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이 되었군요.
오늘은 하루종일 내린 눈에 온 천지가 하얗습니다.
일 하는 중간,중간,,,뽀드득 소리가 즐거워 자꾸 밟아 봅니다.을라같이...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57/10_cafe_2008_02_25_19_41_47c29b558f5c9)
( 잡초님이 오늘 찍은 사진)
한국에서 직장을 다닐 때.
괴상한 일로 고민하는 동료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한명은 고참인데,
이 양반은 낚시광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좋다는 산천은 다 찾아다닙니다.
하다못해 부서 전체 야유회때도 제 입맛에 맞게 동두천 구석진 낚시터로 장소를 잡는 사람입니다.
부서원들이 좋아하던 말던...
거품을 물고 자연이 수려하고,조용하고,공터도 좋고,산도 있고,,어쩌구 하면서..
토요일은 출근할 때 아예 완전군장 차림입니다.1박2일 코스로...
평일날도 퇴근시 호프 한 잔 하자고 아무리 꼬셔도, 약속이 있다고 휭~하니 도망가는 사람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1주일에 최소 4일은 퇴근후 실내낚시터에서 삽니다.
듣기로는 와이프와 맨날 낚시 문제로 싸운다고 합니다.집안 좀 안 거들어 준다고..
나중엔 와이프가 포기를 했답니다.
하루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부서원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는 자리에 동참을 했습니다.
한참을 심각하게 혼자서 1천cc를 꿀꺽 꿀꺽 한숨에 들이키더니..
.
"있잖아~나 그만 이혼할까 봐~집사람이 더 이상 같이 못 살겠데~"
.
한다,안 한다.한다,안 한다..몇번씩이나 왔다갔다 했는데,
제가 중국 오고부터는 모르겠습니다.진짜 이혼 했는지...
동료중에 또 한명 괴상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고스톱의 대가 입니다.
평소 다이어리 수첩 비슷한 크기의 소책자를 항상 끼고 살기에,,
무슨 큰 독서를 하는 멋쟁이 인 줄 알았습니다.
우연히 책상위에 놓여진 그 손 때묻은 책을 흘낏 본 적이 있는데..
헉~고스톱 실무서 입니다.
세명 이상만 모이면 무조건 고스톱 치자고 바람 잡습니다.
퇴근후는 여지없이 속칭 하우스에서 붙어 삽니다.
전문 하우스가 아니라,
본인이 이리저리 선수들을 불러 모아,식당 주인으로 부터 얻은 한 쪽 골방입니다.
어느날은 선박회사 직원들...또 어느날은 보험회사 직원들...또 은행직원들...
바뀌는 날 만큼 사람들도 바뀝니다.
이 친구는 술은 한 잔도 못 마십니다.
다른 잡기도 못합니다.
오로지 고스톱입니다.
그렇다고 한 자리에서 오래 하는 것은 또 아닙니다.
밤 12시를 넘긴 적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문제는 토요일인데,,이 날은 여지없이 1박2일 코스입니다.
처음 서너번은 거래관계가 있고, 또 저녁 즐거움으로..
함께 놀아주던 친구들이...
어~ 이것봐라...보통내기가 아니네...하고 부터는..
서서히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오늘 좀 바쁘거덩~하면서..
사람바꾸는 것도 한계가 있는지라,,
매일 퇴근길의 고민은 오늘은 누굴 붙잡을까..하는 것입니다.
한번은 퇴근시간 훨씬 지나서, 잔업을 하고 있는데,,,
그의 와이프로 부터 전화가 왔었습니다.벌~써 퇴근한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어제는 퇴근길에 전철안에서 발 밟은 사람과 티격태격 하다가,서로 죽이 맞아 12시까지 고스톱쳤다는데,
오늘은 또 누구를 잡아 갔나 모르겠다고 불평을 합니다.
어느날 부서원 몇명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또 줄 것이 있다고..
고스톱은 아니라기에 퇴근길에 들렀습니다.
그의 와이프가 비닐봉지에 이만큼 무엇을 담아줍니다.
김장김치랍니다.
오늘이 적금을 타는 날이라 김장을 담았다고 하면서...
박봉에 알뜰하게 사십니다.하니까..
"저 양반 고스톱 쳐서 매달 정기적금을 들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고스톱으로 매월 정기적금 드는 사람 처음 봤습니다.
.
하루는 종일 어두운 얼굴이길레..
퇴근길에 맥주나 한 잔 하자고 꼬셨습니다.
몇잔을 들이키더니...
.
"나 그만 이혼할까 봐~집사람이 이제 들어오지 말레~~"
.
****
지난주 목요일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랜만에 점심을 집에서 같이 먹자고...맛있는 무엇을 만들었다고..
"응. 오늘 점심은 오찬모임이 있는데..."
그럼, 남겨뒀다가 저녁에 오랜만에 식구끼리 오붓하게 먹자고 합니다.
"응. 저녁엔 한국에서 오신 하얀날개님(가명)과 먹기로 했는데.."
금요일에 또 전화가 왔습니다.
시간나면 오후에 같이 시장 좀 보러가자고 합니다.
"응. 오늘 오후는 영사관에서 학부모 간담회가 있는데.."
저녁에 좀 일찍 들어와서 일주일 전부터 부탁한 프로그램을 컴에 좀 깔아달라고 합니다.
오늘 반드시 끝내야 되는 일이 있다면서.....
'응.저녁은 금요호프모임이 있는데.."
토요일 오후에 또 전화가 옵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오전만 근무하제? 끝났으면 오는 길에 세탁물 좀 찾아오지."
'응. 시방 멀리 노산자락에서 벗들과 커피마시고 있는데.."
"그래~그럼 저녁에 좀 일찍 들어와~"
"응. 저녁엔 청양에서 아기 돌찬치가 있다던데.."
갑자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버럭~
"왜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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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케케케케켁 드디어 또 한분이 서서히 ...
얻어 터지지 않은것만도 다행이네 뭐, 나는 그렇게 했다가 응급실로 몇번 들락거렸다우..중국에 도망 온 이유도 딴게 아니지..흑흑!!
너무 자극적인 제목은 삭제해야 합니다. 이거야말로 한물간 연예인이 누드화보 내는 격입니다.
ㅎㅎ 찬성입니다. 무제로 바꾸죠..
으하하..일송정님이 뭘 숨기는게 있는것 같아..수상해요~
ㅋㅋ..이혼해야 될까봐가 아니고 '이혼당할 것 같오..' 가 제목으로 어울린줄 아뢰오~
가장 바람직한 부부상이 세상에서 둘도없는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들 하던데...아마도 친구가 되어가는 것 아닌가싶습니다.지금 이순간부터 친구처럼 대해보심을 추천드립니다....그러고보니 나는 나의 짝에게 친구처럼 하는지 한번 생각해볼 기회네요.ㅎㅎㅎ
음~조심하셔야겠군요~ 나이가 들어 갈수록 기가 세어지는 게 여자라는데요~ 남자들은 비에젖은 낙엽이 된답니다. 혹시 간이 배밖으로 나오신 거 아니시죠? *^^*!후다다다다닥!!!!
그나마 이산이 지켜줍니다.ㅎㅎ
이산이 뭡니까... 혹시 라오산의 한자락?
이산,저산 해도 정조의 이산이 제일 재미있지요?ㅎㅎ
ㅋㅋㅋ 어쩌면 나랑 똑 같을까? 하여튼 그놈의 오지랍이 뭔지...
저는 윗분들처럼살았더라면 벌써이혼하고도 납습니다. 햐 간이 배밖에 나온분들이네. ㅋㅋ
관심사를 같이 공유하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는 것이 위와 같은 일 안생기고 좋습니다.*^^*
우얬든 부럽습니다. 사람사는 방식이 모두가 다르니 ... 서로 길들이고 길들임당하면서 익숙해지다 보면 그것도 이해도 되고 때로는 포기도 하면서...그래 사는거지요 뭐. ^*^
독거노인 한명 또 늘엇구만,,,저녁에 같이![맥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0.gif)
합시다요..나 심심한데...![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으허허허험.. 아~.. "왜 사니" 가 "왜 같이 사니" 란 뜻이군요.. 라오스는 아주 재미있게 잘 사시는 것 같은데.. 험험^^
요즈음 유행하는 말 사는게 뭐있어..............요
저의 미래도 보이네요.^^; 허구헌날 마눌님께서 오지랍 줄이라고 갈굽니다. 사람들 밥 사줄돈 모았으면 집한채 샀을거라고...ㅎㅎ
부럽습니다...글잘쓰신 것도 그렇고, 매끼 약속이 그리 많으시다니.....매일 뭘 먹을까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고소를 머금고 갑니다.. "에궁 이 일을 우째야 쓸까나 .......
옛말에 있을때 잘해~ 요런말이 있지요.ㅋㅋㅋ
스프링님 이제 5학년 이신데 조심 하셔야 지요 이혼해야 될까봐가 아니라 ...이혼 당할까봐로 제목을 고치심이...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