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회원 여러분께
2014년 1월1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부산일보에 단편소설을 하나씩 발표하는 바람에 1년 동안 숨 쉴 틈 없이 허덕거리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1년 동안 단편을 싣다보니 모두 해서 50여 편이나 되는군요. 일간신문에서 한 작가가 장편도 아닌 단편소설을 1년 동안 매주 발표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신문사와 부산문단에서는 놀라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50여 편의 작품들을 일별해보면서 그래도 1년 동안 고생한 보람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들은 현재 부산일보 사이트에 들어가 문화-기획연재를 누르면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것은 70이 넘은 늙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창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특히 신인작가들, 그리고 소설창작 지망생들에게는 단편소설 창작의 모델 케이스로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소설은 두 가지 주제로 써나갔습니다. 1월부터 6월까지는 ‘달맞이언덕의 안개’라는 타이틀로 26편, 7월부터 12월까지는 ‘해운대, 그 태양과 모래’라는 타이틀로 25편을 주제에 맞게 집필해나갔습니다. 단편 제목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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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언덕의 안개’ 단편시리즈
<작가의 말>
해운대 달맞이언덕 위에는 여름철이면 짙은 안개가 똬리를 튼다. 안개가 바다에서 밀고올라오는 광경을 보고 있으면 마치 100만 대군이 무서운 기세로 쳐들어오는 것처럼 그 기세가 대단하다. 그렇게 일단 위로 올라온 안개는 점령군처럼 버티고 앉아 도무지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은채 오랫동안 주둔하면서 갖은 행패를 다 부린다. 그러나 그 안개는 나에게는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달콤한 속삭임이었고, 연인의 부드럽고 촉촉한 손길이었고, 많은 비밀을 간직한 삶의 끝없는 미로였고, 방황하는 내 고독한 영혼의 동반자였다. 지난 20여년 동안 언덕 위에 외롭게 서있는 추리문학관의 미스터리는 바로 안개가 낳은 사생아였기에 나는 그 안개 속을 방황하면서 몽환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고, 발에 밟혀 바스라진 낙엽의 잔해를 닮아가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러나 그 깊은 이치와 아름다움을 이해하기에는 나는 너무 비천했고 무지몽매했다.
그 비천하고 무지몽매한 삶의 마지막 오솔길에서 안개비에 푹 젖어있는 흔적들을 건져 올려 절망의 언어들로 빚어낸 것이 이번에 선보이게 될 달맞이언덕의 안개 시리즈 단편들이다. 1m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그 안개 속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애환이, 버려진 삶의 동물적 신음소리와 더러운 탐욕이 썩고 있는지 아마 당신들은 모를 것이다. 나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건져내 나의 몽환적 삶의 편린으로 엮어낼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그것들은 거대한 안개가 되어 달맞이언덕의 전설로 남게될 것이다. 삶의 고통과 허무, 고독한 영혼, 눈물겨운 사랑과 피를 말리는 이별의 아픔, 시대의 고통과 민초들의 몸부림, 우리들의 몸 속에 흐르는 살인의 철학--이런 것들이 절망의 언어들로 그 야윈 모습들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1. 죄와 벌, 그리고 안개 2014.1.1(수)
2. 안개속의 락페스티벌 1.2(목)
3. 여보!-안개가 부르는 소리 1.9(목)
4. 찢어진 안개 1.16(목)
5. 나카가와 강에 흐르는 안개 1.23(목)
6. 안개 속의 초라한 자화상 2.6(목)
7. 안개 낀 밤의 바다에서 2.13(목)
8. 슬픈 안개 2.20(목)
9. 안개여 안개여 2.27(목)
10. 달리, 안개를 그리다 3.6(목)
11. 파리의 안개, 그리고 헤밍웨이1 3.13(목)
12. 파리의 안개, 그리고 헤밍웨이2 3.20(목)
13. 안개와 함께 밤의 열기 속에서 3.27(목)
14. 피와 모래, 그리고 안개 4.3(목)
15. 안개 속으로 사라진 여인 4.10(목)
16. 안개, 살인의 철학을 이야기하다 4.17(목)
17. 안개비에 젖은 살인의 철학 4.24(목)
18. 런던의 안개 5.1(목)
19. 안개속의 정사 5.8(목)
20. 밤안개 5.15(목)
21. 붉은 안개 5.22(목)
22. 안개는 알고 있다 5.29(목)
23. 모나리자, 안개 속으로 사라지다 6.5(목)
24. 안개와 소녀 6.12(목)
25. 죽음의 땅에 흐르는 안개, 그리고 개들의 축제 6.19(목)
26. 아, 달맞이언덕의 안개여! 6.2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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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그 태양과 모래’ 단편시리즈
<작가의 말>
해운대 엘레지
해운대 바닷가는 헤아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다. 일년내내 끊임없이 사람들이 몰려오다보니 그 숫자만큼 농익은 밀어들이 조개껍질처럼 쌓여가고, 밤이면 그것들은 살그머니 되살아나 무수한 별들이 되어 밤바다에 반짝인다. 누군가가 그것들을 건져올려 진주조개로 만들어주기를 기다려왔지만 지금까지 그런 시도를 한 작가는 없었고, 그 바람에 그것들은 무관심 속에 오랫 동안 방치되어왔다.
해운대를 무대로 한 작품이 거의 없다는 이 이상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나는 해운대에 빚을 갚는 심정으로 펜을 든다. 외지인들에게 해운대는 부산과 동의어이자 낭만의 종착지로서 깊이 각인되어있다. 세파에 시달리고 삭막한 현실에 절망한 그들은 어느 날 고독한 방랑자가 되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기 위해 낭만을 품고 해운대 바닷가를 찾아온다. 밤의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여인과 비탄에 젖은 사내의 눈물, 타오르는 욕망으로 몸부림치는 연인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목놓아부르는 절규-----해운대 바다는 이 모든 것들을 감싸주고 침묵한다. 참을 수 없는 나는 그들에게 해운대 엘레지를 들려줄 생각이다. 구슬픈 가락으로.
1. 바다의 저주 2014.7.3(목)
2. 해운대 여인 7.10(목)
3. 여름밤의 꿈 7.17(목)
4. 목로주점 7.24(목)
5. 서울에서 온 소녀 7.31(목)
6. 비정의 거리 8.7(목)
7. 세상에서 제일 쓸쓸한 사나이 8.14(목)
8. 암호명‘시카고의 안개’8.21(목)
9. 알파와 오메가 8.28(목)
10. 서울에서 온 여인 9.4(목)
11. 야만의 도시 9.11(목)
12. 버림받은 여자 9.18(목)
13. 해운대의 잠못이루는 밤 10.2(목)
14. 악마 같은 여자 10.9(목)
15. 술마시는 소년 9.21(일)송고/10.16(목)
16. 오해 10.23(목)
17. 젖은 낙엽 10.30(목)
18. 남몰래 흐르는 눈물 11.6(목)
19. 부산행 야간열차 11.13(목)
20. 30년 11.20(목)
21. 1973년 여름, 베를린의 안개 11.27(목)
22. 안개 속의 얼굴 12.4(목)
23. 청사포에서 12.11(목)
24. 오사카 살인 12.18(목)
25. 푸른 연기가 나고 학은 서쪽을 향해 안개 속으로 날아갔다 12.25(목)
[글을 읽으려면 링크 주소나 그림 클릭]
[김성종의 달맞이언덕의 안개] 1. '죄와 벌' 그리고 안개
http://goo.gl/McF021
[김성종의 해운대, 그 태양과 모래] 1. 바다의 저주
http://goo.gl/8kgKmf
첫댓글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연말을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마무리하고 연시를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맞이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죄다 읽어보고싶습니다. 놀라운 에너지입니다요.
시간 날 때마다 한 편씩 읽으면 한동안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군요...^^
존경합니다..^^
저도요...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역시 선생님의 능력과 열정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죠. 참 대단한 분입니다. 반성했어요.
일주일에 한편이라니...
대단하죠..ㅎㅎ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저도 지망생 때 일주일에 한 편 꼴로 써서 이후 그걸로 몇 년 버틴 기억이 있는데... 그건 시작할 때의 그 열정이 넘쳐서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고... 엄청 쓰고 명성도 얻은 노 소설가가 그런 엄청난 열정이 남아 있다는 게 대단하군요. 진심으로 박수를...
박수 칠만하죠..황세연 님도 대단하군요. 일주일에 한 편씩이라니....
1주일에 1편이라니, 대단하시네요
네, 대단합니다. 부럽고 존경스럽고 그렇습니다...
친구집이 해운대 추리문학관 옆이라 근처에 한번씩 지나가는데 보이시더군요..싸인 한장 받아야 하는데..
오늘 8부까지 읽었는데 상당히 재미있네요. 며칠안에 다 읽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