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와 수국의 콜라보, 도초도 팽나무 10리길
이번 신안의 섬 기행에서 가장 감동 받은 곳을 하나 뽑으라면 10리 팽나무길.
팽나무는 주로 마을의 당산나무나 바닷가의 방풍림 역할을 하고 있는데 가로수라니, 그것도 10리나 이어졌다니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비싼 뱃삯을 내고 섬을 찾았다.
수령 70~100년 된 팽나무 716그루가 거의 직선으로 도열하고 있다. 1/10, 6/10 등 10개 지역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쉼터까지 있어 간식 먹기 좋게 꾸며 놓았다.
이 엄청난 나무는 어디서 구했으며 또 어떻게 이 먼 섬까지 오게 되었을까?
나무마다 매달린 고향 팻말을 보고 그 연유를 알게 된다. 주로 전남 장흥, 고흥, 보성 등지에서 가져온 나무다. 논이나 밭에 자란 팽나무가 가지가 무성해 길게 그늘을 드리우자 농작물 수확에 지장이 있었던 것이다. 집 앞 팽나무를 가져가라는 전화도 종종 받는다고 한다. 이런 천대 받는 나무들을 트럭으로 이송하고 배로 옮겨 실어 이곳까지 왔으니 공무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겠다.
드라마 우영우의 소덕동 팽나무는 1그루가 살아났지만 도초도 공무원은 716그루를 살린 셈이다.
팽나무 길 옆은 월포천이 흘러 물에 반영된 노거수를 보는 맛이 끝내준다.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보라, 핑크, 빨강, 흰색 등 형형색색 수국이 필 때다. 무려 60만 그루.
노신사와 젊은 여인의 만남이랄까? 걷기만 해도 중년의 가슴이 쿵쾅거린다. 왠지 20대가 된 기분
노거수가 만든 그들 덕에 하늘 한 점 보이지 않아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양 쪽은 논이 있어 더욱 싱그럽다.
팽나무10리 길은 ‘환상의 정원’이라는 정식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산림청 주관 2021년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무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10리 길이지만 정확하게 3.2km, 그럼 왜 ‘10리’라는 이름을 붙였냐고 물었더니 팽나무가 양쪽에 있으니까 곱하기 2를 하란다. 끄덕끄덕
수국 뿐 아니라 사철나무, 수레국화, 패랭이 등 4계절 꽃이 끊이지 않는다.
여행팁
이곳에 가장 좋은 방법은 차를 가져가는 것. 암태도 남강선착장에서 비금도와 도초도까지 시간당 1대씩 카페리호가 운행한다. 40분 소요. 차량승선료는 편도 2만4천원, 승선료는 1인 6천원. 비금도와 도초도는 서남문대교로 연결되어 두 섬을 함께 볼 수 있다. 하트해변인 하누넘 해변, 시목해변, 이세돌 바둑박물관, 자산어보 촬영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목포항에서도 쾌속선으로 1시간. 6월 중순 도초도에서 신안섬수국축제가 열리는데 1004만 송이 수국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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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멋쪄요!
넘 예쁜길이네요
모놀해요 가고싶어요
혼자만 멋진 곳 댕기면 안되쥬~~~~~
ㅎ
내말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