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판의 경우 생략된 부분이 너무 많다.
대표적으로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 죽는 장면에서 무려 3줄 이상의 그 금쪽같은 문장을 완전히 삭제시켜버렸다.
2.
Yang Wenli의 이름문제. 너무나도 유명한 "양" "얀" 논쟁으로, 과연 "양"이 옳은가, "얀"이 옳은가..에 대한 전쟁(...정말 전쟁이더군요).
거의 "양"쪽으로 결론이 난 듯 하지만, 아직도 "양"이라는 어감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이도 적지 않습니다.
양(sheep)이 연상된다는것이지요. 뭐 말도 안되는 핑계라 생각하지만,
일본식 발음에서 ン 이 발음을 놓고 "얀"이냐 "양"이냐의 차이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만..
혀짧은 일본어의 한계에서 시작된 문제가 일본어보다는 혀의 굴림이 조금은 더 많은 우리나라의 발음체계에서 혼선을 빚으며 한국의 독자들만 괜한 피해를 본 격이겠군요.
일본어는 ン 이 문자 하나로 모든 발음이 해결되지만,
한글의 경우 ㄴ과 ㅇ의 미묘한 차이가 저런 문제를 낳은 듯 합니다.
(그렇게까지 서로 대립하면서 목에 핏대세우고 혼을 불사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_-)
3.
엄청난 문제로 모두가 다 들고 일어난...
구판2권에서 그 종적조차 찾을 수 없이 완전히 생략되어 버린 문장.
키르히아이스의 죽음직후 안네로제와 라인하르트의 대화 마지막 부분.
"누님은 키르히아이스를 사랑하셨습니까?"
이 부분이 완전 삭제되어버렸습니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말이지요.
이 부분에 한해서는 구파 신파 모두 경악하더군요.
저도 사실 구판만 봤을때는 몰랐습니다. 신판을 접하기 이전 만화를 볼 때만해도
"만화가의 패러디인가?"라고 생각했었던게 사실인데..신판을 보면서 한 번 기겁.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끝끝내 경악해버렸죠-_-.
구판의 경우 독일어발음부분에서 너무나도 무지한 번역을 해놓았습니다.
Astate의 경우 아스타테라고 표기해야 할 부분을 아스테이트..라고 번역해놓았다든지, Grunewald의 경우 그류네발트라고 읽어야 할 부분을 그류네왈드라고 읽었다든지...
라는식으로 독일어식 발음을 영어식 발음으로 적어놓은 허술함이 문제가 되는군요.
5.
신판의 경우 다나카 요시키님이 쓰신 원본에 비해, 문장이 단촐해진 느낌으로 원작의 그 미려한 문체를 십분 살리지 못 했다라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적극동의.
6.
구판에는 삽화가 실려있으나, 신판에는 삽화가 없다.
등등... 구신판의 맹렬한 대립은 그야말로 뜨거웠고, 지금도 뜨겁습니다.
저의 경우 아직 7권의 반정도밖에 읽지 못 했습니다만
(구판 한쪽보고, 신판 한쪽보고..이렇게 번갈아가면서 읽어보았어요).
제 개인적인 느낌을 적자면.
생략된 부분과 오역이 많다 할지라도, 원본의 미려한 문체에는 구판이 더 뛰어나다..
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신판의 경우 문장이 너무나도 정갈하며, 뭐랄까..
번역기에 넣고 돌린 후 약간 손 본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냥 간단한 예문을 들어보겠습니다.
[구판]
라인하르트는 저기압이었다. 렌넨캄프가 얀 웬리 일파에게 납치당한 이래 그는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 한 채 연일 궁리에만 골몰했다.
다혈질인 그로서는 이런 일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게다가 렌넨캄프의 횡사가 명백해진 이제 그 책임을 물어 자유행성동맹을 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이미 결정한 대로 적이 스스로 망할 때까지 시간의 흐름에 맡겨둘 것인지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신판]
라인하르트는 불쾌했다. 렌넨캄프가 양 웬리 일당 손에 납치된 이후, 그는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나 황금 머리칼의 젊은이는 망설이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렌네캄프의 횡사가 명백해진 오늘, 그 책임을 물어 자유행성동맹을 쳐야 할지 아니면 일단 정해놓은 대로 적의 혼란과 자멸을 기다려 한동안 시간의 흐름에 맡겨 둬야 할 것인지.
구판의 경우 신판에서 언급된 황금 머리칼 이야기는 완전히 사라져버렸군요.
(구판에서 늘 문제되는 부분입니다. 생략된 부분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신판에서는 이것을 "망설이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라고 써놓았습니다.
(아마도 원판에 충실한 신판이기에, 다나카 요시키 자신은 저런식으로 써놨겠지요)
또 한 부분을 써보겠습니다.
[구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한 가지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은 실무자의 무능함과 무책임이다.
고(故) 렌넨캄프 고등판무관이 얀 원수의 체포를 강요한 것은 당연히 주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처사였다.
그렇다면 당시의 동맹 정부는 그 사실을 즉각 짐에게 알려,
동맹 최대의 공로자인 얀 원수의 정당한 권리를 옹호했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자에게 아첨하는 것을 능사로 삼아 스스로 법을 어기고 말지 않았는가.
뿐만 아니라 그 책모가 실패로 돌아가자, 보복을 면하기 위해 제국의 고등판무관을 제물로 바치기까지 했다.
[신판]
그러나 동시에 나는 동맹 정부의 무능과 부실을 간과할 수 없다.
고 렌넨캄프 고등판무관이 양 원수의 체포를 요구한 일은 부당했다.
동맹정부는 그 부당함을 나에게 호소하고 동맹 최대의 공로자인 양 원수의 정당한 권리를 옹호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자에게 달라붙어 스스로의 법마저 어겼다.
더구나 그 책동이 실패하자 보복을 모면하려고 고등판무관의 신병을 넘겼다!
여튼..발음문제에서의 원작훼손, 원작생략이라는식으로 따지면 구판은 지탄받아야 마땅하겠으나,
전체적인 문장의 흐름과 문체 그 자체를 놓고 볼 때는
아무래도 신판보다는 구판이 우월하다 생각되는군요.(어디까지나 제 스타일입니다)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신판이 더 마음에 드실것이고,
저처럼 질질 늘여서 세세하게 설명하고 묘사하는것을 좋아하는 분들이시라면 구판이 더 와닿을 듯 합니다.
고유명사따위야 어차피 독일어로 직접 적어주지 않는 이상.. 한글로 발음만을 적은것이 문제가 된다는것 자체도 따져보면 별 가치가 없는 일인 듯 하고(아무리 한글로 독일어 발음을 유창하게 적는다 한들, 독일어 자체의 발음과는 역시나 거리감이 있습니다),
황제냐 카이저냐..라는것을 놓고 피터지게 싸워봤자 황제라는 단어가 더 와닿는 사람들에게는 황제라는 단어가 나오는 구판이 더 멋진것이고, 카이저(Keiser)라는 독일단어가 더 웅대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신판에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것이겠지요.
첫댓글신판을 아직 보지 못한나... 구판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ㅡㅡ;;; 굳이 한쪽이 우월하다고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싶고... 각자가 선호하는 쪽으로 즐기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토론을 하기에는 관절이 쑤시는지라.... ^^;;
첫댓글 신판을 아직 보지 못한나... 구판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ㅡㅡ;;; 굳이 한쪽이 우월하다고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싶고... 각자가 선호하는 쪽으로 즐기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토론을 하기에는 관절이 쑤시는지라.... ^^;;
제 생각도 그래요^^;
선호하는대로 즐기자....뭐 좋은말이지만 그렇게 할거 같으면 저런글이 왜 필요하냐..이거여..ㅡ,.ㅡ
아닝..고구마 누나가 쓰신줄 알았는데..;;ㅋ
전 구판에서 파트리체프가 죽는 문장이 너무 짧아서 싫었어요...
신판 만세!!!
전 위에서 예로 들어주신 문장에서도 신판이 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상황 파악이 잘 된다고 느껴지는데,,
신판의 문장은... 뭐라고 할까, 무미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싫어합니다. 제 독단적(!!)인 생각으로는, 문장만 볼때는 번역자의 문학적 소양은 구판쪽이 더 낫다고 느껴집니다.. ^^; 다만 몇몇 경악스런 문장삭제를 볼때... 글쎄요...? 판단하기가 모호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