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콘 제작 과정과 구성 요소
이콘 제작은 ‘영원하다’는 근본 사상을 위해 모든 과정을 깊이 있게 준비합니다. 제작 방법은 프레스코화,
또는 돌조각으로 이뤄진 모자이크로 벽면에 직접 도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은 형태로 벽에 거는 것으로
나무판을 사용합니다. 이콘을 제작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나 그 과정을 간단히 설명합니다.
- 이콘 나무판 선택과 창문 깎기
- 이콘 판 깎기(완쪽 사진)와 사포로 갈기
나무판은 잘 말라야 하며, 나무판이 터져 실금이 간 것이라든지 곰팡이가 피었거나 옹이가 있는 나무는 제외합니다.
소나무는 송진이 흘러내리고 다듬기도 불편해 쓰지 않습니다. 많이 쓰는 것은 피나무·오리나무·측백나무·
너도밤나무·물푸레나무·은행나무 등을 씁니다. 폭이 넓은 외국산도 좋은 통나무 재목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나무들을 제재소에서 통으로 켜서(두께 3~5㎝) 서늘하고 습기 없는 장소에 수년 동안 뒤틀리지 않도록 보관한 다음
사용합니다.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재단한 다음 붓으로 물을 묻혀 칠해봅니다. 실금이 있으면 눈으로 보아도
표시 안 나던 곳이 물기가 들어가 표시가 납니다.
창문 형태로 이콘 판 주변을 적당한 간격을 두고 연필로 줄을 긋습니다. A4용지 크기라면 좌우 양측에 2.5~3㎝,
위·아래에 3.5~4㎝ 정도로 창문 형태를 만듭니다. 이콘의 크기에 따라 창문 크기도 달라집니다.
큰 이콘은 창문 크기를 좌우 7~8㎝, 위·아래에 10㎝ 정도를 둡니다. 그어진 줄을 중심으로 칼집을 넣고 이콘 크기에 따라
3~7㎜ 깊이의 V 형태로 깎아줍니다. 그리고 그림이 들어갈 부분을 사포(砂布)로 밀어내 매끈하게 갈아줍니다.
- 천 씌우기와 석회 올리기
- 석회칠하기
이콘 판에 석회를 바르기 위해 잘 다듬어진 나무판에 중탕된 아교를 발라주고 천을 잘 펴서 깨끗하게 붙여줍니다.
천은 순면으로 넓은 의료형 붕대가 적합합니다. 천과 아교가 나무에 발라준 석회 성분들을 잘 고착시킬 뿐만 아니라
세월이 지나도 손상 없이 보존케 해줍니다.
중탕된 적당량의 아교와 비율에 맞춘 석회를 넣고 넓은 붓으로 잘 저어 발라줍니다. 잘 말랐으면 여러 번 발라줍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실내가 따뜻하고 습기가 없어야 좋습니다. 바르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아교 성분을 조금씩 줄이고
석회 성분을 조금씩 늘려갑니다. 바르는 횟수는 하루에 한 번씩 7~10회 바릅니다.
- 금박 올리기
석회 칠이 끝났을 때 앞·뒷면, 옆면을 사포로 밀어 전체적으로 깔끔한 모양을 만듭니다.
처음에는 거친 사포로 정리한 다음, 더 고운 사포로 다듬고, 아주 고운 사포로 밀어낸 다음,
마지막에는 적당량의 목화솜으로 문질러 더욱더 매끈한 윤을 내줍니다.
이콘 판이 유리처럼 매끈해진다면 금박을 붙였을 때 더 찬란한 광채를 냅니다.
- 금박 올리기
이콘 판 옆면과 뒷면과 앞면에 금박을 붙이기 전에 밤색 또는 붉은색을 올려 마무리합니다.
앞면에는 이콘에 관련된 형태를, 그리고 가는 바늘 또는 송곳으로 긁어냅니다.
가는 송곳으로 긁는 이유는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뼈와 살을 주시고 영을 불어넣어 주시니,
우리는 그 뼈대 위에 영성이라는 색깔을 입히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옆면과 뒷면에 이콘에 얼룩진 것을
말끔히 정리하고 이콘으로 가치를 높입니다.
앞면 창문과 공간에는 순금박을 올립니다. 금박 올리기는 섬세한 작업이어서 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청소한 뒤
주변을 잘 정리해 마음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이콘 판에 금박을 올리기 위해 붓 종류와 가위 등을 정리해놓고
먼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덮어둡니다. 주변이 안정되면 금을 붙여 갑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4월 14일, 김형부 마오로(전 인천가톨릭대 이콘담당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