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
7시10분 동서울출발, 11시 울진도착
오랫동안 미뤄오던 동해안 라이딩을 드디어 시작하였다. 불행히도 정건이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참여하지못하니 모두들 너무 서운해한다. 그놈의 고라니가 새벽녘 컴컴한 양재천을 달려오던 정건이의 앞 바퀴를 받고 도망가는 사고가 터졌다. 정건이가 없어 우리 즐거움이 반쪽도 못 됬지만 정건이의 액땜으로 6명이 2박3일 해변을 질주하는 동안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끝내게되었다.
원래 우리가 탄 버스는 동해를 거쳐 울진으로 가도록 되었으나 동해로 가는 한 손님이 중간에 동해가 목적지인 다른 버스로 옮겨타게되어 30분 일직 울진에 도착하였다. 도착시간은 10시반경이었는데 점심을 하고나서 11시반부터 본격적인 라이딩을 시작했다
첫날 목적지는 후포항의 해맞이팬션으로 45km 주행거리다. 울진에서 후포로 가는 길이 높낮이가 많아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6시가 넘어야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우리 6인의 라이더들이 모두 노인답지 않은 강인한 체력을 갖고있어 중간에 충분한 여유를 갖고 멋진 해변을 구경하며 널널하게 주행하였는데도 4시경 팬션에 도착하였다. 시간당 10km 주행을 했으니 서울 근교에서 우리가 평소 주행하던거나 별 차이가 없다. 저녁은 후포항 어시장에서 오징어, 멍게 등을 포함하여 싱싱한 생선을 잡아 근처횟집에서 즐겼다. 막걸리는 우리가 항상 마시던 생생장수가 아니라 멋이 적었으나 소주와 맥주는 어디를 가도 항상 우리를 맞이하였다.
10월31일
후포는 울릉도를 가는 페리가있는 큰 항구라서 아침 일찍부터 오픈하는 식당들이 많았다. 우리 팀엔 맛집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병우가 있어 아침 식사로 맛난 설렁탕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주었다. 이 식당 주인은 후포항의 관광 안내를 무료봉사하는 멋진 친구였다. 내가 구글로 찾아본 바에 의하면 후포는 한자로 后浦港이었으나 이 집 주인 말로는 厚浦港이라고 한다. 여하간 후포항은 꽤 큰 항구였고 해변가도 멋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돈을 들여가며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의욕이 큰 것 같았다.
오늘은 영덕까지 가는 데 58km 정도 거리가 된다. 미리 지도로 연구해 본 결과 어제보다 좀 더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주행할 생각으로 목적지를 영덕으로 하였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 팀들이 사고없이 강인한 힘을 보여주어 중간에 널널한 점심식사 시간과 여유를 부렸는 데도 평균 시간당 10km 정도의 속도로 주행하였다. 목적지에 3시 반경 너무 빨리 도착하였다. 숙소는 하루팬션으로 공식적으로는 포항북구에 해당되지만 냇가를 사이에 두고 영덕군과 경계를 이루고있었다. 오늘 숙소는 바다와 바로 접해있는 2층집인데 아래층은 주인이 살고있고 2층에 방 2개가 있는데 우리는 2층 방 두 개를 차지하였다. 각 방마다 바로 바다가 코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베란다가있었다. 이건 완전 호화 콘도인데 방 두 개에 12만원이니 너무 싸다. 집 주인이 다음에 올 때는 미리 말해주면 새벽에 들어오는 고기잡는 배에서 직접 싱싱한 고기를 싼값에 살 수있다니 앞으로 꼭 다시 들러보고싶다.
11월1일
아침식사를 할 곳이 마땅치않아 근처 이마트24시에서 햇반과 고기국물을 사다가 숙소 전자레인지에 데펴서 먹었다. 오늘 점심때는 기호가 서울에서 KTX 를 타고 포항까지 와서 우리와 같이 식사를 하고 포항시내를 관광하기로하였다. 너무 고마운 친구다. 서울에서부터 오는 기호를 기다리게 할 수없어 우리가 빨리 서둘러야했다. 준비되는 데로 출발하니 7시반경이다. 지도에서 미리 연구해 본 자료에 의하면 숙소에서 포항까지는 34km 이지만 포항 근처에서 매우 급격한 오르막 경사가 있는 것으로 되어있어 오늘은 단단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난 2일 동안 험한 길을 많이 겪어봐서인지 오늘 포항까지 가는 길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포항 근처에 도착하여 포항제철 협력업체들이 많이있는 산업도로가 여태까지 달리던 해변도로에비해 너무 멋이없고 지루하였다. 이건 우리가 섬진강 라이딩할 때 광양제철 부근의 산업도로와 비슷한거 같았으나 광양에 비해 길이 더 넓고 길에 다니는 차들이 별로 없어 황량한 넒은 시멘트 운동장을 달리는거와 같았다. 여하간 우리는 다행이 포항제철 근처의 죽도어시장에 기호와 약속한 시간 이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기호와는 포항 육거리에서 맞나기로 하였다. 젊음을 포항에서 지내고 두 아들도 포항에서 낳은 영식이가 기호를 맞이하러가고 그동안 우리는 포항 근처의 시골 동내에서 태어난 갑수의 4촌형이 추천한 죽도어시장 할매횟집에서 회 주문과 함께 먹거리를 준비하였다.
점심을 푸짐하게 끝내고 영식이가 인도하는 데로 해변을 따라 포철을 구경한 후 해변가 멋진 커피점에서 기호가 베푸는 맛난 커피를 즐겼다. 기호는 KTX 를 타고, 바이크팀은 버스를 타고 서울에 왔다. 서울에 도착하는 시간이 8시경이 되니 그냥 헤어지기도 아쉽고 저녁도 먹어야 한다는 기호의 제안으로 인식이네 신반포 아파트 앞 칼국수집에서 다시 모였다. 여기에는 항상 그러하듯이 하정용이도 같이 합세하였고 자리는 따로 하였으나 영식이 부인도 친구들과 같이 합세하였다. 여기서도 기호가 베푸는 닭튀김과 수제비와 맥주로 2박3일 강원도 해변 라이딩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