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으로 보는 주식투자

안녕하세요.   투자론은 통계학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계학의 발전에는 도박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Against the God이란 책이 있는데, 거기 나와있는 오늘날 투자론에 사용되는 통계적 개념은 거의 도박을 통해서 설명되고 있고, 책의 내용은 투자론의 역사가 아니라 중세 이래의 도박의 역사를 나열한 것처럼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0여년 전 교수님 방에 있는 것을 빌려 읽었는데, 통계학의 기초가 깊지않은 편인 저로서는 내용 이해가 그리 쉽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시중에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이 책은 나중에 국역되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로또복권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국민들의 사행심을 조장해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 비판도 하지만, 어짜피 단기간에 부유해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각자가 소액을 갹출해 그중의 일부라도 부자로 만들어 준다는 아이디어는 민주적이고 훌륭한 아이디어 입니다.   그렇다 해도, 더 경제적인 로또복권 구입에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투자론에서는 기본적으로, 투자자는 그 투자에 따르는 기대수익과  위험이란 두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투자여부를 결정을 한다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위험에 대한 태도가 사람마다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컨데,   A라는 주식에 투자를 하면 3년 내에 100%의 기대수익이 기대된다고 합시다. 그것을 달성할 확률은 50%입니다.   B라는 주식에 투자를 하면 3년 내에 역시 100%의 기대수익이 기대된다고 합시다. 그것을 달성할 확률은 30%입니다.   1) 위험 중립형 투자자는 위 A주식과, B주식이 똑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기대수익만 보고 투자여부를 결정하고, 그에 따르는 위험은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2) 위험 선호형 투자자는 B주식에 투자합니다. 이들은 위험이 더 높은 것을 선호합니다. 일종의 스릴을 즐기는 스타일입니다.   3) 그런데 마지막으로, 위험 회피형 투자자는 다음과 같이 계산합니다.   A주식 100% * 50%= 50%   B주식 100% * 30%=30%   즉, 같은 수익을 달성함에 있어서 실제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높은 다시 말해서 위험이 낮은 A주식에 투자합니다.   여러분이라면 둘 중의 어떤 주식에 투자하시겠습니까?   아마도 대부분이 A주식에 투자하시겠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합리적 투자자입니다. 동시에 보수적인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즉 보수적 투자자는 위험을 회피하므로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오해하지 마셔야 할 일은, 보수적 투자자란 높은 위험이 있으면 아예 투자를 안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높은 위험을 보상할 수 있는 상당히 더 높은 기대수익이 있다면 투자를 합니다(한국펀드평가의 우재룡 박사는 최근의 한 펀드 책에서 위험회피형은 고위험에는 투자를 안한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잠시 착각하고 쓰신 것 같습니다).   이점은 다시  로또로 돌아가 보면,   로또에 1등으로 당첨될 확률은 부자가 대를 이어서 벼락에 맞을 확률과 유사하다고 합니다(최근 낙뢰 사고로 산 정상에서 사망하신 분들을 애도합니다. 일부 언론은 그분들이 안전 불감증으로 사고를 당하셨다고 하는데, 급작스런 일기변화에 대응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므로 그냥 운이 안좋으셨을 것 같군요. 참고로 생명보험의 종신보험 등에 가입하셨다면 재해사망보상에 해당됩니다. 통합보험 등의 손해보험은 자연재해를 원칙적으로 보상하지 않습니다).   합리적 투자자라면, 아예 로또를 안하거나 그 로또 복권을 구입할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하려 할 수 있습니다. 기대수익은 높지만 당첨확률 자체가 너무 희소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로또 복권의 구입자가, '로또를 산 만큼 나도 1등 당첨이 될지 모른다'라는 즐거움을 다만 1주라도 지속해 가져갈 수 있다면, 이는 심리적인 보상이 동반되므로 구입이 합리적인 행위일 것입니다.   한편 그렇다고 너무 많은 로또를 산다면, 로또의 당첨 탈락에 따르는 투자금액의 손실이 심리적 즐거움을 상회하게 되므로, 복권 구입의 합리성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적정 로또 구입 금액은 1회에 한 1~3천원을 크게 넘지 말아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 기준입니다.   이러한 로또 복권 구입의 경제학은 투자, 그중에도 단기적인 투자와 관계가 있습니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단기적 투자는 투자 실패의 위험 또한 높으므로, 더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은 장기투자에 비해서 더 합리적인 투자라고 보기 쉽지 않은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 알려진데로, 주가의 단기적 흐름은 예상하기 어려우므로, 오늘 내일의 주가를 예상하고 매매횟수를 늘리면 그에 비례해서 평균적은 수익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하락합니다.   로또의 당첨번호 추출은 임의로 이뤄지므로, 추출된 공을 도로 넣어 복원한 후에 다시 이뤄지는, 매주의 당첨 번호들 사이에는 과거 당첨번호와 이번 주의 당첨 번호 간에 아무 상관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주가도 이와 마찬가지로, 매순간의 주가는 과거의 주가와는 상관없이 그때 시장에 공급되는 정보에 따라서 임의로 결정될 뿐이라고 통계적으로 오래 전에 검증되어 있습니다. 이를 술취한 사람이 걸어가듯이 주가가 간다고 해서 통계적 임의보행(Random Walking)이라 고 합니다.   즉, 주가에는 추세가 없다. 어떤 패턴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통계적 검증결과를 무시하는 행동을 흔히 보고, 때로 스스로 행하기도 합니다.   유선 티비 등에서 소위 주식고수가 나와서, 주가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차트분석으로 대표되는 기술적 분석을 하고 있다는 점을 흔히 보게 됩니다. 그분들은 과거의 주가를 볼 때에는 여기가 발목이니 사고 여기가 어깨가 될 것이니 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는 주가가 임의보행을 하므로서 위의 설명과 마찬가지로 적어도 단기적인 주가라면 이론적 근거가 없는 말이 됩니다. 주가에는 추세가, 패턴이 없는데 없는 것을 있다고 가정하니 말입니다.   왜 이런 일을 할까요?   단기적 주가를 예상해서 매매를 한다면, 이는 단 하루 이틀 때로 수달 사이에, 시장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전망, 환율, 유가 라던지, 그 회사 고유의 사업전망, 이익, 경영권 변동 등이 변화하지 않았거나 예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매매를 하기는 해야 하는데 참고할 자료가 부족합니다. 주가 자신 외에는 말입니다. 그러니 기술적 분석에 의존할 수 밖게 없게 됩니다.   만일 어떤 주식 전문가로 자처하는 사람이, 경기변동, 환율, 금리, 사업전망, 이익의 질 등 다른 변수를 충분히 분석하고 기술적 분석을 그 일부로서 한다면 혹시 참고를 하실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전적으로 기술적 분석에만 의존해서 특정 주식을 사라 팔라 단언한다면, 그 강사의 말을 저는 참고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따라 하다가는 위에 말씀드린 이유로, 종합주가지수 평균 수익도 못내거나, 오히려 손실 보기 쉽습니다.   다만 한가지 재미있는 예외가 있다면,   로또로 돌아가 보았을 때에, 이번 주의 1등 당첨 번호는 과거의 당첨번호들과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는게 당연하지만, 매주의 임의로 뽑은 번호들 사이에 '때로'는 그리고 '우연히'도 패턴이 존재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도박으로 유명한 모나코의 도시 이름을 따서 '몬테카를로 스테티스틱스'라고 합니다.   이는 왜 과거에 로또의 초창기에는 당첨자가 1~2명 박에 없었고, 아예 당첨자가 없어 다음 회로 이월되기도 했는데, 사회적이 논란을 일으킬 만큼 과도한 1등 당첨금액을 줄이려는 주최 측의 농간의 가능성(?)을 제외하고 볼 때에는, 요즘에는 왜 1등 당첨자가 5~7명으로 대폭 늘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지 모릅니다.  구입자가 과거의 당첨번호들 간에는 일정한 추세와 패턴이 있다 가정하고 그것을 감안해서 로또번호를 적었을 때에는, 만일 거기에 몬테카를로 스테티스틱스와 같은 우연한 통계적 추세가 만일 존재한다면, 아무 숫자나 임의로 적었을 때에 비해서 당첨될 확률이 조금이라도 늘어날 수는 있다는 말이 될 수 있으니까요.   너무 많은 로또를 구입하시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 보수적인 투자가 아니듯이, 단기주가의 등락에 전체 주식투자에서의 너무 많은 비중을 두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즉, 통계적으로 볼 때에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길로 들어서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더 넓은 길로 가셔야 겠지요.   펀드나 변액보험 등을 주로 이용하는 간접투자, 장기투자가 더 안전할 뿐 아니라 수익도 더 높을 수 있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