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에서 뛰고있는 코리안 빅리거들이 16일(한국시간)부터 일제히 올시즌 가능성을 타진하는 스프링캠프에 돌입한다. 재기를 다짐한 박찬호(32ㆍ텍사스 레인저스)와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행을 감행한 구대성(36), 선발 한 자리를 노리는 서재응(28ㆍ이상 뉴욕 메츠),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김선우(28ㆍ워싱턴 내셔널스), 트레이드설에 시달리고 있는 김병현(26ㆍ보스턴 레드삭스) 등에게 이번 스프링캠프는 그야말로 운명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또 풀타임 1루수가 유력한 최희섭(26ㆍLA 다저스)은 특유의 장타력으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사야하고 시애틀 매리너스의 '예비 빅리거' 추신수(23)와 백차승(25)은 메이저리그 승격의 희망을 품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시범경기는 3월2일부터 시작되며 메이저리그는 4월4일 개막한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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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추는 어디로?
"죽느냐, 사느냐" 서바이벌 캠프 찬호 경쟁자 합류 - 비난 여론 '3선발 사면초가' 병현-재응 빈자리 없어…대성 실력 입증 관건 |
벼랑끝에 선 '코리언 빅리거'들에게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트레이드냐, 방출이냐, 아니면 '장미빛 통지서'를 받느냐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결정된다. 박찬호(텍사스) 김병현(보스턴) 구대성 서재응(이상 뉴욕 메츠)의 사정이 그렇다.
상황이 어느 때보다 급박하다. 과연 이들에게 운명의 신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부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15일(한국시간) 올시즌 스프링캠프 전망을 싣는 기사에서 텍사스 박찬호를 메인 화면으로 소개했다. |
▶박찬호
오는 17일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올시즌을 준비하지만 출발부터 기분이 좋지 않다. 옛 LA다저스 시절 동료였던 페드로 아스타시오의 합류, 지역의 비난여론 등 악재가 즐비하다. 여기에 존 하트 단장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뭔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텍사스가 남은 연봉을 포기하고 박찬호를 방출할 가능성도 있다'는 극단적인 보도까지 한다. 여느 때와는 다를수 밖에 없는 스프링캠프다.
박찬호로서는 일단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케니 로저스, 라이언 드리스에 이은 제 3선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급하다.
▶김병현
마음이 불편한 스프링캠프다. 언론에서는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에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1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여기저기서 나온 팀전력 분석에서는 아예 보직도 주어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커트 실링, 팀 웨이크필드 등 보스턴의 선발진은 이미 포화 상태고, 키스 폴크가 버티는 마무리는 들어갈 틈이 없다. 잘해야 불펜 요원이지만, 트레이드의 불씨는 컨디션에 관계없이 사그러질 것같지가 않다.
과연 김병현에게 스프링캠프가 끝날 때 쯤 어느 유니폼, 어느 보직이 주어질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구대성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구대성은 좌완 불펜요원으로 후한 점수를 받고 있지만 아직 검증된 게 없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낯선 메이저리그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숙제다.
▶서재응
설 곳이 비좁다. 페드로 마르티네스-톰 글래빈-스티브 트락셀-크리스 벤슨-빅터 잠브라노 등 선발진은 빈 곳이 없다. mlb.com에서는 뉴욕 메츠 마운드 명단에 아예 올려놓지도 않았다. 트레이드설도 있다. 여기에 지난시즌 불만이 있었던 릭 피터슨 코치와의 관계개선도 해야 한다.
구대성 서재응 모두 살벌한 서바이벌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지가 문제다. < 신보순 기자 bsshin@>
이번 스프링캠프서 코리안 빅리거끼리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LA 다저스의 주전 1루수로 예약된 최희섭은 구대성 서재응(이상 뉴욕 메츠)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 김선우(워싱턴 내셔널스) 등을 줄줄이 상대한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3선발 박찬호는 메이저리거를 노리는 추신수(시애틀)와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맞대결에서 무너지면 주전 탈락의 빌미가 될 수 있어 말이 통하는 선후배라고 봐줄 여유는 전혀 없다. ▶최희섭 VS 구대성 이들의 맞대결은 최대 5경기가 가능하다.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빅뱅. 지난해 7월말 플로리다에서 LA로 이적 후 왼손 투수에게 유독 약한 치명적인 단점을 노출했던 최희섭과 빼어난 컨트롤의 좌완 구대성의 외나무 대결. 구대성이 최희섭 타석일 때 원포인트 릴리프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진출 첫해, 확실한 불펜투수를 노리는 구대성이 최희섭에 비해 심적 부담이 크다. ▶최희섭 VS 서재응 초점은 서재응에 맞춰진다. 뉴욕 메츠의 서재응은 페드로 마르티네스, 톰 글래빈 등의 빵빵한 선발진에 밀려 현재 설 자리가 없다. '부상 대기조'인 만큼 서재응이 최희섭을 만나기도 그리 쉽지는 않다. 운 좋게 맞대결이 벌어진다면 서재응은 최희섭을 무조건 돌려 세우는 것이 살 길. 지난 2003년 9승12패(방어율 3.82)로 반짝 할 때의 컴퓨터 제구력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최희섭은 한 방을 노린다. ▶최희섭 VS 김병현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두 번 맞붙는다. 맞대결의 열쇠는 김병현이 쥐고 있다. 주전인 최희섭은 타석에 들어서겠만 보직이 불투명한 김병현이 문제다. 미국 언론의 보도처럼 보스턴이 김병현을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트레이드를 고려중이라 마운드를 밟을 가능성은 높다. 힘든 만남이겠지만 서로 맞닥드릴 경우 불꽃튀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게 분명하다. ▶최희섭 VS 김선우 너무 절박한 승부이다.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김선우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최대 4차례 가능한 맞대결에서 김선우는 최희섭 뿐 아니라 LA 타선을 완전 봉쇄해야 프랭크 로빈슨 워싱턴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할 경우 스프링캠프 종료와 함께 마이너리그 추락 등 최악의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 최희섭은 역시 큰 것을 기대한다. ▶박찬호 VS 추신수 베테랑과 루키의 신선한 만남이다. 텍사스와 시애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박찬호와 추신수가 맞설 가능성은 높지는 않다. 그러나 시애틀이 급성장하고 있는 외야수 추신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희망이다. 이치로, 제레미 리드 등의 주전들을 대신해 추신수를 테스트삼아 타석에 올린다면 박찬호와의 대결 가능성도 있다. < 노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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