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6149F284D0178362D)
김장을 끝내고 제일 먼저 할 일은 산행을 하는 일이었다.
이웃에 계신 할아버님께서 벌써 보름전부터 작년겨울 약초산행하는 방송을 보시고 내게
할아버지께서 꼭 필요한 약초를 구해다 달라고 부탁을 하셨는데 하루가 급하다고 하시니 지체할 수가 없었다.
아침일찍 할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신 머릿속 약도를 가지고 산행을 시작했다.
실로 5개월여만에 하는 산행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138C284D01783B2D)
산행할 적에 춥다고 많이 끼여 입지 않는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집에서 나설 때에는 추워서 꼭 껴 입게 된다.
벌써 작은 산 하나를 오르니 땀이 흥건하게 흐른다.
아직 해가 돋지 않아서 꼬리진달래는 잠에서 깨지 않았다.
높은산이나 추운곳에 자생하는 꼬리진달래는 수분을 보호하기 위해 밤에는 잎을 또르르 말고 있다가 해가 나면 비로소
잎을 펴서 잠을 깬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0DE284D01783F31)
흡사 설악산이나 높은 산에 가서 만나는 만병초 같기도 하다.
겨울에도 푸른 잎사귀를 유지하고 있으려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려울 듯 싶다.
꼬리진달래는 참꽃나무겨우살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그 이름이 붙었나보다.
그러고 보니 같은 진달래과이다.
여름에 하얀색 꽃이 꼬리처럼 층층이 피어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4A26174C1574419C)
나는 아무래도 뭐가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 남도 그럴까봐 여름사진 창고에 가서
찾아다 가져 놓으며 혼자 웃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1176284D01784430)
척박한 곳 어디에도 잘 자라서 이런 참나무 사이에도 뿌리를 내리고 작년에 꽃을 피운 흔적이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8B0284D01784928)
커다란 소나무들이 많아서 가는 곳마다 붉은 표피를 자랑하며 우뚝하니 서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12CA284D01785337)
유난스레 자잘한 솔방울들이 많이 달려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6635264D01785C2B)
![](https://t1.daumcdn.net/cfile/cafe/1375D0264D0178581D)
올해 새로 달렸던 솔방울들이 바닥에 가득 떨어져 있다.
솔방울이 하고 있는 것을 보니 곧 비나 눈이 오게 생겼다.
솔방울은 자연습도계라고 할 정도로 습도를 잘 감지한다.
맑고 청명한 날은 솔방울의 날개를 쫙 펴고 있고, 비가 오려고 하면
속에 씨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오므리고 있는 것이다.
위에 사진은 처음 출발 할 때 사진으로 그 때만 해도 비가 오려는 기색이 없이 하늘이 맑았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623A264D01785F2F)
다람쥐가 숨겨 둔 것인지 못 찾은 것인지 온전한 도토리들도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5BCE264D0178632F)
해발 1000이 넘는 곳인데 가래나무 씨앗이 보인다.
이 씨앗은 호두맛이 나는데 산호두 라고도 한다.
자연에 대해서 조금만 알면 더불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 알거리가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호랑나비를 만나면 이 근처에 호랑나비가 알을 까고 애벌레를 키우기에 적당한 무엇이 있겠구나
하고 돌아 보면 제일 좋아하는 백선을 만나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유추할 수가 있고.....
그래서 야생화 공부를 하다가 곤충도 공부하게 되고 새도 공부하게 되고 마찬가지로
약초를 채취하러 이렇게 산에 와서도 지형도 알면 도움이 되고 야생화를 아는 것도 도움이 되는
연결고리가 된다.
그러면서 우리도 잘 살려면 이 조그만 자연의 무엇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게 잘 돌아가야
피라미드 사슬의 제일 꼭대기에 사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면
작은 것 하나도 소중히 여기게 되는 자연스런 자연애찬론자가 되고 보호하는 마음이 일게 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6750264D01786E2B)
자연으로 자란 것들에 대한 경의와 감사를 나무들에게 전하면서 오전은 그렇게 산을 오르기만 하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4496274D01787B3A)
시계를 안 가져가서 몇시인지도 모르면서 배가 고파 밥을 먹기로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5087274D0178812C)
오랫만에 산에 간다고 엄마는 새벽밥을 지어 주셧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5B69274D01788425)
손주의 도시락을 싸면서 우리것도 이렇게 싸 놓으시고.....
엄마표 햄을 보면서 어린시절에 도시락에 소시지반찬을 싸 주는 것을 소원했던 때도 떠올려 본다.
만날 지겹게 싸 주던 마늘쫑 장아찌는 지금도 좋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3F6274D01788737)
바쁘게 넣으셨는지 젓가락이 세짝 밖에 없다.
그래도 걱정이 없다.
자연에는 잘 만 활용하면 백화점처럼 없는게 없는 곳이니 말이다.
나뭇가지를 하나 빌려서 금방 젓가락이 만들어 졋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4FF4274D01788C2D)
살포시 햇살이 밀려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자연에서 이렇게 함께 할수 있으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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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면서 소나무마다 들려 이렇게 이야기를 건네보고 칭찬도 해 준다.
100년은 거기 있었음직한 나무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458274D0178963E)
남편의 혓바닥이 한자는 늘어졌다.
죽은 나무를 터전삼아 버섯이 천지를 이루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86D274D01789B41)
삶과 죽음은 늘 연속되어 진다.
하나의 죽음이 다른 하나의 탄생의 밑거름이 되고 도움이 되는 곳~
그것이 자연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A1A274D01789F2F)
보기에는 부드러울 것 같지만 딱딱한 버섯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54C6274D0178A428)
어느때인가 고난을 만난 참나무도 만났다.
고난의 때를 잘 이기고 지금도 건재하는 참나무 혹에는 또 다른 생명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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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등걸에는 그 나름의 생명이 또한 살아 숨쉬는 가지에는 도토리열매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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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우리의 목적인 약초를 구하러 산으로 들어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4F20274D0178B83D)
제일 먼저 만난 것은 이 버섯이다.
덕다리버섯이라고도 하고 우리는 말똥버섯이라고도 한다.
따 놓으면 흡사 말똥을 싸 놓은 것 같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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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은 이렇게 부드럽게 생겻다.
예전에 처음 약초를 배울적에 이 버섯을 몇개 집에다 따 놓았다.
장식장 한켠에 이것을 두었더니 돌 같기도 해서 아무도 신경을 안 쓰고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었는데
어느날 아는 이를 따라 우리집에 온 손님이 이 버섯에 관심을 보였다.
이 분은 위암말기 판정을 받아서 3개월이라는 시한부 삶을 살았는데 마지막으로 강원도 여행을 하고 싶다고하여
지인이 우리집으로 모시고 왔는데 비관하여서 먹어서는 안되는 술을 계속 드시고 계셧다.
어차피 죽을 것인데 좋아하는 술이나 실컷 드신다고 아침에도 술 저녁에도 술을 드셨다.
그러더니 이 버섯을 한참 동안 들여다 보시더니 이 버섯을 자기를 주면 안되겠느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왜 그러시냐고 햇더니 그것을 먹으면 자기가 꼭 나을 것 같다는 것이다.
나도 그것이 암에 좋다고 해서 따오긴 했다고 했더니 가져 가셨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그 분은 그 버섯을 정성껏 달여 먹었고 그 뒤로 술도 잘 안 드시고
지금 6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잘 살고 계신다.
아무튼지나 이 버섯을 보면 생각나는 재밌는 에피소드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3F23244D0178C131)
오늘 목적하고 온 약초산행의 첫번째 목표물이다.
바위에서 자라는 일엽초~
이것도 암 환자분을 사위로 둔 장모님의 민간처방법으로 부탁을 받은 것이다.
양도 늘어 나지 않는 것이 손이 얼마나 시려운지 동상 걸리게 생겻다.
만족할 만큼 채집하여 보따리에 넣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533E8244D0178C628)
두번째로 필요로 하는 약초겨우살이이다.
이것은 내가 필요로 하는데 겨우살이차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높은 참나무 꼭대기에 사는 이것은 엄청나게 많기는 한데 대부분 그림의 떡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3C20244D0178C924)
요즘 한창 열매가 익어서 먹음직하게 생겻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327F244D0178CE33)
참나무에 자생하는 것이 가장 약효가 좋은데 얼마나 놓은지 남편이 긴 장대를 가지고 한참씩 씨름을 해야만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2C8A244D0178D22D)
그나마도 내려 오다가 작은 나뭇가지에 반은 걸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26939254D0178DC28)
그 작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예뻐서 일부러 카메라를 가져다 사진을 찎어 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2A76244D0178D733)
이렇게 열매가 많은 것은 따로 담아서 효소를 담기로 한다.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높은 산에서도 이렇게 푸른빛을 가지고 살아가는 겨우살이들이 대단해 보인다.
가끔 이 겨우살이를 따기 위해 나무를 벤 흔적이 보인다.
그것만 아니고 우리처럼 나무를 다치지 않고 딸 수만 있다면 걱정이 없을터인데....
이 겨우살이는 3년만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꼭 다른나무에 기생을 하는데 기생이라기 보다는 공생을 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채취하더라도 꼭 남겨 놓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곳은 5년전에도 우리가 딴 적이 있는데 그 때 보다도 더 많이 달린 것을 보니
마음이 흐믓하다.
잠시 내 욕심을 가지고 나무를 베었더라면 이런 흐믓함은 누리지 못했으리라~
![](https://t1.daumcdn.net/cfile/cafe/195EFF254D0178E02D)
짧은 겨울해가 산에 따라온 막내동생처럼 집으로 가자고 재촉을 한다.
옛날옛날 어릴적에 약초를 구하러 산에 가면
어린동생이 꼭 따라와서는 조금만 지나면
집에 가자고 칭얼거린다.
짧은 겨울해가 꼭 그 막내동생 같다.
그래 깊은 산속에서는 해가 아직도 많을 적에 출발을 해야지.....
욕심을 버리고 출발~
하지만 한가지 아직 못 찾은게 있는데 마을에 할아버지께서 부탁하신 것이다.
마음이 약간 부담스러운 가운데 산을 내려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6F9A254D0178E721)
처음에는 요렇게 가볍게 출발 여유롭게 내려 가는데.....
![](https://t1.daumcdn.net/cfile/cafe/176B81254D0178ED25)
남편도 사뿐이 걸어간다.
내가 인 것은 10킬로그램 남편이 진 것은 20킬로그램
처음 시작은 각 10키로쯤 더 이고 지고 할 수 있지만 나중을 생각해야한다.
휘파람을 불며 산을 내려간다.
능선을 지나고 약간 가파른 계곡윗쪽으로 접어 들면서 앞서가던 남편이
<여기 있다~>
하고 소리를 질러서 가 보니 이웃 할아버지께서 부탁하신 눈 맞은 능이버섯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66C3254D0178F129)
빈손으로 내려가면 할아버지께서 얼마나 실망하실까 염려 했었는데 바로 그 능이버섯
냄새를 맡아 보아도 맞고 모양을 보아도 알겠다.
냄새는 약간 버섯냄새와 한약냄새를 겸하였고, 모양은 동물의 털처럼 생겼다.
이미 두번이나 눈을 맞았음에도 향도 그대로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6BBA254D0178F526)
이 것을 구해 달라고 하는 할아버지의 작은 아드님께서 지난 10월에 고깃집에 가서 고기를 먹고 난 다음에 채했는데
별 약을 다 먹고 병원을 가고 한의원을 가서 침을 맞아 보아도 낫지를 않아서 이 눈맞은 능이버섯을 구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이제 근력이 없으셔서 산에 가실 엄두를 못 내시고 우리에게 계속 부탁을 해 오셧던 것이다.
민간에서 전해 오는 약이 의외로 잘 듣는 수가 있다.
또한 아픈이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약이 될 수가 있는 것은 그것을 먹으면 꼭 나을 것 같은
믿음이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믿음을 가지고 먹는 약의 경우 맹물도 어떤이에게는 불치병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이 되기도 한다.
가끔 나에게 효소의 좋은 것을 알아서 구하러 오는 이들이 있는데 그것이 환자가 원하느냐를 먼저 물어 보고
팔거나 안 팔거나 혹은 그냥 드리거나 한다.
환자가 그것을 원할 경우에는 거의 효험을 보는 반면 주위에서 좋다고 구해서 드리는 경우는 거의 효과를 못 보고
비싼 것을 그냥 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할아버지의 아들은 이것을 그렇게 바랐으니 틀림없이 좋은 효과를 볼 것이다.
더불어 우리는 덕분에 능이밭을 발견했으니 내년에는 떼부자가 될 지도 모르겠다.
보통 큰 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무도 따지 않았는지 몇백평은 묵은 능이가 깔려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6824254D0178FD29)
낮에 솔방울이 예견한데로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내려 가는 길이 험하고 어려워서 남편은 짐승이 다니듯이 네발로 기어서 거꾸로 내려갔다.
산을 내려 갈 때는 이것이 안전하고도 좋은 방법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6864254D01790229)
10키로 짐은 점점 무거워져서 이제는 굴리기 시작한다.
나 보다 먼저 계곡 아래로 떼구루르 굴러 내려가서 거꾸로 쳐 박혀서는 살금살금 내려오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
때로는 옆으로도 누워 있고 때로는 나뭇등걸에 올라 앉아 있기도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6629254D01790532)
눈은 점점 쌓여가고 길은 아직도 멀었는데 어둠은 사방에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 산행이라 딱 다섯시간만 하자고 했는데 여덟시간 가까이 되었다.
본래 산에가서 나물을 하든 약초를 하든 서로 자기 가져갈 양만 딱 가져오고 도와 주지를 않는데
빈 도시락가방도 버거워 하는 나에게
<백금자가 이제는 한물 갔구만~>
하더니 오늘은 첫날이라 보아 준다고 내 짐을 대신 지고 길을 제촉한다.
낮에 땀이 났던 등이 이번에는 젖어서 추위가 속까지 전해온다.
한발짝 디디기도 힘이 든다.
남은 물을 먹으려고 꺼냈더니 샤베트처럼 얼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63DA254D0179092D)
첫 산행 힘들었지만 올해는 어깨가 아파 두 해나 못했던 일을 조금씩 다시 시작해 볼 생각이다.
아직 쓸만하고 든든한 남편이 있어 흐믓한 산행이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씻는둥 마는둥하고
저녁도 못 먹고 일곱시도 안되서 침대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마루에 벗어 놓은 내 바지 꼴이 힘든 산행을 말해 준다.
그래도 산에 또 가고 싶은 나는 산아줌마 백금자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3D10194D0328FD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