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선진국에서 강원교육 미래 찾기]시험 대신 경험…열다섯 살 아이들의 `인생 수업' | ||
(1) 40년 역사 아일랜드 전환학년제 | ||
강원일보 2016-2-12 (금) 10면 - 장현정 기자 | ||
◇아일랜드 웨슬리 칼리지의 다양한 전환학년제 활동 모습.(맨 윗 사진) ◇전환학년제 기간 진행되는 체육활동. (가운데 사진) ◇전환학년제 기간 진행되는 음악프로그램. |
강원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자유학년제를 전면 도입했다. 1학기는 진로와 적성을 탐구하는 준비학기로, 2학기는 자유학기로 묶어 추진한다. 강원일보사는 도내에서 총 30명의 교원을 선발해 지난 1월17일부터 24일까지 교육선진국으로 꼽히는 아일랜드와 덴마크에서 `학교혁신을 위한 해외연수'를 가졌다. 도교육청은 교육부가 올해 전면 도입한 자유학기제를 1년 먼저 도입하며 앞서가는 자유학기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일랜드와 덴마크의 교육을 4회에 걸쳐 정리했다. 유럽서 입시경쟁 가장 심했던 나라 1974년 시범 프로젝트로 도입 청소년 미래 설계할 시간 선물 도전·성공·실패 경험 자산이 돼 시행착오 끝에 이뤄낸 결과물 학생들 학력 향상뿐만 아니라 사제·교우관계 개선 효과도 학교·지역사회 협력 성공 조건 ■다양한 경험과 미래를 스스로 설계 사립학교 `웨슬리 칼리지(Wesley College)'는 아일랜드에서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를 처음 시행한 학교다. 재학생 모두에게 의무적으로 전환학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치열한 입시 경쟁에 내몰렸던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1974년 도입됐다. 당시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입시경쟁이 치열한 나라였다. 교육부 장관이었던 `리처드 버크(Richard Burke)'는 경쟁적인 교육환경에 내몰리며 기회를 잃어 가고 있던 학생들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시범 프로젝트로 진행됐던 `전환학년제'는 학생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교사들에게는 교육에 대한 새로운 열망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웨슬리 칼리지의 데릭 슈어(Derek Shaw) 교사는 전환학년제 코디네이터로 16년 동안 일해 왔다. 그는 “새롭고 좋은 경험을 하는 것이 전환학년제의 교육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전환학년제'는 우리나라의 중학교 과정에 해당되는 `주니어 과정(Junior Certification)'을 마치고 고등학교 과정인 `시니어 과정(Senior Certification)'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전환학년제 기간 동안은 시험이 없다. 학생들은 팀으로 나눠 스포츠, 문화예술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거나 직업체험 등을 한다. 그동안 부족했던 과목에 대한 보충학습도 진행한다. 모든 것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계획하고 결정한다. 웨슬리 칼리지의 마크 스트로헤어(Mark Stroaghair)군은 “전환학년제는 인생 수업이다. 각종 활동을 통해 도전과 성공, 실패의 경험이 앞으로 인생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력 향상·자아성찰의 교육적 성과 아일랜드는 40여 년 동안 전환학년제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학력 향상뿐만 아니라 친구와 선생님과의 관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이들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어른이 된 후의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해봄으로써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자아성찰의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됐다. 공립 중·고교인 `클리프덴 커뮤니티 스쿨(Clifden Community School)'도 학생들이 전환학년제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고교 1학년생인 15~16세의 청소년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학업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한 전환학년제에서는 경험 위주의 학습을 통해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교육 목표다. 프로그램에는 주요 과목의 교과서를 통한 학습과 함께 기술적인 부분,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본교육 등을 한다. 클리프덴 중·고교의 메리켈리(Mary Kelly) 교장은 “전환학년제는 교과교육과정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교육”이라며 “한국의 자유학기제 역시 시행 전부터 긍정적인 자세로 교육 목표를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40년 넘게 이어온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두려움도 있었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가 이 같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과 교사, 지역사회가 합심해 오랜 기간 `선택과 집중'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장현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