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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는 책상 (자주 쓰면 나도 작가) 스크랩 시원한 대마도 바다와, 앗싸 가오리!
소반 허명남 추천 0 조회 141 10.08.05 09:43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남편 모임 덕분에 대마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5월 29일 가서 1박을 하고 오는 것이다.

대아고속페리를 타고 부산항을 떠났다. 항해한 지 30여분이 지나자

파고가 높아 배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바닷물이 철썩 유리창을 때리기도 했다.

멀미약을 먹었지만 속이 울렁울렁 매스꺼웠다.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멀미한 시간이 지루하게 계속되다가 1 시간 반 쯤 지나니,

차츰 바다가 잔잔해졌다.

오른쪽으로 대마도를 보며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 이즈하라항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도 점심을 먹자 했다. 여행사에서 사 준 도시락이었다. 나는 멀미할 때를 생각하자 식욕이 없어져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남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괜찮아 보여서 먹었다.

3시간 항해 끝에 이즈하라 항구에 닿았다.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마치고 자유로운 몸이 되자 

볼록볼록 솟은 작은 섬들마다  뿜어대는

짙푸른 초록빛을 바라보며  청정한 공기를 마셨다.

태고의 맑음과 고요함이 가슴에 스며들었다.

멀미를 해가면서도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고깃배를 타고 아소만으로 갔다. 3시간 동안 선상 낚시체험을 한단다.

대마도는 물 반 고기 반, 떼고기 낚시터라고 한다.

 

 

 

섬으로 빙 둘러싸인 아소만에 도착해서 낚시를 시작했다.

신발장 같이 쓰는 사람, 신이나서 낚시를 시작했다.

 

 

사모님들도 낚시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 여성들에겐 씨알이 작은 놈들만 입질을 했다.

 

 

수준 높은 낚시꾼 한 분이 있어 제법 큰 꺾다구도 낚아올렸다.

 

 

나는 낚시가 처음이라 낙싯대를 다루는 것이 어둔해서 조금하다가 구경만하고 있었다.

남편이 실컷 하더니 "당신 한번 더 해보소."하며 낚싯대를 넘겨주었다.

나한테는 고기가 입질을 하지 않아 빈 낚싯대만 들어올렸다 내렸다하는데

갑자기 뭔가 묵직한 게 걸렸다.

잡아당기니 줄이 팽팽한게 월척이 걸린게 틀림없었다.

낚싯대가 휘청하여 당황해서 "어! 어!" 소리를 지르기만했다.

대마도인 선장이 대어임을 눈치를 채고 달려와서 낚싯대를 대신 잡았다.

놈은 주위의 네 사람 낚싯줄이 다 얽으면서 이리저리 도망다녔다.

옆에서 남편과 다른 한 분이 같이 낚싯대를 끌어올리려고 하니

선장님이 "no, no!" 외치며 가이드한테 일본어로 뭐라고 말하자

가이드가 뜰채를 가지고 달려갔다.

남편이 뜰채를 잡고 선장이 낚싯대를 슬슬 들어올렸다.

가오리가 허연 배를 펄떡거렸다. 꼬리가 40센티 정도는 되었다.

"와!" 함성이 터졌다.

"한국 사람 중에 처음으로 가오리를 잡았습니다."

선장 님이 말했다.

"앗싸, 가오리!!!"

20인치 티브이만한 가오리가 올라왔다. 동작 빠른 남편이 얼른 뜰채로 떴다.

가오리 낚시 성공!

선장님과 함께 주위 분들이 일사분란하게 도와주어서 성공했지, 나 혼자 잡으려고 했으면 놓쳤을 것이다.

 

 

 

 

나한테 나이 제법 먹은 가오리가 와주다니!

내가 가오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안 들고

가오리가 나한테 와준 것만 같아 정말 고마웠고 신비스러운 인연 같았다.

같이 간 사람들은 회를 떠 먹을 거라고 들떠 있었지만

나는 오랫동안 가오리와 지내고 싶었다.

누워있는 가오리 모습이 찡그린 모습이 아니었다.

웃는 눈, 웃는 동그란 입을 보니 친근감이 갔다.

고기를 잡아놓고 친근감을 느끼다니 인연이란 이런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가오리야, 나를 보러 와주어서 정말 고맙다!"

하지만 사람들은 먹을 생각부터 했고

또 낚시한 고기는 살려주어도

낚시 중 받은 스트레스와 상처때문에 제대로 살지 못한다고 했다.

정말 안타까웠지만 가오리의 웃는 모습만을 가슴에 간직하기로 했다.

 

 

 

 

선장 님은 바닷물을 모터로 길어올려서 위생적으로 잡은 고기를  장만해주셨다.

고기가 열 마리도 넘었다.

가이드 님이 맛있게 들고 있네요.

 

 

 

 

 

 

 

 

괭이갈매기가 날아와 물 위에 앉는다. "애웅 애웅." 고양이 울음소리를 냈다.

잡은 물고기를 나눠달라고 떼쓰는 것처럼 느껴졌다. 

선장님은 고기를 장만하고 내장과 머리부분을 던져주었다.

괭이갈매기는 날쎄게 나꿔챘다.

 

 

그 다음으로는 고기 냄새를 맡은 독수리가 날아와 빙빙 돌았다. 

독수리는 위용에 어울리게

버리는 내장 따위는 먹지 않았다. 더 큰 먹이감을 노리는 듯 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대자연의 비밀스런 진리에  숙연해졌다.

 

 

배는 호텔 선착장으로 돌아오고,

바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히 잔잔하다.

 

 

초록빛 바닷물이 출렁이는 바닷가, 깨끗한 대마리조트에서 여장을 풀었다.

 

 

 호수같은 바다 전망에 깨끗한 나무가 깔린 방이 마음에 들었다. 발코니에서 찰각!

 

 

 

 

 천막 아래에서 각종 해산물과 돼지고기 바베큐로 저녁 식사를 하며 정담을 나누었다. 월척을 낚은 덕분에 나의 인기가 아주 좋았다.  여성 대표로 건배사를 하라고 해서 이렇게 좋은 곳으로 함께 여행을 와 주고 맛있는 저녁도 함께하는 남편 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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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0.08.05 09:48

    첫댓글 삼복 더위 이기시느라 힘드시죠? 시원한 바다와 거기서 살아가는 자연을 보시며 더위 식히세요. 그래서 때늦은 사진 올립니다.

  • 10.08.05 09:49

    폭염 속에서 대마도 바다 보니 시원하네요

  • 10.08.05 12:31

    무더위에 마침 신선한 바다를 한 접시 올려 주시니 고맙습니다. 앗싸, 가오리 웃고 있네요! 싱싱한 가오리 뜰채로 뜨는 기분으로 동화 건져 올리세요~~

  • 10.08.05 14:40

    왕, 해산물 침넘어간다. 부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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