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 예수님이 탄생하실 무렵
장소 : 예루살렘 시장, 사막, 베들레헴의 마구간
등장인물 : 천사 목소리, 참새
1막-빵장수, 생선장수, 과일장수
2막-동방박사 1, 2, 3, 병사 1, 2
프롤로그-기쁜 소식
천사 (어둠 속에서 목소리만) 착하신 마리아님!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을 낳게 될 거예요.
(조명-롱핀으로 참새만 비춘다. 무대의 가장자리에 있던 참새가 롱핀을 받자 약간 과장된 몸짓으로 귀를 기울이는 시늉을 하며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다.)
참새 오잉? 이게 무슨 소리지? 하느님의 아들이 세상에 오신다고?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두 날개를 가슴에 모으며) 아! 내 심장이 마구 뛰네. 어서, 이 기쁜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어! 그럼, 힘을 내서 날아가 볼까?
제1막-예루살렘 시장
빵장수와 생선장수, 그리고 과일장수의 물건이 진열되어 있고, 세 장수는 각각 물건을 홍보하느라 정신이 없다.
(참새가 무대 옆으로 이동하면 롱핀 꺼지고, 조명 서서히 밝아온다.)
빵장수 (빵을 하늘 높이 들며) 자! 빵 사세요. 갓 구운 빵입니다.
생선장수 (생선을 들고 이리저리 다니며) 이것 보세요! 펄펄 뛰는 생선 보이시죠? 갈릴래아 호수에서 새벽에 잡은 싱싱한 생선 사세요!
과일장수 (메밀묵! 찹쌀떡~ 음으로 익살맞게) 대추야자~ 코코넛!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르는 과일 사세요! 여드름, 고민 뚝! 사막의 거친 피부엔 과일이 딱이에요!
노래 1 시장 상인들의 노래
(전주 올라가면 노래 시작. 빵장수와 생선장수, 과일장수가 각각 자신의 파트를 부르면서 동작을 한다.)
(빵장수) 구수하고 맛있는 빵 사세요.
(생선장수) 펄펄뛰는 싱싱한 생선 있죠.
(과일장수) 달콤하고 신선한 과일 있는 이곳은 예루살렘 시장
(빵장수) 세상에서 제일 멋진 이곳엔
(생선장수) 진귀한 물건들이 다 있어요.
(과일장수) 하지만 이곳에서도 없는 게 딱 하나 하나가 있지요.
(다같이) 그것은 우리를 구원하실 예수님
어서 빨리 보내 주세요, 하느님.
그분은 우리를 구원하실 예수님
어서 빨리 보내 주세요.
(노래 끝나자마자, 시장 상인들 한숨을 쉬며 자리에 선다. 바로 그때 참새 등장한다.)
참새 (생선장수 앞으로 포로로 뛰어가서) 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기쁜 소식을 가지고 왔어요. 예수님이 곧 태어나신대요.
생선장수 (참새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밀치며) 에잇! 이게 뭐야! 참새잖아. 귀찮게시리……. 오라는 손님은 안 오고 웬 참새가 훼방이야?
(다른 상인들은 자신의 물건을 만지거나, 몸짓으로 장사를 한다.)
참새 (몸을 털며 과일장수 앞으로 다시 포로로 뛰어간다.) 아저씨! 제 말 좀 들어 보세요! 예수님이 곧 태어나신대요! 기쁘지 않아요?
과일장수 (과일 하나를 들어 참새를 향해 던지며-던지는 과일은 모형으로 만들어도 된다.) 에잇! 이 참새가 과일을 다 쪼아 먹으려 하네! 휘이~ 저리 가! 저리 가라구!
참새 (가슴을 치며 답답하다는 듯이) 아이 참! 그게 아니라…….
(참새는 과일을 맞으면서 날아가고, 암전. 무대가 바뀌는 동안 무대 옆으로 이동한 참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롱핀으로 참새 비춘다.)
노래 2 참새의 노래
저는 보잘것없는 작은 참새예요. 아주 작고 힘이 없지요.
하지만,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 기쁘게 알리고 싶어요.
누군가 내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 줄 날 그때만 기다리며 날아갈래요.
누군가 내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 줄 날 그때만 기다리며 날아갈래요.
제2막-사막
하늘엔 커다란 별이 떠 있고, 바람만이 거세게 부는 사막.
(E : 바람소리 / 참새가 힘겹게 날갯짓을 하며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다. 이때 무대 옆에서 동방박사 세 사람이 낙타를 타고 등장한다. 참새, 동방박사들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박사 1 (바람이 심해서 괴롭다는 표정) 어허! 이렇게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우리의 왕을 제때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박사 2 그러게 말입니다.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며) 예언서에 저 별만 따라가면 된다고 쓰여 있는데, 아무도 왕의 탄생을 알지 못하니……. 휴우, 정말 답답할 따름입니다.
박사 3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자, 자, 힘들 내세요. 조금만 더 가면 왕궁이 나올 겁니다. 아, 참! 헤로데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그는 알지 않을까요? (주머니에서 상자를 꺼내며) 자! 이렇게 우리가 준비한 선물도 있으니, 왕께서도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 주실 겁니다. 힘들 내십시오.
(참새, 박사 1 옆으로 다가가자 동방박사들이 참새를 다정하게 바라본다.)
참새 박사님! 제가 알아요! 우리를 구원하실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댔어요.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께 말씀하시는 걸 제가 들었어요. 어서 베들레헴으로 가 보세요!
박사 1 (머리를 긁다가 감탄사와 함께) 오호…… (다시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얘야, 난 별 박사야. 새 박사가 아니란다.
(참새, 답답하다는 듯이 계속 날갯짓을 한다.)
박사 1 그래! 이제야 알겠구나. (뭔가 알아차린 듯한 표정으로) 네가 배가 고픈 게로구나. (주머니를 뒤져 빵을 꺼내 던지며) 옛다! 참새야. 이거 먹고, 힘 내거라.
참새 (빵을 주우면서) 그게 아니라…… 제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거라고요. 제가 그곳이 어디인지 알아요. 제 말 듣고 계시는 거예요? 제가 안다고요. 지금 찾고 계신 곳 말이에요. …… (계속해서 설명을 한다.)
박사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참새를 빤히 쳐다본다.)
(E : 나팔소리 / 병사 두 명 등장. 병사는 과장된 동작으로 지나치게 힘차게 손과 발을 휘저으며 걸어 나온다.)
병사 1 아니! 어르신들!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병사 2 (다급히 말 받으며) 이제 모래바람이 더 세게 불 겁니다.
박사 2 (병사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장차 태어나실 왕을 경배하려고 동방에서 온 박사들입니다.
병사 1 (무척 놀라며) 예? 왕비님은 아기를 잉태하지 않으셨는데…… 새로운 임금님이 태어나시다뇨? 뭔가 잘못 아신 것 아닙니까?
박사 3 왕궁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세요. 우리가 왕께 직접 물어 보겠소.
병사 2 (크게 손짓하며) 그렇다면, 저리로 가세요. 바로 궁전이 보일 겁니다.
(동방박사들, 왕궁을 향해서 급히 떠난다. 상심한 참새, 병사들에게 말을 꺼내려고 하자 병사들 참새를 바라보다 입맛을 다신다.)
병사 1 (아주 좋아하며 두 손을 비비면서) 아니? 이게 뭐야? 참새잖아?
병사 2 (병사 1을 바라보며) 출출한데…… 구워 먹을까?
참새 (기겁을 하고 달아난다.)
병사 1 (따라가며) 어어? 내 간식이 도망간다!
병사 2 (따라 뛰어가며) 참새 잡아라!
참새 아이고~ 참새 살려! 나 먹으면 조류 독감 걸려요. 먹지 마세요!
병사 1 그런 게 어딨어? 구워 먹으면 되지!
참새 (뛰어가다 말고 잠시 멈춰서) 어? 저 아저씨는 내 말을 알아듣네. (다시 뛰며) 그래도! 일단은, 도망가자!
(암전. 새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참새와 병사의 목소리만 들린다. 병사는 참새를 계속 따라다니고, 참새는 피해 다닌다. 만약 무대 설치가 오래 걸리면, 무대 양 끝에 참새와 병사를 두고 참새와 병사를 롱핀으로 비추어 주면서 관객의 시선을 끌 수 있다.)
제3막-베들레헴 마구간
전형적인 마구간. 소와 말과 양이 조용히 쉬고 있다.
참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등장해 땀을 닦는다.) 아이고, 십 년 감수했네. 내가 어떻게 간식으로 보여? 이래 봬도 내가 이달의 참새로 뽑힌 참샌데……. (다시 안을 살피며) 근데…… 맞게 찾아왔나? (약간 우물쭈물하며) 저…… 여보세요? 여기가 베들레헴 맞나요?
소 음메~ (느린 말투로) 맞아요~ 그런데, 참새 씨가 여긴 어떻게 오셨나요?
참새 아, 네. 천사가 전해 주는 말씀을 들었어요. 이곳에서 우리의 구세주 예수님께서 태어나신다고…….
말 (코웃음을 치며) 너 참 웃기는 애구나. 히히힝! 천사가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네가 천사의 말을 들었다면 난 말이 아니라 유니콘이다! 그리고, 왕이 이렇게 초라하고 더러운 마구간에서 태어난다는 게 말이 되니? 궁전이면 몰라도! 얘, 정말 웃긴다. 히히힝~ (발까지 구르며 웃다가 뒤로 넘어간다.)
참새 그게…… 저…… (화가 난다는 듯이) 진짜예요. 제가 똑똑히 들었다고요. (날개를 세차게 푸드득거리면서) 그 기쁜 소식을 알리려고 이렇게 먼 길을 날아왔는데, 왜 아무도 믿어 주지 않는 거죠?
양 (메에에~) 말아! 이제 그만 웃어라! 참새 씨 덕분에 우리가 아기 예수님께 처음으로 경배를 드릴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됐잖니? (참새를 보면서) 오느라고 수고 많았어요. 여기 있다가 왕께서 태어나시면 같이 경배드려요.
참새 (밝은 표정으로) 제 말을 이제야 믿으시는군요.
(이때 요셉, 진통하는 만삭의 마리아를 부축하고 마구간으로 들어온다.)
요셉 (마리아를 자리에 앉히며) 자! 여기에 좀 앉으세요. 여관 주인이 이곳이라도 내어 주었으니 정말 다행이요!
(동물들, 마리아를 감싸자 마리아, 아기 예수를 구유에 뉘인다. 동물들 기뻐하면서 노래를 시작한다.)
노래 3 동물들의 합창
(소) 사랑스런 예수님 태어나셨네.
(동물들 같이) 베들레헴 구유에서 나셨네.
(소) 경배하세 예수님 찬양 드리세.
(동물들 같이) 모두 다 기쁜 맘으로 찬미 드리세.
(말) 말구유를 아기 침대로 선물 드릴게요, 주님.
(동물들 같이) 베들레헴 구유에서 나신 주님
(양) 양털로 짠 아기 새 옷도 선물 드릴게요.
(참새) 전 노래로 아기 선물을 준비해 드리죠.
(다같이) 기쁜 성탄절, 기쁜 성탄절 주님 태어나신 날.
오 기쁜 성탄절, 기쁜 성탄절 주님 경배 드리세.
기쁜 성탄절, 기쁜 성탄절 주님 태어나신 날.
오 기쁜 성탄절, 기쁜 성탄절 주님 경배 드리세.
(동물들의 노랫소리와 함께 막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