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Day
6.05 日 맑음
완도 – 신지도 – 고금도 – 장흥 – 장흥 노력항
9:45 - 17:32
여행시간: 7:47, 주행시간 4:41
주행거리: 56.33km, 누적거리: 1,032.55km
05:30 기상
텐트 안으로 햇살이 가득 번져 들어와 문을 열어보니 바로 앞에서 해가 떴다. 좀 더 일찍 일어났음 일출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뒤늦게 일출 사진을 찍고선 스트레칭 후 아침 식사를 한다. 이젠 고추장도, 반찬도 모두 다 떨어졌다. 점심엔 식당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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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항에서 만난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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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너무 거칠어져 피가 날 지경;;
짐을 싸고 있는데, 한 도보여행자를 만났다. 최인태씨라고 나보다 2살인가 연장자이다. 성남에서부터 시작해서 국도를 따라 걸어 목포를 찍고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제주도를 가고 싶은데, 배를 놓쳐서 어찌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하길래 청산도가 정말 좋으니 가보라고 추천을 해줬다. 도보여행... 한 땐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이었는데 무릎을 다친 후론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되 버렸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지라 함께 사진을 찍고선 09:45분 출발.
길을 못 찾아 한참 헤매다 겨우 13번 국도에 올라타고선 신지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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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자 '최인태'님. 서로의 여행을 보고 한참 서로 부러워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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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대교에서 바라본 완도농공단지 - 바다색이 참 곱다
11:10 신지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맑고 좋지만 햇볕이 너무 뜨거워 숨이 턱턱 막힌다. 게다가 신지도는 길이 계속 업힐이다. 하지만 지금껏 업힐을 많이 겪어 봐서인지 그나마 할만했다.
급한 경사의 커브길을 돌아 내려가니 드디어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규모가 꽤 크고, 일요일이라 그런지 찾아온 사람도 많다. 하지만 너무 조용한 게 왠지 해수욕장 같은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아직 피서철이 아니라 그런가... 암튼 서먹하다. 해변을 거닐며 구경하다 해변 끝에 중국집을 발견. 점심을 먹으러 이동한다.
볶음밥 곱빼기가 5,000원. 값도 착하고 주인 아저씨도 친절하다. 하지만 위생상태는 그냥 그렇다. 중국집이 다 그렇지 머... 밥을 다 먹고선 남은 반찬을 비닐봉지에 담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젊은 커플이 날 이상하게 쳐다본다. -_-;
이제 고금도로 건너가 장흥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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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십리 해수욕장 - 아직 철이 아니라 그런지 썰렁하다...
고금도
고금도로 가기 위해선 송곡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 송곡선착장까진 약 4km 정도 거리 근방이다. 조용한 마을을 지나면 나오는 송곡선착장. 강원도 산골짜기에 있는 작은 간이역 같은 분위기다. 한강에서 많이 볼 수 있던 자그마한 화물선을 타고 10분만 가면 고금도 상정선착장에 도착한다. 요금은 사람은 1명에 1,000원. 자전거 요금은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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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곡선착장으로 향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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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곡 선착장 - 너무 자그마해서 첨엔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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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곡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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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곡선착장 - 1인당 1천원. 10분이면 고금도 상정 선착장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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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이는 곳이 고금도 상정 선착장
상정 선착장에 내려 지도를 보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오시더니 말을 거신다. 강진에서 오는 길인데, 고금도는 온통 산길이라고 나한테 겁을 준다. 젠장;; 어쩐지 지도에도 섬이 산만 보이더라니;;;
13:15분.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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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지도가 온통 산뿐이라 쫄았는데 알고 보니 별거 아닌.. =_=;
13:41분. 고금도 읍내 도착. 뭐야 이거. 산길이라더니 뭐 그냥 나지막한 언덕길이다. 뭐 이런 거에 쫄았단 말야;; 싱겁다. 그런데 이 동네... 조그만 섬마을인데도 읍내에 나름 있을 건 다 있다. 패밀리마트도 있고, 다방은 또 왜 이리 많은 거야? 식당보다 다방이 더 많다. 서울 같은 도시엔 슈퍼보다 교회가 더 많고, 시골엔 식당보다 다방이 더 많은가 보다 묘한 상관관계가 성립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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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골 마을엔 식당보다 다방이 더 많을까?
날이 너무 더워 잠시 휴식 후 출발. 얼마 안가 고금대교 앞 휴게소에서 다시 물을 끼얹는다. 정말이지 몸이 익어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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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만 건너면 드디어 장흥이다!
장흥
15:20분. 고금대교를 건너 드디어 장흥에 들어선다. 장흥 남쪽은 간척지라 그런지 중간에 우뚝 솟은 산 이외엔 모두 끝없이 평탄하게 이어진 논밭이다.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어서 매우 이국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감상도 잠깐. 내가 달리고 있는 23번 국도는 공성산을 끼고 도는 업힐이다.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업힐이라니... 허벅지가 터질 듯 하고 머리는 어질어질하다. 이 악물고 발악을 하며 겨우 정상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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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보이는 건 비닐을 말아 놓은 것. 꼭 양떼 같다.
가뿐 숨을 몰아 쉬며 쉬면서 노력항 출항 오렌지호 시간표를 알아보니 마지막 배가 5:00에 있다. 지금 시간이 4:10분... 아슬아슬하다... 빡세게 달리면 도착할 수 있겠지만 제주도에 밤늦게 도착해서 어디서 자야 할 지 모르겠다. 그냥 여기서 하루 묵고 내일 아침 첫 배를 타는 게 낫겠다. 16:25분 출발. 이때부턴 여유 있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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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빡셌던 공성산 업힐. 죽는 줄 알았다;; 더운 날씨가 크게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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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남쪽엔 간척지가 많다.
지평선이 보일 듯 평평하고 넓게 펼쳐진 간척지를 보고 있노라면 맘이 편안해 진다.
17:32 노력항 도착
연지교차로에서 회진쪽으로 우회전하여 들어가면 조용한 시골마을을 감상하며 달리게 된다. 날씨까지 맑으니 뻥 뚫린 간척지가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회진읍내를 지나 얼마 가지 않으면 나오는 회진대교를 건너면 바로 노력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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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항을 향해~
1박2일 덕분에 유명해진 장흥 노력항. 섬에 진입하면 곳곳에 온통 민박집 광고 현수막이 널려 있다. 덕분에 나까지 오늘 하루 편하게 민박을 하고 싶어진다. 말끔하게 닦여진 해안도로를 타고 4km정도를 달리니 드디어 노력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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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빛이 드리워진 장흥 노력항
마지막 배가 떠나서인지 사람들도 없고, 카운터에 직원들도 보이지 않는다. 내일 표를 구매하려는 데, 승선표는 당일구매가 되지 않고 예약을 해야만 된다지만, 자전거 여행자라고 하니 특별히 봐준단다. 내가 보기엔 말만 그렇지 다들 해주는 것 같다. 내일 아침 첫차 08:30분을 예매한다. 승선료는 31,000원. 자전거 선적료는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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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가 떠난 뒤라 썰렁하다
할 일이 없어 한참 TV만 보고 있다가 주변을 산책한다. 밖에 나가보니 옥외 화장실이 아주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일단 화장실에서 샤워부터 한다. 너무 깔끔하고 햇살도 잘 들어서 꼭 집에서 샤워하는 기분이다.
일몰 사진을 찍은 후 매점에서 저녁으로 먹을 컵라면과 빵을 산다.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20:30분에 제주에서 출발한 배가 도착하고 나면 모두 퇴근하면서 대합실도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잘됐다. 오늘 밤은 터미널 옆에서 텐트치고 자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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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분. 제주 성산항에서 출발한 마지막 배가 도착한다.
직원들도 모두 퇴근하고 손님들도 모두 빠진 것을 확인한 후 텐트를 친다. 당직인듯한 직원이 날 봤지만 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다행이다. 터미널과 화장실이 양 옆에서 바람도 잘 막아주고, 좁은 텐트 안에서 짐 정리하며 움직이느라 땀이 나서 침낭을 꺼내지 않고 그냥 잠든다.
23:13분 취침. 드디어 내일이면 제주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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