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야마 아키라의 ○작 극장, 토리야마 아키라의 명만화 연구소
무슨말이 필요할까? "드래곤볼"이다. 모르면 간첩이다.
"드래곤볼"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옮기려면 포스팅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하므로 여기서는 "국내"에 출간되었던 "드래곤볼" 만화책의 간단한 역사를 짚어보고 넘어가려 한다. 이게 또 엄청나게 흥미롭다. (절대! 절대! 쓰기 귀찮아서가 아님!!!!!! 뜨끔?!)
★ 20여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출간된 국내 드래곤볼 출판역사★
[해적판 드래곤볼] → [별책부록 드래곤볼] → [단행본 드래곤볼] →
[완전판 드래곤볼] → [무삭제복간판 드래곤볼]
첫번째, 500원짜리 "해적판(불법수입) 드래곤볼"
아마도 국내 주간만화잡지였던 "아이큐 점프"에서 "드래곤볼"이 별책부록형식으로 정식연재를 하면서 그 인기에 편승해 500원짜리 손바닥크기만한 만화책들이 대거 문방구에서 판매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드래곤볼"을 연재하던 "아이큐점프"의 가격이 1,500원정도였고 사실 "아이큐 점프"를 구입하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드래곤볼"때문에 1,500원이라는 거금을 들였던 것이고 메인만화잡지인 "아이큐 점프"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별책부록 "드래곤볼"을 먼저 읽는 희안한 현상이 발생했던 것으로 말미삼아 단돈 "500원"짜리 해적판 "드래곤볼"은 목마른자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역시 불법수입 해적판 만화책은 해적판 만화책일뿐.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교묘하게 원작을 피해갔으며 인쇄질과 번역도 개판오분전이었다. 더욱이 놀라운것은 만화책제목의 네이밍 센스! "드라곤의 비밀?!" 엄청나다. 감탄사만 나올뿐. 결국 "아이큐 점프"에서 나름 제재에 들어갔으며 얼마지나지 않아 "해적판 드래곤볼"은 조금씩 문방구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다.
두번째, 아이큐 점프의 "별책부록이었던 드래곤볼"
1990년대, 동네 문방구에서 모두 판매하고 있었던 한국만화잡지의 자존심인 "아이큐 점프". 지금은 만화시장의 축소, 내리막길로 인해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아이큐 점프"이지만 1990년대 "드래곤볼"이 연재할때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양이 판매가 되었었다. (진심으로 이때가 그립다. 한국만화시장의 전성기였으니까.) "만화왕국", "보물섬"등의 기존만화잡지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모두 월간잡지였으며 주간만화잡지는 "아이큐 점프"가 최초였다. (일본 최대주간 만화잡지인 소년점프에서 잡지이름을 따왔으며 편집방법과 발간형식 모두 일본의 그것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런 "아이큐 점프"가 제대로 판매되려면 말그대로 "인기히트작"이 필요했다.
그런 와중에 "아이큐 점프"는 일본의 잘나간다는 만화인 "드래곤볼"을 선택했고 잡지본문에 싣는 것이 아니라 "20~30페이지"분량의 "별책부록"으로 잡지중간에 끼워넣어 연재를 했다. 역시나 "드래곤볼"은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시작하고 "아이큐 점프"를 구매하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잡지책을 사자마자 메인잡지인 "아이큐 점프"는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던져버리고 별책부록인 "드래곤볼"부터 읽었던 재미있는 현상도 있었다. 한마디로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컸었던 것이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별책부록의 겉표지이다. 겉표지의 색감과 그림체가 무언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은 주간만화잡지의 특성상 매주 별책부록 겉표지에 "토리야마 아키라" 본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넣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국내 일부 그림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매주 "별책부록 드래곤볼"의 겉표지를 그렸던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보면 무척 어색하지만 그때만해도 "드래곤볼"의 그림만 봐도 심장이 쿵쾅쿵쾅 했다.
세번째, 서울문화사에서 정식출판한 "단행본 드래곤볼"
해적판 드래곤볼이 문방구등지에서 불법으로 판치기 시작하자 "아이큐 점프"를 발행하던 "서울문화사"는 별책부록으로 독자들에게 제공되었던 "드래곤볼"을 정식단행본으로 출간시키기 시작한다. "해적판 드래곤볼"보다 가격은 고가였지만 (그래봐야 1,500원~2,000원) 넓직한 판형에 깔끔한 인쇄질, 불법이 아닌 정식판이라는 느낌때문에 불티나듯이 팔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드래곤볼을 읽었던 독자들은 이 단행본형태로 읽었으리라 판단된다. 하지만 이 또한 엄밀히 따지면 정상적인 단행본은 아니었다. "만화책 단행본"이라는 개념이 확실하게 자리잡혀있지 않았던 1990년대 한국만화계에서는 이런 넓직한 판형의 만화책들이 많았었고 그때문에 일본현지에서 발행되던 "드래곤볼"단행본과 크기부터 겉표지까지 모두 달랐다. 막판에 가서야 (단행본기준 36권) 일본단행본의 겉표지를 그대로 차용하기는 했지만 판형은 그대로 였다. 결국 서울문화사에서 정식으로출판한 합벅적인 "드래곤볼"단행본이기는 했지만 완벽하다고 부를수는 없었다.
네번째, 뒤늦게 출간한 일본판과 동일한 "완전판 드래곤볼"
정식판이기는 했지만 완벽하지 않았던 국내 "드래곤볼"단행본이 완결되고 난지 몇년후, 독자들의 제대로된 "완전판" 발매요구에 "서울문화사"는 뒤늦게 일본판과 동일한 크기, 동일한 겉표지의 "드래곤볼 완전판"을 출간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이때 "드래곤볼 완전판"을 모두 구입했었는데 나름 일본판 단행본과 동일했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번역때문에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당시 유행했던 "나를 물로 보지마!"를 남발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드래곤볼 완전판" 단행본 또한 2%부족한 단행본이 되어버렸다. 나름 완전판이라고 반짝이는 겉표지를 사용한것도 서울문화사의 정성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쓸데없는곳에 신경쓰지 말고 "번역"을 제대로 해주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번역한 사람은 물을 사랑했던 분이었나 보다.)
다섯번째, 20여년이 지난 이제야 제대로 된 단행본으로 출간된 "드래곤볼 무삭제복간판"
2% 부족한 "드래곤볼 완전판"이 발매되고 나서 얼마되지도 않아 "서울문화사"에서는 "드래곤볼 무삭제복간판"을 출시하겠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한다. 이는 "물로 보지마"가 남발하는 "드래곤볼 완전판"을 구입한지 얼마 안된 필자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드래곤볼 완전판"의 경우에는 서울문화사의 초기 "드래곤볼 단행본"의 완벽하지 않은 형태때문에 뒤늦게 일본현지와 관계없이 발매를 한것이고 이 "드래곤볼 무삭제복간판"이야 말로 "일본"에서도 정식으로 재발매한 "드래곤볼"이다. 결국 "서울문화사"는 "드래곤볼"단행본만 3번씩이나 출간하게 된것이고 이도저도 아닌 중간에 끼인 필자같은 사람들은 분통을 터뜨릴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물로 보지마"가 난무하고 있는 "드래곤볼 완전판"을 구입하지 않고 조금만 기다렸다가 "드래곤볼 무삭제복간판"을 구입했으면 두번씩이나 돈을 쓸일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6년에 발행한 "드래곤볼 무삭제복간판"의 가격은 권당 7,000원이었고, 당시 필자의 주머니사정으로는 "드래곤볼 완전판"을 이미 몇달전에 구입했는데 이 "무삭제 복간판"까지 구입할 여력은 없었다. 게다가 더욱더 마음을 착찹하게 만들었던 것은 잡지연재당시에 "컬러"였던 부분들을 모두 올컬러로 복구했으며 "토리야마 아키라"가 새롭게 그린 겉표지등 구입할 가치는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항상 "물로 보지마 드래곤볼"을 읽을수 밖에 없었다는 것.
"드래곤볼"을 아직도 읽지 않은 사람들이 현재 구입할수 있는 "드래곤볼"은 이 "무삭제 복간판"뿐이며 이 단행본이야말로 "드래곤볼"이 국내에 소개된지 20여년이 지나고나서야 제대로 출간된 "드래곤볼"이다. (정말 이게 무슨? --;) 어쨋든 그만큼 "드래곤볼"은 국내에서 엄청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안타깝지만 아직도 필자는 드래곤볼 무삭제복간판을 구입하지 못했다. 너무 사고 싶은데 가...가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