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민당 손혜원의원이 당적을 버렸다는 기사 오늘의 빅뉴스다.
이른바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 사건이 이렇게 까지 관심이 큰 이유는 본질적으로
‘나도 싼 가격에 부동산 사서 시세차익 누리고 싶다’는 자산증식 욕망을 공공연하게나
혹은 내심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사회의 특성에 여당 국회의원이 자신의 특권을 이용해
이를 ‘자행한거 아니야’ 하는 의심과 의혹과 시기와 질시와
‘그게 그렇게 바라볼 사안만이 아니다’는 의견들이 혼합된 상황에서 언론의 부실한 취재
그리고 손 의원 자체의 캐릭터가 화학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
또 하나가 있다면 목포라는 상징적인 도시의 힘도 크다. 목포는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매우 중요한 항구였고 그만큼 흥했던 동네였다. 수탈의 현장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당대에 앞서갔던 도시였고.
해방이후 사회적 변화와 국가 정책에 따라 도시 전체가 쇠락했고 지역감정이라는 측면에서도 상징적인 동네다.
지역 구도를 토대로 한 한국의 정치구도에서 목포는 광주와 함께 호남의 패권을 잡는 중요한 지역이었으니까
그리고 근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지금까지 한국사람들의 근대사 상징인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로 응축된
역사도 가지고 있다.
3.
삼학도와 유달산 목포항등 목포의 상징인 이곳들은 식민지와 현대사의 산증거이다..
어린시절 해남에서 살았던 나는 할아버지 손을잡고 산이면 상공에서 배를타고
목포 큰집에 갔던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은 영산호로 바다를 메워 육지가 되었지만 당시에 산이면은 서해안 뻘에서 나는
낙지와 굴등 그야말로 해산물의 천국이었다.
양동이에 담겨져있는 굴 (전라도에서는 석화라 부른다.)과 가늘고 긴발을 가진 낙지는
지금 생각해봐도 일품이었다.
4.
문제의 본질을 상식적이고 간단하게 단순화 시켜보면 사전개발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
을 노린 부동산 투기이냐 아니면 죽어있는 구도심의 적산가옥들을 관광지로 개발해
문화의 거리라는 예술적 엣센스가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인가 이다.
결정적인 게 ‘투기가 떠들고 다니면서 하냐’ 손 의원의 일성이다.
투기와 투자의 경계가 모호하긴 한데. 일반인들은 투기는 남모르게 하는 거라는 데 일단동의한다
그런데 손 의원은 이미 주구장창 목포 타령 했었지.
그래 이게 무슨 투기냐.
게다가 손 의원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투기꾼들의 투기 프로세스를 따르지(?)않았다.
5.
손 의원이 투기 프레임에 맞서 떳떳하게 나가는 이유이다.
게다가 손 의원이 열 받은 건 자신을 자기가 그렇게 ‘차별화’하려는 강남 복부인 아줌마 프레임으로 덧씌우려 했다는 것.
손 의원이 보도 이후 타워 팰리스도 안 산 사람이다. 라는 일성이 그런 손 의원의 사고 체계를 보여주는 말이다.
이게 또 흥미로운 지점인데 손 의원은 나는 문화예술 안목이 높은 교양있는 부르조아지 결코 졸부가 아니다.
이에 대한 자긍심이 큰 사람이다. 에잇 천박한 것들. 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
6.
무엇보다 문화재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돈보다 문화재다.
이게 일반적인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불가지점이기도 함. 저돈 주고 왜 저걸 사. 하는 게 많다.
소반 하나에 몇 백만원 주고 사왔다는 이야기 들으면서 나도‘아. 미쳤..’했었다.
게다가 손 의원은 목포 오기 전에 나전칠기의 본고장 통영에서 마음의 스크레치를 잔뜩 입고 왔다.
별 연고도 없는 통영에 오직 나전칠기 하나만 보고 정착하려 했으나 개발론자들과
지금 야당 출신 시장의 방해(?)로 좌절로
옛것을 존중하지 않고 그저 개발하고 길 내서 돈 벌 궁리만 하는 저속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하면서
속으로 진짜 돈 벌려면 오히려 옛것 잘 가꿔 문화적 자본을 쌓으면 그게 자연스럽게 경제적 이익이 될텐데
그런 생각을 했을것이라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다.
그러면서 어쩃든 무슨사연으로 목포에 갔는지는 모르지만 목포에서 자기의 안목으로는 가치있는 그런 핫플레이스한
아무도 그 가치를 모르는 적산가옥이 늘어서있는
문화재의 가치를 나름 주목하고 어떻게 저걸 보존할까 생각하다 입도선매를 한것이다.
고로 문화재에 대한 공공이익을 노린 투자라고 볼수있다.
7.
인간이 동물과 다른점은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것과 생각을 할수있다는 것이다.
먹고 입고 배설하고 치장하고 물질에 대한 욕망만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수도 없기때문에
수천년 역사동안 철학 인문학 종교등도 경제와 함께 발달해 왔다.
사람은 태어나고 자라 성인이 되면 경제적 활동을 하는것도 숙명이지만
자신의 존재를 생각하고 내면의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또다시 그위에서 발전시키고
이런 변증법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행복을 찾는것이다.
진짜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 그리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내면의 성찰을 해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꿈이야기 전문가적인 견해시네요.
뉴공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쨌든 부적절한 행보라는 일부 얘기도 있지만 전 투기는 아니라고 보고 돌발적인 측면이 있긴 해도 손혜원 의원의 진정성을 믿는 편입니다
@꿈이야기 저는 투기냐 투자냐 이걸 따지고 싶은건 아닙니다.
물론 사실관계를 밝히는것도 중요한일이죠
그것보다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의
천박함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탐욕 이런걸 성찰해보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으른로봇 확실히 SBS는 희대의 삽질을 했다는게 드러나고 있고
손혜원 타운이라는 비열한
조선일보
우리언론들의 수준입니다.
@빼들봄 목포가 그런 곳인줄도 몰랐던 저 같은 사람은 이번 기회에 새삼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가난하고 낙후된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곳이라... 이 모근 해프닝과는 별개로 엉뚱하게도 목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게으른로봇 나중에 저랑 같이가시죠 ㅋ
제가 가이드 해드릴게요
@게으른로봇 저도 사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발에 대한 헐고 부수고
새로짓는 막연한 생각
그리고 이런 불균형의 폐해
를 생각해보며
문화와 전통 옛것에 대한 소중함
을 깨달은거 같습니다.
@꿈이야기 님의 전문가적인 견해 또 한수 배웠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회는 늘 힘있는 사람들의 독선보다는ㆍ 집단적 지성에 의해 사회적 결정을
내릴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해봅니다.
@꿈이야기 전문가 다우신 고견 잘 읽고 갑니다 풍납동 아파트도 그런 사연이 있는줄은 몰랐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씁쓸합니다.
선동이 먹히는 사회~~
밥님 말씀처럼 좋고 나쁘게는
맘만 먹으면 다들 뚝딱뚝딱
잘 도 만들어 내는거 같습니다
진실이 뭔지는 시간이 한참 흐른
다음이나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척 지나가기도 하구요
가까운 경우 4대강도
먼경우 평화의댐도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다들
댐을 안만들면 수공으로
63빌딩 3분의1이 잠긴다는 둥
그런 선동에 놀아나기도
했구요 ㅠㅠ
@밥밑에후라이 에밀졸라 "드레퓌스사건이 떠오르네요
무죄를 밝혔을때는 이미 형을 마치고 인생이 망가진 주인공
대중의 선동은 형체없는 악마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