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여자 형제가 세 명 있는데, 작은 수건으로 몸을 닦는 걸 불편해했습니다. 그래서 북미 호텔 중 처음으로 큰 수건을 설치했습니다.
호텔 내 샴푸가 쓰기 싫어서 항상 병에 샴푸를 넣어 다니는 것을 보고 호텔 샴푸를 고급 제품으로 배치했습니다. 방에서 담배 냄새 나는 걸 싫어하는 친구를 보고 금연층을 따로 뒀고, 매일 운동하는 제 성격에 맞춰 호텔에 피트니스 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어찌 보면 상식 수준입니다. 당신도 이 정도 생각은 했을 것입니다. 세상에 '레드오션(Red Ocean·경쟁자가 많은 시장)'은 없습니다. 어느 시장에나 혁신할 것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혁신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혜운의 '혁신은 디테일에서 시작' 중에서(조선일보,2016.2.20)
포시즌스 호텔. '좋은 호텔'이지요. '럭셔리 호텔의 대명사'라고도 하더군요.
이 호텔을 창업한 이사도어 샤프 회장은 당대에, 그러니까 한 세대만에 포시즌스라는 명성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사실 작은 건설회사를 경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호텔 경영은 전혀 몰랐던 샤프 회장은 그런 상황을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바꿨습니다. 호텔리어가 아닌 건축가 출신이니, 오히려 '손님의 처지'에서 호텔을 바라보기가 유리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호텔들이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손님보다는 호텔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손님의 처지'에서 생각하면서, 이사도어 샤프는 호텔업계에 '최초'자가 붙은 서비스를 25가지나 도입했습니다. 금연층 운영, 피트니스 센터 마련, 큰 수건 설치, 고급 샴푸 배치... 지금 보면 '상식적인 서비스'이지만, 그가 손님의 눈으로 바라보며 최초로 도입한 항목들입니다. 그만큼 당시에 '개선할 부분'이 많았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훗날 돌아보면 말입니다.
그런 '작은 혁신들'이 지금의 포시즌스를 만든 것이지요.
인터뷰에서 하나 더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호텔리어의 가장 큰 자질은 소질(aptitude)이 아닌 태도(attitude)라는 그의 생각입니다. 포시즌스는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 하고 말하는 사람이 아닌, ‘제가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하고 묻는 사람을 원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식보다는 인품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직원을 뽑고 있었습니다. 능력은 교육 통해 향상시킬 수 있지만, 사람의 태도는 교육으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지요.
포시즌스를 보면서 혁신은 호텔이 아닌 '손님의 처지'에서 생각해야 가능하며, 그런 '작은 개선'들이 명성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