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가솝(Tegasorb)’, ‘테가덤(Tegaderm)’으로 물집방지한다.

“물집만 안 잡혔으면 sub-3 했을텐데….”, “허벅지 안쪽(또는 젖꼭지)만 안 쓸렸어도 10분은 단축 했을텐데…. 이제 이런 말은 구차한 변명거리에 불과하게 됐다. ‘테가솝(Tegasorb)’, ‘테가덤(Tegaderm)’. >필자가 찾은 달리기 용품 중에 가장 기특한 제품이다. 얄팍한 테이프 모양인데, 이 작은 제품이 42.195km의 든든한 동반자가 된다. 물집빈발 주자에겐 진정 수호천사다. 이 제품을 발굴하기 전까지 필자의 대회전 물집예방 전략은 이랬다. 먼저 대회 이틀전 발톱을 정리한다. 깍고, 다듬고… 그리고 대회 출발전 ‘바셀린’을 발가락 끝과 사이사이 그리고 물집 예상부위, 즉 엄지발가락 밑의 앞꿈치, 새끼발가락 사이에 조심스레 바른다. 이때 너무 많이 바르면 끈끈하고 미끄러워 느낌이 안 좋다. 또 다른 방법은 흰색 ‘반창고’를 붙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두 가지 방법 모두 미끈거림과 이물감 때문에 좋은 기분을 유지하긴 힘들다. 레이스 중반부에 다다르면 약발이 떨어진다. 바셀린은 땀과 젖어 미끈미끈 축축해지고, 반창고는 너덜너덜 해진다. 결국 물집은 마라톤 하는데 숙명적 현상이라 생각하기에 이르렀었다. 하지만 지금은 천만의 말씀이다. ‘테가솝’, ‘테가덤’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 ‘테가솝’,’테가덤’은 의료용 드레싱(dressing)이다. 즉 찰과상,욕창 등 짓무르는 상처 부위에, 또는 수술후 봉합부위에 쓰는 보호막 테이프이다. 따라서 멸균기능은 기본이고,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는 ‘제2의 피부(second skin)’이다. 필자가 ‘테가솝’을 쓰기 시작한 것은 작년 동아마라톤부터였다. 마라톤 대회를 치루고 나면 꼭 발앞꿈치(엄지발가락 밑)에 100원짜리 만한 물집이 잡혀왔기 때문에, 대회후반부에 다다르면 거의 공포수준에 이른다. 특히 앞꿈치가 얇은 레이싱화를 신고 달리면 물집발생 100%였다. 그러나 ‘테가솝’을 쓰고 난 후부터는 이런 공포감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진정 물집발생 ‘제로’다. 아무리 얄팍한 레이싱화를 신고, 신나게 밟아도 물집은 남의 얘기다. 사실 남들이 부러워했다. 얇은 레이싱화를 신고 그렇게 빨리(?) 달려도 왜 물집이 안 생기냐고. 마치 금지약물이라도 복용한 선수처럼 조용히 입다물고 있었다. 너무 멀쩡한게 미안해서. ‘테가솝’은 촉촉한 접착성분(hydrocolloid)이라 피부에 지속적으로 습윤환경을 제공한다. 피부색깔과 똑같아 시각적 거부감도 없다. 내공으로 옹골찬 굳은살을 하나 더 덧댄 느낌이다. ‘테가덤’은 젖꼭지가 쓸려서 고통스러운 분들께 또 하나의 히든카드. 투명 초박형 멸균 테이프이다. 마치 주방용 랲과 같다. 기존의 반창고 또는 밴드에 비해 전혀 이물감을 못 느끼는 게 특징. 접착력은 ‘다이하드’다. 일단 한번 붙이면 잘 안 떨어진다. 더욱 신통한 것은 뗄 때 안 아프다는 점이다. 남녀공용(?)인 점은 ‘테가덤’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기존의 ‘닙가드(nip guard)’가 남성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여성이 쓰기에는 원초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테가덤’은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그때그때’ 다 적용된다. 샤워할 때 방수막을 형성하여 상처부위를 보호한다. 특히 어린이가 있는 집안의 가정상비 구급품으로 꼭 권할 만 하다. 사이즈별로 나오므로, ‘허벅지 쓸림’이 심한 분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제일 넓은 제품(10cm * 12cm)을 쓰면 된다. 이제 물집타령, 쓸림타령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번 동아마라톤은 물집,쓸림의 공포로부터 해방될 원년 대회가 될 것이다. 아스피린이 진통제의 대명사이듯이, ‘테가솝’,’테가덤’은 ‘물집,쓸림방지’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 3M 제품이고, 러너스클럽 매장에서 구할 수 있다. 야후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