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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지역 | 한국 > 충청남도 > 논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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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발효 음식 > 김치류 > 물김치 |
발효 및 먹는 방법 | 무와 알배추에 미나리와 풋마늘 등을 썰어 넣고 교동전독간장으로 간한 국물을 부은 뒤 냉장고에 넣어 3~4일 정도 숙성시켜 먹는다. 떡을 안주로 올린 주안상이나 떡국상에 잘 어울린다. |
재료 | 무, 알배추, 미나리, 풋마늘, 밤, 배, 대파, 생강, 교동전독간장, 고춧가루 등 |
절기 | 봄, 가을, 겨울 |
주요 인물 | 윤경남 종녀 |
만든 시기 | 미상 |
유사 음식 | 나박김치 |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장김치는 무와 알배추에 미나리와 풋마늘, 밤, 배 등을 썰어 넣고 종가에 전해 내려오는 씨간장으로 간을 맞춘 국물을 넣어 바로 먹는다. 무와 배추를 간장에 절여 담그는 장김치는 가을부터 담가 먹기 시작하여 이듬해 봄까지 재료가 있을 때는 항시 담가 먹는다. 집안 대대로 독에 담아 전해지는 간장을 교동전독간장이라고 부르는데, 종가에서는 장김치를 담글 때 바로 이 교동전독간장으로 담근다. 종가에서 담근 장김치는 나박김치와 유사한 형태의 김치이다. 따로 숙성 기간을 거치지 않아 시원한 맛이 특징이며, 부재료인 밤과 마늘 · 생강 등을 결대로 곱게 채 썰어 넣어 시각적인 효과도 높였다.
장김치는 무와 배추를 미나리 · 갓 등과 함께 간장에 절여 담그는 김치를 일컫는데, 조선 후기 문헌에서는 장저(醬菹), 장침채(醬沈菜)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려 후기 문신인 이색(1328년~1396년)의 <목은고(牧隱藁)>를 보면, 병상에 있는 목은에게 지인의 부인이 쌀과 함께 장과(醬瓜)를 보낸 것에 감사한 마음을 담은 시가 전해진다. 양반가에서 선물로 보내는 김치라면 단순히 장에 박은 장아찌라기보다는 간장에 여러 가지 귀한 재료를 넣어 만든 장김치일 가능성이 높다.
고려의 문인 이규보(1168년~1241년)가 지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가포육영(家圃六詠)'이란 시를 보면 “청(菁)은 장에 담그면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이면 긴 겨울을 능히 견딜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여기서 청은 무를 가리키며, 무를 장에 담가 만든 여름철 김치라는 점에서 장김치의 형태라 할 수 있다.
겨울처럼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익혀 제대로 발효된 김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여름철에 간단하게 채소들을 썰어 넣고 물을 부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장김치이다. 잘 발효된 간장은 김치의 발효처럼 장김치의 맛을 깊고 진하게 우러나도록 한다.
1908년에 필사된 <부인필지(婦人必知)>에는 '장짠지'라는 이름으로 여름철 장김치 담그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장디
장짠지
여름에 어린 외와 무우 를
여름에 어린 오이와 무, 배추를
잠간 살마 장에 졀이고
살짝 삶아 장에 절이고,
파 각 졈여 넛코 복이나 젼복 말은 것과
파와 생강 저민 것, 생전복이나 말린 전복,
쳥각 고쵸 등속을 켜켜 너어
청각, 고추 등을 켜켜이 넣는다.
미 조흔 장에 달여
고명거리를 좋은 장에 달여
슈를 타셔 부어 닉허 먹나니라。
냉수를 타서 부어 익혀 먹는다.
져 외침 물을 데워 담가야
대체로 오이지는 물을 끓여 담가야
골마지가 아니 니라。
골마지가 끼지 않는다.
<부인필지>에 소개된 재료들을 보면 고가의 재료인 전복이 추가되었으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장김치와 유사한 형태이다. 오이를 주재료로 한 <부인필지>의 장김치는 여름철 별미 김치이고 배추와 무를 주재료로 사용한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장김치는 가을에서 겨울철에 주로 담가 먹는 장김치이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 부재료로 사용한 밤은 양반가의 김치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이다. 절인 채소에 찬물만 부은 물김치에 오랜 기간 묵혀 깊은 맛이 나는 간장을 몇 숟가락 넣으면 제대로 발효시킨 김치의 맛과 유사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통김치 탄생의 역사>라는 책을 보면 1950년대까지 각종 조리서에 소개된 장김치의 재료들이 정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장김치의 재료는 배추와 무, 파, 마늘, 생강, 미나리, 갓, 배, 밤, 잣, 석이, 표고이고 나박김치처럼 담근 뒤 간장으로 간을 한다. 또한 간장의 제조와 보관 방법에 따라 단맛이 부족한 경우에는 설탕으로 조절하기도 하였다. 더러는 고추나 실고추가 추가되기도 하고, 드물게 호두 · 대추 · 유자 등의 과실류나 해삼 등의 해산물이 들어가는 경우도 조사되어 있다.
장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간장은 오랜 기간 정성을 다해 보관하는 것이 관건이므로, 장김치는 주로 생활의 여유가 있는 상류층에서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음식이었다. 그 때문에 장김치는 궁중과 근기(近畿) 지역에 거주하던 관리 계급, 또는 이들과 문화적 교류가 가능했던 지방의 양반층에서 즐겨 먹는 김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상류층에서 즐기던 장김치는 간장을 집에서 담그는 대신 시중에서 판매하는 간장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급변하면서 거의 잊힌 김치 종류 중 하나이다. 그러나 조선 시대 명문가였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여전히 그 맛이 종녀의 손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장김치는 씨간장으로 만든 교동전독간장이 전해지는 한 그 겨울 김장을 먹기 전 맛볼 수 있는 별미 김치다.
장김치는 무와 배추에 파, 마늘, 생강, 미나리, 갓, 배, 밤, 잣, 석이, 표고 등을 넣어 간장으로 간을 한 국물을 붓는데,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부재료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종가의 주변에는 밤나무가 많아서 장김치의 부재료로 생밤을 꼭 넣었고, 시원한 맛을 위해 배를 소 재료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홍고추와 고춧가루를 넣는 것도 이 종가 장김치의 특징이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장김치는 재료 손질 방법도 독특한데 대파와 풋마늘은 곱게 채 썰어 넣고 밤과 마늘, 생강은 얇게 저민 후 ‘실낱같이 썬다’고 표현할 만큼 결에 맞춰서 잘게 썰어 넣는다. 이렇게 완성된 장김치는 손님상에 냈을 때 부재료들이 동동 떠올라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장김치 한 그릇에도 맛과 멋을 함께 담아냈던 종부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윤경남 종녀의 할머니는 손녀들에게 음식을 가르칠 때, 고명을 얹는 것을 “음식에 연지곤지 바르고 눈썹 그리듯 하라”고 말했다. 신부의 얼굴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연지곤지를 찍지 않고 눈썹을 그리지 않으면 예쁘지 않듯이, 음식도 예쁘게 단장해서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고 아름답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신 것이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장김치는 무와 알배추에 미나리와 밤, 배, 풋마늘 등을 썰어 넣고 교동전독간장으로 간을 맞춘 국물을 붓는다. 빛깔을 봐가며 홍고추와 고춧가루를 가감하기도 한다. 가을배추와 무로 담그는 것이 정석이지만, 사철 배추와 무를 구할 수 있는 요즈음에는 한여름을 제외하면 특별히 계절을 구분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담가 먹는다.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무 |
315 |
g |
알배추 |
80 |
g |
|
부재료 |
미나리 |
110 |
g |
밤 |
45 |
g |
|
배 |
210 |
g |
|
대파 |
20 |
g |
|
풋마늘 |
30 |
g |
|
마늘 |
10 |
g |
|
생강 |
5 |
g |
|
양념 재료 |
홍고추(간 것) |
210 |
g |
고춧가루 |
15 |
g |
|
교동전독간장 |
115 |
g |
|
설탕 |
20 |
g |
|
물 |
1,715 |
g |
※ 주의할 점
· 무를 다듬을 때 세로결에 맞춰 썬다. 가로결에 맞춰 써는 것보다 단면이 더 깔끔하며 국이나 생채를 해도 무의 질감이 잘 살아있다.
· 미나리는 대가 파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잎은 떼어내고 줄기만 사용한다.
· 계절에 따라 야채의 수분 함량이 다르므로 간장의 양은 상황에 따라 가감한다.
장김치는 기본적으로 숙성 기간을 거치지 않고 담가서 바로 먹는 김치다. 대신 오래 숙성된 장을 이용해 담근다. 일반 김치가 소금과 채소가 발효되어 익은 맛이라면, 장김치는 간장과 채소가 발효된 맛이라 국물이 시원하고 색다르다. 그 때문에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떡을 안주로 올린 주안상이나 떡국상에 올렸다. 물김치류인 장김치는 보통 만든 지 1~2주일 이내에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장김치는 보통 3~4일 정도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킨 후 먹는데, 빨리 먹고 싶을 때는 별도로 숙성 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먹기도 한다. 이렇게 담근 김치는 보통 2개월까지 두고 먹는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중요한 행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이 온다고 하면 가장 먼저 장김치를 담갔다. 주안상에 반드시 올리는 김치이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떡을 먹을 때도 장김치를 함께 내면 맛의 궁합이 좋았다. 윤경남 종녀에 따르면 아버지가 장김치를 특히 좋아해 어머니가 한 독 가득 담가 놓고 먹었다고 한다. 다른 나박김치와 달리 오래 두고 먹어도 곰팡이가 생기지 않고 물러도 맛이 좋았는데, 그 비법만큼은 아직도 헤아리기 어렵다.
요약 | 가지김치는 토막 낸 가지에 열십자로 칼집을 넣어 살짝 데친 후 부추와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에 교동전독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 다음 가지의 속을 채워 넣은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내림 김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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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지역 | 한국 > 충청남도 > 논산 |
분류 | 발효 음식 > 김치류 > 가지김치 |
발효 및 먹는 방법 | 여름에 나는 제철 가지로 담근 가지김치는 항아리에 담아 실온에서 하룻밤 정도 숙성시킨 후 꺼내 먹었다. 담가서 바로 먹는 김치라 일주일 이내로 먹는데, 냉장 보관하면 열흘까지 먹을 수 있다. 가지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좋아 여름철 별미로 통한다. |
재료 | 가지, 부추, 마늘, 생강, 고춧가루, 교동전독간장 등 |
절기 | 여름 |
주요 인물 | 윤경남 종녀 |
만든 시기 | 미상 |
유사 음식 | 가지소박이 |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가지김치는 여름에 나는 제철 가지를 토막 내 열십자로 칼집을 넣고 살짝 데친다. 부추와 마늘, 생강 등의 소 재료에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 다음 가지 속을 채워 버무린다. 보관 기간이 비교적 짧은 여름 김치이므로 김치를 담근 후 항아리에 담아 여름철 실온에서 한나절 반 정도 숙성시켜 두었다가 일주일 이내로 먹었다. 요즘엔 냉장 보관이 가능해 열흘까지도 두고 먹는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가지김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가지김치는 여름에 나는 제철 가지를 토막 내 칼집을 내고 살짝 데친 후 부추와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으로 속을 채워 만든다.
배추가 귀한 여름철이면 제철 채소인 가지를 이용해 김치를 담그기도 했는데 주로 충청도와 강원도, 경상도 지방에서 즐겨 먹었다.
1935년 8월 30일자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가지김치를 '귀가집 반찬'으로 소개하며 "일반 가정에서 가지나물이나 챗국, 찜 같은 것은 많이 만들어 먹지만 가지김치를 해 먹는 가정은 흔하지 못한 모양인데, 이것은 대개 궁가에서 많이 해 먹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인도가 원산지인 가지는 신라 시대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의서인 <본초연의(本草衍義)>를 인용한 <해동역사(海東繹史)>를 보면 "신라에는 1종의 가지가 나는데, 모양이 달걀 비슷하고 엷은 자줏빛에 광택이 있으며 꼭지가 길고 맛이 달다”는 기록이 있다. 신라 때의 가지 재배와 생산에 관한 기록으로 미루어 가지 식용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조선 말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도 가지김치 담그는 법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가지을 거피되 지편 붓치고
가지는 껍질을 벗기는데 꼭지 쪽은 그대로 붙이고
가온 열십 여 외김치 소쳬로 너코
가운데를 열십자로 가르고 절여 오이김치처럼 소를 넣고
졔 겁질노 어금막계 동혀셔 실고초 파 너허 익키되
제 껍질로 엇갈리게 동여서 실고추, 파를 넣어 익히는데
열무 셧그면 조흔니 일훔이 가지김치라。
열무를 섞어도 좋다. 그 이름이 가지김치다.
일반적인 가지김치는 토막 낸 가지에 칼집을 넣어 소금물에 절였다가 물기를 뺀 다음 부재료를 넣어 숙성시킨다. 그러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가지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사용하는데, 이런 조리 방법은 가지의 독특한 아린 맛을 줄이고 식감도 부드럽게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오이, 가지, 무 등을 데쳐서 김치를 담그는 것은 치아가 약해진 집안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데친 가지에 고춧가루와 간 홍고추를 함께 버무려 붉은빛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조리법도 먹음직스러운 모양을 내는 논산 파평 윤씨 종가만의 비법이다. 홍고추를 갈 때는 고추씨도 함께 가는데, 여름에 나는 햇고추의 씨는 맛을 더하면서 참깨와 같이 고명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지김치는 가지를 토막 내 열십자로 칼집을 넣고 살짝 데친 후 부추와 마늘, 생강 등의 소 재료에 교동전독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속을 채워 만들며, 주로 여름철에 담가 먹는다.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가지 |
840 |
g |
부재료 |
부추 |
190 |
g |
마늘 |
65 |
g |
|
생강 |
5 |
g |
|
양념 재료 |
홍고추(간 것) |
200 |
g |
고춧가루 |
20 |
g |
|
교동전독간장 |
120 |
g |
|
설탕 |
10 |
g |
※ 주의할 점
· 꼭지가 파란 가지는 떫고 맛이 덜하므로 꼭지 부분까지 보라색인 토종 가지를 사용한다.
· 여름엔 항아리에 담아 하룻밤 정도 숙성시킨 후 먹으면 버섯보다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 바로 먹을 때는 매실청을 약간 넣어 버무리면 익은 김치의 맛이 느껴진다.
· 가지김치를 보관할 때 단단한 꼭지 부분을 먼저 넣고 몸통 부분을 그 위에 쌓아 두면 김치가 전체적으로 비슷한 속도로 익는다.
잘 숙성된 가지김치는 버섯처럼 쫄깃한 식감에 부추 등의 소 재료가 잘 어우러져 여름철 입맛을 돋우기 좋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텃밭에 오이보다는 가지를 더 많이 심을 만큼 가지를 즐겨 먹었고 나물보다는 김치로 담가서 먹었다. 특히 입맛 없을 때 칼국수 삶아 먹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럴 때면 가지김치가 빠지지 않고 상에 올랐다. 또한 짜지 않고 맛이 깔끔한 교동전독간장으로 간하여 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가지김치는 담가서 한나절 반 정도 실온에 두면 적당히 숙성되면서 부추의 풋내와 떫은맛이 가셔서 맛이 좋아진다. 가지김치는 즉석 김치에 가깝기 때문에 숙성시킨 후에는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일주일 정도 두고 먹는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냉장고와 김치통이 없던 시절에 가지김치를 항아리에 담아 잘 봉한 다음, 새끼를 망처럼 엮어 항아리를 넣은 후 두레박에 담고 우물에 띄워 온도를 차게 유지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두고 먹었는데,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여름철에 매주 담글 만큼 가지김치를 즐겨 먹었다.
요약 | 간장게장(노성게장)은 노성천에서 나는 참게에 생소고기 다진 것을 먹인 후, 미리 끓여 식힌 교동전독간장에 파, 마늘, 밤 등의 재료를 넣고 양념장을 만들어 게가 잠기도록 부어 만드는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내림 음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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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지역 | 한국 > 충청남도 > 논산 |
분류 | 발효 음식 > 젓갈류 > 간장게장 |
발효 및 먹는 방법 | 가을에 속이 꽉 찬 참게를 손질해 교동전독간장을 양념하여 붓고 2~3일 후 간장을 따라내고 다시 끓여 식힌 후 붓는다. 이렇게 세 번 반복하면 일 년이 지나도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
재료 | 참게, 소고기, 파, 마늘, 교동전독간장, 참기름 등 |
절기 | 가을 |
주요 인물 | 윤경남 종녀 |
만든 시기 | 미상 |
유사 음식 | 간장게장 |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노성게장은 노성천에서 나는 참게에 생소고기를 다져서 먹인 후 미리 끓여 식혀 둔 교동전독간장에 파, 마늘, 밤 등의 재료를 넣은 양념장을 부어 만든다. 2~3일 후 간장을 따라 내어 다시 끓여서 붓기를 세 번 반복하면 일 년 내내 깊고 한결같은 맛을 낸다. 조선 시대 노성 참게는 그 맛이 뛰어나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이었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간장게장(노성게장)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간장게장(노성게장)은 노성천에서 나는 참게에 다진 소고기를 먹인 후에 파, 마늘, 밤 등의 재료를 넣고 미리 끓여 식혀 둔 교동전독간장을 부어 만든다.(출처: 디자인장)
19세기 초 빙허각 이씨가 엮은, 가정 살림에 관한 책인 <규합총서(閨閤叢書)>와 20세기 조리서인 <부인필지> 등을 보면 살아 있는 게에게 고기를 먹인 후 게장을 담그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 게를 그릇 담고 닭을 튀야 을 여허 수삼일 두면 게가 그 닭의 즙을 먹고
산 게를 그릇에 담고 닭을 튀하여 생으로 넣어 며칠 두면(삼일 정도) 게가 그 닭즙을 먹고
장이 별로 막고 마시 아름다우니 닭이 업이는 두부를 야여허면 먹고 장이 만커든
장이 유난히 많고 맛이 아름다우니 닭이 없으면 두부를 게에 넣어도 먹고 장이 많아지거든
뇌야 게발 어리는데 허 실의 야 놉히 달고 그릇을 바쳐두면 말근 물이 발마다
내어 게발 아랫마디를 끊어 실에 매어 높이 달고 그릇을 바쳐 두면 맑은 물이 발끝마다
흘어니이면 다 장이 되나니라 게가 달이 업으면 살지고 달이 으면 파리니라
흘러 내릴 것이다. 이것을 익히면 다 장이 된다. 게가 달이 없으면 살이 찌고 달이 밝으면 파리하니라.
잡식성인 게에게 닭고기나 두부 등의 동물성 먹이를 먹인 후 게장을 만들면 그 맛이 아름답다고 표현하였다. 이렇게 살아 있는 게에게 육고기를 먹여 살을 찌운 후 장을 담그는 방식은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 소고기를 먹인 후 만든 노성게장의 조리법과 유사하다.
20세기 조리서인 <부인필지>에서는 장에 소고기와 게를 넣어 만든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 게졋
게젓
검은 장을 항아리에 붓고 소고기 두어 넛코
검은 간장을 항아리에 붓고 소고기 두어 쪽을 넣어
항아리 밋을 흙으로 발걸고 숫불 피워 달여
항아리 아래에 흙을 발라 걸고 숯불을 피워 다려
식은 후 게를 졍히 씨셔 너어 수일 후
식은 다음 게를 깨끗하게 씻어 넣어 며칠 지난 후
그 장을 라 다시 달여 붓고 쳔초를
다려 둔 장을 따라서 다시 다려 붓고 천초의
씨 여 조곰너으되쳔초가 입 담은 것은
씨를 빼낸 후 조금 넣는데, 꽃망울 상태의 천초는
독니 버러진 것을 너으라。
독성이 있으니, 꽃잎이 벌어진 이후의 것을 넣는다.
게졋에이 상극이라 조곰 너여야
게젓에 꿀이 상극이라 하지만 조금 넣어야
맛이 조코불빗을 보면 골기가 쉬으니
맛이 좋아진다. 불빛에 닿으면 쉽게 변질되니
밤에 더도 불을 빗취지 말지니라。
밤에 꺼내고, 그럴 때에도 불을 비추지 않는다.
살아 있는 게에게 소고기를 먹여 게장을 만드는 <규합총서>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조리법과 달리, <부인필지>에서는 소고기를 장에 먼저 달여 식힌 후 그 안에 게를 넣고 며칠 지나서 다시 장을 달여 만든다고 기록하고 있다. 직접 게에게 소고기를 먹여 장을 담그는 방식은 아니지만, 소고기 육수가 진하게 배어 있는 장에 게를 며칠 담그는 방법 역시 게장의 풍미를 좋게 한다.
풍요롭지 못했던 시절에 사람도 먹기 어려운 소고기를 게에게 먹여 이를 음식의 재료로 사용한다는 것은 보통의 경제적 여유와 정성이 아니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이는 게장을 담그는 이러한 방식이 거의 사라져 버린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양반가의 풍류와 멋은 물론, 전통 그대로의 게장 담그는 법이 윤경남 종녀의 할머니와 어머니를 이어 종녀에게까지 그대로 전수되고 있다.
간장게장에는 주로 봄에 잡히는 꽃게를 사용하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참게를 이용하기도 했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가 자리한 논산 일대에는 계룡산에서 흘러내려온 맑은 계곡물인 금강의 지천이 노성천으로 이어졌는데, 이곳에서 잡히는 참게는 다른 지역의 참게보다 다리에 털이 적고 등판이 넓으며 맛이 좋았다. 이를 노성 참게라 불렀으며, 조선 성종 때 편찬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을 보면 충청 공주목 이산현(현 노성)의 특산물 항목에 참게가 언급될 만큼 당시 유명세가 높았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게장의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는 명재 윤증(1629년~1714년)이 아들에게 쓴 편지가 증명해 준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학자 중 한 명이었던 명재는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게장을 친척에게 선물로 보내라고 당부하고 있다. 화폐경제가 발달하기 전인 조선 시대에 음식물의 교환은 친분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데, 아들에게 이러한 호혜(互惠)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되 물품을 간소히 할 것을 일러두는 내용이다.
체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게를 즐겨 먹었으며 특히 맛 좋은 교동전독간장을 활용해 게장을 담갔다. 노성 참게는 가을이 되면 등판 안쪽에 장이 가득 차는데, 이때 게장을 담그면 향긋하고 단맛이 있으며 속살은 담백하고 감칠맛이 있다. 윤경남 종녀에 따르면 매년 가을에 항아리 가득 게장을 담가 귀한 손님이 올 때마다 반찬으로 냈다고 한다.
맑은 노성천에서 잡히던 노성 참게는 1990년에 금강 하굿둑이 세워지면서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다. 하굿둑이 막히면서 게가 노성천까지 올라오지 못하는 데다 농약을 많이 사용해 생존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섬진강에서 참게를 가져다 쓰지만 게장을 담그는 방법만큼은 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노성 참게는 1년 중 가을 벼 벨 무렵에 가장 장이 많이 차서 맛이 좋아 이때 일꾼들이 잡아오는 참게로 김장하기 전에 게장을 담가 먹었다.
게장을 담그기 하루 전에는 게를 넣어둔 항아리에 소고기 날것을 잘게 썰어 넣어 게들이 먹게 한다. 생소고기를 먹은 게로 게장을 담그면 맛이 잘 어우러지고 소화도 잘 된다고 한다. 양념간장을 붓기 전에 게 한 마리 한 마리마다 일일이 게딱지 안쪽에 파, 마늘, 생강, 참기름, 밤 등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고루 발라서 전체적으로 간이 잘 배어들게 한다. 이것이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비법이라 하겠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간장게장은 노성 참게가 나오는 가을철에 담근다. 먼저 손질한 참게에 다진 소고기를 먹인 후 미리 끓여 놓은 교동전독간장에 파, 마늘, 밤 등의 양념을 넣어 만든 양념간장을 붓는다. 2~3일 후 간장을 따라 내어 다시 끓여 붓기를 세 번 반복한다.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노성 참게 |
10 |
마리 |
부재료 |
소고기 |
300 |
g |
양념 재료 |
교동전독간장 |
1 |
L |
파 |
5 |
뿌리 |
|
마늘 |
15 |
톨 |
|
실고추 |
10 |
g |
|
생강 |
3 |
개 |
|
참기름 |
150 |
ml |
|
밤 |
10 |
개 |
① 교동전독간장은 하루 전에 미리 끓여 식혀 둔다. 이렇게 끓여 식히기를 세 번 반복한다.
② 게는 솔로 문질러 씻어 항아리에 담고, 잘게 다진 생소고기를 함께 넣어 하룻밤을 둔다.
③ 파는 뿌리부터 잎까지 모두 채 썬다.
④ 마늘은 얇게 저며 가늘게 채 썬다.
⑤ 실고추는 2.5cm 길이로 자른다.
⑥ 밤은 속껍질까지 벗겨 채 썬다.
⑦ 간장에 마늘과 생강, 밤, 실고추, 파, 참기름을 넣고 잘 섞어 양념간장을 만든다.
⑧ ⑦의 양념간장을 살짝 벌린 게딱지 안쪽에 골고루 바른다.
⑨ 게를 뒤집어서 항아리에 쌓고 남은 양념간장을 붓는다.
⑩ 2~3일 후 간장만 따라 내어 한 번 끓인 다음 식혀서 다시 붓는다. 이렇게 두 번 더 반복한다.
※ 주의할 점
· 게딱지를 벌리고 수저로 게딱지 안쪽에 양념간장을 넣어 간이 골고루 배게 한다.
게에 끓인 간장을 식혀 붓고, 2~3일 후 다시 게를 담가둔 간장만 따라 내어 끓이고 식혀 다시 붓기를 세 번 반복한 후에 먹는다. 게장은 항아리에 담고 누름돌로 눌러 게가 부서지지 않도록 보관하였으며 추수하고 만든 게장을 설 지나서까지 먹었다. 과거에는 서늘한 부엌 한쪽에 게장을 두었으나 요즘에는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는다.
이렇게 만든 간장게장은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에 곁들여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만큼 '밥도둑'이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주로 귀한 손님상에 간장게장을 올렸으며, 게장의 양념간장 맛이 좋아서 따뜻한 밥에 참기름을 넣고 비벼 먹느라 남는 양념간장이 없었다고 한다. 게장을 상에 올릴 때는 게 다리의 끝 부분은 끊어내고 먹기 알맞은 크기로 잘라 접시 가운데에 게를 모아서 낸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거의 모든 음식에 씨간장인 교동전독간장을 사용한다. 깻잎을 열흘 정도 삭힌 후 교동전독간장을 부어 만드는 깻잎장아찌는 특유의 독특한 향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즐겨 먹는 내림 음식이다. 무를 넣어 담근 파김치는 알싸한 맛과 함께 말린 무의 쫄깃한 식감이 별미다. 식초도 직접 만들어 사용했는데 일반적인 막걸리식초에 오미자를 넣어 빛깔은 물론 맛과 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①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교동전독간장의 정의와 유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 대부분은 교동전독간장으로 간을 하는데, 전독의 '독'은 항아리를 의미하고 '전(傳)'은 종부 대대로 전해 내려온다는 뜻으로 일종의 씨간장이라 할 수 있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가 노성향교 동쪽에 자리해 교동댁이라고도 불렸기 때문에 교동전독간장이라고 한다.
윤경남 종녀에 따르면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교동전독간장은 햇장을 담가 묵은 간장에 부어 만드는데 270여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올 만큼 오랜 세월 한결같은 장맛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장을 귀하게 여겨 장을 담그는 날에는 어머니가 사흘 전부터 목욕을 하고 집 안을 깨끗이 했다고 한다. 또 장독대에 종부의 허락 없이는 들어갈 수 없었고, 외부에 출타했다 돌아오면 사흘 동안 장독대의 출입을 금하기도 했다.
18세기의 농서인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를 보면 장 담글 때 금기사항[醬忌]에 대해 “메주를 만들 때 오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장 담글 때 외부인은 피하고 더욱이 시체 곁을 왕래한 사람은 보는 것도 피해야 한다. 따라서 인가에서는 장독대를 집 뒤편 외진 곳에 설치하고 장독대에 문을 만들어 잠가 둔다. 장독 근처 과일나무는 반드시 베어야 한다. 어린아이가 기왓장을 던져 장독을 깰까 해서이고, 또 담 근처에 독을 두어서는 안 된다. 담이 무너져 독을 망가뜨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잡목은 반드시 잘라내어 독에 짙은 그늘이 지지 않게 하여야 하고, 매번 호미로 풀을 솎아 뱀이나 벌레가 숨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장은 반드시 남쪽을 향하게 하여 볕이 잘 드는 곳을 주로 한다.”고 쓰여 있다.
전통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은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일어나는 미생물의 변화에 의해 맛이 좌우되는 발효 식품이다. 이러한 발효의 메커니즘을 상세히 알지 못했던 선조들은 각종 금기사항을 정해 두고 장맛을 지키기 위해 각별한 정성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②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교동전독간장의 특징
간장은 오래 묵힐수록 소금이 석출되어 처음보다 짠맛이 줄어든다. 따라서 오래 숙성시킨 교동전독간장은 짠맛이 덜하고 향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윤경남 종녀에 따르면 일반 가정에서 장을 담글 때보다 메주가 네 배 이상 들어가는데, 소금물을 많이 넣지 않고 간장을 조금만 빼기 때문에 숙성 중인 장항아리를 들여다보면 메주가 수분을 머금고 있어 까만 간장이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40~50일쯤 숙성시킨 후 간장을 뜨는 것에 비해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6개월 정도 숙성시킨 후에 간장을 뜬다. 이렇게 하면 숙성된 깊은 맛과 향이 나면서도 염도가 낮아서 어느 음식에나 간을 하기에 적당하다. 윤경남 종녀의 어머니는 모든 음식에 소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교동전독간장만으로 감칠맛을 더했고, 종녀 또한 이 방법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③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교동전독간장의 재료와 만드는 법
장맛의 기본은 메주다. 윤경남 종녀의 할머니는 해마다 새 달력이 나오면 장 담글 날의 일진을 가장 먼저 확인할 만큼 장 담그는 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정월 보름이 지난 첫째 갑오일(甲午日)을 기준으로 장 담그기를 준비하셨다고 한다. 종녀의 어머니 또한 매일 한 가마니가 넘는 콩을 삶아 메주 쑤기를 15일에서 20일 정도 할 만큼 많은 양을 준비했다. 이 때문에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장 담그는 기간에는 동네에서 일손을 돕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매년 음력 10월에 콩을 삶아 돌확에 찧는 방식으로 메주를 만들었는데, 최근에는 예전만큼 노동력이 충분하지 않아 방아에 찧는 것으로 방법을 간소화했다. 메주가 완성되면 마루에 짚을 깔고 늘어놓은 후 일주일 정도 말린다. 이를 다시 짚으로 동여매 처마 밑에 40일 정도 매달아 두면 자연스레 공기가 통하면서 황금빛 곰팡이가 핀다. 이때 메주가 마르면서 갈라지는 틈으로 벌이 들어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가끔 된장에서 벌이 발견되기도 하고 잘 숙성된 간장 항아리에 벌들이 바글바글 몰려들기도 하며, 장 담그는 날에는 널어둔 메주에 벌들이 날아와 진풍경을 이룬다.
잘 말린 메주를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메주 사이의 빈 공간은 깨진 메주로 메워 넣어 틈이 생기지 않도록 꽉 채운다. 여기에 물과 소금을 붓고 뚜껑을 덮어 숙성시키는데, 보통 장 담그는 방식에 비해 메주의 양이 많아 항아리에 소금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항아리에서 장을 숙성시킬 때는, 장을 담근 후 3일이 지나면 볕이 좋은 날 아침에 항아리 뚜껑을 열어 햇볕을 쬐고 저녁에 덮기를 반복하여 유해 미생물의 번식을 방지하는데,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장을 숙성시키는 동안 장항아리 뚜껑을 열지 않는다. 또한 일반 가정에서는 장을 담근 지 40일이면 간장을 뜨지만, 교동전독간장은 6개월 정도 지난 후 추석 무렵에 장을 가른다.
장 가르기가 끝나면 햇간장 항아리마다 간을 보면서 대대로 내려오는 씨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다. 이렇게 완성한 간장은 동일한 양의 메주로 담근 간장과 비교했을 때 절반도 되지 않는 양이므로 훨씬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난다.
④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교동전독간장 먹는 방법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음식의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 대신 교동전독간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음식에 간장이 들어가며, 모든 상차림에 항상 간장 종지가 가장 먼저 올라갔다고 한다. 장 담그기에 오랜 시간과 정성을 쏟는 만큼 장맛이 좋아 간장으로 맛을 내는 장김치나 노성게장, 궁중떡볶이와 유사한 떡전골 등이 이곳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윤경남 종녀에 따르면 어린 시절 배가 아프거나 탈이 나면 어머니가 간장을 떠서 먹였고, 소문을 듣고 가끔 배탈을 호소하면서 먼 길 마다 않고 간장을 얻어먹으러 오는 사람도 있었으며, 기억 속의 외조부도 항상 식사 전에 교동전독간장을 한 숟갈 드시고 밥을 뜨셨다고 한다. 장시간 발효된 간장에는 유산균이 풍부하니 생활 속에서 터득한 지혜라 하겠다.
①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깻잎장아찌의 정의와 유래
요즘은 기술의 발전으로 신선한 채소를 사시사철 구할 수 있지만, 과거엔 제철 채소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장아찌였다. 소금물에 삭힌 깻잎을 간장에 숙성시킨 깻잎장아찌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즐겨 먹는 염장 식품이다. 특히 기후가 온화한 남도 지방에서는 다양한 장아찌류가 발달했는데, 충청도는 전남 · 경남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균기온이 낮기 때문에 저장을 목적으로 하는 장아찌가 크게 발달하지 않아 몇 가지 종류의 장아찌만 담가 먹었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깻잎장아찌와 더덕장아찌가 내림 음식으로 전수되고 있으며 지금도 담가 먹는다.
②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깻잎장아찌의 특징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깻잎장아찌는 교동전독간장만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맛이 깔끔하고 향이 좋다. 9월 말에서 10월 초가 되면 싱싱한 깻잎을 따서 항아리에 담아 삭히는데, 이때 소금물이 아닌 생수를 이용하며 깻잎이 위로 뜨지 않도록 무거운 돌로 눌러놓는다. 10일에서 15일 정도 깻잎을 삭힌 후에 깻잎이 노랗게 변하면 양념을 한다.
이처럼 전통 발효 음식 제조법 중 소금물을 사용하지 않고 김치를 담그는 방법은 조선 시대 조리서 중 산갓김치 만드는 방법에서 확인된다. 조선 시대 산갓김치는 산갓을 따뜻한 물에 삭혀 특유의 알싸하고 톡 쏘는 매운맛을 우려낸 뒤 소금을 넣지 않고 만든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는 게장을 담글 때 살아 있는 게에게 소고기를 먹이는 전통 방식을 그대로 이어온 것과 마찬가지로 강한 향을 지닌 재료를 사용할 때는 무염 방식으로 만드는 전통 방식을 지금까지 유지해 오고 있다.
③ 논산 파평 윤씨 종가 깻잎장아찌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깻잎장아찌의 재료 (깻잎 300g 기준)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깻잎 |
300 |
g |
양념 재료 |
전독간장 |
200 |
mL |
마늘 |
30 |
g |
|
생강 |
10 |
g |
|
대파 |
20 |
g |
|
생밤 |
20 |
g |
2) 깻잎장아찌 만드는 법
① 깻잎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② 항아리에 깻잎을 차곡차곡 담아 무거운 돌로 눌러두고 물을 부어 약 열흘에서 보름 정도 삭힌다.
③ 깻잎이 노랗게 삭으면 건져서 물기를 꼭 짠다.
④ 마늘, 생강, 대파, 밤은 가늘게 채 썬다.
⑤ 교동전독간장에 마늘과 생강, 대파, 밤을 섞어 양념을 만든다.
⑥ 물기를 제거한 깻잎을 용기에 두세 장씩 놓고 양념을 켜켜이 얹는다.
④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깻잎장아찌 먹는 방법
독특한 향을 지닌 깻잎은 장아찌를 담갔을 때 그 풍미가 더욱 깊어진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깻잎장아찌는 삭히는 과정에서 소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교동전독간장 외에 다른 양념을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짜지 않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갓 지은 밥과 함께 정갈한 반찬으로 내기에 좋다. 들깨를 베기 열흘 전쯤 큰 광주리에 깻잎을 따서 삭히고, 깻잎이 노랗게 삭으면 양념하여 큰 항아리에 보관하며 이듬해 여름을 지나 추석까지도 먹는다.
① 논산 파평 윤씨 종가 파김치의 정의와 유래
파김치는 쪽파 또는 실파를 고춧가루와 멸치젓 등으로 양념해 담그는 김치로, 주로 충청도와 전라도 · 경상도 등 남쪽 지방에서 즐겨 먹는다. 갓김치나 고들빼기김치처럼 오래 묵힐수록 깊은 맛이 난다.
16세기 조리서인 <수운잡방(需雲雜方)>에는 '총침채(蔥沈采)'라 하여 파김치 담그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깨끗이 씻어 손질한 파를 독에 담고 물을 부어 매운맛을 제거한 후 소금을 켜켜이 섞어 담그는 방식으로 지금의 파김치와는 사뭇 다른 형태다. <한국음식-역사와 조리>란 책에서는 오늘날과 같이 고춧가루와 멸치젓을 양념으로 사용한 파김치는 19세기 이후부터 먹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쪽파에 고춧가루와 젓갈 등으로 양념하는 보통의 파김치와 다르게 무말랭이와 마른오징어 등을 넣고 만든 파김치가 내림 음식으로 전수되고 있다. 가을이 되어 시제사를 지내고 나면 제사에 사용된 북어포와 오징어포를 두었다가 김장철에 파김치를 만드는 데 활용했다. 윤경남 종녀는 현재까지도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배운 그 방법을 그대로 유지하여 파김치를 담가 먹는다.
② 논산 파평 윤씨 종가 파김치의 특징
논산 파평 윤씨 종가 파김치의 가장 큰 특징은 무를 재료로 사용한 것이다. 일반적인 파김치에 실파나 쪽파만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살짝 말린 무를 파와 함께 양념하여 김치를 담근다. 김장철이 되면 배추김치를 비롯하여 파김치를 담근다. 먼저 무를 썰어 하루 동안 말리는데 이때 일반적으로 무말랭이를 만들 때보다 무를 덜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말린 무를 파와 함께 양념에 버무리면 파김치를 씹는 식감이 재미있다. 또 북어포와 마른오징어, 잣 등 귀한 재료들을 더해 맛은 물론 보기에도 기품 있고 화려한 파김치를 만들어 먹었다.
③ 논산 파평 윤씨 종가 파김치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파김치의 재료 (쪽파 1kg 기준)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주재료 |
쪽파(1단) |
1 |
kg |
무(작은 것, 15~20cm) |
1 |
개 |
|
부재료 |
북어포 |
1/2 |
마리 |
마른오징어(중간 크기) |
1/2 |
마리 |
|
배 |
1 |
개 |
|
고명 재료 |
잣 |
10 |
g |
양념 재료 |
교동전독간장 |
200 |
mL |
새우젓 |
200 |
mL |
|
고춧가루 |
100 |
g |
|
생강 |
10 |
g |
|
마늘 |
70 |
g |
2) 파김치 만드는 법
① 무는 두께 1cm, 길이 5cm 크기로 썰어 채반에 펼쳐 하루 동안 말린다.
② 쪽파는 지저분한 것을 떼어내고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③ 북어포와 마른오징어는 1.5cm 폭으로 납작하게 썬다.
④ 배는 폭 1.5cm, 두께 0.3cm 크기로 나박썰기 한다.
⑤ 생강은 가늘게 채 썰고 마늘은 곱게 다진다.
⑥ 볼에 간장과 새우젓, 고춧가루, 생강, 마늘을 넣고 섞어 양념을 만든다.
⑦ 양념에 쪽파와 말린 무, 북어포, 마른오징어를 넣어 버무린다. 배는 마지막에 넣고 가볍게 섞는다.
⑧ 잣을 고명으로 올린다.
④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파김치 먹는 방법
파김치는 파 특유의 알싸한 향과 매운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김치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일반적인 파김치보다 고춧가루를 적게 사용하여 매운맛이 덜하며, 북어포와 오징어포가 들어가 감칠맛이 뛰어나다. 하루 동안 말려서 넣은 무는 아작아작한 식감을 주어 씹는 맛에 재미를 더한다. 파김치는 김장철에 배추김치와 함께 담그는데, 한 달 정도 숙성시켜 먹으며 햇채소가 나오는 3월~4월까지 두고 먹는다. 차례를 지낸 후 탕국에 파김치를 곁들여 먹을 때 가장 맛이 좋으며, 뜨거운 밥에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
① 논산 파평 윤씨 종가 오미자막걸리식초의 정의와 유래
식초는 신맛이 특징인 대표적인 조미료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류의 제조와 함께 초가 발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17세기에 편찬된 일종의 백과사전인 <지봉유설(芝峰類說)>에도 "초를 다른 말로 쓴 술이라 한다."고 쓰여 있다.
18세기 농서인 <증보산림경제>를 보면 "초는 장(醬)의 다음으로 맛을 돋우어 주는 바가 많아서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때문에 다양한 고문헌에서 식초 제조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19세기에 편찬된 <규합총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병일(丙日)에 물 한 동이에 누룩가루 4되를 볶아 섞어서 오지항아리에 넣어 단단히 봉하여 둔다. 정일(丁日)에 찹쌀 한 말을 씻고 또 씻어(百洗) 쪄서 더운 김에 그 항아리에 붓고 복숭아나무 가지로 저어 두껍게 봉하여 볕 바른 곳에 두면 초가 된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데 맛뿐만 아니라 모양이나 색감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식초를 만들 때도 고운 빛을 내기 위해 오미자를 사용했다. 윤경남 종녀는 오미자막걸리식초 만드는 방법을 어머니에게 배웠다. 예전에는 부뚜막 위에 초병을 두고 숙성시켰으나 요즘은 부엌 환경이 바뀌어 상온에서 숙성시킨다.
② 논산 파평 윤씨 종가 오미자막걸리식초의 특징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주로 막걸리식초를 만들어 사용한다. 막걸리식초는 막걸리를 상온에서 2~3개월가량 숙성시킨 것으로, 비교적 만들기 쉽고 영양 성분도 많아 일 년 내내 음식에 두루 사용한다. 제철인 8월~9월에 갈무리한 오미자로 오미자막걸리식초를 만드는데, 오미자 특유의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음식에 맛과 향을 더해줄 뿐 아니라 고운 빛깔을 더해 음식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③ 논산 파평 윤씨 종가 오미자막걸리식초의 재료와 만드는 법
1) 오미자막걸리식초의 재료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
방법 1 재료 |
생막걸리 |
1 |
L |
말린 오미자 |
25 |
g |
|
방법 2 재료 |
생막걸리 |
1 |
L |
오미자 효소 건지 |
50 |
g |
|
오미자 효소액 |
100 |
mL |
2) 오미자막걸리식초 만드는 법
<방법 1>
① 유리병을 뜨거운 물에 소독하여 물기 없이 말린다.
② 말린 오미자는 물에 한 번 헹구어 물기를 뺀다.
③ 소독한 유리병에 생막걸리를 붓고 오미자를 넣는다.
④ 유리병 입구를 헝겊으로 덮고 끈이나 고무줄로 고정한 다음 그늘에서 발효시킨다.
⑤ 발효가 되는 동안 수시로 병을 흔들어 가스를 빼준다.
⑥ 날씨나 온도에 따라 숙성 기간에 차이가 있으나 상온에서 2~3개월가량 숙성시킨 후에 사용한다.
<방법 2>
① 유리병을 뜨거운 물에 소독하여 물기 없이 말린다.
② 오미자 효소액을 거르고 남은 건지와 효소액, 생막걸리를 유리병에 담는다.
③ 유리병 입구를 헝겊으로 덮고 끈이나 고무줄로 고정한 다음 그늘에서 발효시킨다.
④ 발효가 되는 동안 수시로 병을 흔들어 가스를 빼준다.
⑤ 날씨나 온도에 따라 숙성 기간에 차이가 있으나 상온에서 2~3개월가량 숙성시킨 후에 사용한다.
※ 주의할 점
· 발효가 진행되면 넘칠 수 있으므로 막걸리를 유리병 가득 붓지 않는다.
· 발효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수시로 맛을 보고 충분히 발효가 되면 서늘한 곳에 옮겨 보관한다.
· 예전에는 따뜻한 부뚜막에 식초병을 올려두고 숙성시켰다.
④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오미자막걸리식초 먹는 방법
윤경남 종녀에 따르면 어린 시절부터 부뚜막 한편에 늘 식초병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식초를 담그면 따뜻한 부뚜막에서 숙성시켰기 때문이다. 오미자막걸리식초는 특히 여름철 별미인 오이냉국에 넣으면 국물이 은은한 분홍빛을 띠면서 맛과 향이 배가된다. 오미자 특유의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오이의 상큼한 식감과 어울려 시원함을 더한다.
충청도 양반가를 대표하는 논산 파평 윤씨 종가는 조선 숙종 때 소론의 지도자였던 명재 윤증의 고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당당한 양반가의 풍모를 지니면서도 검소한 선비의 삶을 잊지 않았던 선조들의 면모가 집안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 교동전독간장의 명성을 엿볼 수 있는 장독대 풍경도 아름답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가 자리한 노성면 일대는 예부터 수많은 유학자들을 배출한 뿌리 깊은 선비의 고을이다. 그중에서도 명재 윤증은 평생 벼슬을 하지 않는 전형적인 '산림(山林)'의 삶을 살았다. 산림이란 관직에 나가지 않고 은거해 있으면서 높은 학덕을 겸비해 학문적 권위와 세력을 얻은 선비들을 일컫는다.
그는 선비가 지나친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며 후손들로 하여금 양잠을 금하도록 했고, 늘 이웃과 가난한 백성을 돌보는 데 앞장섰다. 덕분에 논산 파평 윤씨 종가는 동학과 한국전쟁을 지나면서도 풀 한 포기 꺾이지 않은 채 고스란히 그 원형을 보존할 수 있었다.
노성산을 등 뒤로 노성향교와 나란히 자리한 논산 파평 윤씨 종가는 양반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솟을대문이 없는데도 당당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풍긴다. 팔작지붕의 사랑채와 행랑채를 정면으로 배치했으며,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는 동선을 멀리 두어 외부의 시선을 막았다.
집 앞에는 선비를 상징하는 배롱나무와 커다란 연못이 자리했고, 고택의 동쪽 언덕에는 커다란 느티나무 세 그루가 가지를 늘어뜨려 장관을 이룬다. 특히 봄이 되면 목련과 철쭉, 벚꽃, 유채꽃 등이 어우러져 고택의 그윽한 아름다움을 더한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줄을 맞춰 늘어선 수백 개의 장독들이 빚어내는 압도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이것은 교동전독간장을 상품화하면서 새로 정비한 것이고, 본래 장독대는 안채 대청마루 뒤편의 언덕에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교동전독간장의 명성을 생각하면 아담한 규모지만 바람이 잘 통하는 양지바른 자리에 놓여 최적의 숙성 조건을 갖춘 곳이다.
특히 대청마루의 방풍창인 바라지창을 열어 두면, 남쪽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대청마루를 지나 뒤뜰 언덕의 장독대로 자연스레 흘러 빠져나가서 한옥의 과학적인 구조는 물론 옛 선조들의 지혜와 멋을 엿볼 수 있다.
요즘은 종가에서도 김치냉장고를 사용할 만큼 과학기술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러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여전히 김장독을 땅에 묻어 사용한다. 김장독을 땅에 묻으면 겨우내 일정한 온도가 유지돼 자연스레 김치 맛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윤경남 종녀의 생각이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직접 식초를 만들어 사용하는 만큼 다양한 크기의 식초병을 보관하고 있다. 식초는 보통 따뜻한 부뚜막에 두어 숙성시켰는데, 이는 발효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종부들의 지혜였다. 또 식초병을 자주 흔들어 주면 호기성인 초산균의 발육과 발효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어 더욱 향긋한 풍미의 식초가 완성된다고 한다.
대나무로 만든 뚜껑이 있는 바구니를 뜻하는 석작은 각종 음식을 담거나 제사에 쓸 과일과 제수용품 등을 담는 데 사용했다. 과거엔 석작이 고급 그릇으로 꼽혔기 때문에 종가의 살림 규모를 엿볼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하지만, 윤경남 종녀에게는 어린 시절 집안의 어른들께서 한과나 육포 같은 간식을 종종 꺼내 주시던 추억이 가득한 물건이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는 석작 외에도 다양한 크기의 바구니가 다수 보관돼 있다. 모두 음식이나 각종 그릇 등을 담아 두던 것으로, 상하거나 망가진 곳 하나 없이 보관 상태가 매우 깨끗해 종부의 정갈한 살림 솜씨를 가늠케 한다.
유기 중에서 가장 질이 좋은 방짜 유기는 잘 깨지거나 변색되지 않고 쓸수록 윤이 나기 때문에 양반가에서 주로 사용했다. 논산 파평 윤씨 종가에서는 가족별로 방짜 유기를 가지고 있는데, 수저 끝에 한자로 수를 적어 수저의 주인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도마는 음식 재료를 썰고 다지는 조리 용구로서 종부들에게는 가장 친숙한 도구이다. 윤경남 종녀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나무 도마를 지금껏 사용하는데 오랜 세월에도 상하거나 틀어지지 않고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살림의 규모가 큰 시절에는 장정 두세 명이 들어야 할 만큼 큰 도마가 있었는데 여덟 명 정도가 쭉 둘러서서 부엌일을 할 만큼 컸다고 한다. 여럿이 둘러서서 밤채를 썰고 있으면 종녀의 할머니와 어른들이 실낱같이 곱게 썰어야 한다고 가르침을 주셨다.
70년 가까이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안주인 자리를 지켰던 양창호 종부가 고령으로 더 이상 안채를 돌볼 수 없게 되면서, 평소 어머니와 사이가 살뜰했던 윤경남 종녀가 나서서 현재 종가의 살림을 돌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곁에서 종부의 삶을 지켜보았고, 할머니가 음식을 할 때면 먼저 나서서 간을 볼 만큼 관심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의 기억 속 어머니는 유별난 완벽주의자였다. "남의 머릿속에 있는 글도 배우는데 눈으로 보고 못하겠느냐"는 게 종부의 자부심이었다. 할머니에게 배운 것은 무엇이든 척척 해냈고, 밤 한쪽을 썰어 넣더라도 맛과 모양까지 정성을 다했다. 음식을 할 때 부산스러워선 안 되고 칼질한 자리는 깨끗하게 정리하라는 것도 할머니에게서 어머니에게 이어진 종부의 가르침이었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내려는 욕심에 몸은 힘들었지만 부모님의 사이는 정답고 애틋했다고 한다. 결혼을 하고 바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던 아버지는 수시로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봄이면 떨어지는 벚꽃이 어머니의 얼굴 같다고 쓸 만큼 낭만이 넘쳤다. 예술을 사랑하셨던 할아버지는 좋은 오페라 공연이 있으면 며느리들부터 구경시킬 만큼 멋스러운 어른이었으며 종부가 3년 만에 아이를 가졌을 때는 “산모가 건강해야 좋은 자손을 낳고, 엄마가 건강해야 자손들을 건강하게 잘 키운다.”고 하시며 비단옷을 해 입히고 책을 빌려 친정에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집안의 어른들께서는 어머니의 산후 조리에도 남달리 신경을 써주셨기 때문에 윤경남 종녀의 어머니는 산후풍이 전혀 없었다. 고단한 종부의 삶 속에서도 그런 행복이 있었기에 어머니가 자신의 역량을 더욱 발휘하지 않았을까 하는 게 윤경남 종녀의 생각이다.
그는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고 순서에 맞춰서 넣는 일까지 어머니의 손맛을 완벽하게 재현하려 애쓴다. 그렇게 기억을 더듬어 만든 떡전골, 장김치 등을 맛본 젊은이와 외국인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때마다 힘이 난다. 여전히 어머니의 눈에는 서툴고 부족한 딸이지만 자연과 시간, 정성이 빚어낸 종가의 깊은 맛을 후손에게 전해주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사명이 되었다.
16년 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 논산으로 내려와 논산 파평 윤씨 종가를 지키고 있는 윤완식 종손은 전통을 강조하되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다양한 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고택을 누구에게나 개방하고 원하는 이들에게 하룻밤 쉬어가며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엔 정악(正樂) 공연팀을 꾸려 음악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던 선조의 지혜를 현대에 알리고 있다. 한 해 평균 3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논산 파평 윤씨 종가를 찾는다고 하니 종가를 지키는 일이 도시 생활보다 더 바쁘다.
종가에 내려오는 교동전독간장을 상품화하는 사업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어릴 적부터 늘 먹던 음식이라 특별한 줄 몰랐지만 우연히 어머니를 모시고 요리경연대회에 나갔다 덜컥 일등을 했을 때, 주변에 논산 파평 윤씨 종가처럼 전통 장맛을 유지하는 집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을 실감했다. 정겨운 장독대 풍경과 전통의 맛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시작한 장 사업은 일 년에 담그는 300독의 간장이 없어서 팔지 못할 만큼 인기가 뜨겁다.
사업을 계기로 장 담그는 일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종손도 일손을 보태는 데 망설임이 없다. 종부의 손맛을 현대적으로 계량하고 대중의 입맛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연구도 쉬지 않는다. 편리한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선택한 종손의 삶이 때론 힘에 벅차고 고달프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조상들에게 배운 삶의 자세인 ‘깊은 과거일수록 오랜 미래’를 자신의 철학으로 삼고서, 앞으로도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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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Stuffed Eggplant Kimchi |
Stuffed eggplant kimchi is made by cutting deep crosses in eggplants and filling them with kimchi trimmings. |
일본어 |
カジギムチ |
切れ目を入れたナスにいろいろな具材を味付けして詰めたもの。 |
중국어 |
茄子泡菜 |
茄子切花刀,然后填入各种调好味的馅料制成。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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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Soy Sauce Kimchi |
Soy sauce kimchi is made by mixing rectangular slices of radish and Chinese cabbage with other vegetables and aromatics, and steeping them in a juice seasoned with soy sauce. |
일본어 |
ナバッキムチ |
四角に薄切りした大根と白菜をいろいろな材料と混ぜ合わせた後、醤油(カンジャン)で味付けした汁を注いで作ったキムチ。 |
중국어 |
酱泡菜 |
萝卜和白菜切四方片后腌渍,然后与各种食材拌匀,最后倒入以酱油提味的泡菜汁,使之熟成入味。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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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Green Onion Kimchi |
Green onion kimchi is made by adding dried radishes, dried walleye pollock, and dried squid to ordinary green onion kimchi. |
일본어 |
パギムチ |
普通のパギムチ(ネギキムチ)に干し大根や干しスケトウダラ、スルメなどを入れて作ったキムチ。 |
중국어 |
葱泡菜 |
在普通葱泡菜中加入萝卜干、明太鱼脯和鱿鱼干等制成。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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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Gyodong Jeondok Soy Sauce |
Soy sauce is the infusion resulting from steeping fermented soybeans in brine. |
일본어 |
キョドンジョンドッカンジャン |
カンジャンとは、大豆で作った味噌玉麹を塩水に漬け、うま味を出した醤油のこと。 |
중국어 |
校东祖传酱油 |
将用黄豆熬成的黄豆酱曲浸泡在盐水中制成的液体酱。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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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Perilla Leaf Kimchi |
Perilla leaf kimchi is made by layering perilla leaves with seasonings. |
일본어 |
ケンニプチャンアチ |
水に漬け込んだエゴマの葉の間に薬念をいれて重ねた漬物。 |
중국어 |
苏子叶酱菜 |
在腌渍苏子叶上面层层涂抹馅料制成。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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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Omija Makgeolli Vinegar |
Omija makgeolli vinegar is made by fermenting omija (five-flavored berries) or their extract in makgeolli at room temperature. |
일본어 |
オミジャマッコリシクチョ |
カンジャンとは、大豆で作った味噌玉麹を塩水に漬け、うま味を出した醤油のこと。 |
중국어 |
五味子马格利酒醋 |
在马格利酒中放入五味子或五味子酶,然后常温发酵酿制。 |
언어 | 음식명 |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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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Soy Crabs |
Soy crabs are made by marinating crabs in soy sauce that has been heated with aromatics and cooled. |
일본어 |
カンジャンケジャン |
煮詰めて冷ました味付け醤油(ヤンニョムガンジャン)をカニに注いで作った料理。 |
중국어 |
酱蟹 |
在螃蟹中倒入熬煮后放凉的调味酱油制成。 |
논산 파평 윤씨 종가는 공간, 음식, 재현음식, 인물, 기구 등 비주얼 이미지로도 오랜 역사와 삶을 체득할 수 있다. 이미지는 각각 좌측부터 차례대로 확인할수 있다.
명재고택 → 명재고택 → 명재고택 → 명재고택 → 명재고택 → 명재고택 → 굴뚝 → 김장독 → 배수로 → 배수로 → 연못 → 우물 → 유채꽃 → 장독대 → 장독대 → 장독대 → 장독 풍경 → 장독 풍경 → 장독 풍경 → 장독 풍경 → 장독 풍경 → 장독 풍경 → 창 → 창
가지김치 → 가지김치 → 가지김치 → 가지김치 재료 → 가지 칼집 넣기 → 가지 데치기 → 부추 썰기 → 간장 넣기 → 양념 섞기 → 양념 속 넣기 → 양념 속 넣기 → 교동전독간장 → 장김치 → 장김치 → 장김치 → 장김치 → 장김치 → 장김치 재료 → 파 채썰기 → 배추 썰기 → 배 나박썰기 → 밤 채썰기 → 미나리 썰기 → 무 채썰기 → 무 나박썰기 → 국물내기 → 간장 넣기 → 재료 넣기 → 간 보기 → 간 맞추기 → 장김치 담기 → 찹쌀고추장
깻잎김치 → 파김치 → 오미자막걸리식초 → 오이냉국
윤경남 종녀 → 윤경남 종녀 → 윤경남 종녀 → 윤경남 종녀 → 윤경남 종녀 → 윤경남 종녀 → 윤완식종손
도마 → 맷돌 → 모란병 → 바구니 → 방짜유기 → 석작 → 소반 → 식초병 → 가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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