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문학기행 - 주미숙

[전남문협]

남도 문학기행

                                                                                                   한국문학예술   작가 주미숙

11월 13일 토요일 아침 07:00 양재역 7번 출구에서 출발한다는 예고를 알고 있었지만 시인 은경언니와 나는 금요일 저녁 호암아트홀에서 장애인의 음악회공연을 보러갔다. 아나운서 정은아의 사회로 저녁 7:30분부터 약 두 시간 동안 음악회는 진행되었다. 가사 한 곡을 외우려면 한 달이 걸린다는 이 들이 세계장애인 노래자랑에 나가서 대상을 거머쥐고 왔다는 소식에 놀랐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연습실이 없어서 기금모우기 음악회였다. 이루마 씨가 찬조 출연한 음악회. 이루마 씨는 본인이 직접 작곡한 곡을 노래하기도 했다. 피아노 연주도 감탄할 정도로 좋았다.

음악회가 끝났다.

박광호 교수님께서 저녁식사를 하자고 하셨지만 내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남도 문학기행을 가야 한다. 고 은경언니와 나는 아침에 못 일어나면 큰일이라고 그냥 선 채로 얘기하고 저녁식사를 거절하고 집으로 왔다.

늦게 도착했는지 식구들이 다 잠이 들어서 할 수 없이 저녁식사를 건너뛰었다.

다음날 아침

새벽 5시 모닝콜 울리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야 되는 부담감에 괜히 문학기행 간다고 했다는 생각들에 후회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약속을 했으므로 준비를 하고 약속한 장소에서 06:20분에 은경언니를 만났다. 새벽이라서 인지 남편이 운전한 차는 예상보다 빨리 6시 50분에 양재역에 도착했다. 남편은 잘 갔다 오라는 말을 하고 떠났다.

새벽시간이라 아직 어두웠다. 우리들은 다행히 시간 내에 도착했지만 차는 약 오분의 일 정도의 좌석이 비어있었다. 집이 인천인 사람들이 서둘러 첫차를 타고 왔지만 예정시간보다 늦게 8:00가 넘어서 출발 할 수 있었다.

차가 출발하자 회장님이 인사말을 하셨고, 문인들의 인사가 시작되었다. 내 옆에 앉아있는 여인과도 인사를 나눴다. 소설당선과 함께 처음 여행하는 나는 문인들의 맛깔스런 말솜씨에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 낭송 또한 가슴을 울리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동요, 가요등 독창, 합창도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불렀다.

이러한 속에서 우리들은 오후 약 1시 30분 정도에 영랑생가에 도착했다.

그러자 남도문학기행 안내를 맡은 회장님의 인사가 있었다. 환영한다는 플래카드를 보았다. 또 한 사람 한 사람의 명단이 적힌 명찰을 전해 주셨다. 우리들은 명찰을 목에 걸었다. 2박 3일로 온 팀도 있었다면서 지금 바로 보냈다고 한다. 안내는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우리는 1박2일 이었다. 안내하는 회장님은 2박 3일은 여행하기가 좀 여유로운데 1박2일이라서 좀 바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안내를 할 생각이라면서 조금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이해를 구했다. 부산, 서울, 전국에서 다녀간 사람들도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지금 곧 또 한 대의 버스가 서울에서 오는 중 이라며 10분후 도착한다고 같이 합류하여 식사를 하기로 되어있다고 했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는 영랑생가에서 미국에 거주하지만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귀국한 영랑선생님의 아들 김현철 씨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본인은 원래 문학 전공은 아니었지만 아버지 덕분에 문학을 알게 되었고 그 중 시를 많이 읽게 되었단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의 시 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더 잘고 있다고 했다. 집 오른쪽의 샘과 감나무 밑에 있는 장광(장독대)을 가리키며 우리들에게 이런 저런 설명을 해 주었다.

생가의 오른쪽으로는 빌라 등 주택이었지만 왼쪽으론 자연을 만끽하기 좋을 정도의 숲처럼 되어있었다. 사람들은 기념촬영도 하고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기고 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난 너무 배가 고파 허기지기 시작했다. 생각해 봤더니 어제 아침 먹고 점심때를 놓쳤는데 저녁에 음악회 끝나고 집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저녁을 못 먹은 생각이 났다.

시간은 벌써 오후 1시 50분이었다. 1시에 먹기로 한 짱뚱어 탕은 언제 먹을 것인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나는 너무 배가 고파서 손이 가느다랗게 떨려옴을 느릴 수 있었다.

미리식당에 가고 싶어서 안내하는 사람한테 식당이름만이라도 가르쳐 달라고 하자 이 근처인데, 식당이름을 바뀌어서 모른다고, 5분만 기다리면 바로갈거라고한다. 일행중 한사람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자 사진을 찍으로 간다. 약 5분 뒤 두시에 식사한다고 하면서 말한 식당은 바로 앞 한정식 식당이었다. 식사는 풍요롭고 직원들도 매우 친절해서 좋았다.

식사를 끝내고 버스를 탔다.

안내하는 사람이 버스를 타더니 환영한다고 하면서 이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인사는 점심 맛있게 드셨냐고 하면서 원래는 짱뚱어탕을 식사대접하려고 했는데, 거시기,어제 짱뚱어 잡은 양이 너무 작아서 120명 식사량이 못되다보니, 먼저 도착한 팀에게만 대접했다고 미안해 했다. 그러자 뒤에서 누군가 우리는 꼭 짱뚱어 탕을 먹고 가야겠다고 하자, 우리들은 웃었다. 뒤이어 본인이 쓴 <아내의 뒷모습> 이란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 속에 여자는 외모에 많은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들은 한바탕 웃었다. 어깨에 카메라를 메고 안내를 하시는 분은 취지가 이곳을 알리기 위한 것에 있다면서 기행문을 꼭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마음이 급한지 약간 버벅거리자 옆의 짝꿍은 경상도 사람인데 내 귀에 대고 소근 거린다.

“ 싸게 싸게 하드라고 잉”

나의 대답은 “그리여” 하면서 미소를 보여줬다.

달리는 버스에서의 이야기는 화기하고 좋았다.

어느덧 버스는 오후 3시 20분 청자박물관에 도착했다. 정문으로 들어서자 왼쪽 편에 커다란 할아버지의 도자기 굽는 동상이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조들의 도자기를 이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자 접시에 사람들의 얼굴을 넣어 빚어놓은 접시들이 눈길을 끌고 있었다.

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이 도자기 경매하는 시간인지 경매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조금 더 들어갔더니, 머리는 꽃모양이고 몸은 얼룩말로 장식된  창작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약간 왼 편으로 커다란 모형배 밑에 있는 도자기로 된 많은 신발도 좋았다. 그 신발은 왠지 배를 타고 나간 뒤, 풍랑을 만나 영원히 저 세상으로 떠난 이 들의 신발을 영상으로 보여 준 듯 하여 가슴이 뭉클해진 느낌을 받았다.

벽 쪽으로 보기 좋게 장식 해 놓은 도자기 굽는 단계를 차례대로 해 놓았다.

초벌구이,재벌구이...

고려청자 제작과정 이었다.

 그 외 연대별로 있었던 도자기는 과히 자랑할 만했다.작은 모형의 축소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나오면서 시간에 쫒기지만 오른편에 있는 고려청자 가마터 에 들어가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곳에는 겉에서 보기와는 달리 그냥 텅 빈 구덩이만 있을 뿐이었다.  

나오면서 사진 한 장이라도 더 찍기 위해 찍으려는데 같이 갔던 일행들이 자신들을 찍으려는 줄 알고 계속포즈를 잡는 바람에 도자기 굽는 동상할아버지 독사진을 간신히 찍을 수 있었다.

이곳은 벽면에 있는 안내도와 가로등 기둥이 도자기로 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억불산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있는 나무들을 보자, 우리들은 와~!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편백숲 에서 피톤치트 내품는 편백나무 숲을 거닐며 아름답게 꾸민 산책로를 걸었다. 보도는 특이하게 무궁화 꽂무늬와 나뭇잎으로 되어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박물관

나무로 된 여러 가지 모양 또 오른 편으로 장식해 놓은 사진은 한 눈에 계절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커다란 나무뿌리를 보자 짝꿍은 내게 앉으라고 권했고 우리는 서로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했다.

여기 저기 둘러보는 중 악기를 보게 되었다. 현악기로 된 가야금 과 나무로만 만들어진 거북선......

아이가 직접 실습할 수 있게 마련 해 놓은 나무 조각들

저녁 6시가 지나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미리 정해놓은 진송관광호텔로 들어가서 방 배정 후, 휴식을 취했다.

일곱 시에 석식을 끝내고 천문과학관을 관람하기로 했는데 날씨관계로 나와 몇 분은 숙소에 머물러 있었다.

해남이 고향인 나는 미리 광주에 있는 친구에게 미리 시간을 알려 주었더니 친구 둘이 이 곳 근처에 와서 저녁을 먹고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두 친구의 덕분에 노래방에서 동행한 여러 사람들의 노래를 들으며 춤 실력까지 볼 수 있었다. 내 짝꿍의 춤 실력은 좀처럼 보기 힘든 실력이었다. 우리들은 환호성을 울리며 좋아했다. 그날 밤 고향을 찾아온 일행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준 내친구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고마워했다. 대접은 친구들이 했는데 인사를 내가 받아서 쑥스러웠다.

다음날 11.14.일요일

아침 7:00시~8:00시까지 식사를 마친 후, 장흥을 출발하여 보성녹차밭 촬영지로 갔다.

광고에서 볼 수 있었던 녹차 밭을 직접 본 순간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너무 넓은 땅에 많은 나무를 심어 가꿔놓은 녹차 밭은 보고 있는 사람마다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 는 11월 중순이라 가지런히 다듬어 놓은 녹차 밭 사이에서 미쳐 잘라내지 못한 가지에 꽃이 피어 있음을 발견하고 나는 그 꽃가지를 꺾었다. 그리고 짝꿍에게 건네주자 짝꿍은 그 꽃을 귓가에 꽂아 웃는 여유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우리들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자 안내하는 사람들은 30분 뒤로 다음 장소 소리문화원에 연락해 놓았다면서 웃으신다.

약 십여분 버스를 타고 왔는데 버스가 멈췄다. 우리들은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왜 이곳에 멈춰있어야 되는지 의아해 하기 시작할 때 쯤 이었다. 안내하시는 분이 왜 안 내리냐고 내려서 소리문화원으로 가시라고 한다. 우리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안내하시는 분은 웃으신다.

소리문화원으로 들어서자, 벌써 시작한 소리가 밖으로 까지 세어 나오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한복을 입은 여섯 명과 장구로 장단을 맞추며 새타령을 부르고 있었다. 오랜만에 들어본 고향의 남도 창은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면서 코끝을 맵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혹시 짝꿍이 볼까봐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부채를 펼치며 부르는 창은 정말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타령이 끝나자 많은 박수를 받으며 창을 한 여섯 사람을 차례로 소개했다. 그 속에는 이번에 경연을 앞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도 있었다.

가야금 산조와 가야금 병창도 볼 수 있었다. 연주는 처음에 느리게 시작했다가 절정으로 갔을 때 빨라지면서 끝내고, 이어서 가야금병창이 있었다. 가야금병창은 가야금을 타면서 노래를 부른다고 미리 안내를 해 주었다.

뒤이어 6학년 학생의 대회 참가 곡은 심청가 중에서 심봉사가 청이를 안고 동냥젖을 먹이려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대목을 불렀다.

차례가 바뀌면서 춘향가 대목에서 춘향과 이 도령이 노니는 사랑가를 불렀다. 우리들은 느린 장단으로 시작해서, 빠른 장단을 치며 창을 하는 이 들에게, 추임세를 넣어 흥을 돋으며 진도 아리랑 등 박수를 치는등, 잠시 하나가 되는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녹차 박물관이 있었으나 좀 아쉬운 것은 녹차가 자라는 과정 외 다른 것이 없음이 아쉬웠다.

점심을 먹기 위해 미리 예약해 놓은 꼬막 정식을 먹고 보송벌교 회정리 357-2번지에 자리잡고 있는 작가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 문학관 관람을 하였다.

문학관 왼 편에 벽화는 깨끗하면서도 멋스러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위에 많은 갈대가 깊어가는 가을을 한층 더 보여주고 있었다. 문학관으로 들어서자 수많은 원고와 번역된 책을 보면서 작가의 고달픔과 끈기를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키보다 훨씬 더 높은 원고를 보면서 마음 한곳이 짠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한편으로 이렇게 많은 작업을 몇 년을 거쳐 한 작가에게 감탄하며 나도 이렇게 어려운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왠지 마음 한 구석에서 겁도 나고 걱정이 되었다. 그 마음은 내 마음을 형언키 어렵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나는 답답하여 옥상으로 연결되는 4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그 곳에서 갈대를 보며 잠시나마 나를 달래려고 올라왔는데 내 기대와는 달리 유리문으로 만 밖을 볼 수 있었고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내려왔다.

1층에 진열된 작가의 소품들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았다. 핸드폰의 시간은 본 순간 빨리 나가야 한다고 소리치는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쫒겨나오듯 문학관을 나와 진행해준 남도문학기행 이성관 회장님으 비롯한 그 외분들과 아쉬운 악수를 하고 기약 없는 이별을 한 후,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더 아쉬운 것은 이 곳 까지 왔는데 서산대사의 유물이 있는 내 고향 해남 대흥사와 달마산에 있는 미황사. 그리고 해남 화산에 세떼등 을 보지 못하고, 그냥 가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차를 돌려 그 곳에 들러서 가면 안 되냐고 마음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안돼~! 이곳까지 왔는디, 친정엄마도 못보고 그냥가다니...

아이고 참말로~! 워매 참말로, 그냥갈껴~???

차 좀 돌려보드라고 잉...

아따, 참말로, 너무하요잉~! 쪼깐만 더 보고  잡픈디. 

거시기, 해남쪼깐 들려 가장께로...

에이~! 가다가 두번만 빵꾸나라, 아니 세번빵꾸나라...

그러나 야속한 차는 서울로 직진할 뿐이었다.

[김영승]

고향에 내려오기도 쉽지는 않을텐데요. 해남 친정엄마라도 뵙고가셨어야했는디요. 안그라요. 정성스런 글 고맙습니다.

[소나타주미숙]

너무 늦었지만 답 합니다.
바쁘신 가운데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 하시고 화시는 일 잘 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