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민화 박물관을 다녀오다.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갑자기 김 작가님이 드라이브하자는 전화가 왔다. 박 선생님도 시간이 괜찮다니 점심을 먹고 김 작가님이 나를 픽업해서 단풍이 한창 절정인 우리나라 단풍이 아름다운 길 보발 재에 가니 단풍이 절정이다. 사진을 드론으로 찍지 않은 한 우리가 찍는 사진은 별 볼품없는 길이나 마찬가지다 구절양장 예술적인 신비로운 길 위에 오색단풍의 신비로움을 사진에 담을 수 없으니 올 때마다 아쉬운 곳이다. 간단하게 점심은 먹고 왔지만 호떡과 오뎅을 하나씩 먹으니 호떡 속에 꿀맛이다. 다음 코스는 정해진 것도 없고 그냥 무작정 단풍 길을 드라이브 하자고 김삿갓 쪽으로 가다가 옛날에 와봤던 민화박물관에 가보자는 김 작가의 말이다. 영월 김삿갓 면에 있는 조선 민화 박물관에 갔다. 급격한 경사지에 자리한 높은 곳을 운전하기에는 아찔한 코스다. 그래서 도보로 올라가기로 하고 가파른 경사의 계단을 올라가는데 나에게는 힘든 코스다. 올라가니 정취 있는 좀 색다른 퇴색한 건물에 "조선 민화 박물관"이라는 간판이 있다. 입장료가 없을 것 같은데 입장료가 있다. 어른 5000원 경로 2000원 내가 경로라 마음이 서글퍼진다 민화는 민중들의 생각들이 그대로 반영된 가장 한국적이 그림이란다. 민화 박물관에 작품을 구경하는데 해설사가 한 작품씩 담긴 의미를 재미있게 설명하신다. 작품은 연도와 작가미상이 대부분이었다. 해설사는 호작도 민화 앞에서 호랑이 눈을 보면서 지나가란다. 호랑이 눈이 나를 따라오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느끼는 것은 투시원근법으로 우리를 따라오는 것 같단다. 그렇게 눈이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말한다. 민화의 대부분이 작가 미상에 허구를 쫒는 듯한 그림이 많다. 잉어가 혀를 빼고 하늘로 올라가는 민화 작품 어변성룡도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되는 모습을 뜻하며 잉어가 혀는 없지만 저렇게 노력하면 용이될 수 있다 라는 뜻이란다. 우리가 흔히 쓰는 "쎄가 빠진다." 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된 말이란다. 참 많이 쓰는 말이 이 그림에서 유래되었다니 큰 수확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김만중이 어머니를 위해 지은 소설 구운몽의 삽화를 그린 민화 병풍이 눈에 들어온다 구운몽을 책에서 배운 내용이라 더 친근감이 갔다. 참 대단한 작품들이다. 한때 나무에 새긴 인두그림이 유행해 관광지에서 많이 파는 걸 봤지만 여기에 인두그림은 헝겊에 그려서 병풍을 만들어서 더욱 놀라고 신비롭다. 점하나만 타고 그림 전체가 인두로 그렸으니 놀라운 작품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호랑이 봉황 수많은 동물과 식물 곤충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미적 정신세계를 이해해보는 시간이었다. 해설사의 재미있는 해설에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갈 것 같아 다 듣지 못한 게 아쉽다. 1층에는 전시관 한 켠에 민화에 관한 다양한 기념품도 팔지만 별로 관심없이 지나갔다. 2층에는 민화 대전에 참가한 어린이 어른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그림 하나하나 들어간 시간과 정성이 대단하고 인쇄한듯한 섬세한 그림이 그리는 사람은 머리에 쥐가 날 것 같다. 한작품에 쏟는 정열이 몇 달은 걸릴 것 같은 생각이든다. 한 켠에 19금이란 춘화방이 있었다 나는 안막 커텐을 쳐놓았기에 성인 영화방인가 했더니 우리나라 중국 일본 춘화가 너무 적나라해 나이 많은 나도 얼굴이 뜨겁다. 고대나 현대나 본능적인 성에 대한 문화는 별로 변한 게 없는 같다. 하루를 투자해서 여유롭게 본다면 우리 조상들이 얼이 담긴 민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다음에 다시 한 번 오자는 약속을 하며 헤어지는 마음이 아쉬웠지만 오늘 별 관심 없던 민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가끔씩 모여 작품에 대한 토론도 하고 색다른 작품에 대한 평가도하면서 나 자신이 많은 식견을 넓히는데 대한 자부심으로 오늘도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면서 노후에 아름답게 익어갈 수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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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드라이브 하자는 이웃이 계시니 부럽습니다!
취미와 특기가 같은 분들이니 말도 잘 통하시지요?
만나서 걷고 이야기하고 웃고 하시면 건강해진답니다~~
내가 진부해서 대화가 안되지? 했더니
하나도 안 진부하고 재미있다네요
우리 동네 좀 비싼 주유소에를 들어 갈려고 하는 걸
여기는 안되!
장님들이나 가는 곳이라고 하니 빵 터져 한참을 웃으면서 재미있다네요..
스펙도 없는 나를 참 좋아하고 따으니 살 맛나지요..
누님께서 살맛 난다고 하시니
덩달아서 저도 살맛납니다~~
@손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