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블랙조]

그렇다. 난 전형적인 탈수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었고 찜질방에서
좋~~다고 땀을 뺐고 친절한 새댁이 준 씨~~원한 물은 좋~~~다고 많이 마셔버린 것이다...;;
완전 바보같은 짓을 한 것이지...아침 8시경에 식당이 보였을 때는 해장국 이런 식당 밖에 열지 않아서
나름 냉면 비슷한 것으로 골라먹으려다가 '마의 코스'에 접어든 이후로 밥집을 구경도 못했고...
지금에서야 안 것이지만 장거리 레이스일 때는 '행동식'이라고 간단한 고칼로리 음식들을 챙기는데
머 원채 건강하다고 자부했고 다이어트를 머릿속에 넣은 상태라 먹는 것은 최소화라고 생각을 하여
내 뇌속엔 이미 고칼로리 초코바 같은건 없었던 것이 큰 화근이었다...소금이라도 챙겼으면...흑..
암튼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난 너무나 지쳐있어서 그대로 쓰러져 누웠다... 정말 머리가 핑핑돌고 땀은 비오듯 나고 호흡은 가빠지고
...힘도없고... 그대로 한 시간 정도 누웠나? 잠을 잔 것도 아니고 비몽사몽간 사투를 했다.
이대로 무너지나 조승현? 이거 머야 이것밖에 안돼? 어쩌지? 이건 자전거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몸도 너무 위험한데? 별에 별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일단 머릿속 구석에서 조금 그늘에서 운기조식 하다가보면 어느정도 기운차릴 것이고 그럼 근처
조금만 더 가다보면 음식점 비슷한 곳이라도 있겠지 생각이 들어 좀 더 누워서 회복해보기로 맘먹었다.
근데 간혹 시계를 보고 체크를 하며 있는데도 가쁜 숨은 멈추질 않았고... 땀은 계속 흐르고... 어지럽고....
비상!비상!~
30분 정도의 간격으로 눈은 떠졌는데 시간 체크를 하고 내 몸상태를 체크해보고 했는데도
영 일어날 힘이 없었다...큰일인데...
근데 두번째 정신 차릴 때였나. 옆에 화물차가 있는 것이었다. 머지..?저건?
암담한 상태로 혼란속에 빠져 있는 나로선 저 화물차가 왜 서 있는지... 그래 그냥 화물차네...
타고갈까? 하는 생각만 하다가 다시 내 정신속의 사투로 진입했다...
그러다가 한 한시간정도 지났을까? 이번엔 또 다른 화물차가 옆에 있는 것이다. 왜있지?
의문도 잠시, 시간은 시간대로 지났는데 (2시간 가량 뻗어 있었으니..;;) 몸은 완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회복할 기미가 안보이는데 화물차가 옆에 서 있다니... 이건 하늘이 나에게 보내주신 엠뷸런스
가 아닌가!!~!?
정말 있는 힘을 다~ 짜내어 운전석으로 가서 '저....헉헉....아저씨...헉헉...저 짐 자전거...헉헉
여행중...헉헉...넘 몸이 ....헉헉...좀 도와주심....헉헉...'
대충 문을 잡고 이렇게 말씀드리니 아저씨도 상황파악이 되셨고, 처음엔 친절하지 않은 눈빛이었는데
내 상태를 보고 심각하다고 느끼시고 기꺼이 도와주셨다. 처음에 있던 화물차는 뒤가 다 비어있었던
것 같았는데 도움을 요청한 화물차는 이미 뒤가 꽉차있었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자전거 한대 딱 세워서
실을 자리가 있는 것이었다. 오 마이 갓....감사합니다.....ㅠㅠ
조수석에 일단 앉았다. 땀은 비오듯 쏟아졌고...숨은 가빴지만 시~원한 에어컨바람을 맞으며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저씨가 타이어가 너무 열받아서 식히고 있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그러다 군대는 갔다왔냐며 소금을 챙겼어야지!~ 말씀하시는 순간...띵~하며
내머릴 때렸고. 그때서야 그 복숭아집에서의 마지막 물 한 모금의 씁쓸했던 느낌이 내 머릿속을
강타했다.. 그러다가 죽어!~ 라며 아저씨께서 안타까움 섞인 충고를 해주셨고...네...그러게요..;;
라며 힘없이 말을 하고 난 정신을 살짝 잃었다.
아저씨는 내가 차에 타기 전에도 자기가 제천이 가는 곳이 아니라고, 그전에 어디서 빠져서 다른데로
간다고 말씀하셔서 그럼 근처 식당이나 휴게소에서 내려주시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저씨가 아니나다를까 잠깐.(한 5분?) 내가 잠든 사이 휴게소에 오셔서 다 왔다고 말씀하시며
내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뒤에서 자전거도 내려주시고...쩝... 지금와선 머 그 분도 바쁘셨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애 상태가 완전 메롱인데 그냥 그렇게 어찌보면 떨구고
금방 가시는....;; 그래도 너무나 감사했다. 그 분 덕에 난 지금도 살아있는 거다!~ 그리고 그 잠깐
5분정도의 운기조식으로 휴게소식당으로 찾아갈 만한 체력은 회복했고(아무래도 에어컨 바람이 체온을
낮춰줘서 내 몸의 기운이 다시 살아난 것 같다.) 청국장을 시켜서 먹었다.
두부와 콩이 있고 소금기가 많은 국물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시켰는데 완전 소태였다.;;
그래도 열심히 먹었다. 살기위해. 다시살아나기 위해. 포카리스웨트도 먹고 우유도 먹고 과자도 먹고
(이건 일부러 먹었다. 눈치보여서.ㅋㅋ;) 암튼 먹고나니까 쫙~ 먼가가 몸안에서 퍼지면서 힘이나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도 먹어야 사는구나...
그리고 난 이곳에서 이렇게 펜을 들고 글을 쓰고 있다... 다시 살아났다. 진행할 수 있다.
오늘도 역시 기억에 남는 여행이다. 소금의 중요성도 느꼈고 괜히 이온음료를 먹는 게 아니라는 것..
그래 이제 슬슬 진행하자. 2시 40분이니 쉬엄쉬엄가면 시간내로 갈 수 있을 듯허다. 고고씽!~ㅋㅋ

(여기까지가 투어 2일째 내용이네요..^^; 나머지 뒷 내용은 다음날 혼자 정리하며 썼는데 그 간단한
내용을 적어볼까 합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어제 휴게소에서 정신차리고 고갯길 넘으면서 다행이 각종 아이스크림및 음료수
파는 차가 있어서 좀씻고 20분정도 쉬다가 재정비하고 여차저차해서 그 마의 박달재를 넘을 수 있었고
(아주머니가 친절해서 충분히 쉬다가라고 격려도 해주시고 그랬다.ㅋ) 다음부터 내리막이었고,
박달령 휴게소에서는 옷입은 그대로 화장실서 냉수샤워를 했는데 정~~~말 시원했다.
터널을 통과했고(진짜 긴 터널이었는데 다행이 약간 내리막이라 많이 위험했지만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그 다음엔 계~속 내리막이어서 제천입구까지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진행하여 친구를 만날 수 있었고 그날 술마시고 뻗었다.ㅋㅋㅋ;)
그리고 3일간 제천과 평창을 오가며 (평창에 있는 친구넘이 있어서ㅋ) 계곡에도 널러가고 재미있는
3일을 보내고 재정비를 하고 막 다시 출발하려는데 바퀴가 펑크나 있네..ㅋㅋ;
젠장. 어쩐지 제천 도착할 즈음 통화로 친구넘에게도 말했는데 약~간의 경사만 져도 넘 힘들다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자전거를 끌고 걸어왔는데 그게 이미 자전거가 펑크나 있었던 것인데 내가
그걸 못느꼈던거지...;;
다시 때우거나 바퀴새걸로 갈고 출발할까 했는데 자전거 점포 있는 곳도 시내로나 나가야 있다고
하는 친구말에 1시간 정도를 자전거 끌고 가야할 생각과 확 김빠진 상태라서 고민 끝에 나의 무모한
자전거투어는 막을 내렸다..
덤프나 버스같은 육중한 차들과 함께 달리면서 참 나란 존재 나약한 넘이구나...
다시한 번 느꼈고 지금 이렇게 자전거나 타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딱
날 중단시켰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얻은 단 한가지 교훈을 꼽으라면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것...
주행을 하면서 약간의 오르막길이라도 있으면 기아조절이고 머고 허벅지가 터질것 같았기때문에
그냥 자전거를 끌고 올라야만 했다. 하지만 그렇게 낑낑대면서 걸어 올라간 다음엔 올라온 것
만큼의 쭉~뻗은 내리막길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는...
처음엔 가도가도 오르막길이니 죽을둥살둥대며 왜이렇게 내리막길이 안나오나 하며 투덜거리며
진행을 하지만 그 고생의 정점엔 날 위해 반기는 시~원함과 진행의 수월함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내.리.막.길. 이...
박달재를 넘을 때가 그랬고 '건강나라'를 찾아갈 때도 그랬다.쭉 뻗어서 패달을 밟지않고도 갈 수
있는 시원한 내리막길... 난 혼자서 환호성을 지르며 그 길을 질주했고... 브레이크란 넘은 나에겐 이미
의미가 없었다...평생남을 힘든 오르막길 다음의 씨~~원한 내리막길....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인생을 비유할 때는 내리막길이 있으면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들 비유하지만
이번 여행에선 반대로 힘든 오르막을 넘어선 다음엔 수월한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지금 힘들고 낑낑대며 오르막을 오르고 있지만 그 정점에서는 날 위해 뻗어있는 씨~원한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보다 많은 진행을 하지는 못한 여행이었지만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뜻깊은 여행이었다...
<우리 써니 가족들도 지금 힘들고 지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그 정점에 다다를 것이고, 곧 씨~원하게 펼쳐진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우리 모두 힘내서 그 정점에 도달하자구요~^^>
읽어주셔서 감사...
그리고...
나 자신에게...
살아있어서 감사...

[빵빵비켜라!]

ㅎㅎㅎ달아 놓은 주소(?) 머찐데요~~~??ㅎㅎㅎㅎ

[블랙조]

가릴 방법을 찾다가 그렇게 했네요..;

[상급닌자]

무슨 지옥주훈련도 아니고 -_-;;

[블랙조]

글게요.지옥주라 하심 해병닌자신듯

[상급닌자]

아니요. 수방사예하부대 출신이요.

[눈웃음]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네요. 먼 사람이 글케 무식케요? ㅋㅋㅋ 블랙쪼님 혹독 다이어트강사같은거 잘할 듯. ㅎㅎ
이제 다시 홧팅 열공합시당!

[블랙조]

넵 근데....누구신.....지...

[내일의희망]

ㅎㅎㅎ 너무 교묘히 가린거아닌가요~^^*

[블랙조]

멀 교묘힌가요 난 글자썼을 뿐이고

[神데렐라]

가리시니까 훨씬 멋지신듯...ㄷㄷ

[블랙조]

멋지긴 한가요; 감솨

[흰색마티즈]

아...어떡해 이름 본 사람 저밖에 없나요.....ㅋㅋㅋㅋㅋ 역시 블랙'조'셨군요 ^^ㅋㅋ 역시 뭐드라 ...귀한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 그랬는데 좋은 경험 하고 오셨네요. 오르막길, 내리막길....ㅎㅎㅎ 비유좋고!^^b! 뭘하든 잘하실거에요, 결단력, 추진력...! 파이팅! ^^

[블랙조]

티브님 예리하신

[하양구름]

끝에 계곡에서 찍은 두 사진 멋있어요 마지막에 <...> a^- ^ 요 괄호 안에 있는 말 멋져븐디

[블랙조]

역시 구수한 사투리양구님

[하양구름]

양구님 ㅡㅡ+ 또빠로 불러요 또빠로 검댕조 껌댕조님두

[【 살다가 】あいたい]

쪼매 바빠서 사랑방을 통 읽어보질 않았더니 벌써 기행문 다 올라왔네요. 앞에것까지 다 찾아 읽어보느라 힘들었음!^^;; 날씨가 너무 더워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 다음번엔 준비 잘 하셔서 꼭 완주해보시길 바랍니다.^^ 근데 뱀얘기에서 뱀이다아~ 뱀이다아~ 생각났어요. 잡아다 아버님 갖다드렸으면 좋아하셨을....................................까~아~요?ㅎㅎ

[블랙조]

캬캬캬캬캬 절 웃기시다니..

[神데렐라]

블랙조 아저씨 수고하셨네요...

[블랙조]

신데낄라 발꾸락 아주머니도 읽느라 고생하셨네요..;

[메론바]

그새 피부가 많이 까마졌네요. ^^:;

[블랙조]

괜히 블랙조가 아니랍니다히히

[블랙조]

1박2일에서 둘레길 일욜날 방송으로 하던데..함 보고 참고하고 가면 더 좋을듯해요
그리고 소금이랑 초코렛 같은거 챙겨가지 않아 봐야 하 괜히 블랙조가 투어수기 올린 것이 아니었구나 하면서 소금 좀 라고 구걸할끄야

[메이리♡]

카페주소 돋아요^^ㅋㅋ 진정한 자유인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블랙조]

돋아요 네 저도 돋아요.....; 저 계곡은 정말 추웠답니다. 저기만 여름이 아니었던듯..;

[얼음성]

저는 왜 휴게소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요? ㅎㅎ::　(왼쪽에 매점있고, 오른쪽에는 나무로 된 식탁 놓여진 식당 맞죠 ㅋㅋ)　블랙조님, 즐거운여행 하셨네요^^

[블랙조]

초록얼음마을 이장님께서 이미 알고 계시는 곳이었군요; 정말 쉬어 넘어야 하는 고개입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와..고생 많이 하셨네요..우어어..다시한번 저는 동네 마실다닐때나 자전거를 타겠다는 다짐을 ;;;; 이번 여행이 블랙조님한테 큰 재산이 된듯(부자 왕부자)

[블랙조]

왕똠배 아님 만족해야겠네요.캬캬캬;;

[초심 왕딸기]

마지막에서 두번째 사진 멋있는데요 저도 시원함과 거움 행복함이 마구 마구 묻어난다능 ^^

[블랙조]

차가워서 입이 쩍 벌어진 건데요...

[천하무적 양이(괜찮아)]

그저 감탄 밖에.. ㅋㅋ 살아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종아리가 더더욱 튼실해지신거 같아요.. ㅋㅋ
귀중한 재산 얻어 온 여행^^
블랙조님 파이팅!!

[블랙조]

귀중한 아리를 얻어온 여행...캬캬; 감사요^^

[블랙조]

네네 같이 공감하자구 사진올린거에요 더위 다 날라가죠

[깜찍녀]

정말 멋지십니다...그리고 존경....블랙조님 이제 뭐든지 다 해내실듯...

[블랙조]

아녜요 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