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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Ъ문고의 엽기적인 귀여운 ⓟ공주님ⓠ━━━● 11~20
- 11 -
" 안녕하세요^^ "
" 아.. 안녕하세요...."
활발하게 인사하는 은유와 위압감에 어깨를 움츠리며 인사를 하는 휴민과 가을...
그리고 다은과 다율은 정원에 핀 아름다운 장미에 넋이빠져 인사하는 것도 잊어버린채
장미를 구경하고 있었다.
" 어머.. 우리 해빈이 친구들이니? "
처음보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약간 주눅이 든 아이들을 제일먼저 맞이한 건 해빈의 엄마였다.
아이들은 전부 해빈의 엄마를 보며 작은 탄성을 흘렸다.
해빈의 엄마는 요즘 사람들은 불편하다고 잘 입지 않는 한복을 단아하게 차려입었고,
검은 머리칼은 비녀로 깔끔하게 고정하였으며, 단아한 자태와 따뜻한 미소로 그들을 맞이하였다.
" 네?... 아.. 네.... "
" 후훗... 나는 우리 아들이 몇 년 동안 한번도 친구를 안 데려오길래 학교에서
왕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구나.. 앞으로 자주자주 놀려오렴..^^ "
" 네? 네... "
" 우와.. 아줌마 여전히 단아하시네요... "
" 우리 은유는 많이 여성스러워졌구나..^^ "
" 헤헤... "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유난히 해빈의 부모님을 따랐던 은유.
그런 은유를 해빈의 부모님은 친딸처럼 소중하게 여기며 해빈이와 함께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 주었다
" 할아버님이 기다리고 계신단다... 해빈아 은유랑 친구들 할아버님께 인사시키렴.. "
" 쳇.. 알았어... "
" 또 할아버님 앞에서 말썽부리지 말거라.
한 번만더 할아버님께 대들면 그 땐 네 아빠도 용서하지 않을테니까.. "
" 아줌마 걱정마세요!! 은유가 해빈이 지킬게요!! "
" 후훗.. 그래주렴.. 그럼 할아버님이랑 얘기들 하고 있으렴..
나는 저녁상을 차려야겠다... "
" 헤헤.. 은유도 옷 갈이입고 도와드릴게요.. "
" 후훗.. 그러렴..^^ 은유 옷은 은유방에 있단다.. "
" 네^^ "
" 할아버지~"
" 오.. 우리 아가 왔느냐. "
" 응. 친구들도 같이 왔어 "
" 아.. 안녕하세요.. "
" 그래 그래. "
" 나 옷 갈아입고 온다. 여기있어 "
" 해빈아 나도 니 방 구경할래! "
" 여.기.있.어. "
인상을 팍 쓰며 따라오려는 가을이를 제지하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은유는 할머니의 옆에 딱 달라붙어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하하호호 웃으며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많이 긴장을 한 것인지 무릎을 꿇고
일렬로 앉아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었다.
" 엥...? 다율아. 다은아.. 왜 그렇게 앉아있어? 뭐 잘 못했어? "
" 응..? 응.. 그.. 그게.. "
" 우리 할아버지랑 할머니 무서운 사람 아니야. 얼마나 재미있는분이신데.. "
" 재밌기는.. 두 번 재밌으면 사람 잡겠네.-_-^ "
할아버지와 마주치기만 하면 삐뚤게 나가는 해빈 때문에 항상 불안해 한 건 은유.
오늘도 해빈이 할아버지에게 삐뚤게 나가자 한없이 불안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 너는 이제 훈련 끝마쳤느냐..? "
" 훈련이란건 끝이 없는거예요 할아버지.. "
" 그럼 왜 이렇게 빈둥빈둥 놀고있어!! 니가 그렇게 게을러질수록 우리 은유가
위험해 진다는걸 모르냐!! "
" 아이고.. 영감.. 애 잡겄네. 쉬엄쉬엄 하는거지. "
" 쉬엄쉬엄은 무슨.. 매일 노는게 쉬엄쉬엄 하는거여? "
" 이 영감이! "
" 아!! 맞다. "
" 응? 은유야 왜 그래? "
" 헤헤.. 아줌마 저녁상 차리는거 도와드리는 거 깜빡했네..;;;
옷 갈아 입고 도와드려야지. "
" 어? 나두 갈래! "
" 나두 나두!! "
앉아있던 자리가 바늘방석 같았던 다율과 다은은 은유를 따라 음식을 만든다고
나가버렸고, 휴민과 가을은 그런 두 사람이 부러웠지만 차마 따라갈 수는 없었다.
" 후... 진짜 어색했어... "
" 응.. 근데 은유야 왜 한복을 입어? "
" 아.. 원래 빈이네 집에선 한복입어^^ 매일 입는건 아니지만.. 그래두 빈이네 집에서
여자들은 대부분 한복을 입거든. 옛날부터 대대로 한복을 많이 입었거든.. 헤헤.. "
" 아.. 그래... "
은유는 고풍스런 한복으로 갈아입곤 부엌으로 들어갔다.
부엌에 들어서자 마자 놀란 다율과 다은.
" 세.. 세상에.... "
" 매.. 매일 이렇게 먹는거야..? "
큰 상에 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보곤 놀란 두 사람..
아직까지 부엌은 요리를 하느라 분주했고, 은유는 팔을 걷어부치더니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 은... 은유야.. 너네 매일 이렇게 먹어? "
" 음.. 이렇게까지 먹지는 않는데... 아마 손님도 왔고, 우리 할아버지랑 할머니 때문에
이렇게 차린것 같아..^^..
할아버지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아줌마께선 항상 이렇게 차리시거든..
덕분에 은유두 요리 많이 배웠어.."
은유의 말에 놀란 그녀들..
밥상위엔 그녀들이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신선로, 팔보채, 대하찜 등 옜날 임금들이
먹었던.. 텔레비전에서만 보았던 그런 음식들이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었던 것이다.
" 근데.. 이걸 이렇게 다 만들려면 시간 오래 걸리지 않어? "
" 조금씩 준비를 해둬야 할 수 있는거야. 아줌마. 잡채는 안 만들어요?
은유 잡채먹고 싶은데.. 만들어도 되요? "
" 그럼.. 당연하지^^... "
" 헤헤... 다율아 다은아. 같이 만들자.. 은유 도와준다고 했잖어. "
" 응? 으.. 응...^^;;;"
왠지 심각하게 불안한 그녀들...
역시.. 그녀들이 음식에 손을 대자 마자.... 완성되 있던 음식들이 바닥에 나 뒹굴고
접시들은 깨뜨리거나, 생선들은 모두 화상을 입기 일수였다.
보다못한 은유가 화를내며..; 모두 부엌에서 밀어내었고, 두 사람은 미안하다는듯이
웃으며 조용히 앉아서 구경만 해야 했다.....
-12-
" 할아버지. 상 들어가요 "
" 오냐.. "
곧,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한 상 가득 차려진 땟깔좋은 음식이 안방으로 들어섰고,
사람들은 원형으로 상 주위에 둘러 앉았다.
" 헉.. 이.. 이걸.. 전부 아주머니께서 만드신 거예요?? "
" 호호.. 아니란다.. 은유도 많이 도와줬어.. "
" 맛있겠다... "
" 많이 먹으렴.. "
" 할아버지.. 은유가 할아버지 위해서 만든거니까 빨리 드셔 보세요 "
은유의 말에 제일 할아버지가 수저를 들자 그제서야 모두들 수저를 들기 시작했고
음식을 먹은 사람들은 조금씩 탄성을 자아냈다.
" 우와... 따뜻한 밥.. 으흑.. 얼마만이더냐.. "
" 아줌마.. 디게 맛있어요. 가을이 이거 먹고 또 먹어야지.. "
" 근데.. 강다율. 이다은.. 너네들은 음식 만드는거 도와준다고 갔으면서..
뭐 만든거 없냐? "
뜨끔..
" 하.. 하핫.. 그.. 그게 말이지..;;; "
" 에이... 휴민이는 우리 손재주 없는거 알면서... "
어색한 웃음을 흘리는 그녀들..
왠지 그 자리가 몹시도 불편해 보인다...
" 다율이랑 다은이도 많이 도와줬어. "
" 쟤네들이? "
" 응. "
은유의 한 마디에 휴민과 가을은 의심스럽다는 듯이 다율과 다은을 쳐다보았고,
두 사람은 어색하게 웃으며 은유에게 고맙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렇게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한가득 채우고는 은유의 권유로 도장 구경을 나섰다.
" 우와... 엄청 넓다.. "
" 그럼 여기서 해빈이도 배우는 거야? "
" 해빈이? 해빈이는 아저씨랑 일 대 일로 대련해..^^ "
" 음.. 그렇구나.. 그런데 합기도장은 어디야?? 우리 낭군님께서 계실텐데>ㅁ< " (다율)
" 웅.. 저기... 근데 낭군님?? "
" 강다율이랑 우혁형이랑 사귀잖어. 우혁형이 천배 만배 아깝지.. "
해빈의 말에 다율은 해빈을 죽일듯이 째려보았고 그런 다율을 해빈이 소리 없이 쳐다보자
곧, 눈을 조심스레 깔고서는 은유가 가리켰던 곳으로 슬금 슬금 달아났다.
" 오빠아아아아아~~!! "
" 어? 너네들이 여긴 왠일이냐? "
" 여기 해빈이네 집이래 "
" 뭐? 은해빈 그런 소리 안 했잖아!! "
" 형이 안 물어봤잖아-_- "
"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인사할 수 있는거 아니냐? "
" 도장에 잘 안들려서 몰라 "
" 저기.. 오빠... " (은유)
" 왜?? "
" 사부님이 오빠 죽일듯이 째려보는데요.. "
은유의 말에 뒤를 돌아보던 우혁은 곧 흠칫하며 기다리라는 말 한마디를
남겨놓고 다시 연습에....
" 악!! 아저씨!! 아저씨가 뭔데 우리 오빠.. 읍.. .으읍!! "
들어간게 아니라 잠시 한 눈을 팔았다는 죄명으로 기합을 받아야만 했고
기합을 받는 우혁의 모습을 보자 다율이 냉큼 소리를 질렀다.
그런 다율을 보던 아이들은 흠칫 놀래며 어색한 웃음을 날려준채 다율을 끌고 재빨리 도장을 벗어났다
" 악!! 왜! 왜!! "
" 다율아.. 저 사부님 화나면 디게 무섭단 말야..ㅜ_ㅜ..
게다가 저 사부님은 왠만하면 여자 안 건들여.. 전부 그와 관련된 남자들만
죽어라 고생시키지.. "
" 흠칫.. 지.. 진짜..? "
" 응... 나도 전에 사부님이 빈이 고생시켜서 몇 마디 했었는데...
그 때 해빈이 하루 종일 혼자서 죽어라 기합만 받았었어.. "
" 그래.. 그 덕에 일주일동안 몸살때문에 자리에 누워있었지... "
" 서.. 설마.. 오빠한테... 그러진 않겠지..? "
" 음.. 음... 모르겠어.. 그치만... 음.. 괜찮겠지... 기다리자.
좀 있으면 마칠시간이야... 그치 빈아?? "
" 응 "
은유의 말에 다율과 다은은 서로 '당연하지'라는 게임을 하면서 놀았고,
휴민과 가을은 담배를 피려다가 은유의 제지로 인해 서로 때리기 놀이를 하면서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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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유! 지금이 도대체 몇 분째야.. 조금만 있으면 마친다며.. "
" 힝... 분명히.. 마칠시간 다 됐단 말야.. 그치... 빈아.. "
" 왜 애한테 지랄이야.. 띠거우면 니가 가서 데려오든가. "
" 씩... "
콩 -
" 아퍼.! "
" 아.. 진짜... 거기서 소리지르면 어떡하냐! 니가 대신 벌 받을것도 아니면서 "
정말 많은 기합을 받은 듯이 비틀 비틀 거리며 걸어오는 우혁이였다.
그런 우혁에게로 달려가는 건 당연히 다율이였고 그런 다율에게 꿀밤을 한 대 먹이며
우혁은 그런 다율이에게 한 소리 늘어놓기 시작했다.
" 미안하다구... "
" 에휴... 우리 간다.. "
" 저녁 맛있게 먹었어 "
" 다음에 또 먹으러 올게 0_0 "
" 오지마.. 오면 죽인다.-_-^ "
" 응! 다음에 또 와! 은유가 그 땐 맛있는거 많이 해줄게 헤헤.. 내일 학교에서 보자^^ "
" 오면 죽인다고 했어 "
" 에이.. 해빈이는 괜히 심술이야.. 그럼 우리 간다. "
그렇게 애들을 보내고선 해빈은 괜히 은유의 머리를 살짝씩 터치를 해주며
각자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을때 은유의 할아버지가 갑자기 두 사람을 불러들였다.
" 흠... 은유야 "
" 네? "
" 음... 할아버지가 여기 온 이유를 아느냐.. ? "
" 은유 때문이잖아요.. "
" 그렇지.. 우리 손녀 때문에 이렇게 한국에 오긴 왔는데.. 아직은 올 때가 아니란 걸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 처음부터 오래 있을 예정도 아니었고..
일주일만 있다가 다시 돌아가기로 할애비랑 약속하지 않았니? "
" 은유 데려가려고? "
" 해빈아. 할아버지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
" 허허... 그럼 여기 두고 가느냐? 내 손준데 내가 데려가야지.. "
" 내가 지킬 사람이잖아요. 얘 데려 가면 나는 누구 지키는데 "
" 나중에 스무살 되서 은유가 한국에 오면 지키면 되지 않느냐 "
" 음.. 할아버지.. 은유... 한국에 있으면 안 되요?
아줌마.. 아니 어머니랑 아버지 집에 있으면 되잖아요.. 빈이두 있구.. "
" 그럼 할애비랑 할머니는...? 우리 손녀 할아버지랑 할머니 안 보고 싶겠어? "
" 할머니.. 그치만.. 은유 미국 가기 싫어... "
" 그래도 어쩔수가 없지 않느냐.. 미국이 네 집이고, 일주일후에는 아무 말도 않고
할애비랑 같이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하지 않았느냐... "
" 은유도 그럴려구 했는데... 빈이 보니까... 학교 다니면서 좋은 친구들 많이 사귀니까..
한국에 있고 싶어 졌어요... 은유 안 가면 안 되요? "
" 애가 가기 싫다잖아.. 그냥 냅둬.. 여기 있으면 오히려 더 안전하지. "
" 은해빈! 존대 못써? 그리고 이건 은유 문제다.. 니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야 "
" 내가 지킬 애잖아. "
" 그래도 가만히 있어. 이건 할아버님이랑 은유가 결정한 문제다.. "
해빈은 자신의 엄마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조용히 앉아 있었고
은유는 그런 해빈을 보며 살며시 웃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미국에는 가지 않겠다는
자신의 의사를 확고하게 밝혔다.
" 흠.. 그럼... 이 할애비랑 약속 몇 가지만 하면 한국에 두고 가겠다 "
" 뭔데요? "
" 첫 번째로는 전화 하루에 한번씩 꼭 하고, 두 번째로는 절대로 아프지 말고,
세 번재로는 절대로 울지 말고 항상 웃으면서 다니거라.
그리고 네번째로는 해빈이 녀석 곁에서 되도록이면 떨어지지 말고 꼭 붙어 다녀.
그래야 길도 잘 안 잃고 위험한 사람들이랑 부딪치지도 않지. 그리고... "
" 또 있어요?? "
" 그 정도면 되지 않았어?.... 요.... "
" 흠.. 마지막으로.. 가기 전에 은유가 해빈이 녀석이랑 혼인하는 모습을 보고
가야 마음이 놓이겠구나... 흐흠... "
- 13 -
할아버지의 말에 굳어버린 은유와 해빈.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곤 할아버지에게 농담하지 말라고 장난치듯이 말했다가
괜히 한 대 맞은 해빈이었다.
" 할아버지... 진심이야...? "
" 그래... 어디 이 할애비가 거짓말한 적도 있느냐..
아무래도 둘이 확실하게 이어지는 걸 보고 가야 마음이 편하겠어.
죽기전에 우리 은유 자손도 보고 싶고.. "
" 씨.. 그래두 너무 빠르잖아요.. 은유는 싫어요. "
" 연애 한 번 못해보고 이런 어린애랑 결혼을 하라고? "
" 옛날에는 서로 결혼한다고 동네 방네 소문내고 다니더니.. 그 마음이 변한게냐..? "
" 그런거 기억 안 난단 말이야.. 할아버지 은유 진짜로 싫어요... 아직은... "
" 결혼은 무슨 결혼이야. 여기가 조선시대도 아니고... "
" 흠.. 만약 두 사람이 서로 혼인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은유는 내가 데려 가겠다. "
두 사람은 그 말에 충격을 먹은 듯 멍해져선 할아버지를 올려다 보았고,
은유의 할아버지는 승리의 미소.. 비슷한 그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은유의 성격이 의외로 황소고집이라 순순히 결혼을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땡깡을 부릴뿐.....
" 씨.. 억지로 은유 끌고 미국 가면 은유 빈민가에서 살거야!! "
은유의 말이 더 억지다.
어릴 때부터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 은유가 어떻게 혼자 빈민가에서 산단 말인가....
" 미쳤냐! 너 거기서 살다가 총 맞으면 어쩔려고! "
" 몰라! 씨.. 그러니까 할아버지.. 혼인 빼고는 다른건 다 지킬테니까..
은유 여기 남겨줘요... 안 그럼 진짜 학교도 안 가고, 할아버지 말도 안 듣고,
가출도 밥 먹듯이 하고 라스베가스로 확. 들어가버릴거야.. "
라스베가스.. 흔히 카지노의 세계라고도 하고 사창가가 많이 몰려 있는 곳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만약, 은유가 라스베가스 사창가 골목으로 한 발자국만 들여놓는다면...
소리 소문 없이 어디론가 끌려가 남자들을 맞이해야겠지....
그걸 알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인지..
철없는 은유의 말에 할아버지, 할머니, 해빈의 엄마와 아빠는 어이없다는 듯이
은유를 쳐다보았고, 해빈은 미쳤냐라는 듯이 은유를 내려보았다.
" 은유야.. 그 정도로 우리 빈이가 싫니? "
" 싫은 건 아니지만.. 결혼은 싫단 말예요.. 은유도 남자친구랑 여기 저기 많이
놀러다니고 싶고.. 같이 수업듣고, 땡땡이도 치고, 놀이공원도 가구..
그렇게 평범하게 살다가 은유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싶어요..
은유 엄마, 아빠 처럼..... "
" 우리 빈이랑 하면 된잖니.. 그리고 살다보면 서로 사랑이 싹 틀수도 있고.. "
" 빈이는... 빈이는... 그런거 싫어한단 말예요.. 히잉... "
급기야 눈물까지 보이는 은유...
할아버지, 할머니의 최대의 약점이 바로 은유의 눈물이었다.
과연.. 효과가 있긴 있는 것인지 할아버지는 은유를 달래기 위해 온갖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고, 할머니는 은유에게 먹을것을 쥐어주고 있었다...;;;
" 아.. 좋아.. 그럼 할아버지. 얘랑 나 결혼말고 약혼할게.
어차피 여기서 살 테니까 약혼만 해도 괜찮지 않겠어?
그리고 결혼은 차차 생각해 보면 되는거고.. 할아범이 우리 두 사람 왜 그렇게
이어 주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약혼 아니면 나 한은유 데리고 도망갔다가
할아범이 미국가면 다시 데려올테니까 그리 알어... "
" 이 녀석이! 할아범이 뭐야!! 말 제대로 안 높여?? " _ 해빈 母
" 아들아.. 오랜만에 이 아버지랑 레슬링을 하고 싶은가 보구나.. " _ 해빈 父
해빈은 나름대로 멋지게 말을 내 뱉았다가 자신의 부모님의 말에 움찔하며
자세를 똑바로 고쳐 앉았고 존대를 쓰기 시작했다.
유일무이하게.. 아니... 유이무삼(??) 하게 해빈을 다를 수 있는 사람이랄까...
[유일무이 : 오직 하나만 있고 둘은 없다. ]
[유이무삼 : 오직 둘만 있고 셋은 없다;;;;;]
" 흠... "
" 응. 해빈이 말에 은유 동의해. 약혼할게. 약혼만 하면 되잖아..
결혼해서 빈이네 집에서 사는거랑, 약혼해서 빈이네 집에서 사는 거랑 똑같잖아..
그러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은유 약혼만 하고 여기 있게 해 주세요.. "
" 흠.. 어떻게 똑같아. 결혼이랑 약혼은 엄연히 차이가 있는 거지. "
" 어차피 은유 빈이랑 결혼해서 할아버지 말마따나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을 지키고 각방쓸건데
..
그거나 약혼이나 같은 거잖아요.. 그치 할머니.
할머니도 옛날부터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은유 가르쳐 주셨잖아요... "
" 아이고. 그럽시다 영감. 이제 은유도 다 컸고 약혼해서 여기 살면 해빈이가 지켜줄텐데..
뭐가 그리 걱정이구려.. "
" 흠.. 그리 성급하게 결정내릴 문제가.. "
" 할아버지이~!! "
마지막 결정타.
은유의 애교...
이상하게 은유는 어리버리하게 커 가면서도 애교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옛날 은유의 재롱에 웃고 살았던 할아버지는 은유가 애교가 점점 사라지자
속상해;; 하는 날이 많았고, 가끔가다 은유가 부탁을 할 때 애교를 떨면 아이고! 좋아라
하며 그 부탁을 들어주는 날이 많았다.
은유도 세상 사는 법을 커 가면서 깨달은 듯 싶다;;
" 흠.. 흠... 좋다... 일단 약혼을 올리고, 은유가 스무살이 되면 그 때 결혼식을 올리도록 하자꾸나
이 할애비 할머니도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우리 이쁜 손녀 결혼 하는 건
보고 죽어야 하지 않겠느냐.. "
" 씨.. 할아버지 죽는 다는 소리 한 번만 더 해봐..
할아버지 죽는 날에 은유도 따라 죽을테니까.. "
" 어허.. 은유야 그런 소린 하는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느냐.. "
" 어쨎든..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까지 은유 곁 떠나면..
이제 은유 옆엔 누가 있어요.. 그러니까 다신 그런 소리 하지 마. 알겠지?? "
" 허허.. 그래... "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한 듯 했고, 은유와 해빈은 각자 피곤하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각자 방으로 들어가자 안방에 있던 은유의 할머니 할아버지,
해빈의 엄마와 아빠는 좋아라 하는 분위기로 이야기 보따리를 터뜨렸다.
그건 바로... 은유와 해빈의 결혼이야기..
처음부터 다짜고짜 두 사람의 약혼 얘기를 꺼내면 절대로 하지 않으리란걸 예감했고,
아마 결혼얘기를 꺼내면 약혼을 할거라는 제의를 할 것을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네 사람은 짜고선 두 사람의 혼사를 진행시켰다..
물론, 결혼을 하라고 했을때 순순히 응해줬다면 더 좋아 했겠지만......
그것을 모르는 우리 귀여운 신부(?) 은유양과 멋진 신랑(?) 해빈군은..
자신들이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님을 꺽었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 14 -
" 어?? 빈아 왜 사복이야?? "
" -_-... "
" 응??? 오늘 학교 안 가는 날이야? 오늘 개교기념일?? 아님... 일요일인가..??
아닌데.. 어제 분명히 금요일이였는데... 왜지..? "
" 어제 강다율이 아무말도 안 했냐? "
" 응?? 응. "
" 성문고등학교.. 토요일은 사복제야.. 그러니까 너도 옷 갈아 입고나와 "
" 와.. 진짜??? 디게 디게 좋은 학교네.. 잠깐만^^ 옷 갈아입구 나올께 "
어린아이처럼 방방 뛰는 그녀를 가만히 살펴보던 해빈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어릴때를 상상했다.
확실히 어렸을때보다 많이 크긴 컸지만..
해빈에게 그녀는 언제나 일곱살짜리의 순수한 마음을 가득 담고 있는 어린 아이에 불과했다.
분명, 이런 소릴 듣는다면 언제나처럼 '나 꼬맹이 아니야! 키도 이만큼 컸구, 나이두 많이
먹었다구!! '라며 소리를 질렀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자신도 모르게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 빈아! 가자! "
" 너.. 옷...꼴이 그게 뭐야.. "
" 응?? 왜?? 안 이뻐?? 미국에선 친구들이 이쁘다고 했는데.. "
" 그런 옷이 너한테 어울릴 거라 생각되냐? "
" 힝.. 진짜루 안 어울려? 진짜루?? 보기가 괴로울만큼??/ "
" 갈아입고나와. "
" 쳇.. 싫어.. 은유 이대로 학교 갈거야. "
" 맞는다... "
낮게 중얼거리는 해빈의 말에 은유는 움찔거리며 눈에 닭똥같은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방으로 들어가선 다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확실히 갈아입기 전의 옷보단 지금의 귀여운 패션이 은유에게 더 어울렸다.
옷을 갈아입기 전에는 더운 여름이라 나시에 무릎위로 한 뼘이상 올라오는 짧은 치마를 입었었지만,
옷을 갈아입은 후에는 무릎까지 오는 멜빵청치마에 간단한 나시티를 입곤
앙증맞은... 교과서는 한 권이라도 들어갈 틈이 없는 가방을 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고등학생이란 타이틀에 걸맞지 않을정도로.. 너무 너무 귀여웠다.
과연.. 이런 귀여운 모습을 휴연이 본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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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 꺄아아악~~ "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는 궁금증을 달고 계신 분들...
계속 지켜보고 있으면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생각된다.
" 너무 너무 귀엽다... " (휴연)
" 우웁.. 언니.. 숨막혀.. 켁... "
" 은유야.. 이 언니의 호적에 올라오지 않으련?? "
" 누나 미쳤어? 19살이 18살 애를 가진다고? "
" 아니!! 내 동생으로 들어오라고! "
" 그럼 아빠 호적에 올려야지 왜 누나 호적에 올려. 바보냐? "
퍽-
" 이게 감히 누나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 "
" 그나저나.. 진짜 귀여운데... 안녕^^ 어제 못가서 미안해 " (도진)
" 괜찮아요. ㅇㅅㅇ "
" 훗.. 이런... 이번해에는 우리 귀염둥이가 이가예를 제치고 얼짱먹는거 아냐? " (휴연)
" 그럼 대환영이죠!! " (다율)
" 하여튼... 그 가시나.. 얼짱먹었다고 콧대 세우고 다닐때에는 정말 꼴불견이였다니까..
오죽하면 내가 얼짱대회에 나가서 이가예를 뭉개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 (다은)
" 다은아..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야?? 훔.. 가을이는... 음...
이룰 수 없는 꿈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게 당연한거라고.. "
꽈앙-''
" 으.. 으앙... 아퍼... "
" 가을아.. (싱긋) 그런 소리는... 여자에게 하는게 아니야... 알.겠.니?? "
웃음속에 숨겨진 위협적인 협박...
" (끄덕끄덕) "
" 에구.. 착하지.. "
" 흠.. 확실히.. 걔가 좀 그러고 다니긴 다녔지.. 선배앞에서도 당당한게..
참.. 마음에 들지 않았어.-_-^ 밟아주고 싶은걸 참았다니까...
더 이상 문제 일으켜봤자 안 좋은건 나니까. " (휴연)
" 그러니까.. 좀 참어.. 세희나 도훈이나 너나.. 왜 그렇게 문제 일이키는 걸 좋아하냐..
그럴 때마다 힘든건 나라는걸 알아둬 "
" 예.. 예... "
" 근데.. 언니.. 언니. " (은유)
" 왜에..? 우리 귀염둥이 뭐든지 물어봐 "
" 왜 도진오빠가 학생회장이 아니라 우혁오빠가 학생회장이 됐어요?? "
정말.. 의문이 가득담긴 얼굴로 물어보는 은유를 살피던 휴연은 박장대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한참동안이나 미친듯이 웃던 그녀는 곧, 주위를 경계하며 은유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 확실히.. 니가 그런 의문점을 가질만도 해. 나도 솔직히 어떻게 그런 녀석이 학생회장이
됐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때가 있거든... "
" 우혁이 듣는다.. "
" 괜찮아. 물론 학생회장 이미지론 도진이가 딱 알맞겠지만.. 의외로 도진이 그런 복잡한
일을 싫어하거든?? 근데 이상하게도 우혁이는 단순하면서도 그런 일을 좀 많이 즐겨..
때로는 변태같기도 하지만...
좀 허무하긴 하지만.. 그런 이유로 인해 그 녀석이 갑자기 학생회장을 하겠다고 나서자,,
선생님들은 '아.. 이제 저 녀석이 정신차리고 공부를 좀 하려나 보다' 하면서 얼씨구나 좋다.
학생회장을 시켰지.. 특별히 투표같은건 하지 않았어.
후보가 저 녀석밖에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선생님들의 예상을 확 깬채..
그녀석은 간단한 일만 처리하고 학생회장이면서도 보통 학생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일으키고 다니면서.. 그 처리는 도진이랑 자기가 하는거야..
한마디로 미친놈이라고 할 수 있지. "
" 엑.. 언니! 우리 오빠 욕하지 마요 "
" 뭘 그래.. 너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면서.. "
" 그.. 그건.. 흠.. "
휴연의 말에 정곡이나 찔린 듯 다율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그런 다율을 보며
우혁은(언제 왔지.?) 니가 내 애인이 맞냐? 하는 식으로 쳐다보았다.
" 음.. 그래두... 우혁오빠 멋있어요! 학생회장 무지 잘 어울려요 "
" 하긴.. 그녀석이.. 좀 멋있긴 멋있지.. "
" 근데 언니. 언니는 누구 사귀는 사람 없어요?? 우혁오빠랑 다율이는 서로 사귀던데.. "
" 피식.. 왜 없겠어... "
" 누구예요?? "
" 킥.. 우리 누나 변태야 변태. 지보다 어린 놈을 채가다니.. "
" 어린 놈?? 그럼 언니보다 나이 어린... 음... 음.. 가을이?? "
" 악! 내가 미쳤냐?? 쟤를 상종하다간 내가 엄마가 된 기분일 거라구.. "
" 음.. 휴민이?? "
그녀가 내뱉은 말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듯이 얼어붙었고, 해빈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쥐어박으며 그게 가능한 일이냐고 쏘아 붙였다.
물론...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휴연과 휴민에게 있어선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지닌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니..-_-...
나중에 혹시라도 두 사람이 결혼해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에게는 크나큰 혼동이 생길일..
게다가 두 사람 성격도 성격이기에 두 사람이 사귄다는건 전.혀. 네.버. 불가능한 일이였다.
" 휴연언니 남자친구 윤호야 윤호^^ 일학년 얼짱이지..
그리고 도훈오빠랑 세희언니가 커플이구... "
" 아.. 그럼... 휴연언니랑 윤호.. 도훈오빠랑 세희언니.. 다율이랑 우혁오빠...
음... 그리구... "
어딘가로 시선이 쏠린 그녀.....
블랙홀처럼 검고 빨려들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그녀의 눈동자에 한 가득 담긴
사람은..... 바로......
- 15 -
" 아.. 그럼... 휴연언니랑 윤호.. 도훈오빠랑 세희언니.. 다율이랑 우혁오빠...
음... 그리구........ 가을이랑..... 휴민이?? "
" .............. -_- "
역시나 했는데 혹시나 한 은유의 엉뚱한 대답에 모두들 황당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가을이랑 휴민이라니....
물론!! 물론.. 두 사람의 지독히 붙어다니면서 안고, 업히고, 뽀뽀하고(헉!! )하긴 했지만..
모두 장난이였을 뿐인데.. 은유의 눈엔 그렇게 보였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할 따름이었다..
" 아니야!!!! " _가을/휴민
" 그치만.. 두 사람 맨날 안고, 뽀뽀하고 했잖아.. "
" 친구끼리 장난도 못 치냐.. "
" 한은유 별난건 알아줘야 된다니까.. "
" 악!! 한가을! 떨어져 떨어져어어어어!!! "
" 으엥~!! 휴민이 미워!! 가을이는... 가을이는.... 남자보단 여자가 좋단 말야!! "
" 하긴... 내가 봐도 두 사람.. 연인같아 보였으니까.. " (휴연)
" 누나는 동생이 게이취급 당했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
" 응. 솔직히 나는 너한테 여자보단 남자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
휴연의 말에 벙쪄버린 휴민군....;;
휴연양의 말도 일리가 있긴 있었다.. 요기 조기 따져보아도 휴민이에겐 왠지 여자보단
남자가 더 어울릴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풍겼고,
가을이는 워낙 귀여운지라 여자가 정말 터프하지 않으면 절대로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차라리 휴민이 같은 남자가 더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었다.
" 근데.. 근데.. 빈아 "
" 왜. "
어느새 벽에 기대어 담배를 물고 있는 해빈이었다..
" 우리.. 교실 안 들어가도 돼?? "
정확한 지적.....
은유의 말에 티격태격 거리면서 놀고 있던 여섯사람(도진이와 우혁은 1교시가 시작되는
종소리를 듣고 교실로 올라가버렸다.-_-;;;)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고
이미 2교시가 시작됐음을 알자 휴연은 자기를 데리고 가지 않은 우혁과 도진을 욕하며
3학년 교실로 재빨리 올라가버렸다.
그리고 해빈, 가을, 휴민은 굳어있다 곧 신경쓰지 않는 다는 듯 느릿느릿하게 교실을
향했으며 다율과 다은은 릴라(고릴라의 줄임말←학주를 뜻함)시간이라며 은유를 데리고
부리나케 교실로 향했다.
드르륵.. 쾅-!!
" 하아.. 하아... 늦어서 죄송합니다!! " (다은)
" 뭐야! 너네들 지금 왔어? 가방을 왜 메고 있어? " (릴라)
" 아니.. 그게... " (다은)
" 오늘 아침에 은유한테 전화왔었는데 은유가 많이 아파서 같이 병원데려다 주고 왔어요! "
다율의 말에 다은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쳐다보았고 다율은 은유를 툭툭치며
조용히 아픈척 하라는 말을 했다.
" 이 녀석들이.. 어디서 거짓말이야?! "
" 힝... 선생님... 은유 진짜 아파요... "
" 악! 은유야 또 아퍼? 쌤 때문이잖아요! 왜 소리를 지르곤 그래요!! "
" 흠.. 거짓말은 아니겠지? 이 녀석들.. 지각해서 대충 둘러댄 거짓말이라면..
교내 봉사활동 각오해야 할거다 "
" (흠칫) ㄴ.. 네!! "
" 들어가서 앉어 "
세 사람은 자리로 들어가서 앉았고 다율과 다은은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곤 은유에게
살며시 윙크를 해 보였다.
그렇게 오전을 무사히 넘기고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고, 하루를 버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점심시간이 되었다.
" 맞다. 다은아 오늘 점심때 창고에서 모인다고 안 했어? "
" 아니? 그런소리 못 들었는데? "
" 오늘 아침에 우혁오빠가 점심시간때 오라고 하던데.. "
" 저번에 못한 물갈이 하는거 아냐? "
" 엥? 그 뒷날에 안 했었나?? "
" 하긴 뭘 해...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계속 미루기만 했구만... "
" 아씨.. 가보자. "
" 어.. 어?? 다율아! 다은아! 어디가?? "
" 창고에!!! "
" 점심은?? "
" 아.. 맞다.. 은유... 은유야 같이 갈래? "
" 응?? 응.... "
은유를 데리고 가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긴 들었지만 그다지 큰 일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가지곤 은유를 끌고 창고로 뛰어갔다.
창고엔 성문고의 교복을 입은 남아들과 여아들이 가득했고 해빈은 오늘 하루 종일 수업을
듣지 않은건지 가방을 침대위에 던져둔채 그 위에 누워있었다.
" 어? 은유도 왔네... " (휴연)
" 언니.. 갑자기 무슨 일이예요? "
" 아.. 어.. 청일공고 알지? "
" 네.. 세희언니랑 도훈오빠가 있는 곳이잖아요 "
" 거기랑 우리학교랑 동맹맺었잖아.. 그것때문에 그래... "
" 왜요?? 세희언니가 동맹 깨자고 해요? "
" 어머.. 내가 동맹을 왜 깨겟니^^ 도와달라고 하는거지 "
다율과 휴연이 얘기하고 있을때 갑자기 세희가 불쑥 끼어들자
두 사람은 놀라면서 세희에게서 멀어졌고 세희는 자신이 무슨 괴물이라도 되느냐 라는 식으로
쳐다보며 아이들을 소집(?)한 이유를 말했다
" 음.. 정확히 일주일전에 주흥상고에서 도전장을 내왔지 뭐니... "
" 에엑??? 주흥상고요??? "
" 응.. 확실히 쉬운 상대는 아니잖아.. 우리 애들만으론 좀 힘들것 같아서 너네학교 도움 좀 빌리려구..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싸우는 장소가 다르거든.. "
" 어? 빈이 싸우러 갈거야?? "
" 집에 가만히 있어. 또 따라온다고 땡깡부리다가 다치지 말고 "
" 응?? 아.. 응... 근데.. 아저씨가 알면 너 혼나잖아.. "
" 상관없어. 애들 상대로 진짜로 싸우는 것도 아닌데.. "
" 은해빈!! 지기만 해봐!! " (세희)
" 맞는건 더 싫어-_-^^ "
왠지 해빈의 말에 은유는 불안함을 느꼈지만 어렸을때부터 받은 훈련을 생각하여
곧, 안심이 되는듯 미소를 지으며 해빈이에게 폭싹 안겼다.
- 16 -
" 우.. 우와... 비... 빈아!! 나 나 저거!! 곰!! "
" 뭐..-_- "
" 저거 사줘! 인형! 곰 인형!! 디게 이쁘다..... 은유 저거 가지고 싶어!! "
" 미쳤냐.. 니 나이가 몇 인데 저걸 사달래.. "
인상을 쓰며 말하는 해빈을 보더니 은유는 그대로 주저 앉아 땡깡;;을 부리기 시작했다
은유가 가리킨건 은유의 엉덩이 까지 올듯한 커다란 곰인형이었다.
옅은 갈색의 커다란 곰인형이 은유의 눈에는 너무나도 귀여워 보였는지,
그 자리에서 해빈에게 땡깡을 부리며 사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결국.. 우리의 해빈군은 주저앉아 빽빽 소리를 질러대는 귀여운 고집쟁이 그녀를
이기지 못해 약간의 거금을 들여 커다란 곰인형을 사 줄 수밖에 없었다
" 헤헤.... 고마워 빈아.. "
" 무겁다고 들어달라고 하기만 해봐... 같이 버리고 가버릴테니까. "
" 엥?? 안돼.. 은유는 빈이네 집까지 가는 길모른단 말야^-^ "
방긋방긋 웃으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은유를 처음보는 사람에겐
뻑- 갈만큼 귀여웠을테지만 오랫동안 은유에게 당하고(?) 살아왔던 우리의 해빈군은 띠껍다는듯
은유를 내려다보았다.
" 빈아! 은유 아이스크림!! "
" 후... 너 오늘 아이스크림만 몇 개 짼줄 알어? 그러다가 배탈나면 책임 못진다 "
" 괜찮아. 은유 배탈 안 나. 아이스크림! "
" 안 돼. 참어.. 저녁 먹을 시간 다 됐다. "
" 으엥.. 싫어. 아이스크림! 사줘! 사줘어어어~!! "
" 한 은유.... 또 땡깡부리지..? "
" 히잉.... "
" 어머. 해빈아^^ "
" 뭐야...-_- "
또 다시 울부짖으려는 은유의 행동에 끼어든 건 다름아는 이가예.(오랜만이죠??;;)
그런 가예를 해빈은 '또 뭐냐'라는 듯이 쳐다보았고 그녀는 생긋 웃으며 자연스레
해빈의 팔에 팔짱을 끼곤 정말 우연이라는 듯이 말을 걸었다
" 어머.. 해빈아.. 정말 우연이다.. 그치? 어쩜 이런데서 다 만나니... 후훗.. "
" 꺼져.. "
" 안 돼! 떨어져! 빈이한테서 떨어져!! 빈이는 은유 꺼야! "
커다란 눈을 더 커다랗게 부릎뜨며 말하는 은유.
가예는 그런 은유를 뭐냐는 듯이 쳐다보았고 해빈은 피식 웃으며 자연스레 그녀의 어깨위에
손을 얹었다.
" 뭐야.. 언제부터 한은유가 은해빈 애인이 됐어?? "
" 애인?? 나 애인같은 거 둔 적 없는데... "
" 그럼?? 얘 뭐야?? "
" 애인은 둔 적 없지만... 약혼녀는 둔 적 있지... 피식.. 잘 가라...
그리고 한 번 경고했듯이.. 한 은유 건들이면.. 너 내손에 죽어. "
약혼녀란 말에 벙찐 이가예.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선 갸우뚱 했지만 곧이어 그 뜻을 알아차리곤 은유에게
따지려는 듯 두 사람을 찾아보았지만 두 사람은 이미 자신들을 지나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약혼녀란 말 뒤에 이어진 해빈의 경고...
약혼녀란 말에 불끈하다가도 그 뒤에 이어진 해빈의 살벌한 경고때문에 가예는
울쌍을 지어보이다가 곧, 미소를 되찾으며 가려던 길을 다시 걸어갔다.
" 빈아. 빈아. "
" 왜.. "
" 이거.. 무거워.. 힝... "
" 그러길래 그걸 왜 사달래! "
" 우잉... 이게 이렇게 무거울지 알았나? 글구.. 글구.. 은유 배고프다.. "
" 가지가지 한다. "
" 으엥.. 배고파... 무거워... 다리아퍼.. 어디 들어가자아아~ "
" 후... 가자.. "
칭얼거리는 은유를 이끌고 어디론가 향하는 해빈..
곧, 술집 분위기를 풍기는 가게로 그녀를 이끌었다.
딸랑 -
" 어서오세요.. "
" 형.. 나 왔어요. "
" 어? 우리 후배님... 오랜만이네.. "
" 응.. 그러게... 애들은? "
" 룸에. 들어가봐.. "
" 오케이.. 참... 김치볶음밥... "
" 싫어! 돈까스!! "
" 여기 돈까스 없어.-_- "
" 에에?? "
" 어? 못 보던 애기네... 애기야 너 누구야? "
" 은유 애기 아니예요! "
" 피식.. 진짜 귀엽네.. 은해빈 니가 왠일이냐? 여자같은거 거추장 스럽다고 안달고 다니더니."
" 김치볶음밥 하나.. 룸으로.. "
" 지가 말하기 곤란한건 피해간다니까... 알았어. 들어가 있어 "
" 에에엥!! 돈까쓰으으으!! "
" 꼬마아가씨. 나 김치볶음밥 엄청 잘해. 돈까스보다 맛있을거니까 들어가 있어^^ "
" 진짜 잘해요? 맛있어요? "
" 당연하지. "
" 우움... 그럼... 김치볶음밥이요!! 헤헤.. 빈아 가자.. "
" 하여튼.. 먹는건 다 좋지? "
" 음... 음... 빈이도 좋아!! 헤헤 "
은유의 말에 일시적으로 얼굴이 발갛게 달구어진 우리 해빈군.
곧, 이상한 소리 말라며 살짝 꽁- 소리를 내며 은유의 머리에 꿀밤을 먹여줬고,
은유는 칭얼거리더니 방긋 웃으며 해빈을 따라 룸으로 들어갔다.
룸 안에는 이미 사람들이 득실거렸고, 한 잔 한듯 술병이 여기저기 나돌아 다니고 있었다.
" 어? 해빈이 왔네. "
" 얼라? 뒤에 은유?? 안고 있는건 뭐야? " (다율)
" 오다가 빈이가 사줬어. 헤헤.. "
" 와.. 좋겠네.. 우리 은유..^-^.. 배 안고파? " (휴연)
" 음... 밖에 있던 멋진 오빠가 김치볶음밥 만들어 준데요. "
" 아아.. 상훈선배? 멋지지? 해빈이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선배야 "
" 우움.. "
" (싱긋) 은유가 먹을 쥬스도 가져오라고 해야겠네 "
" 여기 있는데.. "
" 미쳤냐?! 거기 손대기만 해봐.. 아주... 콱! "
" 은해빈! 죽을래?! 애가 술인지 모르고 내뱉은 말인데 왜 그렇게 과민반응이야! "
" 아무튼 누나도 한은유 놀린다고 따라주기만 해봐."
" 어머.. 걱정마셔! 너보단 내가 은유 더 걱정하니까! "
어째....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 하는 것 처럼 보이는 두 사람일까???
사이가 조금이라도 좋아질 순 없는건지...;;
상훈이 들어올동안 은유는 안주로 나온 과일을 계속 집어먹고 있었고,
해빈은 그런 그녀를 쳐다보며 살짝씩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자.. 김치볶음밥 왔어요^^.. 먹어봐. 맛있을거야 "
" 고맙습니다 "
" 고맙긴.. 자.. 더 필요한건? "
" 오빠. 은유가 먹을 쥬스 좀 가져다줘 "
" 칵테일같은거? "
" 그게 쥬스야? 술이지! "
" 그런가... 은유야 뭐 마실래? "
" 우유!! "
" 쿡.. 그래.. 알았어 "
역시 애다운 발언인 것일까??
아기같은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은유는 왠지 모르게 한없이 다정해 보였고,
따스함이 배어나왔다.
아마.. 얼음같이 차가운 사람이 그녀의 옆에 있다면...
물로 변하지 않을까???
- 17 -
" 어어?? 빈아!! 진짜 갈거야?? 안가면 안 돼? "
" 어떻게 안가냐. 약속도 다 잡혀 있는데 "
" 그래두.. 다치면 어떡해... "
" 괜찮으니까 걱정말고 먼저 자. 오늘 엄마랑 아버지랑 니네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온천에 가서 내일온다고 하셨으니까 문단속 잘하고 "
" 힝... 일찍 올거지?? "
" 가서 보고. 되도록이면 일찍 온다. "
" 절대루 다치면 안 돼!! "
해빈은 은유의 말을 뒤로 하고 약속이 되어있는 곳으로 자신의 바이크를 몰았다.
자신의 집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공터...
넓고, 주위 나무들로 둘러쌓여 있어서 그런지 싸울때에는 주로 이 곳을 이용했고
싸울때 나는 특유의 소리는 나무가 전부 막아주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들키지도 않았다.
" 오~ 해빈!! 은유는 없네? "
" 미쳤냐.. 그거 달고 왔다가 죽을일 있어? "
" 보통 그런애들이 더 잘싸우던데.. "
" -_-.. "
해빈은 휴민의 말을 조용히 씹어주곤 자신들의 무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깔쌈하게 등장하는 해빈을 반겨주는 무리들...
주흥상고는 이미 와서는 도훈과 탐색전을 벌이고 있었다
" 이거... 은해빈이란 작자와 싸울 수 있다니.. 꽤나 흥분되는걸? "
" 어따가 면상 들이미냐... "
" 왜.. 내 면상이 졸~라게 멋져서 부담스럽냐? "
" 피식... 니 면상이 졸~라게 드러워서 부담스럽다. 치워. "
해빈의 말에 그 노마는 얼굴을 붉히며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말을 지껄이고 있었고,
그런 그가 해빈은 가소롭다는 듯이 잘빠진 다리를 살짝 올려주어 그 노마의 얼굴을 가격해버렸다.
해빈의 한방으로 시작되어 버린 거대한 싸움.
주흥상고는 거의 쓰레기 학교라 소문이 나 있을만큼 얍실한 짓을 잘 하고 다녔지만
싸움만큼은 알아주었기 때문에 결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었다.
게다가 싸움에서 소지해선 안 될 칼이나 각목등을 하나씩 준비해서 자신들이 질 것 같으면
상대방의 뒤통수를 그것으로 가격하기 때문에 일분 일초라도 안심을 해선 안 될 상황이었다.
이미 엄청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싸움은 끝이 보이질 않았고, 싸움터에서 당당히 서 있는건
해빈, 도훈, 그리고 주흥상고의 상고놈 한 명 뿐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도훈과 그 노마의 일 대 일 대결...
성문고와 주흥상고의 싸움이 아닌 주흥상고와 청일공고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해빈은 자연스레 물러났고 곧이어 두 사람의 살벌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 야.. 야.. 어떻게 됐어? " (세희)
" 누나 쪽은? " (휴민)
" 우리야 당연히 이겼지!! 그 어린것들이 우리를 어떻게 이기겠어!! "
" 하긴... 어떻게 괴팍한 세희누나랑 휴연 누나를 이기겠어..-_-
이 세상에 누나들을 이길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걸?? " (휴민)
퍽-
" 이 새끼가..-_-.. 죽을라구.. "
" 왜 뻑하면 폭력이야!! "
" 포옥력??? 니가 진짜 폭력을 못 당해봤나 본데..-_- 진짜 폭력이 뭔지 가르쳐줘?? "
" 헉!! 도훈형 한 대 맞았어!! "
" 뭐??? "
휴민의 말에 세희는 재빨리 도훈에게로 고개를 돌렸고 도훈이 맞은걸 보자 온갖 욕을 다 해댔다.
다행히 두 사람은 싸움에 집중하느라 듣지 못한 모양이지만...
우리 세희양의 옆에 있던 해빈, 휴민을 비롯한 무리들은...
들어선 안 될 것을 들은 것인지 안색이 창백해졌고, 대부분은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었다..
" 선우 도훈!! 옆에 비었잖아! 병신아!! 빨리 끝내고 와!! "
퍽-''
" 앗싸아아~~~ (싱긋) 이 잡것들아.. 한 번만더 날뛰어봐...
그 땐 이 누님이 직접 상대해 줄테니까.... 그리고.. 이 딴 무기.. 한 번만 더 써..
싸울 때 더러운짓 하다가 걸리는 날이면... 그 땐....
남자구실 못하게 망가뜨려줄테니까... "
" 그만해둬. 자.. 이제 한 잔하러 가 볼까?? "
" 난 집에 간다. "
" 왜?? "
" 집에 오늘 어른들 없어. 괜히 도둑이라도 들었다간... "
" 아항.. 은유 걱정되는구나?? "
" 당연하지..-_-^ 그 어리버리한 건 도둑인지 모르고 달라는거 다 줄텐데...
너 같으면 걱정 안 되냐?? "
" 에이.. 아무리 은유가 어리버리하고 병신;;이라고 해도.. 설마 그렇게 까지.." (다율)
" 피식... 못 믿겠으면.. 다음에 너희집에 한 번 데리고 가서 도둑이랑 대면시켜 보던가..
아무튼 나 갈테니까 너희들끼리 한 잔 해. 형.. 다음에 술 사줘요 "
" 오냐.. 알았으니까 가서 꼬마아가씨 봐 줘라 "
부아아앙ㅡЗЗЗ
도훈의 말이 끝나자 마자 집으로 달려가는 해빈.
은유가 많이 걱정이 되는건지 속력을 낼 수 있는 만큼 최대한으로 내어 집으로 돌아왔고
수많은 도장들을 거쳐 어렵사리 본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해빈이 본가에 도착하자 마자 보이는 건 전에 사주었던 곰을 껴안고 쇼파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은유 폼을 보아하니 해빈을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든듯 했다
해빈은 그런 그녀를 살짝 웃으며 쳐다보다 감기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은유를 들어
그녀의 방으로 데려왔다.
그녀와 어울리는 핑크색으로 꾸며진 그녀의 방.
방만 보고도 그녀의 이미지를 알 수 있게 꾸며진 방은 왠지 공주님틱하면서도
천방지축 말괄량이를 떠 올리게 했다.
해빈은 곰과 함께 그녀를 살며시 침대위에 올려놓았고, 주위를 한 번 둘러보다 방을 나서려 했다.
꽈악-
" 뭐... 뭐야.."
" 우웅.... "
해빈의 옷을 잡고선 놓질 않는 그녀..
잠꼬대를 하는듯 뒤척거리며 곰대신 그의 옷을 잡고선 놔주질 않았다
" 후우... 미치겠네... "
도대체... 왜 그렇게 힘이 센건지.....;
아무리 손에서 옷을 빼보려 해도 무슨 늪처럼 빼려고 할 때마다 더욱 옷을 세게 쥐고선 놔주질 않았다.
그렇다고 벗을 순 없는 노릇..
결국 그녀가 스스로 놓을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해빈은 침대에 살짝 걸터앉았다.
아기천사 같은 그녀의 모습을 보다 해빈은 잘자라는 말과 함께 은유의 이마에 살며시
베이비 키스를 해주곤 그녀를 살짝 안으며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 18 -
꼼지락 꼼지락-
" 뭐야... "
아직 잠이 덜 깬듯한 낮은톤의 기분좋은 목소리....
해빈은 자신의 품에서 꼼지락 거리는 그 물체(?)를 쳐다보았고, 그 물체;;는 언제 잠이 깬
것인지 말똥말똥한 눈으로 해빈을 올려다 보았다.
" 왜 벌써 일어났냐.. 더 자.. "
" 힝.... 은유 배고파... 벌써 10시야.. 빈아.. 은유 밥... "
" 밥? 엄마는 아직 안 들어오셨어? "
" 몰라.. 밥 먹으란 소리 안 들려서 은유도 계속 잤어 "
" 시켜 먹어.. "
" 싫어!! 아침부터 시켜먹으면 나중에 탈난단 말야!! "
해빈은 은유의 말을 무시한채 이불을 뒤집어 쓰고선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아니.. 잠에 빠져 들려 했다...
" 빈아아~~!! 은유 배고프단 말야!! "
" 차려 먹어. 너 요리 잘 하잖아 "
" 싫어. 빈이가 해 준 밥 먹고 싶어 "
" 한 은유.. 나 지금 엄청 피곤하거든... 조금만 자자... "
" 은유 밥 해주고 자... "
옆에서 계속 칭얼거리며 단잠을 방해하는 은유 때문에 결국 해빈은 아침부터 부엌에 들어가
제대로 씻지도 못한채 은유에게 밥을 해 줄 수 밖에 없었다.
해빈은 많은 요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볶음밥을 해 주었고
은유는 싱글벙글 한 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 빈아. 잘거야? "
" 어 "
" 자지말고 은유랑 놀자. 날씨도 엄청 좋아. "
" 강다율이나 이다은 불러서 놀아 "
" 싫어. 그 동안 빈이랑 많이 못 놀았단 말야. 은유 놀이동산 가고 싶어! "
" 니가 애냐? "
" 응! 오늘 하루만 은유 애 할테니까 놀이동산 가자.. "
" 후우.. 한가을 불러줄게. 가서 놀아 "
" 으앙!! 싫단말야!! 놀아줘! 놀아달란말야아아! "
해빈의 인생은 왜 이런 것일까..
평일엔 전생에 홍길동이였는지 1분 1초라도 시선을 떼면 어디론가 사라지는 은유를
찾아다니느라 하루 종일 피곤에 찌들어 살고...
주말엔 집에서 놀아달라. 밥해달라 보채는 은유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은유가 조용히 있다 싶으면 타학교에서 쌩 난리를 쳐대니....
이대로 가다간 나중에 수면부족에 영양실조로 쓰러질지도 모를 태세였다.
" 으앙!! 은유 심심해. 심심하다구우우~!! "
" 그래.. 가자... 놀이동산 가고싶다고? 가자.. 데려가 줄게.. "
" 와!! 정말? 진짜지?? 헤헤.. 은유 준비하고 나올게.. >ㅁ< "
해빈의 한 마디에 언제 울었냐는 듯 눈물을 뚝. 그치곤 자신의 방으로 쏜살같이 달려간
그녀를 보며 해빈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자신도 방으로 들어가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빈아 뭐 타고 갈거야? "
" 뭐 타긴.. 내 애마.. "
" 싫어. 우리 버스타고 가자.. "
" 안 돼. 주말이라서 많이 밀릴거야.. "
" 지하철 타면 되잖아. 은유 버스나 지하철 한 번도 안 타봤어. "
한국에 오고나서 그 흔한 지하철과 버스를 한 번도 타 보지 못한 은유.
그녀도 그녀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었다.
아침에 버스를 타고 가려고 하면 항상 늦게 일어나 지각 위기에 처해 어쩔 수 없이
해빈의 애마에 올라야 했고, 다율이나 다은이와 놀러갈 때 지하철을 타려고 하면
우혁이나 도진이가 차를 끌고와 목적지까지 태워다 주기 일수였다.
그렇게 공주님과도 같은 대우를 받으며 살다보니 자연스레 지하철이나 버스를 멀리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은유는 이상하게 지하철과 버스에 집착을 하기 시작했다.
" 와아.. 디게 빠르다... "
" 조용히 하고 앉아있어. "
빼어난 미모와 특유의 귀여움으로 지하철에 들어설 때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끌던 두 사람은
뭐가 그리 신기한지 여기 저기를 둘러보는 은유 때문에 더욱 시선을 끌고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 사람들의 시선이 달갑지 않은지 해빈은 은유를 잡아서 제지시켰고,
은유는 얼굴만 여기 저기 돌리다가 곧 지루해 졌는지 해빈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 우음.... "
" 일어나봐.. 다 왔어.. "
" 웅?? 어?? 언제 도착했어?? 은유는 지하철에서 잠 들었었는데.. "
" 몰라도돼.. 가자... "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쯤 잠들어 있는 은유를 보던 해빈은 왠지 깨우기가 싫어져 그대로
은유를 업어서 놀이공원 안까지 입장을 했다.
그렇게 요란하게 입장을 했으니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건 당연지사.
그렇게 사람들이 자신들을 쳐다보자 괜히 멋쩍은 해빈은 신경질을 내며 욕을 퍼부었고
재빨리 인적이 드문곳으로 와서는 은유를 내려놓았던 것이다.
" 우와아... "
" 타고 싶냐? "
" 응!! 은유 저거 타고싶어 "
" 타서 괜히 울지마라.. "
" 응. 은유 안 울어. 디게 재미있을것 같애.. 타자.. 히히.. "
바이킹을 보더니 입이 떠억 벌어지게 쳐다보던 은유는 해빈의 제안(?)에 바이킹을 타려고
줄을 섰고, 줄을 서는 중에도 처음보는;; 바이킹이 신기한지 뚜러지게 놀이기구를 쳐다보았다.
" 어머?? 은유야!! "
" 웅?? "
" 꺄.. 두 사람도 데이트 나온거야? "
" 웅.. 은유가 심시해서 빈이 끌고 왔어요.. 헤... 언니는 윤호랑 같이 놀러온 거예요? "
" 응. 처음엔 세희랑 도훈이랑 같이 왔었는데 서로 찢어져서 놀기로 했어^-^
아까 다율이한테 전화해보니까 다율이도 여기 있다는것 같던데.. "
" 형!! 안녕하세요^-^ "
" 글쎄.. 별로 안녕하지 못하다..-_- "
" 네?? "
" 됐어. 윤호야 저런놈은 신경쓰지 말고 우리끼리 놀자 "
" 응? 아.. 어.. "
" 은유야 오늘은 언니가 오랜만에 데이트를 해야해서 같이 못 놀아주겠어..
나중에 언니랑 다율이랑 다은이랑 세희랑만 여기와서 놀자 "
" 응!! 헤헤.. 언니 빠이.. 내일 봐요.. "
" 아유.. 귀여운 것... 은해빈! 은유 잃어버리지마 "
" 걱정마.. "
" 걱정돼.. 평소에도 잘 잃어버리는게.. 여기와서는 안 잃어버릴 것 같애? "
" 그게 잃어버리는거냐? 지가 돌아다니다가 길 잃어버린거지 "
" 그게 그거지!! 만약 방송에서 한은유가 은해빈 찾는 소리가 들리거나..
은해빈이 한은유 찾는 소리 들리면.. 그 땐 아주 죽~어! "
" 알았어. 알았으니까 가.. 빨랑 "
"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
해빈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자신의 갈 길을 가는 윤호와 그런 윤호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가는 휴연은 왠지 언밸런스하면서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 커플이였다.
- 19 -
" 꺄아악>ㅁ< "
" 으악~~~~ "
" 꺄아아아악!!!! "
갖가지의 비명소리들...
그 중엔 은유의 비명소리도 섞여 있었다.
얼굴엔 하껏 즐거움이 피어올랐고 안전대도 제대로 잡지 안은채 스피드를 즐기고 있었으며
그녀의 옆에 앉은 해빈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은지 무표정을 유지한 채 조용히 앉아있었다.
" 빈아~!! 소리 안 질러?? 스트레스가 확 풀려! "
" 피식.. 너한테도 스트레스가 있냐? "
" 에잉? 뭐야! 은유도 사람이라구! "
" 사람이기전에 7살의 정신연령을 가진 어린아이지. "
" 아니야! 은유 정신연령 18살이야!! "
" 너 오늘은 애 한다며? "
" 응? 누가? 은유가? 헤헤.. 은유는 모르겠는데요.. 기억 안 나요.. 히히 꺄아~ "
정말... 정신연령이 몇 인걸까..
그 두 사람은 아니.. 한 사람은 정말 즐겁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다른 한 사람은 지겹다는 듯.. 혹은 속이 좀 안 좋은 듯 표정을 無로 유지한 채
빨리 기구가 멈쳤으면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 헤헤.. 디게 재미있다.. "
" 너 미국에서 디즈니랜드 한 번도 안 가봤어? "
" 응? 응.. 거기거 워낙 넓으니까 할아버지가 아무리 주의를 해도 길 잃어버릴게
뻔하다면서 보디가드들 안 데리고 가면 안 보내 주신다고 했어..
무척이나 가고 싶었지만.. 옆에 검은 양복입고 검은 선글라스 낀 무서운 사람들이
있으면 왠지 즐거울 것 같지 않아서 한번도 안갔어..
그렇다구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같이 갈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히.. "
" 친구들은. "
" 음.. 그게.. 글쎄... 미국에서.. 학교 다니다가 관둬서.. 친구 없었어. "
깜짝-
은유의 말에 해빈은 깜짝 놀란 듯 했다.
솔직히 은유가 워낙 귀엽고 백인들처럼 피부가 하얗기 때문에 충분히 쉽게 어울릴 수 있을거라
생각되었다.
게다가 워낙 사교성이 좋은 아이이기 때문에 왕따같은건 당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 너 나 전에 담배필 때 친구들이 권유해서 한 번 해 봤다고 했었잖아. "
" 음.. 그건 중학교 1학년 때 "
" 중 2때에는? "
" 그게... 미국에서 어떤 남자애가 고백을 하길래 은유는 당당하게 외쳤지!
'은유는 빈이꺼야! 은유는 남자친구 있어! ' 라고 하니까 얼굴이 붉어지더니
그 날 이후부터 친구들이 하나 둘씩 멀어지더라구..
음.. 처음엔 왜 그러는지 몰랐는데 알고보니까 그 남자애가 학교에서 꽤 영향력이 있는 애였나봐 "
" 양키새끼 선생들.. 아니.. 그 때 선생들은 뭐했는데? "
" 음.. 애들이 은유 심하게 괴롭힐때에는 말리다가.. 별로 심하지 않으면 가만히 뒀어.
은유보단 아니지만 그 남자애도 디게 잘 살았거든..
내 편을 들자니 그 남자집안이 무섭고, 그 남자편을 들자니 우리집안이 무섭고..
뭐.. 대충 그랬었나봐...
어? 어어!! 빈아! 나 저거 탈래! "
" 어?? 응... 타자.. "
전혀 몰랐었다.. 왕따였다니... 겨우 그 딴일로 왕따였다니... 항상 그랬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걱정할 만한 일이 생기면 항상 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해
다른 사람을 통해 그 일을 들어야만 했다..
자질구레한 일은 장난치듯이 떠벌리면서도 정작 큰 일은 입을 꾹 다문채 웃음으로 떼워
별로 큰 일이 아니라는 듯이 위장을 해 버렸고, 나는 그게 거짓인 줄 알면서도 항상
속아넘어가 나중에 일이 터진후에야 꼭 알게 되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은유의 입으로 듣긴 들었지만 처음 할아버지가 한국에 왔을때 나를 따로 불러
미국에서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있었으니 은유를 잘 좀 지켜달라 말했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나는 자기를 지키는 사람인데.. 어렸을 때부터 볼 거, 못 볼 거 다 보고 자란 사이인데
왜 저렇게 비밀이 많은지 모르겠다.
내가.. 못 미더운건가.....?
" 빈아!! 뭐해? 빨리와!! "
" 어... 한은유... "
" 응? "
" 너.... 나.. 못... "
" 어?!! 우리 차례다!! 히히!! 타자.ㅇㅅㅇ 빨리... "
" 후... 알았어.. "
" 자.. 그럼 몸무게가 얼마죠? "
" 몸무게? 무슨 놀이기구에 몸무게가... 야!! 너 이거탈거야?!! "
" 응? 응.. 은유 저거 한 번 타보고 싶어 "
은유가 가리킨 것은 어른들조차도 무서워서 잘 타지 못한다는...
번지점프같은 놀이기구..(이름을 몰라서.-_-;;)
게다가 해빈은 고소공포증이 심한건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있기 때문에 아파트건물 10층
이상 올라가면 어지러움을 느낀다.... 그런데... 그런데!!!
도대체 아파트 건물 몇 층인지 분간이 갈 수 없을정도의 높이인..
이 걸 탄다니..... 해빈은 눈 앞이 까마득해졌다.
여기서 안 탄다고 하면 또다시 울면서 떼쓸께 분명하고...
타자니.... 나중에 뒷 일이 어떻게 될 지 감당조차 되지않으니... 혹시 만약에..
기절이라도 한다면 이게 무슨 망신인가....
" 나 피곤해서 쉴래. 너 혼자 타. "
" 응? 이거 혼자서 못 탄데.. 두 사람이상 타야된다는데? "
" 뭐? "
" 맞습니다. 이 분 혼자서 타시면 너무 가벼워서 바로 추락해버릴테니 혼자선 탈 수 없습니다 "
" 너 꼭 이거 타야겠냐? "
" 응!! 은유 이거 한 번 타보고 싶어 "
" 안 무서워? "
" 헤헤.. 안 무셔! 빈이는 무셔? "
" 어? 아.. 아니..-_-.. 타자.. 타... "
워낙에 자존심이 강한 해빈.
은유도 탄다는데 자신이 못 탄다고 생각하니 왠지 자존심이 살며시 구겨져 앞 뒤 생각도
하지 않은채 기구에 올랐다.
하지만.... 기구에 올라 1분도 되지 않아 후회를 했고, 혹시 줄이라도 끊어지면 어쩌지?
추락하는거 아냐? 라는 등의 온만가지 상상을 해댔다.
" 자.. 꽉 잡으세요.. 하나.. 둘... 셋! "
" 꺄아아아~ 우와아아!! 빈아!! 꺄.. "
" 윽 "
" 우와아아.. 이거 디게 재미있다!! "
" ............. "
얼굴빛이 새파래진 우리 해빈군...
해빈은 은유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자신을 못 본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괜히 자기를 보고 얼굴빛이 변한걸 보게 되면.... 어디 아픈거 아니냐고 큰 소리로
울어재낄게 분명한일.
괜히 지나가는 강다율커플이나 이휴연커플이 본다면.. 평생 놀림감이 될게 뻔할 뻔자였다.
" 빈아. 은유 배고파 "
" 그래... 뭐 먹을래 "
" 햄버거!! "
" 저기 있네. 가자 "
" 헤헤.. 은유가 사올게. "
" 됐어. 앉아있어. 괜히 사러갔다가 넘어져서 울지나 말고 "
" 칫.. 은유가 앤가 뭐.. "
" 그럼.. 애지... 어른이냐? "
" 빈이 미워! "
" 뭐 먹을래^-^ "
" 응? 와! 빈이 웃었다!! 은유 햄버거! 새우 버거! 불고기 버거! 콜라랑 사이다! "
" 다 먹을 수 있냐? "
" 헤헤.. 응!! 은유 디게디게 배고파서 많이 먹을거야 "
" 피식.. 그래... 가만히 앉아있어. 어떤 놈이 시비걸면 내 이름 크게 부르고 "
" 응^0^ "
해빈의 미소에 뻑-간 우리의 귀여운 공주님.
해빈의 말대로 은유는 싱글벙글 웃으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때..
" 귀여운 아가씨... 여기 앉아도 될까요???^^ "
- 20 -
" 귀여운 아가씨... 여기 앉아도 될까요???^^ "
" 헤.. 앉아두 되요 "
" 이런... 한은유씨.. 남자가 이런식으로 나오면...딱 잘라 거절해야죠.
'나는 일행이 있어요!'라던가 '다른데 가?알아보세요'라든가.
이렇게 쉽게 허락해주면 어떡해요 "
" 그치만.. 휴민이랑 가을이는 친구잖아. "
" 그래.. 그렇긴 하지만 만약 다른 남자가 수작부리면.... 딱 잘라 거절하도록 "
" 헤.. 응!!! "
은유에게 수작(?)을 부린 남자는 다름아닌 휴민이와 가을이였고, 두 사람은 은유의 옆자리에
앉아 즐겁게 수다를 떨고 놀았다.
그리고 햄버거와 콜라를 사오던 해빈은 은유 옆에 왠 남정네 두 사람이 앉아있자
인상을 찌푸리며 테이블로 걸어와서는 두 사람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 아악! 씹!! 뭐야? 감히 언 놈이 시비야? "
" 뭐야.. 너네들 여기 왜 앉았어. "
" 왜 앉았긴... 앉고 싶으니까 앉았지 "
" 한은유.. 모르는 사람이 수작걸면 무시하랬지 "
" 응? 그치만.. 휴민이랑 가을이는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친구인걸? "
" 친구고 뭐고 간에-_-^ 다시는 이 자식들이 앉는다고 하면 딱 잘라 거절해 "
" 뭐야. 니가 나한테 이럴수 있는거야? "
" 이럴 수 없는 이유는 뭔데.-_- "
" 흑... 해빈이 실망이야.. 으엥... 가을이는 해빈이가 가을이 친구인줄 알았는데 "
" 언젠 친구 아니랬냐? "
" 그치만.. "
" 시끄러. 자 먹어 "
" 우와.. 빈아 고마워. 잘 먹을게. "
" 와! 햄버거다.. 헤헤... 가을이 주려고 이렇게 많이 사온거야? "
" 이거 빼고 나머지 한은유거야. 먹고싶으면 너네들이 가서 사와 "
" 엑?? 얘가 이걸 혼자서 다 먹는다고? "
" 못 먹을 건 또 뭔데 "
" 뭐야.. 오늘 왜 이렇게 부정적으로 나와. "
당연한거 아니겠는가..
비록 은유가 끌고 나오긴 했지만 솔직히 해빈도 꽤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은유와 단 둘이서 나온 데이트인데.. 어디서 혹들이 굴러 들어왔는지..
그 것도 쌍혹이다. 쌍혹...
그러니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 한은유.. 그것만 먹고 집에가자. "
" 엥? 벌써? "
" 할배한테서 전화왔어. 빨리 들어오라고. "
" 하라부지가?? 우물.. 무슨 우물.. 이리지? 우물우물 "
입안에 햄버거를 가득 넣고 볼을 잔뜩 부풀린채 말하는 은유.
볼 안에 가득 든 빵 때문인지 은유의 탱탱한 볼이 터질지경이였다.
" 우리도 가도 돼? "
" 안 돼. 할배가 친구 데려올 생각 마라더라. 무슨 일인지.. "
" 훔.. 칫.. 할아버지가 그러니.. 어쩔 수 없지. 헤헤... 그럼 나중에 꼭 가께.. "
" 그래.. 오던지 말던지... "
그렇게 네 사람은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하고선 은유와 해빈은 집에서 보내온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고, 휴민과 가을은 조금더 놀고 가겠다며 두 사람을 보냈다.
" 할아버지~~~ 할머니이이~~"
" 아이구.. 우리 아가 왔어? "
" 헤헤.. 무슨 일이예요? "
" 무슨 일이긴.. 이 할애비랑 할머니가 이제 곧 있으면 미국으로 돌아가니까 그 전에
약혼식 하자고 불렀지 "
" 네?? "
할아버지의 말에 해빈은 놀라서 되 물었고, 은유는 못 들은건지 아님 관심이 없는건지
할머니에게서 두 손 가득 젤리를 받고는 기뻐서 팔딱 팔딱(?) 뛰놀고 있었다
" 뭘 그리 놀라느냐.. 약속하지 않았느냐? 이 할애비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두 사람 약혼하기 하지로 않았었나? 설마.. 잊고 지냈던 게야?!! "
솔직히... 대수롭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었다.
할아버지의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을것이라 여기고 미국에 들어갈 때까지 약혼에 대한
말은 절대로 꺼내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억하고 있었다니....
" 흠.. 은유야.. 언제가 좋겠니? "
" 우물... 뭘?? "
" 너네 두 사람 약혼말이다. 약속을 했으면 지키는게 도리 아니겠느냐 "
" 남녀칠세부동석은 어쩌구? 우물우물..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남녀칠세부동석이라면서
빈이랑 같이 자려구 하면 매일 안 된다고 따로 재웠잖아. "
" 흠... 그게 언제적 얘긴데.. 어차피 두 사람 부부가 될테고, 한 방에서 지내는 것도
아니니 그다지 말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는구나.. "
" 우물.. 우물... "
" 그만 좀 먹고 얘기 좀 해봐! 오늘 하루 종일 입에 뭘 달고 있어! "
" 그치만.. 우물... 맛있는걸.. 할아버지.. 약혼 말야 "
" 그래. "
" 할아버지 미국 들어가기 이틀전에 하자.. "
" 그럼.. 내일 하자는 소리냐? "
" 으엥? 할아버지 그렇게 빨리 갈끄야? "
" 그럼.. 원래 회사는 오래 비워두는게 아니란다.. "
" 우물... 빈아.. 너는 어때? "
" 후.. 됐어.. 어차피 안 한다고 해봤자 소용없을테고.. 내일로 해요 내일로."
" 오냐. 오냐.. 그럼 내일 가족끼리 간단하게 하자꾸나 "
" 또 친척들이나 친분있는 사람들 바리바리 부르기만 해봐. "
해빈의 말에 두 부부;;는 뜨끔했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절대로 그런일은 없을거라 했고,
두 사람을 살피던 은유는 만약 사람을 부르면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겠다는 살벌한 한마디를
남겨놓고선 잠이 온다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 후 해빈도 은유를 따라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두 사람을 지켜보던 네 부모님들은
흐뭇한 미소를 그리며 아주 잘 됐다는 듯이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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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12등! ㅋㅋ 너무재밋어요 >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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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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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
자이로드롭 아닌가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는데..ㅋㅋㅋㅋ사람들이너무많이나와서 누가누군지이해가안가네..ㅋㅋㅋㅋㅋㅋ
저두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겟어요.!! ㅠ0ㅠ
은유 완죤 귀여움ㅎㅎ
재밌군요 ㅎㅎㅎㅎ
재믺써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