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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풍경방 스크랩 아싸~ 축하합니다.
철호짱 추천 0 조회 170 07.12.10 20:41 댓글 32
게시글 본문내용

요즘들어 핸드폰이 가만히 있지않고 쉬지않고 맬로디를 터뜨린다.

주로 문자 메세지를 보내는 소리다.

 

장모님 돌아가셨다는 소식,

친구가 세무서에서 옷 벗고 나와 세무사 사무실을 열었다는 동창회에서의 연락,

아들 결혼식 소식,

망년회 모임 연락....

보통 때보다 훨씬 많은 연락들이 오는 걸 보니 년말은 년말인가 보다.

 

하지만 될 수 있는 한 술 먹는 모임은 도망 다닌다.

왜냐하면 안 그래도 술 좋아서 허구한 날 막걸리 먹으러 다니는 넘이

그 많은 부름을  모조리 참석하고 다니다간 일찍 디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긴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듯이

부를 때 부지런히 참석을 해야하지만  이젠 만사 귀찮다.

차라리 찬조만 얼마 하구선 혼자 끝순네서 조용히 막걸리 먹는 게 훨씬 속 편하다. 

하지만 오늘은 조직의 후배 부친상이니 무조건 참석을 해야한다.

 

보통 상갓집엔 소주와 맥주밖에 없다.

그라이 고따우 술을 싫어하는 나는 

남들이 뭐라고 하던 말던 막걸리를 껌둥봉지에 넣어간다.

 

그게 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긴하지만 그건 날 띄엄띄엄 아는 사람들이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그게 뭔지 알기 때문에 씨익 웃고 만다.

 

얼른 상주한테 " 우째 이런 일이...  참으로 가슴이 아프시겠습니다."

요런식의 번드름한 인사말을 하고 면도장을 찍고나면

친구들이 때거리로 몰려있는 자리로 가서

그때부터 막걸리를 꺼내놓고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문어와 떡, 전, 과일,육포,...

 

전라도에선 꼬리꼬리 콤콤한 홍어가 빠지면 잔치가 아니 듯이

이 지방의 잔치나 큰일엔 묵호,삼척에서 공수되어오는 문어가 없으면

욕을 얻어 먹을 정도로 약방의 감초다.

 

무수히 많은 공짜 안주가 널려있기에 먹고 마시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호상이 아니면 함부로 떠들었다긴 눈총받기 때문에

그때 그때 눈치를 봐가면서 요령껏 떠든다.

 

고렇게 마시고 놀다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판떼기가 슬며시 들어온다.

화투와 카드.

 

     

 

요게 빠지면 상갓집에 오래 있으라고 해도 궁디가 아파서 못있는다.

판을 붙여야 친구들이 빨리 안 가고 오래 있다는 걸 아는 상주는

돈을 빌려 주면서까지 판을 붙인다.

상주 돈을 빌려서 하면 백전백승한다는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설까지 들먹이며...

 

나는 카드와 화투를 안 만지기 때문에 여불때기에서 막걸리 먹으며 구경하는 조다.

그러면 곱게 구경만 하고 있느냐.

택도 엄따.

이런 날이 날이면 날마다 있는 것이 아이기 때문에 절대 그냥 있지 않는다.

 

조신하게 구경하고 있다가 누가 연거퍼 먹으면  고 옆에 찰싹 붙어서

" 아싸. 축하합니다. 복 받으십시요."  요러면서 박수까지 치면서 알랑방구를 뀐다.

연짱 먹은 글마가 기분 좋으면 팁을 날리는 걸 알기에....

 

하지만 "고맙네. 자네도 복 받게." 요렇게 맞장구를 치면서 팁을 안 날리는 넘도 가끔은 있다.

하지만 내가 누고.

찰떡같이 찰싹 붙어서 줄 때까지 귀가 따갑도록 축하의 멧세지를 날린다.

나중엔 하도 시끄럽고 귀찮아서라도 "에이씨. 잘먹고 잘살아라." 요러면서 팁을 뒤로 휙 던진다.

으 하하하...  성공이다.

 

뭐? 치사하다고?

하이구야.

욕이 배따고 들어오는 거 아녀.

그 팁 몇번 받으면  하룻저녁 끝순네 술값이 떨어지는데 내가 왜 그짓을 안해.

그럼 밤새도록 그러느냐.

그건 절대 아이다.

 

적어도 나란 넘은,

제법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다른 넘 한테 자리를 슬며시 물려주는,

예의가 있고 범절도 알고 아량도 있는 통 큰넘이다.

햐.

진짜 내가 생각해도 나란 넘은 넘 멋진 넘이다.

 

자리를 물려주고 뒷전에서 얼찐얼찐 거리다가 시간이 어느 정도되면

소리 소문 없이 슬며시 빠져나온다.

주머니 두둑하겠다 공짜 안주에 막걸리로 배 채웠으면

빨리 집에가서 디비져 자는게 상책이다.

 

사실 오래 있고 싶어도 그넘의 담배연기가 싫어서라도 빠져 나와야한다.

카드판 뒷전에 오래 있는 날은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옷을 홀라당 다 갈아 입어야 한다.

옷과 머리에 담배 댓찐내가 베어 영감냄새가 나서다.

 

샤워로 깨끗해진 몸과 주머니 두둑한 기분 좋은 맘으로 잠을 자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고 스르르 잠든다.

그렇게 자고 난 다음날은 그렇게 몸이 가벼울 수가 엄따.

 

근데 온갖 아양을 떨면서, 개같이 앵벌이로 번 돈은 오래 놔두면 절대 안 된다.

저녁에 그 돈을 쓰기위해 이넘 저넘 불러 막걸리를 먹는 그게 내다.

그라이 그런 나를 욕하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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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12.10 22:49

    첫댓글 오랜만에 카페에 들어와 재미난 글 읽었습니다. 이제야 이유를 알겠군요.많은 동지들이 끝순네에서 치부책에 적고 가는이유를 ~~~좋은 약주도 넘 마시면 건강에 해롭습니다. 연말에 몸 관리 잘 하이소.저도 여기와서 쪼매 복분자 마셨답니다.

  • 작성자 07.12.11 10:58

    안녕하세요. 국내에 들어오신 모양이죠? 복분자 좋죠. 달작지근한 게 입에 착착 붙고요. ㅎㅎ

  • 07.12.10 23:56

    ㅎㅎㅎ 짱님 지도 하투 즉 고스톱이랄까 가는 길만 아는 터라 ~~친그들에게 욕만 디지게 먹는데 우짭니까 근데 못치는 것이 죕니까? 차라리 치라 하지 말라하지 왠수들 지두 짱님 처럼 옆에서 빈데랄까 이슬이만 ?는디 ㅋㅋㅋ 암튼 한참 웃고 갑니다 짱님 존 시간 되시구여 아셨죠? ㅎㅎ

  • 작성자 07.12.11 10:59

    고맙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인 건 아니지만 허구한 날을 히히닥 거리면서 살고 있긴합니다. 하하...

  • 07.12.11 01:30

    하하...읽을수록 맛깔나는 글판이네요...화투도 치지 않으면서 그렇게 뒤에 붙어 있다는 게 대단합니다. 보통은 한켠에서 머리 눕히고 자는데... 어쨋거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 07.12.11 11:02

    웬만한 뚝간장이 아니면 앵벌이, 그짓 잘 못합니다. 이넘한테 축하합니다 하면 다른, 잃은 넘이 신경질을 내기 때문에 요령껏 눈치봐가면서 해야하거덩요. ㅎㅎ

  • 07.12.11 10:50

    진짜 내가 생각해도 나란 넘은 넘 멋진 넘이다..ㅍㅎㅎ

  • 07.12.11 11:01

    잼나게 봤니더 ㅎㅎㅎ

  • 작성자 07.12.11 11:03

    지가 정말 멋있죠? 거지같이 앵벌이해서 불쌍한 우리 조직의 후배들 막걸리 사먹이니... ㅋㄷㅋㄷ

  • 07.12.11 12:44

    보지않아도 눈에 아리삼삼~ㅎㅎㅎ 우짜면조을꼬.. 딸린식구들이많아 앵벌이까정 ㅋㅋ 근데 어째 남팔아 장사한것같은디 ~~>.<

  • 작성자 07.12.11 16:42

    만만에 콩떡입니다. 장사를 하다뇨. 무슨 그리 섭섭함 말씀을... 체면과 양심을 버리고 후배들 막걸리 값을 벌려고 온갖 짖거리를 다한 지보고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흑흑.... 아~. 자존심마져도 버린 지를 띄엄띄엄 성큼성큼 보시다니...

  • 07.12.11 13:17

    ㅎㅎ그 재미난 걸 안하고 지켜만 보시다니 대단하네요. 후배들한테 인기 있는거 알만 합니다.ㅎㅎ

  • 작성자 07.12.11 16:46

    한땐 많이 했었죠. 담배를 끊고 어느 순간부터 콧구멍이 놀노리해지고 옷에 노인 냄새가 나는 것이 싫더라구요. 그래서 담배를 달고 사는 그 공기가 싫어서 카드를 끊었습니다.

  • 07.12.11 17:10

    ㅎㅎ 그거 까딱 잘못하면 얌채족으로 몰리기 딱인뎅 ㅎㅎㅎ 허나 독식을 하지 않는게 철칙이라니 봐주지용 ㅎㅎㅎ 짱님은 막걸리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 ㅎㅎ

  • 작성자 07.12.11 18:24

    글케요. 막걸리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요. 아마 막걸리 못먹는 순간이 밥숫가락 놓을 때인 것같네요. 그래도 나름대로는 건강 조심하고 있답니다. 돈 많이 모아놓으세요. 언젠가는 한양 가서 막걸리 사라고 때꽁을 쓸 것이니까여. ㅎㅎ

  • 07.12.13 16:56

    ㅎㅎ 그 풍경 눈에 션~하네요.

  • 작성자 07.12.11 18:27

    자존심 버리고 뒷전에 앉아서 축하 노래나 부르고 팁 얻는 지가 한심하죠? 지가 원래 부끄러움이 많은데 요럴 땐 약간 뻔뻔스러워진답니다. 흐흐....

  • 07.12.13 16:58

    그거 재미로 하는건데 뭐 어때요. 고리 뜯어둔 돈 잘 좀 꾸불처 두세요. 나 영주가면 술은 못 먹지만 끝순네집 부침좀 얻어먹게....ㅎㅎ

  • 작성자 07.12.14 11:22

    야.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07.12.11 18:42

    잃은사람 눈치 살피면서 잘 축하해 줘야 하는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짱님손이 두둑해 지겠는데요. 항상 즐겁고 맛갈나는 글 재미있게 읽고 있읍니다요....

  • 작성자 07.12.11 19:46

    잘 아시죠? 잃은 넘들 눈치 봐가면서 그짓하는 게 왠만한 베테랑 아니면 못하는 겁니다. 많이는 안 챙기고 막걸리값만 생기면 슬며시 빠져나오는 제치도 있습니다. 하하...

  • 07.12.11 19:25

    안하고 말쥥~~~~~~~~~~~

  • 작성자 07.12.11 19:49

    하이구야. 왜 안 해요. 지가 쪼매만 자존심 꺽으면 조직의 호배시키들 하룻저젹 막걸리값 버는데요. 머리 싸매고 덤벼들어 해야지요. ㅋㅋ...

  • 07.12.11 20:12

    ㅎㅎㅎㅎ~ 암튼 인생을 참으로 맛깔나게 사시는 양반임니다.. 어쩌면 변죽도 좋고.. 수단이 그만인 고수 같이 느껴져도.. 끈끈한 사람냄새가 배어나시는 짱님이여!! 진정 멋진 사나이임을 인정합니다..언제고? 님에 글을 읽고나면 슬며시입가에 번지는 흐믓한미소... 정말로 .. 구수한 된장같은님이시여.. 변치말고 오래도록 벗이 되길 소망합니다... 연말연시 음주가무 눈치껏 하옵시구.. 백년장수 하셔여~~~~~~ㅎㅎㅎㅎㅎㅎ.

  • 작성자 07.12.12 12:07

    앵벌이로 번 돈으로 끝순네서 먹다가 돈이 오버하는 날은 애간장이 탑니다. 모자라는 금액을 같이 먹은 넘들한테 쪼매 보태달라고 하눈 순간 언제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한넘도 안 남고 사라진답니다.허패 뒤집어져요. 그거요. 함부로 할 게 못되요. 요령껏 돈에 맞춰 먹기도 쉽지 않답니다. 애고고...

  • 07.12.12 16:47

    어디 계산 맟추느라 ...취하겠나 ㅎㅎㅎ 안먹고 말지요 엉아 노릇도 힘드시네요.

  • 작성자 07.12.12 21:36

    헐. 형 노릇은 아무나 하는 것 아입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가 아이라 장남과 형 노릇은 아무나 하나가 아이랍니다. 알고도 속고 모르고 넘어가고... 아셨쪄? 클클....

  • 07.12.13 09:34

    ^&^~~~~!!!

  • 07.12.12 04:19

    "상주에게 돈빌려 치면 백전백승...." 오늘의 명언으로 알고 깊이(?) 새겨 두겠습니다.ㅎㅎ...

  • 작성자 07.12.12 12:08

    엥? 그걸 여태 모르셨나요? 주머니에 돈이 두둑히 있으면서도 일부러 빌려서 하는데... ㅋㅋ

  • 07.12.13 20:21

    ㅎㅎ 결국은 끝순네가 젤루 좋아 하거따요 재밌네요 혼자서 웃고 갑니다.또 웃고~~~ ㅎㅎ

  • 작성자 07.12.13 20:36

    오늘은 바람이 딧따 많이 부는, 따뜻한 약주가 그리운 날입니다. 그래도 지는 지금 끝순네서 차거운 막걸리로 입을 깨끗이 청소했답니다. 지 때문에 웃으셨다구요? 그러시면 세월이 흐른 뒤에 지가 부탁하면 부산 산성막걸리를 착불로 보내주시어요. 귀찮더라도. 아셨죠? 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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