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제천 냇가를 지긋이 바라보며 명상중인 홍은동 보도각 백불(白佛) |
곧이어 큰 성문이 나타나고 그 옆엔 다섯 칸의 구멍이 있는 오간대수문(五間大水門)으로 홍제천 물이 콸콸~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이 문의 이름은 홍지문 (弘智門)으로 숙종 45년(1719년)에 만든 탕춘대성의 출입문이다. 탕춘대성은 서울의 북서쪽 방어를 위하여 세운 성곽으로 서성(西城)이라고도 한다.
인왕산 정상의 서울 성곽에서부터 북쪽의 능선을 따라 북한산 서남쪽의 비봉 아래까지 연결된 산성으로 길이가 약 5㎞에 이른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조선은 군사훈련과 수도방위를 위하여 북한산성을 축성하였으나 북한산성이 높아서 군량 운반이 어렵게 되자 세검정 부근에 있던 탕춘대(蕩春臺) 일대에 군사를 배치하고 군량을 저장하기 위하여 이 성을 축성하기로 했다. 원래 홍지문, 세검정 일대는 삼국시대부터 한산주(漢山州)로서 군사상 중요한 지역이었다고 하니, 홍제천가에서 마주쳤던 특이한 이름의 ‘포방터 시장’의 유래를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능양군을 임금에 앉히려는 쿠데타 군대가 지나갔던 세검정이 날아갈 듯 너른 바위위에 올라 앉아 여행자를 반긴다. 권력을 잡은 서인은 능양군을 임금(仁祖)으로 앉혔고, 쿠데타군의 이귀와 김류가 이곳에서 ‘칼을 씻었다’해서 ‘세검(洗劍)’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단다. 1941년 화재로 인해 소실되었으나, 겸재 정선이 그린 <세검정도>를 바탕으로 1977년에 복원하였다.
예로부터 경치가 아름다워 인조반정이 있기 오래전부터 정자를 세워 풍류를 즐기던 명소답게 위치가 참 좋다. 정자 앞의 너럭바위들을 돌아 흐르는 물줄기가 유려하다. 겸재 정선이 멋진 그림으로 남길만하다. 하지만 도시 개발로 인해 차에 치여버릴 듯 쫓겨나 듯 도로변에 바짝 붙여진 세검정 정자의 위태위태한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세검정 정자를 끼고 난 앙증맞게 좁은 산책로를 걸어가면 홍제천길의 최상류 지역이자 선물같은 곳, 백사실 계곡이 나타난다. 배가 새빨간 무당개구리가 뛰어다니고, 오래된 연못과 비밀의 정원을 품고 있는 계곡에서 홍제천길 여행을 마무리 했다. 하천길을 걸을수록 거친 바위들과 나무 많은 언덕, 옛사람들의 정자, 성벽, 수문, 물이 흐르는 계곡 같은 평범하지 않은 것들이 남아있어 참 인상적이고 또다시 오게 될 것 같다.
홍제천-포방시장~탕춘대암문-은평둘레길/증산역방향-정자
포방터는 북한산 향로봉 자락 홍은동에 있습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인조 재위 기간에 오군영이 오위(五衛)로 개편한 다섯 군영으로 오영문이라고도 하며,
훈련도감, 어영청, 총융청, 금위영, 수어청을 이르는데, 훈련도감, 어영청, 금위영은 도성을 직접 방어하는
중앙 군영이며, 총융청, 수어청은 서울의 외곽을 방어했습니다. 그때 포방터에서 포 연습하던 곳인데
북한산성에 정식 훈련장이 생기면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6 •25 전쟁 후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 살고 시장도 생기면서 포방터 시장이라고 불리게 되었답니다.
포방터시장은 마치 60~70년대의 시골 읍내의 시장터의 느낌이 듭니다.
포방터에서 탕춘대에 이르는 능선길은 숙종 때 쌓은 성곽이 고스란이 남아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복원 계획을 세웠다는데, 아직 예산 때문인지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현재의 모습을 보며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탕춘대는 종로구 신영동 136번지에 있던 돈대로서, 연산군 11년(1505) 이곳에 탕춘대를 마련하고 앞 냇가에 수각을 짓고
미희들과 놀았던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영조 27년(1751) 가을에 영조는 탕춘대에 거둥하여 활쏘기로 무사를 뽑고,
29년(1753)에 蕩春中城을 새로 쌓고, 30년(1754)에 탕춘대를 고쳐 연융대라 하고 洪尙書를 시켜 신영동 172번지
세검정 위 길가에 있는 바위에 ‘鍊戎臺’ 석자를 새겼습니다.
위 사진은 탕춘대 암문으로 북한산둘레길 중 성곽길로 이어지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백련산녹색숲길로 이름부쳐진 이 길을 사뿐히 걷겠습니다.
백련산은 은평구 응암동과 서대문구홍은동에 있는 야산으로 매바위봉으로도 불리웁니다.
응암동의 鷹巖은매바위의 한자어로 응암동의 지명은 여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백련산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백련사 사찰이 백련산이라 부르는게 아닐까합니다.
정상(215m)에는 은평정이란 정자가 있어, 동서남북 조망이 좋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