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나그네
이미자
외로운 길손이냐 풍월짓는 선비더냐 한양은 멀고멀어 쉬어가는 밤주막에 고향에 두고나온 반물치마 그 처녀 은조사 갑사댕기 나풀나풀 그 처녀 이밤도 못잊어서 잠못드는 한양나그네 늘어진 버들이냐 주인없는 정자더냐 사공은 간데없고 나룻배만 떠있는데 염낭에 은전모아 기어주던 그 처녀 수집어 말못하고 돌아서던 그 처녀 오늘도 그리워서 불러보는 한양나그네
(반물치마 : 옛날 '60년대까지 아낙네들이 많이 입었던 짙은 남색 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