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흐리고 후덥한 여름이 오는 창밖으로~, 山안개가 山허리를 감도는 주흘산 능선의 산세가 흡사 Crown을 닮았다!~,
산무(山霧)위에 웅장한 자태로 우뚝 솟아 세상을 내려다보는 듯 한 위압적인 모습에 영험함이 느껴진다!~,
새재공원입구(10:00)에서 파란 잎의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걷는다!~, 한쪽으로는 계곡물이 흐르고 산기슭에는 고풍스런 노송(老松) 이 자리잡은 넓은 잔디밭이 시원스럽다!~,
제1관(주흘관) 우측으로 들머리에 들어서면 아름드리 침엽수림이 깊고 울창하다!~,
6월 초여름 성큼 다가온 무더위에 흐르는 땀이 당황스러울 즈음~, 일곱 선녀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는 흔한 전설의 여궁폭포(10:45)를 만난다!~
치솟은 절벽의 바위사이로 시원스레 쏟아지는 폭포수가 주변의 풍광과 어우러져 멋진 절경을 드러낸다!~, 여성의 풍만한 하체를 닮았다고 하여서 ‘여궁폭포’라 하였다고 하고, 또는 구구절절 하염엾는 여인의 마음을 닮아서 ‘여심폭포’라 하였다고도 한다!~,
물줄기가 쏟아져 내려 만들어진 여궁폭포의 차갑고 깊은 소(沼)속으로 뛰어들고픈 충동은~, 갑자기 다가온 당황스런 무더위 때문일까 아니면 이 내 몸속에 숨어있는 남정내의 뜨거움이 아직은 식지않았기 때문이런가?!!^^~~
비탈위에 세워져 잠시 쉬어가며 탁 트인 경치를 보기에 좋은 ‘혜국사(11:15)’를 지나~, 15~20명의 산그리메 산님들과 모여 앉아 모처럼 정겹고 화기애애한 점심식사(~12:00)를 하였다!~,~,
습기 머금은 바람이 후욱~ 불더니 올해 들어 첫 장맛비의 빗줄기가 점점 세차진다!~, 900여 계단을 오르고 다시 또 도합 400여 계단을 올라야 주흘산 주봉(1:10)을 만난다!~,
장맛비에 하산하자는 분위기속에서 나홀로 ‘영봉’으로 향한다!~,
백령도 흑룡부대 본부중대 화기소대 M60기관총 사수 겸 해안경비 해당화중대 사항포 산적소초 HMG부사수 해병병장 이해병~, 물을 만나면 더 힘이 솟는다는 해병대 아니겠나!!~~,
이 자리를 빌려 채해병(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빌며, 특검이 잘 진행되기를 바래본다!~,
주봉에서 영봉으로 가는 능선길은 좌우로 깎아지를 듯 한 절벽의 칼바위능선길이다!~,
山안개에 휩싸여 시야는 흐릿하다! 맑은 날에는 시원스레 멋진 절경이 펼쳐지리라!~,
영봉(1:40)에서 나홀로 인증샷을 찍고~, 제2관 - 조곡관 방향으로 하산~, 자연의 흙, 돌, 바위가 정겹고~, 주위의 풍광과 어우러져 뻗어 내린 山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비가 주춤하면서 휘익 스치는 바람에 나뭇잎에서는 후드득 물방울들이 떨어지고~, 제풀에 놀라 날아가는 새에 나도 덩달아 놀라고야 말았다!~,
산길은 어둑한데~, 머리 위 풍성한 나뭇잎들은 바람에 물방울들을 떨어뜨리며 현란한 춤을 추는 파란색 전구다발 빛의 축제를 펼쳐놓는다!~,
산죽숲길을 지나며~, 비에 씻긴 싱그러운 파란색 단풍나무 싸리나무도 만난다!~,
첫 계곡 징검다리를 건널 즈음 빗방울이 다시 굵어지기 시작했다!~,
빗소리와 계곡의 물소리가 합주(合奏)를 하고~, 관중 등 커다란 고사리류 들은 잎들을 활짝 열어젖히고 소리없는 나팔을 분다!~, 나무와 나뭇잎들은 ‘코러스’가 되어 합창과 현란한 군무를 춘다!~,
비 오는 날~, 山中의 自然속에서 펼쳐지는 ‘심포니 오케스트라’이다!~, 나 홀로 듣는 천상(天上)의 ‘레퀴엠’이 울려 퍼진다!~,
꽃밭서들(2:20)엔 지나가는 산객(山客)들의 정성이 깃든 작은 돌탑들이 돌꽃으로 만발하였다!~, 제2관(조곡관)(3:00)에서 제1관 - 조흘관 - 새재공원입구로 원점회귀!~,
반대편 고개로 오르면 제3관 - 조령관이다!~,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 하여서 ‘조령(새재)’이라 하였다 하는데~‘ 이왕이면 새도 쉬어 넘는 고개 또는 새도 절경에 취해 하릴없이 노닐다 넘는 고개라고 해야 더 낭만적이지 않을까!~,,,
아~, 신립장군이 저 고개 너머 ‘충주 탄금대’에서 파부침주(破釜沈舟)의 배수진을 칠 것이 아니라~ 저 ‘조령(鳥嶺)’을 틀어막았더라면 왜군의 진격을 막았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만~, 이후로 한강/임진강/대동강이 그리 싱겁게 뚫린 것을 보자면, 이미 대세는 막을 수 없는 형세였을 것이다!~,
임진왜란으로 조선의 경제 사회 문화전반의 대격변이 일어났다고 한다면~, 이후 저 조령(새재)에서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도 있는 한 사건으로 인해 조선의 정치적 대격변이 일어나게 된다!~,
기호지방 서인(西人) 명문가(名門家)의 서자(庶子) 7명이 ‘조령(새재)고개’에서 한 상인(商人)을 죽이고 강도짓을 하였는데~, 당시 ‘광해군’의 모사꾼이자 북인(北人)의 실권자인 ‘이이첨’에 의해 역모로 몰아졌다!~,
훗날 허균이 죽는 한 원인이 되었고, 허균의 수제자이자 홍길동의 모델이 되었던 당시 조선제일의 미남이라던 ‘서양갑’의 원한으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수많은 인재들이 형장의 이슬이 되었다!~,
이른바 ‘칠서의옥’으로 ‘계축옥사’로 이어졌고~, 인목대비가 폐위되고 영창대군이 죽임을 당하는 ‘폐모살제’ 그리고 훗날 서인(西人)에 의한 ‘인조반정’으로 까지 이어진다!~, (참고로 우리 산그리메 山님들 中에 닉네임 ‘인목대비’님이 계시지요^~)
허균을 비롯한 서양갑과 그의 동료 서자(庶子)들이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은 물론 아니었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조선은 더욱 더 기괴한 나라가 되어갔다!~,
다시 제1관 주흘관(3:00)!~, 뒤편엔 ‘영남제1관’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문경(聞慶)’은 ‘경사스런 소식을 듣다’ 즉 서울에서 영남으로 전해 오는 첫 소식을 듣는 고장이라는 뜻이라 한다!~, 선비의 과거급제 소식을 말하는 것이리라!~,
조선시대에는 9개의 대로(大路)가 있었다고하는데 그 중에 ‘문경새재 과거길’이 포함된 부산동래에서 서울까지의 ‘영남대로’와 ‘경기 옛길 삼남길’은 도보여행이 가능하게 조성되어있다고 한다!~,
훗날 나의 여행항목의 한 부분이 될~, 우리나라 해안을 따라 서파랑길 남파랑길 해파랑길 제주도의 올레길 그리고 DMZ평화둘레길 등 퇴직하면 도전해야할 것들이 무궁무진해서 좋다!~,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박열’이 문경 태생이라고 한다!~, 영화 ‘박열’에서 ‘이제훈’이 열연했다!~, 그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가 읽고 반했다던 그의 ‘시(詩) 개새끼’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 것 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홍사용의 시(詩)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마치 ‘햄릿’과 같이 우유부단하고 소극적 허무적인 니힐리즘의 풍조인 반면, 박열의 ‘개새끼’ 에서는 밟혀도 다시 살아나는 잡초처럼 원초적 생명력이 느껴진다!~,
‘가네코 후미코’의 수기 중 한 대목을 읽어보자!~,
나는 그 시(詩)를 읽었다. 이리도 힘 있는 시가 있으랴. 한 구절 한 구절이 내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것을 다 읽었을 때 나는 정말이지 황홀할 정도였다. 내 가슴의 피가 뛰고 있었다. 어떤 강한 감동이 나의 전 생명을 고양하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나는 불행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언제나 학대를 받았다. 나는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타인의 노예로 살아왔다. 너무나 많은 남자의 노리개였다. 나는 나 자신의 삶을 살지 않았다. 나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나는 지금 과거의 모든 것에 감사한다. 왜냐하면 만약 내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컸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렇게도 미워하고 경멸하는 그런 사람들의 사상이나 성격이나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 나 자신을 찾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명이 나에게 은혜를 베풀지 않은 덕에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박열을 알고 있다!~, 빅열을 사랑하고 있다!~, 그가 갖고 있는 모든 과실과 결함을 넘어 그를 사랑한다!~, 나는 지금 그가 나에게 저지른 모든 과오를 무조건 받아들인다!~, 설령 재판관의 선고가 우리 두사람을 나눠놓는다 해도,,, 나는 결코 당신을 혼자 죽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1926년 3월 25일 사형이 언도되는 순간! 가네코는 소리 높여 ‘만세’를 외쳤고~, 박열은 ‘재판장, 자네도 수고했네!’ 라는 한마디를 던진다!~,제국의 재판정은 두 아나키스트를 구속했으나 그들의 정신만은 끝내 구속하지 못했다!~,
주흘산 기슭에 묻혀있던 그녀는 문경시내 가까이 ‘박열의사기념관’이 건립되면서 기념관 경내로 이전되었다!~,
문경식당에서 가성비 좋고~, 건강하고 자연의 풍미가 듬북 담긴 山中음식으로 파랑새대장님, 천처니님, 인목대비님, 여여님, 월천님, 스완님, 마고님, 그리고 데미안과 넉넉하고 훈훈한 뒷풀이 자리~,,, 山그리메 山님들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비는 내리고~,,, 生의 한가운데 서서 검은 바위 틈을 파고드는 노송(老松)의 푸른 꿈은 비장하다!~,
------- 소나무와 바위 ------- 소 바 우 씀 -------
첫댓글 함께 산행한 것 처럼 상세하게 글 써주셔서
늘 감동입니다
헬스장서 자전거타며 잘 읽고 나갑니다 소바우님~~
우리도 다시 식구 다 등록했는데, 하는 거 없이 바쁘네 시간이 없네 하여 자주 못 가고 있지요!, '런닝' 이라도 하고 오도록 하려구요!~, 좀 덜 상세하여도, 묘사는 더 그림 같은 글이 되도록 연구하겠슴다!~^
소바우님 글을 읽으면서 이전에 읽었던 책, 보았던 영화의 장면들이 떠올라 한층 빠져들게 됩니다. 가지말라는 부탁도 무색하게 원코스로 잘 다녀오시고 덕분에 후기가 완성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멋진 후기 잘 읽었습니다.
대장님들 입장에선 산행중에 안전이 최우선임을 잘알고 잘 이해합니다!, 그저 늘 감사할뿐이지요!, 멋진 산행이 있어서 멋진 후기가 나오겠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