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건축사 A(53)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올해로 건축사 활동을 한 지 20년째이지만 경영에 어려움이 많아 휴ㆍ폐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서다. A씨는 "몇년전 까지만 해도 3~4명의 사무직원을 뒀지만 최근 건설경기 위축으로 1명으로 줄였는데도 사무실 운영이 어렵다"면서 "현재로선 건축사사무소를 닫는 것이 최고의 선택인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광주를 비롯해 지역 건축사사무소가 장기간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광주시건축사협회에 따르면 6월 현재 등록된 회원 287명 중 70~80%가 설계사무소 운영이 어려워 존폐 위기에 몰려 있다. 이러다보니 건축사무소들은 실시설계 물량 수주과정에서 제살깎기 경쟁을 벌일 정도다. 일감부족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3.3㎡ 당 평균 10만원 이상이었던 설계비가 현재 4만~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광주시를 비롯한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공공기관 건축물의 경우 대부분 턴키,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등의 입찰방식을 적용해 지역 건축사사무소들의 참여를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입찰이 이뤄지는 턴키 방식은 대형 건설사 중심이다보니 수도권 대형 설계업체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싹쓸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PQ제도 역시 건축사들의 활로 타개에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 등 지자체에서 건축물을 발주할 때 건축사 5년 실무 경력과 실적 등을 입찰 참여조건으로 규정해 결과적으로 대형사들만 수주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추세다.
이에 건축사들은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시가 행정편의주의 잣대로 건축을 홀대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건축사들은 대안으로 공공건축물 입찰제도 개선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시가 공공건축물 발주시 서울시처럼 디자인공모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 이 방식은 가격입찰, 턴키방식을 배제하는 것으로 공모를 통해 공간배치, 심미성 등 편리함과 독창성을 겸비한 디자인을 심사해 선정한다.
안길전 광주시건축사협회장은 "건축설계는 아이디어 싸움인데 턴키ㆍPQ 등의 입찰로 설계 영역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문화도시 광주의 경쟁력 차원에서 현상설계 공모 방식으로 젊은 건축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좌절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어제오늘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현업에서 종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