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과 독서(讀書) & 와인
- Written by Morningdew -
어릴 적, 우리는 만화방에 꽤나 들락거렸다.
엄마가 걱정하실까봐서 만화방에 오래 있지는 못하고 10권 ~ 20권 정도를 돈을 내고
빌려와서는, 자매 셋이 건넌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몇 시간씩 봤던 기억이 난다.
다른 집 아이들은, 만화를 보다가 엄마한테 다들 꾸중을 듣기 일쑤였는데, 우리집은
좀 달랐다. 만화를 보는 것에 전혀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단,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옷을 갈아입지 않은, 교복을 입은 채로 앉아 학교
에서 내준 숙제를 전부 끝내야만 한다는 전제조건이었다. 숙제를 끝내면 용돈을 받아
가지고 부리나케 만화방으로 달려가 만화책을 빌려와 읽었고, 엄마는 과일을 깎아서
방으로 들여보내주시며 그저 이쁘기만하다는 듯이 우리들을 바라보며 웃으셨다.
가끔, 만화책 내용을 검열(?)하기도 하시면서.......
우리는, 만화를 읽다가 만화에 나오는 내용을 엄마한테 설명하는 걸 좋아했고, 엄마는
그걸 들으시며 맞장구도 쳐주시며 조용한 미소를 머금으셨다. (아, 너무 행복했던....)
주로 순정만화였고, 나중에는 독고 탁이 등장하는 야구 만화에도 한동안 열중했었다.
그렇게 만화를 읽다보니, 만화만 보는 게 식상해져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는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하고,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못 보던 책이 있으면 부탁해서
또 빌려 읽었다.
부모님이 엄하셨지만, '만화'라는 것에 큰 제약을 받지 않았던 터라, 다른 사람들이
'만화'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만 주장하는 것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만화가 어때서?? '만화' 이퀄(equal) '불량만화'라는 단순한 생각만 하기 때문인 듯싶다.
만화책에서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어렸을 적에는, 그림으로 기억하는 경향(패턴 인식)이
있기 때문에, 아직 미성숙한 나이에 글로 읽는 것보다는 형상화 되어 보여지는 만화가 훨씬
더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하고,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훨씬 쉽다. 그렇게 그림이나 패턴으로
인식된 것들이 쌓인 상태에서 글씨만으로 된 책을 읽도록 옮겨지기만 하면 된다. 독서 습관
이라는 것은, 한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닌 듯싶다.
나는, 어른인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만화방을 간다. 어른이 볼만한 만화들도 꽤 많다.
요즘은, 주로 요리에 관한 만화나 메디컬 만화를 주로 본다.
[식객], [맛의 달인], [신의 물방울], [Black Jack], [초밥왕] 기타 등등.... etc.
그중에서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는 '와인'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이 만화를 선택해서 보게
된 것은, 와인에 대해 관심이 많고 와인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메모한 것을 간단히 적어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F7F13C5AF562771F)
사진 검색 : 네이버
- 와인에 관한 기초 상식 -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저자: 아기 타다시) 이라는 책을 20권까지 읽으면서 정리한 것들이다.
가끔 와인을 즐겨 마시기는 하지만, 깊이 알고 마시지는 않았다.
이 책이 나를 형성하는 하나의 테루아르가 된 셈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B6E345AF562C733)
디켄팅 장면 - [신의 물방울] 중에서 - 사진 검색: 다음
![](https://t1.daumcdn.net/cfile/cafe/997239345AF5632D1E)
드라마 [신의 물방울] - 사진 검색 : 다음
- Wine -
- 빈티지vintage : 포도의 생산연도
- 타닌,tannin : 떫은 맛. 포도 씨나 껍질에서 우러나온다.
-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통칭 DRC): 도멘-와인양조업자. 양조장. 로마네콩티:최고급와인
- 디켄터 -decanter - 디켄팅(와인을 옮겨 담는 행위)할 때 와인을 옮겨 담는 병 종류.
온전히 숙성되지 않은 어린 와인을 마시기 전에 디켄팅을 통해서 맛과 향을 살려낸다.
** 메독과 오 메독 -
* 메독(정식명칭은 바메독, 북부메독. 바는 하류라는 뜻도 있지만 질이 낮다는 뉘앙스도
있어서 지금은 바를 빼고 그냥 메독이라고만 한다.
* 오 메독 - 메독의 남쪽.
오 메독 지구에는 국가가 지정한 와인마을 6개가 존재한다.
뛰어난 등급의 샤토가 집중됨.
*포이약 마을 - ‘샤토 라피트’를 필두로 1급 샤토를 3개나 가지고 있다.
*마고마을 - ‘샤토 마고’로 유명
** 와인 용어 **
*도멘: 영지. 소유자를 뜻하는 프랑스어.
주로, 부르고뉴 지방에서 포도밭의 재배와 와인 제조를 하는 양조장.
*테루아르: 와인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 지형. 기후 등 포도밭이 놓인 환경과
그 토지의 특성을 총칭해 테루아르 라고 한다.
*마르사네: 부르고뉴지방 코트 드 뉘의 북단에 있는 마을.
87년부터 마을단위 급 와인을 만들게 됐다. 레드. 화이트. 로제와인의 등급이 있다.
*캘리피노: 캘리포니아산 피노 누아종으로 만든 와인. 줄여서 캘리피노.
*아로마와 부케: 시음용어. 둘 다 향을 말하지만, 아로마는 포도 자체가 가진
발효단계에서 생긴 향. 부케는 포도가 와인이 된 뒤 통이나 병속에서 생긴 숙성향이다.
*네고시앙: 주류상. 중매인. 보르도에서는 병입, 혹은 통에 담긴 와인을 사들여 시장에
도매로 팔거나 그것들을 블렌딩 해서 판매하는 업자. 부르고뉴의 경유는 포도를 사들여
술을 만든다.
*에티켓-와인의 라벨.
*보르도와인 - 프랑스 보르도지방의 와인은 힘차고 농후하며 장기 숙성 형이 많다.
*케베르네 소비뇽 - 보르도지방, 특히 강 왼쪽을 대표하는 포도품종. 포도 알이 작고
도톰한 껍질과 커다란 씨가 특징. 타닌성분이 풍부해서 떫은맛이 나는 장기숙성형
포도주가 된다.
*크렘 드 카시스 - 카시스(블랙 커런트)를 이용한 커(kir), 이것에 백포도주를 섞은
‘커(kir)' 스파클링 와인을 섞은 ’커 로얄‘ 같은 식전 주에 적합한 칵테일이 유명하다.
*마고 - 보르도 지방의 베독지구 남단에 있는 아펠라시옹(마을), 메독의 와인마을로
서는 최대 재배면적을 자랑하며, 등급을 인정받은 샤토수는 최다. 1급인 ‘샤토 마고’를
대표로, 여성적으로 표현되는 와인이 생산된다.
*데일리 와인 - 일상 소비용의 가격이 적당한 와인을 말한다.
*샤토: 성(城)의 프랑스어 표현. 특히, 보르도지방의 포도주 양조장을 지칭하기도 한다.
*샤토 라투르: 1855년의 보르도 포도주 공식 분류에서 선정된 5개의 프르미에 크뤼 중
하나인 적포도주(또는 샤토)이다.
샤토 라투르는 보르도의 북서쪽 메독 레지옹의 포이약 코뮌의 바로 남동쪽에 위치한다.
생쥘리앙과 경계에 있다. 이 농장에는 65ha의 포도밭이 있고, 매년 4만상자 이상의
포도주를 생산한다.
포도주의 75%-카베르네 소비뇽/ 20%-베를로/ 2~3%-바베르네 프랑과 프티 베르도
이 샤토에서는 세가지의 적포도주를 생산한다.
즉,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랑 뱅 드 샤토 라투르, 1966년부터 생산되고 있는 레 포르 드
라투르, 1990년부터 생산되고 있으며 지역 이름을 딴 포이약, 이렇게 세 가지이다.
그랑 뱅은 보통 75%의 카베르네 소비뇽
20%의 메를로
4%의 카베르네 프랑
1%의 프티 베르도
*오크통 - 와인의 발효와 숙성을 위해 사용한다.
오크는 목재중에서도 특히 유연성이 있고, 물을 통과시키지 않아서 예로부터 이용된다.
*키안티 클라시코 - 새로운 통일수록 와인에 독특한 풍미를 준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주를 대표하는 신 맛 나는 적포도주.
‘키안티’는 국가지정와인 원산지명이고, ‘클라시코’는 전통적인 생산지를 의미한다.
*피노 누아(피노 네로) - 산지오베제종을 중심으로 만든다.
부르고뉴지방을 대표하는 포도품종. 타 품종과 블렌딩하지 않고 단일품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섬세하고 화려한 적포도주가 나온다.
*파니에: 와인을 뉘어서 넣는 등바구니(은제품도 있지만).
침전물이 많은 와인을 누인 상태에서 서빙하기 위한 것.
*부르고뉴: 프랑스 남서부의 와인산지. 욘, 코트 드 뉘, 코트 드 본, 코트 샬로네즈,
마코네, 보졸레의 6지구로 구성. 병의 모양은 여성적인 ‘민틋한 어깨‘가 일반적이다.
*본 로마네 - 부르고뉴 지방 코트 드 뉘 지구의 아펠라시옹(마을). 품격과 깊이가 있는
화려한 향을 가진 와인을 생산한다. ‘로마네 콩티’등 초일류 특급밭이 8개나 있다.
*주브레 샹베르탕 - 부르고뉴 지방 코트 드 뉘 지구의 아펠라시옹(마을)
와인의 맛은 힘차고, 오래가며, 응축도가 높고 농밀하다.
간판인 특급 ‘샹베르탕’은 ‘왕자의 와인’이라 불린다.
**보르도 강 왼쪽 VS 강 오른쪽**
‘2002년 강 왼쪽의 품질이 좋은 것 같다’ ‘강 오른쪽은 비 때문에 고전하는 것 같다’
*보르도강-프랑스 최대의 와인 산지. 남북으로 길게 뻗음.
상류: 남쪽이 가론 강, 북쪽이 도르도뉴 강. 이 두 강은 대서양에 가까운 하구 부분에서
한줄기를 이뤄 지롱드 강이 된다. 보르도 적포도주에서 ‘강 왼쪽’이란, 이 지롱드 강의
서쪽(메독지구)와 가론 강의 서쪽(그라브지구)의 총칭이다. 그리고 ‘강 오른쪽’은 도르도뉴
강의 동쪽 (생테밀리옹 지구)와 (포메를 지구) 및 그 주변을 가리킨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강 왼쪽과 강 오른쪽은 와인의 개성이 전혀 틀리다.
둘의 차이를 낳는 가장 큰 원인은 *토양*이다. 지롱드 강의 서쪽, 강 왼쪽 일대는 자갈층이
땅속 깊은 곳까지 있어서 혼합물이 거의 없다. 1급 샤토를 3개나 거느리고, 보르도에서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메독지구의 남부 오 메독 지역 포이약 마을에서는 자갈투성이 밭이 많다.
이렇게 자갈이 섞인 토양은 배수가 아주 잘 돼 포도품종으로 따지면 산과 타닌, 색소가 풍부
하고 품위 있는 적포도주를 만드는 CS(카베르네 소비뇽) 육성에 적합하다. 따라서 강 왼쪽에
서는 대부분의 샤토가 CS를 주요 품종으로 사용하며, 생산되는 와인도 포도의 개성이 반영된
농후한 루비 색으로, 블랙 커런트의 아로마를 풍기며, 골격이 단단한 보디를 가진 장기 숙성 형이
된다. 이것이 강 왼쪽 와인이다.
한편, 강 오른쪽에는 석회암계 흙에 점토질이 섞인 밭이 많은데, 이 점토질은 배수가 좋지 않아
CS는 잘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주요 포도 품종은 점토질을 싫어하지 않는 (메를로), 다음으로
(CF:카베르네 프랑)이다. 메를르와 CF의 공통점은 CS보다 숙성이 빠르고 타닌과 신맛이 적어
맛도 향도 풍부하며 부드럽고 온화한 점이다. 이것은 그대로 강 오른쪽 와인의 개성이기도 하다.
메를로 비율이 높은 와인은 포메를 지구에 많아서 (샤토 르팽), (샤토 페트뤼스) 등이 유명하다.
또한 생테밀리옹 지구의 (샤토 슈발 블랑)으로 대표되는 CF중심의 와인에는 생크림같은 부드러운
맛이 난다.
** 아직,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은 보지 못했지만, 볼 계획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5CCC3C5AF563AB35)
첫댓글 이슬님의 독서 습관은 어릴적 만화에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다방면의 책을 접하게 되신것 같네요?
만화를 통해서 얻은 와인에 관한 지식이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신것 같아요?
만화 작가들이 풍부한 전문 지식을 갖고 쓰니까, 참 얻을게 많은데..
저는 어릴때 아버지가 너무 엄격하시고, 만화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불량만화에 대한 인식이 앞서서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전문적이고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출판된 만화들은 정말 읽을 가치가 충분합니다.
만화도 일반 책도, 많이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삼성산님~ ^^
저에게는 용돈을 모아 청계천을 들락거리며 한 권 한 권 거둔 아르미안의 네 딸들과
친구에게 빌렸는데 돌려주려해도 별 받을 생각이 없어 해 내내 맡아두고 있는 슬램덩크가
그 수많은 좋은 책을 분실하면서도 끝까지 바리바리 챙겨 함께 나이먹고 있는 친구로 자리잡고 있네요.
이사와서도 티비 아래 제일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흐뭇하게 해주는 나의 ㅋㅋ들
ㅎㅎㅎ~ HuZo님도 만화마니아신가봅니다~ ㅋ
[아르미안의 네 딸들], 우리 세 자매도 포~옥~ 빠져서 본 책이랍니다~ ㅋㅋ
기말시험 끝나면 만화책 잔뜩 빌려올 계획을 좀 세워봐야겠네요~ ^--^ ~*
@모닝듀 요즘은 다들 웹툰으로 보니 만화책 대여점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아쉬워요. 이젠 응답하라 같은 드라마에서나 향수를 느낄 수 있으니...
저도 만화를 읽은 적이 없는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ㅠㅠ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만화에는 별 흥미를 못느낍니다.
왜 그렇게 부모님들이 말렸는지........
반면 제 딸은 대학 수능시험 전날에도 만화를 읽던 애였습니다.....ㅎㅎ
혼날까봐 방문 뒤에 숨어서....
그것도 시험 전날.......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아니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