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존재만으로도 빛을 뿌리던 분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지 어느 덧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분은 교구장 시절에 외국에 나가시면 교구 사제들에게 사진엽서에 인사말씀을 적어서 보내시고는 하였습니다. 저도 그분께 받은 편지가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인 1985년 2월, 부제품을 준비하던 시점에서 받은 편지입니다. 보잘것없는 신학생에게 자상하게 편지를 보내주신 것이 너무 고마워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손희송 군에게’로 시작된 편지는 바로 곁에서 들려주시는 말씀처럼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기도생활을 통하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도록 힘써주게. 왜냐하면 그 길이 우리를 생명과 기쁨과 빛으로 인도하기 때문일세."... 2009년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셨을 때 한국천주교회 주교단이 발표한 추도문 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그는 정치가도 아니요 사회운동가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주님의 사제였고 참다운 목자였습니다.” “그 존재만으로도 빛을 뿌리는 분이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김 추기경님이 ‘그 존재만으로 빛을 뿌리는 주님의 사제, 참다운 목자’일 수 있었 던 것은 결코 그분 자신의 힘만은 아니었습니다. 항구한 기도를 통해 늘 하느님의 빛 안에 머무르려고 애쓰셨기에 그런 존재가 되실 수 있었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항상 기도하셨고, 기도하는 가운데 길을 찾으신 분이었습니다. 김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앞두고 그분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보고 싶습니다.’라고 하면서 그분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것, ‘당신이 계셨더라면’이라면서 아쉬움을 키우는 것을 원하실까요? 아닐 겁니다. 루카복음 10장에서 예수님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려주시고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김 추기경님이 원하시는 것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가서 여러분도 그렇게 하십시오.”, “여러분도 꾸준히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힘으 로 빛을 뿌리는 존재가 되십시오.”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빛 안에 머물면서 각자 자기 자리에서 나름대로 빛을 뿌리는 것, 그것이 바로 김수환 추기경님을 올바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은 그분의 시대에 최선을 다해 그 분의 몫을 하셨고, 우리는 우리 시대에 열심히 우리 몫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사랑의 빛, 희망의 빛을 갈망하는 이들이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빛을 뿌리는 이들은 너무 적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을 소중하게 기억하 는 이들의 마음속에 그분처럼 빛을 뿌리는 존재가 되겠다고 다짐이 씨앗처럼 뿌 려지기를 바랍니다.(손희송 주교님 페북에서) 목자의 길 '목자의 길'은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뒷동산에 있다. 100 미터 정도의 오솔 길 양쪽에는 길 만큼이나 오래된 단풍나무와 상수리나무, 소나무가 있다. 사제가 되려는 꿈을 안고 이곳에 온 신학생들은 10년 가까이 공동체 생활을 하면 서 학업과 성덕을 닦는다.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거나 홀로 명상하며 걸었던 어머 니 품 같은 곳이 바로 목자의 길이다. 많은 사제들이 이 길을 걸었고 지금은 사제의 꿈을 간직한 신학생들이 같은 길을 걷는다. 김수환 추기경께서도 은퇴 후 신학교 공동사제관에 머무시면서 이 길을 즐겨 걸으셨다. 그리고 '목자의 길' '끝에서 한평생 그토록 사랑하며 갈구했던 하 느님 아버지의 품에 안기셨다.(사진은 손희송 주교님의 페북에서 퍼옴) [정웅모 신부님 페북에서 또 퍼옴] 우리 신학원생들도 점심 시간을 이용해 가끔씩 걷던 길... 참으로 그때가 그리워 집니다. 추기경님께서 은퇴 하신 후 주교사제관에 거처하 실 때 가끔 사제관 정원에 나와 산책 하시는 모습이 신학원 창문에서 보이면 우 리는 콧소리를 섞어 목을 빼고 있는껏 애교와 어리광을 합쳐서 "추기경니~~임" 하고 소리쳐 부릅니다. 그러면 추기경께선 "어~이~" 하시며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시며 손을 흔들어 주시곤 했습니다. 참으로 인자하시고 정답고 따스하신 할아버지 모습으로... 아니 예수님 모습으로...(예수님의 모습이 그러하셨을 겁니다) 그때는 그렇게 자주 뵈었지요. 그리고 나의 특별한 추억은 저희가 추기경님을 뫼시고 가까운 '동숭 아트홀' 극장 에서 "집으로"라는 영화를 함께 관람했던 일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언어 장애를 가진 할머니와 손자와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그당시 많은관객을 동원한 빅 힛트의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시고 나오시며 영화에서 말 못하는 할머니가 자주 사용하시는 가슴을 쓰다듬으며 손주를 향해 사랑을 표현하던 장면을 우리를 향해 재연하시던 모습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이 사진을 보며 그분과의 이런 특별한 추억을 더듬어 기억해 봅니다. 그런 어른과 한 시대에 한 하늘 아래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았다는 것이 큰 행운이었으며 주 님의 특별한 은총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요즘 김추기경님의 선종 10주년을 맞아 사진 전시 및 바보의 나눔이 이어지고 있 었지요. 우리 나라 천주교 신자들이라면 아니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랑하고 존경했던 분, 그분 모습만 떠올려도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정웅모 신부님의 페북을 열어보다 보게된 추기경님의 뒷모습에 그리움이 묻어나 추억의 한 장을 열어 봤습니디다.~^^* 그리운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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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느님의 힘으로 빛을 뿌리는 분.....
햐....()
록은님..함께하심이 정말
기쁘셨겠네요^^
바보야....
소리가 가슴에 울려옵니다..
~~^^*
네 그랬어요~
'기도생활을 통해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도록 힘써주게.
왜냐하면 그길이 우리를 생명과
기쁨과 빛으로 인도하기 때문일세.'
그 존재만으로도 빛을 뿌리는 분...
정말 그리운 분이십니다.~^^*
그렇죠~~()
항구한 기도를 통해 늘 하느님 빛 안에 머무려고 애쓰는 삶!
감사합니다.
존경스러운 분이란 말로는 다 표현 안되는...
함께 기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