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김영랑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 이랑 만萬 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라 쫓을 뿐
황금빛 난 길이 어지럴 뿐
김영랑(1903-1950)
시인, 독립 운동가. 본명은 윤식이다. 1935년 영랑 시집으로 시인으로 등단, 2018년에 건국포장을 추서 받았다. 3.1운동시 투옥되었다가 출옥후 1920년 일본 유학 중 괴테, 키츠 등의 외국문학에 깊이 심취했다. 1930년 정지용과 박용철이 주재하던 <시문학> 동인으로 참여했다. 일제의 식민통치에 대해 저항의식을 표출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시를 많이 발표했다. 1950년 유탄에 맞아47세의 젊은 나이에 죽다
작품 감상
오월에 관한 시를 찾다가 이 시를 발견했다. 김영랑의 시 답게 운율이 살아있어 노래하듯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라는 표현이 가슴에 닿았다. 마치 내가 그 들길로 들어서고 있는 듯 살아있는 느낌을 주었다. 사진의 한 컷같은 장면을 이렇게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는 뛰어난 시적 감각이 부럽다.
첫댓글 시문학파 시인답게 시어와 운율이 아름다운 시입니다.
저는 일요일 제 작품을 아직 완성하지 못해서 올리지 못 하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올리겠습니다.
싱그러운 오월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영랑 시인의 시 <오월>을 읽으며 하루하루 다르게 연두에서 - 신록으로
신록에서 - 녹음으로 가는 나무의 길목을 보게 됩니다.
9행의 잛은 시지만 5월을 참 잘 인식하게하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