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모니터링과 이어집니다)
참 길었던 비 오는 밤이 지나고
지쳐 자고 있던 정환은 뭔지 모를 기운에 번쩍 눈을 뜨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12D3F56931FD83E)
아들 깨우기가 싫어 자는 모습이라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미란과 성균.
깨우지 그랬냐며 투정부리듯 말하는 정환은
아직 귀여운 둘째 아들이네요.
엄마의 기분 좋은 애교에 웃어보이다
다시 잠을 청하는 듯이 눈을 깊게 감고 누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5E53F56931FDB29)
그리고 약속의 저녁.
늦지않겠다고 말하고 나서는 정환,
여느때 처럼 신발끈을 묶는 듯 덕선을 기다린 것 같아요.
둘이 함께 차를 타고 향하는 길.
예전과 다름 없이 퉁박을 주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삐삐를 들여다 보고 있는 덕선을 알지는 못했지만,
음악이라도 틀으라는 정환의 한 마디에 덕선이 캐비닛을 열자
이문세 테이프만 가득 들어있어요.
정환의 시간은,
아직도 둘이 별밤 잼 콘서트를 가고, 이문세 콘서트를 갔던 그 때로 멈춰져 있어요.
모든 노래를 외울만큼 많이 듣고,
또 이문세 박사가 되었을만큼.
88년도 둘이 함께 듣던 그 노래가 정환에게는 아직도 위안이었다는 듯이 말이에요.
그리고 덕선에게 같은 비행인으로서 수치스럽다며 장난을 걸며 가는 그 길
둘의 대화가 너무 따뜻해서 자꾸 눈물이 나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C983F56931FE51C)
(필터를 풀었는데 캡쳐에 과하게 걸렸네요 감안하고 봐주세요)
필승 이라고 건배를 한다며 투덜대는 정환.
정환은 오늘 밤이 지나면 다시 사천 부대로 복귀를 하게 돼요.
피앙세 반지를 가져 왔냐는 동룡의 질문에
피식 웃으며 그 반지를 꺼내죠.
너에게 주긴 아까워졌다며, 반지가 든 케이스를 든 두 손이
잠시의 망설임을 보여줘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1C03F56931FE701)
이윽고, 결심한 듯 덕선을 부르는 정환.
참 오랜만에, 정환이 덕선아, 라고 덕선을 제대로 불러요.
그리고 꺼내 놓은 임관반지.
사실 피앙세 반지는 임관반지 디자인으로 따로 맞추는 건데,
정환이 내 놓은 건 자신의 반지에요.
고백할 수 없어 자신만이 가지고 있던 그 반지를 내밀며
참아왔던 고백을 하죠.
이미 늦어버렸지만, 그걸 난 알지만.
졸업할 때 차마 전해주지 못한 그 마음을 담아 지금 너에게 이 반지를 준다고.
덕선아, 나 너 좋아해. 좋아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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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열린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와요.
내가 어떤 짓 까지 했는 줄 아냐며,
지금 생각해도 헛웃음이 나는 자신의 과거를 되뇌이며
그렇게 뜨거웠던 감정을 말하는 정환은 망설임이 없어요.
정환을 보는 덕선도 똑같은 마음이 되어
둘만 잠시 1988년, 1989년 그 때의 순간으로 되돌아 가죠.
모두가 함께 있는 자리지만,
지금 이 순간은 둘만 아는 이야기, 둘만 느낄 수 있는 진심을 공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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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서야 꺼내보는 자신의 진심.
덕선을 피했을 때 우연히 마주친 버스,
어렵게 어렵게 승낙해 같이 가게 된 이문세 콘서트
그리고 덕선이 준 분홍 셔츠의 의미.
자신이 피하던 그 순간에도
너가 나에게 해 준 그 모든 것은
엄청난 의미였다고.
너의 마음을 알고, 내가 너를 그렇게 좋아해왔다고.
돌아버릴만큼, 너를 그렇게 좋아해왔다고.
늦어버렸지만 진심을 담아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7D33F56931FFF27)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 너를 계속해 보고 싶었고.
그리고 함께 있으면 그저 좋았어요.
그리고 이 오래된 감정이 정환에게 시킨 건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너를 사랑해 왔다고. 너를 지금도 사랑한다고 하는 바로 그 고백이었어요.
[덕선아,
졸업할 때 주려 그랬는데 이제 준다.
나 너, 좋아해. 좋아한다구.
야 내가 어떤 짓까지 했는 줄 아냐?
너랑 같이 학교 갈려구 매일 한 시간 넘게 기다리고
너 독서실에서 집에 올 때 까지 나 한숨도 못잤어.
얘가 왜 이렇게 늦지? 또 잠들었나?
야,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너.
버스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콘서트 같이 갔을 때,
그리고 내 생일 날 너한테 셔츠 선물 받았을 때,
나 정말 좋아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
하루에도 열두번도 더 보고 싶고, 만나면 그냥 좋았어.
옛날부터 얘기하고 싶었는데, 나 너 진짜 좋아. 사랑해]
정말 오랜시간을 머물러
이제야 터져나온 고백.
이미 늦어버렸다고, 자신의 패배를 인정한 후라
오히려 친구들 앞에서 해야겠다고 생각 했던 것 같아요.
덕선이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게,
그리고 앞으로도 웃으며 다 같이 이야기 할 수 있게
이 순간을 놓치면 평생 할 수 없을 그 말을 다 쏟아 낸 정환은
사랑한다고 말하는 자신의 얼굴이 어떤 표정인지 아마 모르겠죠.
아마 정환은
택이 이 자리에 있었더라도 같은 고백을 했을 거에요.
더이상 비겁해지지 않게, 운명이라는 놈이 자신을 방해하지 못하게
너에게 내 마음을 다 말해 버릴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저 때 였으니까요.
그리고 덕선이 응답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 또한 응답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바로, 저 순간이어서 였어요.
그래도 이 감정이 너무나 아직도 뜨겁게 살아있어서
정환의 눈시울은 순간적으로 확 붉어졌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1B03D5693200316)
동룡의 소원을 들어준 거라며
괜히 이야기를 돌려
덕선의 대답을 막아요.
응답을 기대하지 않았던 고백은
마치 친구들의 술자리 장난 처럼 지나가죠.
다만, 둘에게는 장난이 아니었어요.
정환에게서 장난이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 처럼
깜빡 속았지?라고 물어보는 선우의 말에 덕선도 제대로 대답할 수 없어요.
둘만 알고 있던 역사
둘만 쌓아온 감정들이 다 터져나온 이 때
택이 언제 오는 지 문을 자꾸 돌아보는 덕선을 보며
정환은 자신이 오늘 잘 해냈음을,
고백이었지만, 시작을 기대하지 않았음을 다시 상기해요.
모든 고백은 시작이 아니듯이
정환의 오늘 고백은 바로,안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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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정환의 이야기를 우리는 볼 수 있었어요.
1화에서 열심히 피켓걸 연습하던 덕선이,
그런 덕선이를 핀잔 놓던 그 순간에도
정환은 덕선을 사랑하고 있었음을.
정환은
아무도 몰래 집에서 커튼을 열고
귀여운 덕선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고,
선우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괜히 짜증도 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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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에서 새벽 두 시까지 덕선이 돌아오지 않던 어느 날엔,
골목에 내리는 비를 맞으며 덕선을 기다리고,
일찍다녀 라며 우산을 쥐어주고 돌아섰죠.
아무렇지 않게 돌아서 대문을 들어온 정환은
얼마나 가슴이 떨렸는지,
모든 감정을 한번에 쏟아 내요.
떨렸고, 좋았고, 그리고 자신이 참 잘했다는 기분으로
끄덕이며 그 비를 다 맞고 다시 집으로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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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색 벙어리 장갑을 갖고싶어 했던 덕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장갑을 사고
차마 바로 전해 줄 수 없어
노을이 집에 돌아가는 길 득달같이 쫓아가 선물을 내밀죠.
노을이 자신을 얼마나 이상하게 바라보는 지
신경이 쓰이지만
더이상 숨겨지지 않는 마음을 선물에 담아 덕선에게 보냈어요.
우리에게 그동안 들려주지 않았던 정환의 이야기는
자신이 얼마나 덕선을 좋아해 왔는지,
억누르고 억눌렀던 그 마음들
그리고 애써 기억해 내려 하지 않았던 그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담고 있었어요.
마치 이제는 이 모든 기억과 이별을 하듯
짝사랑의 기억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그리고 오늘의 고백을 한꺼번에 쏟아냈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AE23D5693201732)
장난 처럼 지나갔던 고백 이후
의미없는 재밌는 이야기를 하며
정환도 다시 친구들과 아무렇지 않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한번 내려놓은 자신의 마음을
다시 돌려받을 길이 없음을 알기에
반지를 그대로 자리에 둔 채 일어나죠.
응답을 기대하지 않았던 고백은,
그렇게 테이블에 남아 있어요.
하지만 정환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죠.
정환은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고백했지만,
그리고 그 고백은 덕선에게 이제 너를 보낸다는 그런 의미였겠지만
사실은 덕선은 대답하고 싶었을 거라는 걸요.
그리고 안녕이라는 그 말은
정환에게는 굿바이였지만, 덕선에게는 시작을 의미 할 수도 있다는 걸요.
그리고, 이 고백이
정환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만들었다면
그걸로 저는 행복할 것 같아요.
그 긴 시간 모든 감정을 끌어안고 있느라 수고 많았다고.
너와의 시간에 나도 온전히 함께 하고 있었다고 저도 말해주고 싶었어요.
슬프게 끝난 오늘의 고백도
절대 비겁하지 않았어요.
너무나 김정환 다워서 오히려 서글펐어요.
장난으로 넘긴 건 친구들이지, 정환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고백은 덕선에게도 진심이었을테니까요.
사실 이 리뷰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기억으로 써내려간 리뷰에요.
다시 돌려보고 싶은데 ㅠ_ㅠ 영상을 보면 쪽팔리게 또 엉엉 울것 같아서
기억으로, 중간중간 남겨 둔 메모로만 써본 글입니다.
저는 정환이 이제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남류든, 아니든. (물론 지금까지의 스토리로 봤을 때 어남류지만)
모든 감정을 쏟아낸 18회의 정환이 후련했길
마음 한 구석이 비어서 너무 쓰리겠지만
그 감정 또한 누군가 채워주길
그 게 덕선이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18회 리뷰를 마쳐봅니다.
이제 두번 남은 정환이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그리고 다가올 이별을 준비해야겠어요.
모두들 슬픈 주말은 잊고
즐거운 류데이 보내시길 !!!
우와아아ㅠㅠㅠ진짜....완전보면서 공감했습니다 상황이 너무 아쉽고 마음이 찢어지네요ㅠㅠ
20화의 더 큰 행복을 위해 잠시의 슬픔일거라고 믿지만, 정환의 깊은 마음이 보기에도 저릿저릿 하죠ㅠㅠ
18화는 여기있을류님의 리뷰를 보면서도 많이 느끼지만 정환이가 아파하는 모습 보는게 마음이 편치 않아서 다시보기하기 쉽지 않네요. 정환이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개떡커플 새마음 새뜻으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리뷰 잘 봤습니다. ^^
따뜻한 리플 감사합니다. 저도 다시보기 하면서도 너무 마음아파서 많이 울었어요ㅠ 정환이 행복을 다함께 빌어요
여기있을류님 글 너무 감사해요. 정말 18화는 한 씬마다 숨죽이고 제일 집중해서 봤는데 이렇게 글로 다시 찬찬히 보니까 더 가까이에서 정환이 마음을 같이 겪은것같아요. 앞으로 남은 2회가 너무너무 슬프고 기대되지만 우리 정환이가 더 멋있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려구요👍
여튼 항상 정성스레 나노로보기를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도요.. 내용은 슬프지만 진짜 18화 너무 좋았어요. 분량도 분량인데 배우님 연기가 너무 좋아서요ㅠㅠ
그러니깐요.. 왜이리 맘이 먹먹해지는지... 그날 답답함에 야밤에 차몰고 나갔더랬는데... 여기있을류님 나노로 보기 글을 읽으니 또 감정이... 어릴적 짝사랑의 김정도 생각하고... 고백의 순간도 생각나고... 정환이의 그 맘을 알것같고.. 이제 정환이도 이번주말에 떠나보내야하네요... 정환이 행복한거 보고싶은데.. 볼 수 있겠죠???
저도 야밤에 뛰쳐나가서 캔맥주 사와서 원샷했져ㅜㅜ 너무 슬펐어요 진짜. 이번 주 정환이는 행복할거에요!!의심치 마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20회때 행복한 정환이 보시면 다시 보실 수 있을거에요! 정환이는 꼭 행복해 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