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시. 평생직업 개발방법
1. 제3기 인생
수명의 연장과 함께 우리의 생애과정에서 은퇴 이후 삶의 기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은퇴는 하였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사는 생애단계’를 의미하는 ‘제3기 인생’이라는 개념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이 개념은 영국의 저명한 인구사회학자 피터 라스렛이 제안하였는데, 라스렛은 은퇴 후 기간을 쇠퇴의 시기가 아닌 ‘자기성숙과 발달의 시기’로 규정하고 있다.
그의 제안에 따르면 우리 생의 첫 25년은(1기)는 학습과 준비의 단계이며, 부모에게 의존하는 의존의 단계이다. 그 다음 25년(2기)는 1기에서 습득한 기술과 능력을 토대로 하여 직업과 가족을 위해 열심히 맡은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결혼을 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에 가장 생산적인 단계이다. 제 3기는 은퇴와 함께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비로소 자기를 돌아보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게 되는 시기이고, 마지막 단계인 4기는 건강 악화로 의존성이 증가하고 노쇠하여 죽음에 이르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구구팔사이삼사(9988234)라는 용어를 아시는가? 즉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이삼일(23) 앓고 죽는(4)다는 이야기 이다. 우리의 바람일 것이다.
의학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건강수명이 연장되어 4기는 대폭 축소된 반면, 건강한 노년기인 3기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음은 전 세계적으로 관찰 되는 현상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 90대 한국인의 건강상태가 30여 년 전 70대의 건강상태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은퇴 후 주어지는 시간에 해당되는 3기 인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무기력하게 늙어가는 시기가 아니고 새로운 성장을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토대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창의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청춘기의 성장에 비해서 한층 더 깊고 오묘한 성장이 가능하다. 3기 인생에서 이러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면 중·장년에게 주어지는 노화의 과정을 새로운 성장의 과정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현재 한국의 중·장년층에게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2. 은퇴 후 40년 지낼 준비는 했습니까?
혹시 30.25.40의 의미를 아세요? 바로 요즘 직업과 관련된 세태입니다.
요즘 청년취업이 무척이나 어렵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취업 재수, 삼수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으며, 또한 재학 중 해외연수다, 인턴이다 하면서 1~2년은 기본적으로 휴학을 한다. 남자의 경우는 2년 군 생활하고, 졸업 후에도 취업까지는 평균 11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일반적으로 남자가 군 제대하고 대학 졸업해서 취업하는 나이는 30세에 가깝다.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 30년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준비도 그냥 준비가 아니다. TOEIC 900점 이상, 해외어학연수, 다양한 스펙 준비 등 엄청난 준비를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들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은 25년 안팎이다.(평균 퇴직연령이 53세임을 감안하면)
일반적으로 50대 후반에 퇴직한 중장년들은 퇴직 후에서 30년에서 50년은 더 살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반성해 보자. 젊은 아이들은 25년을 보내기 위해서 30 여 년 동안 그 많은 준비를 했는데, 퇴직 후 30년 이상을 지내야 할 우리들은 지금 어떠한 준비를 했는가를? 설마 과거와 같이 그냥 막연하게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분은 안계시겠지요?
내 친구는 자기 할아버지를 제일 부러워한다. 이 친구 집은 경기도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집이었는데, 아버지가 형제분이 다섯 분이다. 친구 할아버지는 나이 40세 이후로는 일을 하지 않았다. 다섯 아들이 장성하면서 집안 농사일을 도맡아 했고, 할아버지께서는 여름에는 천렵으로 겨울에는 고스톱을 치면서 80세 까지 장수하시고 돌아가셨다.
하지만 2015년 대한민국의 중·장년에게 이런 호사를 기대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중·장년들은 현실에 치여서, 현직에서 버티기 위해서 현업을 처리하기에 급급했지, 퇴직 후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현직에 있을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준비하지 못했다면, 이제부터는 차근차근 준비해 보자. 물론 현재는 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떤 새로운 기술이 있는지 모를 것이다.
퇴직을 하면 내게 많은 여유시간이 주어진다. 이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우리 모두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나에게 맞는 평생 직업이 무엇인가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나의 경험을 점검해 보고, 내가 가장 큰 성과를 냈던 경우를 찾아서 내가 잘하는 분야를 확인하자. 그런 분야가 확인되면 어떻게 개발하고 발전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 된다. 만일 그런 것이 나타나지 않으면 내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뭔가를 생각해 보자. 그리고 부딪히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남을 돕는 다양한 영역의 봉사활동이 있으니, 이러한 것도 적극적으로 경험해 보자. 주변에서 개설되어 있는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석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보자.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나에게 맞는 일을 찾을 수 있고, 이러한 것을 나의 일의 영역에 넣게 되면 그 후로 내가 하는 일들은 정말 즐겁게 된다. 정말 중요한 점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다면, 그 이후의 나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모든 생활을 그 일을 위해 투자하고, 그를 위해서 나의 건강을 챙기게 되고, 활기찬 삶이 되며, 다양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된다. 삶의 질(Quality of Life)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어쩔 수 없다. 내가 젊은 시절, 현역에 있을 때 이에 대한 준비를 못했으니 시간에 대한 투자는 해야 한다. 이 기간이 3년이 될지 5년이 될지 아니면 10년 이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았느냐에 따라 시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이 시기가 1년으로 당겨질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5년, 10년, 아니면 평생을 찾지 못하고 40년을 “왕년에 내가 어땠어!”하면서 뒷방 늙은이로 늙어갈 것이다.
이 땅의 중장년들이여,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주변에 있는 구슬들을 내 평생 직업이라는 보배로 만들기 위해서 실의 역할을 하는 것은 우리 중장년들의 ‘적극성’이다.
3. 일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자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취업포탈 사람인에서 조사한 '2015년 중소중견기업의 중장년 채용계획 및 채용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취업에 성공한 중장년 중에서 2년 이상 근속한 사람들의 비율은 28.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6개월 미만 13.2%, 6개월~1년 28.6%, 1~2년 29.8%) 물론 내가 이 28.9%에 속해서 2년 이상 한 직장에서 근무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끝없이 새로운 일을 찾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이는 들어가고 이러한 구직활동은 점점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반면 고령화에 따른 생존할 시간은 점점 많아지게 된다.
이런 면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일에 대한 시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의 전통적인 일이 아닌 60세 이후 100세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과감하게 일에 대한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의 전통적인 일의 개념은 ‘노동’이었다. 즉, 이제까지의 일의 개념이 내가 용역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러한 일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일의 개념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취미활동, 남을 돕는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 집안일을 돕는 것, 또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모두를 일의 영역으로 확대해서 생각해 보자. 이렇게 생각해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꽤 많이 늘어나게 된다. 또 처음에는 각각 별개로 움직이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하나로 통합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해서 나만의 일을 찾게 되면 일 자체가 즐거울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나의 건강이다. 건강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건강하던 사람들도 70세가 넘으면 아프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평생 일을 하자고 했는데, 내가 70세가 넘어서 몸이 아픈데 억지로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만일 내가 정말 하고 싶던 일, 즐거운 일을 하게 된다면 몸은 좀 불편할지라도 하루하루가 얼마나 즐겁겠는가?
4. 나에게 맞는 일을 찾는 방법
1) 꿈의 직업을 현실화 하자.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찾는 것이다.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젊었을 때 내가 진정 하고 싶었던 일인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중·장년층은 많지 않다. 대부분이 젊어서 진정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는데, ‘동생들 때문에’, ‘가족 때문에’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의 직업을 선택했고, 다행스럽게 정년을 앞두고 있다. 지금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내가 젊어서 간절하게 원했던 일이 어떤 일인지. 그리고 도전해 보자. 그때 보다는 어깨를 누르던 부담에서 훨씬 자유로울 터이니.
물론 막상 해보니 그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를 수도 있다. 상관없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다른 일을 찾으면 되니까. 하지만 이런 시도도 하지 않는다며,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정년을 앞둔 의과대학 교수님이 계시다. 이 교수님께서는 퇴직 후 ‘목수’를 하겠다고 하신다. 주변에서 “아니 갑자기 웬 목수입니까?”라고 물어보니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하신다.
교수님의 할아버지 직업이 목수였다. 어려서 할아버지가 일하는 곳을 따라가서 할아버지의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목수일이 너무 멋져 보였고, 어려서 꿈이 ‘목수’가 되는 것이었다. 불행스럽게도 교수님께서 공부를 너무 잘했다. 그래서 목수가 아닌 의사가 되었는데, 퇴직 후에는 본인이 정말로 하고 싶었던 목수를 하겠다는 이야기이다. 이 교수님은 퇴직 후 ‘통나무집 만드는 학교’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목수 일을 배우는데 본인이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하니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나이가 60대 중반이니 목수 일을 하기에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방향을 튼 것이 목수 일을 배우고 난 다음 펜션을 구입했다. 그리고 목공 펜션으로 컨셉을 잡고, 펜션 내에 목공에 필요한 대형 기계를 구비하고 별도의 목공실을 만들었다. 요즘 유행하는 목공 DIY 동호회를 유치해서 함께 소품도 만들면서 생활을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즐겁고 만족스러워 보였다.
2) 나에게 맞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보자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에서 전시물을 해설하는 ‘도슨트’로 활동하는 박 선생님은 직장 퇴직 후 우연한 기회에 ‘도슨트’일을 시작했다. 원래 퇴직 전에는 공무원 생활을 했다. 처음에는 퇴직 후 연금을 받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생활하려고 했으나, 도슨트 활동을 해 보니 본인의 적성에 맞는 것이다. 본인에게 맞는 일을 찾은 후 주어지는 모든 시간을 도슨트 활동을 위해서 집중하는데, 그 하나하나가 의미 있고 즐겁다는 것이다. ‘큐레이터’과정을 이수하면 도슨트 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본인이 스스로 ‘큐레이터’ 과정을 이수했고, TV에서 사극을 시청할 때에도 본인이 설명하는 사이트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도슨트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전시물이 1년 단위로 바뀐다는 것이다. 박물관에는 관람객을 위해서 주기적으로 전시물을 교체해야 하는데, 이럴 때는 본인이 그동안 암기하고 준비했던 것이 소용없게 되고 새롭게 전시물과 관련된 공부를 해야 하는데, 박 선생님의 표현대로면 “1년에 한 번씩 수능 준비하는 것처럼 외워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힘든 것은 못 느끼겠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숲 해설가, 문화해설가 같은 일들은 중·장년층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는 직업인거 같다.
3) 여가봉사형, 사회공헌형 활동
대전에 거주하는 72세인 민선생님은 봉침을 통해서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에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65세가 되었을 때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봉침에 대한 소개를 받고, 당시 분당에 있는 학원으로 매주 한 번씩 2년을 분당까지 다니면서 봉침을 배웠다.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부인의 반대가 제일 컸다. “아니 다 늙어서 뭐에 쓴다고 봉침을 배우냐!” 는 것이 부인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봉침을 배운 후 가장 큰 수혜자가 바로 부인이다. 봉침이 관절염에 효과가 좋은데, 바로 부인이 관절염 환자인 것이다. 처음에는 서툴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임상 경험도 늘어나면서 실력이 부쩍 커진 것을 느끼고 있다. 민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뒤늦게 배운 봉침 때문에 하루하루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살아간다면 80세가 되고 90세가 되어도 사는 것에는 걱정할 것 없어!”
이러한 긍정적인 생각은 주변으로 전파되었다. 작년에 동갑내기 친구가 민선생님과 똑같은 코스로 매주 한 번씩 대전에서 분당으로 다니면서 봉침을 배우고 있다. 친구 분은 이렇게 말한다. “내 친구가 뒤늦게 봉침을 배우고, 그것을 토대로 하루하루 생활하는 것을 보니 너무나 부러웠어. 나도 늦기는 했지만 지금부터 배워서 의미있는 생활을 하고 싶어. 아니 65세나 71세나 차이가 뭐야!”
한혜정(57)씨는 전업주부였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이들 교육과 양육에 모든 시간을 투자했는데 막내가 대학에 진학한 후 이제는 보람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웃음 치료, 미술 치료, 레크리에이션 지도 등 다양한 민간 자격을 갖추고 자신의 재능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갈 각오를 다졌다. 경기도에서 지역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행복한 노후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함께 준비한 ‘찾아가는 노인 맞춤형 평생교육지원사업’의 노후전문가로 선발되었고, 경로당 등 노인시설을 방문하여 어르신들에게 노후연계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과 관련된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마친 후 막상 경로당을 찾아가 보니 80·90대 어르신들에게 100세 시대 평생 교육을 강조하는 것이 말처럼 쉽진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스펙을 모두 포기하고 무조건 어르신들께 마사지부터 해 드렸다. 하루 10여명에게 마사지를 하다 보면 파김치가 됐지만 "다음에 또 와 달라"는 어르신들의 요청을 받으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 과정에서 어르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평생 교육은 눈높이에 맞는 대화와 몸짓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런 식으로 5개월간 40여군데 경로당을 찾아가니 '경로당의 딸'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니고 지역 대한노인회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해서 평생 내가 할 일을 찾게 된다면 그 일을 하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열을 올인하고, 그 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Quality of Life)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일, 여가, 봉사활동의 통합
일의 포트폴리오의 확장 과정에서 어느 시점이 지나면 별개의 활동이 통합된다고 이야기했다.
조00씨는 퇴직 후 무료하게 지내다 젊어서 하고 싶었던 색소폰을 배우기로 했다. 집 근처 문화원을 방문하니 색소폰 과정이 있었고, 등록을 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세 번씩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클라리넷, 트럼펫 등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시니어 앙상블’을 조직했다. 곡을 선정해서 연습을 하고, 이 과정에서 실력도 늘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연을 하게 되는데, 그냥 할 것이 아니고 의미 있게 노인 요양시설을 방문해서 자선 공연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해당 구청과 협의해서 자선공연을 할 곳을 추천받았고, 또 자연스럽게 구청에서 교통비와 식대를 부담하겠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공연을 하면서 노인요양시설의 어르신들이 감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니어 앙상블’ 단원들도 감동받게 되고, 더욱 더 그 활동에 몰입을 하게 된다.
이 일련의 과정을 보면, 내 취미활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자원봉사활동으로 연결되고 많지는 않지만 경제활동과 통합되는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