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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하룻밤이 늦으면 사흘 밤이 늦게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무엇인가 하게 되면 연속으로 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데, 예를 들면 좋은 일이 생기면 계속 좋은 일들이 연이어 ‘터지게 되고’ 또 좋지 않은 일이라면 그것도 연이어 발생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인지, 옛 어른들의 말씀 중에는, 되도록이면 좋은 것들이 일어나게 하고, 반면에 좋지 않은 일의 대표격인 ‘경찰서, 병원, 약국’ 등은 아예 처음부터 가지 말라는 것이 있다. 사실 요즘 시대에는 그 의미가 조금 바뀌었지만, 어쨌든 주요한 의미는 주로 ‘안 좋은 곳’은 아예 처음부터 가지 말라는 말씀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틀리지도 않고 썩 맞지도 않는데, 묘하게도 이런 곳들은 한번 가면 어느 정도 계속 가게 된다. 경찰서는 잘 모르겠지만, 병원의 경우는 거의 맞는 말이다. 일단 어디가 불편하거나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면, 처음에는 검사를 받고 그리고 아주 긴급하게 실려오거나 응급 환자가 아니라면 본격적인 치료를 위해 ‘다른 날’을 예약하게 된다. 그리고 해당 날짜에는 검사 결과를 상담한다. 다행히 검사 결과와 함께 해당일에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본격적인 치료를 위해 또 한번 따로 ‘날’을 잡게 된다. 그리고 해당 날짜가 도래해서야 비로서 치료를 받게 되고, 이후에는 치료 경과를 상담 받으러 “또” 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조금 심각한 치료를 요하는 경우에는,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예후를 상담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더” 가게 된다. 자연계에는 연쇄 법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꼭 이러한 법칙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의 삶 속에 이런 속담이 어느 정도 맞는 경우가 있다.
상주산 길나섬도 그랬다. 이곳에는 확실히 드라마를 쓰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리고 내겐 속담에서 언급하는 ‘사흘 밤’까지 아직 ‘진도’가 나간 상황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틀 밤’은 정확하게 들어 맞는 경우였다. 또한 내겐 ‘이틀 밤’ 정도 이지만 수명산 선생님에게는 ‘사흘 밤’ 아니 그 이상이었다. 2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상하리만치 상주산 길은 고생길이었다.
강화 나들길의 군내 교통 체계에 대해서 빠삭하신 수명산 선생님, 그리고 나름 군내 교통 시스템에 지역 주민에 버금 간다고 자처하는 나도 이상하게 이 상주산만 오면 도무지 맥을 못 추었다. 일단 상주산 코스를 걷기 위해서는 정방향이든 역방향이든 적어도 한 번은 소위 ‘농촌 버스’를 타야 한다. 참고로 서울에도 마을 버스가 있듯이, 농촌에도 농어촌버스라는 것이 있는데 강화도에는 농촌버스다. 강화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보통의 군내버스 외에, 이 군내버스 정류장과 연계하여 도서 산간 벽지 등을 운행하는 아주 ‘가끔씩’ 오는 버스이다. 그래서 버스 시간과 관련해서는 동네 주민만 아름아름 아는 버스다. 번호도 따로 없고 사이즈는 미니 버스 수준의 작은 버스이다. 그리고 버스 앞쪽 조수석 안쪽에 운행 코스 정보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강화 나들길 20개 코스 중 유일하게 16코스 ‘상주산 가는 길’ 코스 걷기를 위해서는 이 농어촌 버스를 이용 해야 한다. 정방향이든 또는 역방향이든 꼭 한번은 타야한다. 그래서일까? 여기에 상주산 코스의 독특함과 ‘dramatic’한 반전의 묘미가 숨어 있다.
이전에는 외지 사람들이 이 농촌 버스 시간표를 아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시간표가 주로 정류장에만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네 지역민들에게만 구전되어 공유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가끔 우연히 그곳에 들른 나들꾼들에 의해 카페 등에서 아름아름 공유되곤 하는 정도이다. 그렇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이제는 농촌 버스도 강화군청의 교통편에 당당하게 자리매김을 하여, 시간표에 따라 체계적으로 운행 중이다. 따라서 외지 나둘꾼들도 강화도 군내 버스 시스템과 시간표를 잘만 활용하면, 강화도 내 구석구석을 살펴보기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아주 간간히 오는 버스 때문에 불편함이 존재하지만, 어쨌든 불가능한 경우는 아니다.
2018년 겨울. 3월 1일. 다른 날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어도 이 날은 만큼은 정말 또렷하게 기억한다. 바로 주문도, 볼음도, 그리고 이와 더불어 수명산 선생님의 전매특허이기도 한 아차도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세 섬을 돌아보는 1박 2일의 여정을 떠나는 날이다. 이 날은 법정 공휴일이기도 한 날이다. 그런데 작년에는 겨울 내내 엄청 혹독한 추위 때문에 그 짜디 짠 바다도 꽁꽁 얼어 붙었다. 그러다 보니 도서지방을 다니는 연락선들의 운항이 문제가 되었다. 위급한 환자도 있고, 장례식 문상도 문제였다. 그래서 신문에 강화도 연락선 운행과 관련해서 뉴스가 될 정도였다. 작년 겨울의 날씨와 기온을 생각하면 올해 겨울의 추위는 참으로 양반이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그런 와중에 과연 서도 – 즉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를 포함한 강화도 앞쪽의 도서지방 – 지역으로 과연 길나섬을 할 수 있는가가 주요한 이슈였다. 추위도 그렇지만 이 서도 지방으로의 겨울 여행이 쉽지 않고 제한적인 이유는 바로 농어촌 버스에 버금가는 서도행 배편의 열악함 때문이다. 양쪽 지방을 오가는데 오로지 배 한 척으로 운행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육지와 바다간은 삼목항과 장봉도를 연결하는 배편처럼 선박 두 편이 양쪽에서 출발하는 방식으로 운행을 하는데, 이 강화도 서도는 배 한 척으로 주문도와 외포리 간 운행을 한다. 물론 승객이 없으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곳에 여행을 할 때면 이런 열악한 교통 때문에 발생하는 불편함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이슈는 이른 아침 출발 하는 지점이 외포리가 아닌 서도라는 점이다. 주문도에서 7시에 배가 출발하여, 볼음도 아차도를 거쳐서 외포항에 도착을 하면 이 배가 외포리의 첫배가 된다. 따라서 배가 처음부터 주문도에서 출발을 하지 못하면 당연히 외포리에서는 출발하는 배는 없다.
오래 지속된 강추위 때문에 배가 뜨니 마니 하는 뉴스들이 계속 팝업 되었는데, 워낙 생필품 부족 문제, 환자나 긴급을 요하는 일들, 경조사 등 이슈가 많아지면서, 제한적이지만 운행을 재개하였다. 물론 일기에 따라서 언제든지 운행 중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일기란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얼음인 유빙과 배나 항공기 운항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주는 바람 때문이었다. 특히 커다란 유빙이 배와 충돌하면 안전 이슈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석모도 11코스의 표제가 “석모도 바람길”인 것처럼 석모도 바람은 장난이 아니었다. 이런 저간의 사정 때문에 겨울의 강화 나들길 완주는 쉽지 않고 하늘이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는 괜한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그런 주변의 상황 속에서 2월 28일 저녁 외포리 선박 회사에 전화로 통화를 하니, 유빙만 아니라면 주문도에서 배가 출발 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일정 변경 없이 주문도 행을 진행을 하기로 하였고, 다음 날, 주문도행 배를 타기 위해 이른 아침에 모두 외포리 매표소에 모였다. 그런데 웬일인지 매표소 안은 텅 비어 있고 직원 한 명만 근무 중이었다. 상황을 정리해 보니, 유빙이 아니라 “바람” 때문에 주문도에서 출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돌아오는 배가 없으니 뜰 배도 없는 것이다. 유빙만 걱정을 했는데, 정작 브레이크를 건 것은 바람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람이 정말 세었다. 외포리 앞의 깃발들이 사정 없이 펄럭였다.
이미 모든 사람이 모였는데, 어떤 결정이 있어야만 했다. 그 때 수명산님께서는 주문도 나들길을아직 포기하기는 이르시다고 생각하시더니 우선 오후 시간까지 잔여 구간을 걷기로 결정하셨다. 참고로 그때까지 남은 구간은, 19코스와 17-18 연계 코스로, 둘 중에서 잠시 고민하시더니, 외포리와 가까운 상주산 길 걷기를 결정 하셨다. 일단 17-18 코스는 출발 지점은 오상리 고분으로 외포리와 멀리 떨어져 있고, 또한 17-8 코스의 중장거리를 걷기 위해서는 출발 시점보다 한참 늦은 시각이었다. 또한 17코스 한 개만 걷기에는 18코스가 어벙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주문도에서 배가 완전하게 출항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 상황만 바뀌면 언제든지 출항할 수 있다고 하여, 혹시라도 그 다음 배인 오후 선박으로 주문도로 출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외포리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걷고 있다가, 언제라도 외포리로 달려 가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는 상주산 가는 길, 즉 19코스가 안성맞춤형으로 딱 제격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으로는 이동이 문제였다. 강화는 서울에서와 같은 다지점 간 오고 가는 교통이 원활한 시스템이 아니다. 일단 강화 내 어딘가를 가려면 동일한 버스 노선 상에 있는 지점이 아니라면 일단 강화 터미널로 가야 하고, 그곳에서 다시 행선지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걸어야 한다. 그래서 시골 지방일수록 자가용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후지더라도 승용차가 있어야 한다.
다행히 외포리에서 상주산 가는 길의 시작지점인 동촌까지는 석모도행 버스를 타면 된다. 그렇지만 수명산 선생님은 좀더 효과적인 – 효울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 방법으로 결정하셨다. 마침 승용차 2대가 있었던 것이다. 전체 인원은 이번과 교묘하게도 일치하여 13명이다. 사실은 14명이었는데 감꽃님의 서방님과 대동하고 오셨다. 단 서방님과 함께 걷는 길은 아니었다. 어쨌든 두 대의 승용차에 탑승해야 할 총인원은 14명이다. 산술적으로 한 차에 7명씩 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리하여 두 대의 차에 나누어서 외포리를 출발하여 석모대교를 건너 19코스의 시점(또는 종점)인 동촌으로 이동을 했다. 차 안에서 어떻게 ‘밀밀착착’이 되었는지는 직접 그 차에 탑승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어쨌든 동촌에 이르렀다. 두 대의 차는 모두 동촌 인근에 세우거나 머물러 있고, 길동무는 제방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닷가 바람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상주산 가는 길의 바람이 문제였다. 거의 날려 버릴 것 같은 바람 속에 누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서로를 붙들고 이동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일까? 행운의 종을 타종한 이후로는 제방 길에 대해서는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상주산 입구에 도착하니 그곳의 바람은 좀 잠잠해졌고 잠시 쉰 이후에 상주산을 한 바퀴 돌고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그 다음 일정은 아직 모호했다. 간간히 외포리 선박 매표소에 전화를 걸었는데 아직 주문도에서 배가 출항 결정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 계속 외포리 근처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보문사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미 다녀온 11코스 석모도 바람길에서 너무나 모질고 세찬 바람을 맞아서 보문사 입구에 도착하자 마자 버스로 튀어 들어갔다. 보문사까지 올라갈 여력이 없었고, 따라서 보문사 눈썹바위를 구경하지도 못했다.
이런 차에 보문사를 다녀오면 좋겠다는 의견 때문에 14명은 다시 보문사로 이동을 하였다. 자~ 그런데 차 두 대가 모두 동촌에 있는데, 한 대는 스스로 이동 – 감꽃님 옆지기 – 이 가능하였지만 나머지 한대는 차주가 먼저 이동을 해서 차를 다시 상주산 앞으로 가져오고, 그 이후에 모두들 처음과 같은 조합으로 승용차에 탑승을 하고 보문사로 이동을 하였다.
보문사 관람 후 다행히 주문도 배가 출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또한 보문사까지만 가고 귀가하시겠다는 두 분 때문에 조금은 넉넉해진 공간이 된 – 물론 그래도 좁지만 - 두 대의 승용차는 다시금 외포리로 출발을 하였다.
이렇게 두 대의 승용차 덕분에 예정에 없던 상주산 가는 길, 그리고 보문사 눈썹바위까지의 산행과, 이와 더불어 예정했던 주문도/볼음도/아차도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고생을 하여 찾아가서 걸은 주문도의 강화 나들길보다는 세찬 바람을 맞으며 쌩~ 고생을 하여 예정보다 일찍 얼떨결에 걷게 된 ‘상주산 가는 길’이 20개 코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생이란 참으로 오묘하기 짝이 이를 곳이 없는데, 이와 더불어 강화 나들길 상주산 코스도 이와 버금가는 오묘함을 자랑하는 코스로 각인 되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흘러 2019년 1월 25일. 지난 해 상주산 길 가는 이후 대략 330여일이 훌렀다. 그리고 이번에는 걱정이 없었다. 지난 해의 주문도 길에 얼떨껼에 낑겨 걷게 된 상주산 길이 아니었다. 단독 코스 투어이고, 또한 농촌버스 시간표도 빵빵하게 갖추었다. 빈틈이란 애당초 존재할 수가 없었다. 시작 지점부터 완벽했다. 8시 석모도 삼산면 행 38A번 버스도 무난하게 승차를 했다. 기사님께 인사도 드렸다. 시간에 맞추어 승차를 하였는데, 보통 입시철에는 보문사행 버스가 만차가 되는데, 이날 따라 보통 때와는 달리 널널했다. 대입 정시도 다 끝났나 싶었다 – 그런데 이런 널널함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그것은 나중에 후술할 예정이다 – 오히려 예상보다 좋은 환경에서 출발을 했다. 버스 출발 직전에 정류장에서 2주전과 마찬가지로 우리두리님도 뵈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그리고 무사히 – 정말 무사히(?) – 동촌에 내렸다. 단 하나만 빼고. 그 건은 나중에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이다.
아무튼 삼산면 면사무소에 사람들은(?) 모두 내렸고 이제 할 일은 그 농촌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일이다. 버스 정류장 부스 안에도 시간표가 붙어 있었다. 이제는 짙은 보라색 봉고 버스만이 오면 되는 것이다. 작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확실하게 무난한 길을 걸으리~ 하는 마인드였다. 바람도 잠잠했다. 아니~ 이런. 거기다가 하늘은 푸르지, 미세먼지도 없었다. 상주산 정상에 서면 끝내주는 360도 뷰가 보장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얼라? 예정시간을 넘겼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석모도가 교통 혼잡 지역도 아니고, 이렇게 늦을 리가 없었다. 버스가 예정시간보다 빨리 왔으면 빨리 올 망정, 지체될 이유가 전혀 없는 곳이 시골 동네 길이다. 점점 수명산 선생님이 좌불안석을 하시는 모습이 역력하다. 난 그때 뇌의 반 쪽이 다른 곳에 가 있었으므로 버스가 오지 않는 것에 크게 불만이 없었지만, 어쨌든 뭐든 하나는 해결 되기만을 바랬다. 결국 버스는 부도를 낸 것 같다. 완벽할 것 같은 계획도 이렇게 엄한 곳에서 빵구가 나서 전체적으로 무너져 버린다. 내가 컨트롤 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는 것이 자연 법칙이다.
아무튼 너무 오랫동안 버스가 오지 않으니, 무슨 작전이 진행 되는 것 같았다. 결론은 태양님의 차량이 농촌버스 역할을 하기로 한 것 같다. 이번에는 태양님의 차가 상주산 앞까지 두 번 왕복을 했다. 그리고 나는 두 번째 탑승을 했다. 다행히 내가 이동할 때는 7명이 아닌 6명이었다. 그렇지만 작년 대비 앞 칸의 인원 수가 바뀐 것이지 뒤 칸의 숫자에는 변경이 없었다. 역시나 건장한(!) 4명의 남자들이었다. 상주산으로 이동하는 동안 뇌의 반쪽은 엄한 곳을 헤매는 중이었고, 내 몸도 내 몸이 아니었다. 꽉 낑겨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바깥의 상주산 바람이 그리워질 정도였다. 그리고 동촌에서 상주산이 승용차로도 그리 먼 곳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차로 가까운 거리라도 낑겨서 가는 거리는 수천 킬로미터가 되는 법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상주산 길나섬에는 왜 이런 일이 반복 되는 걸까? 이 곳에는 왜 꼭 승용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정말 궂을 해야 하나? 무슨 마가 끼었을까? 정말 수수께끼 같은 알 수 없는 상주산 길이었다. 정말 숙명이란 아무리 몸부림을 쳐보아도 바꿀 수도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렇지만 내겐 아직은 삼 세 번은 아니었다. 갑자기 바람이 바뀌었다. 희망이 강화미에서 그 짙은 꼬진 보라색의 농촌버스를 한번 타보는 것으로 바뀌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람도 참으로 순박하기 이를 데 없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태양님의 차량님을 한번 더 타보았으면 할 터인데, 난 왜 그 버스가 절절히 타고 싶은 걸까?... 알다 가도 모를 일이다….^^
첫댓글 상주해안길은 개통 첫해부터 교통편이 발걸음을 붙잡았지요. 접근하기는 예전 페리호를 타고 다닐때가 편했지요. 10시에 출발하는 마을버스 시간에 맟추어 페리호를 타면되었는데 돌아오는 교통편이 늘 발목을 잡았지요. 산줄기 동지들하고는 1톤 봉고 적재함에 타고 석포리선착장까지 이동했었고 1기와 2기는 마을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석포선착장까지 1시간 30분을 걸어야 했답니다. 어제는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느끗하게 걷다보니 마을버스를 놓첬지만 거의 속력을 내서 동촌으로 달려왔는데 몇십미터 남기고 나잡아보라는씩으로 달려가는 마을버스를 보며 얼마나 허탈했겠습니까? 상주해안길은아름다운길임은 틀임없는데 교통편^^*
얼마전 석포리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 만났는데 그 분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배가 있을 때가 교통이 정말 편했다고. 배만 타고 건너면 바로 외포리였고, 배는 한 시간에 한대씩이 있어서 언제든지 갈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하네요. 대교가 생기고 버스 편이 양쪽으로 갈리면서 정말 불편해졌다고 하네요. 차를 소유하지 않으면 정말 불편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저는 단 두해 동안의 경험이지만, 선생님은 정말 여러해 고생을 하셨군요... 암튼 그 어려운 상주를 해냈다는 뿌듯함은 있습니다. 아침님과 태양님에게 감사를 드려야겠지요?...감사합니다.
어떠튼 상주해안길은 추억의 길입니다. 상주산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도 좋지만 상주해안 제방길의 바람에 날리는 갈대숲은 정말 아름답지요. 3기 길동무와 졸업여행을 하던 날 추억거리를 뒤돌아볼 수 있는 후기 보고 또 봐도 그리운 추억거리가 되는 군요. 4기의 졸업여행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 올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작년과는 달리 모두 공주과라 이번에는 남자들이 식사당번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문도와 볼음도는 지난해 아차도 코스를 돌아보기 위해 빼먹었던 정코스를 다 돌아볼 예정입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네 두해 동안 상주산 후기를 작성하면서 정말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보면, 길 위에서의 경험도 소중하지만, 그 길을 걷기 위해서 가고 오는 길에도 추억이 많은것 같습니다. 본류보다는 아류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듯이.... 암튼 리딩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단 먼저 새해 인사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강화도 외부차량은 이용하긴 좋은데 주말 은 밀리고.
강화도 내에는 도로도 좋고 노선은 화려한데 사용해보니 불편하고 실속이 없는 느낌입니다.
녜... 강화의 교통 시스템은 어쨌든 좀 변화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밀리는 구간은 밀리고 텅빈 구간은 구간대료. 그리고 진달래 축제 기간에는 또 한번 강화는 몸살을 앓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번 조양방직에 들렀다가 그냥 나오기도 했거든요. 너무 많은 사람들... 널널한 곳만 다녀서 이제는 북적이는 곳은 마다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소그미님의 도보 후기는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합니다. 장문의 글 즐감하고 갑니다. 쵝오!
에궁 별 말씀을. 너무 장황했다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모~ 같은 정보라도 누구는 compact 하게 표현하는데, 저는 그 부분이 서투른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