고 관심이 폭발했다가, 언제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상황을 인식하면서 기대가 한풀 꺾였다고 할까. 구글과 애플까지 뛰어들어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속히 커지는 듯 보였지만, 이들의 활동도 요즘은 잠잠하다. 자율주행차가 과시용 기술로 반짝했다가 사라지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그런데 무엇이든 성숙해지면 이슈화가 뜸해진다. 자율주행도 마찬가지다. 이전보다 체감이 덜 될 뿐 자율주행은 이미 진척이 많이 됐고 높은 수준으로 발달했다. 특히 해외를 보면 자율주행 기술 발달 속도가 매우 빠르다.
잘 들여다보면 자율주행 기술은 생각보다 깊숙이 우리 생활에 침투했다. 요즘은 운전자 보조 기능을 기본으로 넣는 차가 늘었다. 주행 속도와 앞차와 거리를 알아서 조절하고, 앞차나 주변 보행자와 충돌을 예상하면 차가 알아서 멈추고, 사각지대 장애물을 판별하고, 차선을 알아서 유지하는 등 운전자가 해야 할 판단과 행동을 자동차가 알아서 척척 해낸다. 기본 기능이 아닌 차는 옵션으로라도 마련해놨고, 심지어 경차에도 이런 기능이 들어간다.
이미 많은 사람이 자율주행 전 단계 또는 반자율주행을 경험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5단계(또는 6단계)로 나누는데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수준은 레벨 2단계다. 3, 4단계는 운전자 개입이 더 줄어드는데 상용화가 머지않았다. 3, 4단계는 물론 완전 자율인 5단계도 이미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법이나 제도가 완비되기를 기다릴 뿐이다.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많은 준비를 해놓고 허용될 시기만 노리고 있다. 현재 기술 발달 상황을 보면 자율주행 시대가 올지 안 올지 가늠할 수 있다.
자율주행하면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테슬라다. 오토파일럿이라는 운전자 지원 시스템은 높은 수준 자율주행 기술로 시선을 끌었다. 관련한 사고 소식도 들려 자율주행에 대한 찬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GM은 공유업체를 인수해 자율주행 택시 운행을 도모하고, 포드는 배달 등 자율주행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자율주행 분야 확대에 주력한다. 볼보트럭 등 트럭 업체는 군집주행 등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다.
독일차는 럭셔리 시장은 물론 자동차업계를 선도하기 때문에 이들의 자율주행 기술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벤츠는 2013년 테스트카로 자율주행에 성공했고 양산차에 자율주행에 근접한 운전자 보조 기능을 도입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다. 시험차 테스트를 한창 진행 중인 BMW도 2021년 자사 최초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독일 빅3 중에서는 특히 아우디가 눈에 띈다. 자율주행은 주로 생활 밀착형에 초점을 맞추는데, 아우디는 브랜드 성격을 살려 역동성까지도 고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10년 전인 2009년 아우디 TTS 무인 자율주행차가 미국 보네빌 유타주 보네빌 소금사막에서 시속 210km 속도를 기록했다. 같은 모델로 2010년에는 미국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 코스도 완주했다. 길이 20km, 고저차 1439m, 급커브가 연속되는 험한 산길을 자율주행차가 달렸다. 평균 주행 시간은 27분인데, 드라이버가 직접 운전하면 17분이 걸린다. 사람보다는 10분 늦었지만 자율주행차로는 굉장한 기록이다. 2013년에는 자동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라스베이거스 일반도로 주행에 성공했다.
아우디는 2014년 플로리다 일반도로 주행 및 캘리포니아 자율주행차 테스트 면허를 획득했다. 특히 2014년에는 독일 호켄하임링 DTM 서킷에서 RS 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카가 무인 자율주행으로 4.574km 서킷을 최고시속 240km 속도로 2분 대로 주파했다. 2015년에는 자율주행 A7 모델이 미국 CES 개최에 맞춰 실리콘밸리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900km를 달렸다. 아우디가 이룬 성과를 보면 자율주행이 어느 수준까지 이르렀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해외 주요시장도 아직 완전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니지는 않지만, 현재 기술 개발이나 여건으로 보면 전망은 밝은 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자율주행차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을지는 따져봐야 한다. 자율주행은 전기차 및 공유경제와 함께 발달한다. 해외 주요 시장은 이 삼박자가 잘 맞아 자율주행차 분야가 더욱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는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환경이 해외 주요 시장보다는 아직 미흡한 편이다.
전기차는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업체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본다. 테슬라가 이미 국내에 전기차를 팔고 있고, 재규어도 최근 I-페이스를 선보였다. 아우디는 e-트론 출시를 준비 중이고 2021년까지 150여 곳에 400여 개 규모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술도 국내에서 개발이 활발하다. 국산차업체 중에는 현대·기아차가 앞선 기술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서 수소연료전지차와 제네시스 G80 기반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190km를 자율주행으로 달렸다. 대형 트레일러 자율주행 시연에도 성공했다. 2021년에는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수입차업체도 국내 자율주행에 관심을 보인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아우디다. 지난해 3월 수입차 업체 중에는 처음으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았다.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기반을 마련해 A8 모델로 시험 주행에 나섰다.
2017년 선보인 신형 A8은 세계 최초로 레벨 3 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다. ‘아우디 AI 트래픽 잼 파일럿’이라고 부르는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한 A8은 딥러닝과 고성능 프로세서를 사용한 zFAS(중앙 운전자 보조 컨트롤러)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차 상용화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아우디코리아는 자율주행차 실험도시인 화성 케이시티와 서울과 부산 등 국내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하며 한국 환경에 맞는 데이터를 축적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제품에 얹어 단순 도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내 실정에 맞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자율주행 시대 도래를 가로막는 큰 문제는 공유경제다. 국내는 유독 공유경제 활성화가 더디다. 특히 운송 분야가 그렇다. 우버도 발을 들이지 못했고, 최근에는 카풀도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활성화 길이 막혔다. 자동차는 생산하는 시대에서 공유하는 시대로 넘어가는 중이다. 자동차업체들도 생산만으로는 장래가 어둡다고 보고 공유로 전략을 틀고 있다. 공유경제 발달을 외면한다면 자율주행차 시대를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문화나 산업 등 각 분야 신문물에 빠르게 적용한다. 해외 자동차업체 관계자들도 이런 특성 때문에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한다. 자율주행도 여건만 갖춰진다면 빠르게 정착할 수 있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국산차를 비롯해 아우디 같은 수입차 업체까지 국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서는 데다가 전기차도 점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공유경제 같은 지원 요소만 활성화된다면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도 기대해볼 만하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잘 봤습니다 ^^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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