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서울에 입성한 연극
[태몽].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이었을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연극을
보며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작품의도는 참신하고 배우들의 노력 또한 봐줄만 했지만 식상한 전개방식과 결말의 애매함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흐려 놓았다. 또한 계단식의 단 하나와 격자무늬의 문을 이용한 것이 무대 설치가 다였던 만큼 배우들의 호흡과 연기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 아리랑 소극장의 무대를 다 채울 수 있는 역량은 아니었던 듯 하다.
또한 감정이 솔직하지 못하고 기술적인 부분에만 치우쳐 관객으로 하여금 연기는 잘하나 감정을 공유하진 못했다. 헛점도 너무 많이 드러나고 뭔가 채울 수 없는 빈약함이 무대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지 싶다.
그래도 눈에 띄는 아이디어들이 몇몇 있었다. 예를 들어 불상을 사람이 직접 형상화 했는데 그 모습이 실제 불상같으면서도 참 재미있게 설정해 놓아 관객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다음은 가산 문화센터에서 본 아리랑 작품 {첫사랑}.
타악 뮤지컬이라는 문구와 함께 대한민국 대표 청소년 연극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열정과 고민과 아픔과 절망과 희망을 제대로 표현해낸 작품이었다고 평할 수 있다.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순수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거기다 재미까지 곁들여져 흥미로움을 양념으로 한국 고유의 장단에 어깨 춤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관객이 학생위주이다 보니 조금은 산만한 가운데서도 배우들은 정말 열심이었다. 조명이며 영사기도 적절히 잘 활용했고 무대 또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다.
2인극 페스티벌의 경우 나의 선입견을 일시에 무너뜨린 연극이었다.
2인극은 대체적으로 재미없다고만 생각했던 나의 생각과 더불어 작품의 제목 또한 역시나 나의 생각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첫 작품은 소설을 원작으로 [나는 한 편의 연극이었다]-제목 확실치 않음- 라는 작품과 미국 작품 [불어를 하세요?]. 첫 작품의 경우 이미 소설을 읽은 바가 있어 더 관심있게 보았다. 하지만 두 배우의 호흡이 전혀 맞질 않아 조금은 지루한 감이 있었다. 특히나 딸 역할을 맡은 여자분의 일정하기만한 대사톤과 마치 그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까 하는 듯한 반복적인 행동만 하는 할머니. 처음엔 그렇게 어설프나마 작품을 이끌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프로는 프론가 보다. 뒤로 갈수록 힘을 발휘하여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도 두 배우의 어줍잖은 호흡은 끝까지 이끌어내진 못했다. 개인의 감정에 더 충실했을 뿐. 두 번째 작품 [불어를 하세요?] 같은 경우 무지하게 재미없게 본 희곡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한국의 정서에 맞게 각색을 한 기국서씨의 연출력은 참으로 상상을 초월했다. 잘못하면 삼류로 보일 듯한 기술적인 면들을 어쩌면 그렇게도 촌스럽지 않게 연출할 수 있는 것인지...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두 배우의 호흡도 호흡이고 능청스런 노련함이 피식피식 웃음을 터지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두 작품의 경우 짧지만 주제를 정확하게 던져주는 깔끔함이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었다.
다음은 아동용 뮤지컬 큐빅스 대모험.
현재 우리 나라엔 아동들을 위한 대규모의 뮤지컬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부분이 소극장에서 조그맣게 만들어 가는 것이 현실일 뿐. 그도 그럴 것이 제작비가 오죽 많이 들어가야 말이지... 그래도 분명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좋은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텐데... 큐빅스의 대모험 같은 경우 1억을 투자하여 제작비마저 건지지 못한 작품 중에 하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 때문에 한 번 봐야지 하는 맘에 극장을 찾았다. 하지만 일요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아이들의 웃음 소리와 장난끼 넘치는 떠듦이 귀속을 간지럽히고 있어야 함에도 아이들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5시 공연시간이 가까와 오자 그제서야 한 두명 정도 얼굴을 보일 뿐. 드디어 공연 시간이 돌아왔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현란한 조명으로 시작된 공연은 스토리 엉성, 극소수의 출연배우들이 무대를 이끌어 가기엔 무대가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공연이 있다는 건 다행이지 않을까? 그래도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맘이 나를 슬프게 했다. 어쨌든 모처럼만에 아동극을 보며 나도 동심에 빠진 양 열심히 박수치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춤도 추며 즐긴 건 다 즐기고 나왔다. 이왕 초대권을 주고 보는 건데 더 흥을 돋워야할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라도 말이다.
첫댓글 영숙선배님~한 작품 작품 관극평이 간결하면서 핵심을 찌르네요! 언냐 참말 겅연 마니 본다~나두 좀 봐야하는디....
글구 짧지만 주제를 정확하게 던져주는 깔끔함!!!!!!!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이에요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