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전혀 안 나타나던데?”
“좀 쉬었어!”
“100회 넘기더니 꾀가 난 겨?”
“맞아! 꾀가 난 거지”
“오랜 만에 뛰어도 괜찮겠어?”
“힘들겠지? 날씨도 그렇고~”
“천천히 뛰라구! 쉬엄쉬엄!”
“그럴려구 하는데 그것도 정도껏 천천히 뛰어야지?”
“갑자기 약한 소릴 하구 있어?”
“그러니까~ 강해지고 싶은데 그게 안 되더라구~”
“즐달혀~ 즐달!”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대회만 있으면 광주에서 열일 제치고 서울이고, 대구고,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달리기를 하는 친구입니다.
이미 300회를 훌쩍 넘기고 500회를 바라봅니다.
중독입니다. 중독!
이런 걸 미쳤다고 합니다.*^-^*
그나마 달리는 페이스를 보면 산뜻하게 달려서 제법 점잖은(?) 시간 내에 골인하는 친구입니다.
모처럼 만나서 반가운데 반가운 인사대신 ‘자주 나타나지 않는다’고 핀잔을 던집니다.
달리면 연습이고, 연습이 곧 마라톤 대회입니다.
출발이야 어차피 똑같습니다.
하지만 금세 거리가 벌어집니다.
서울 대공원 동물원 외곽 길을 6바퀴 돌아야 합니다.
이름하여 혹서기 마라톤 대회입니다.
매년 이 맘 때면 대회가 열리는데 처음에는 동물원에 어차피 들어갔으니,
대회가 끝날 때쯤 해서 병은이랑 아내가 동물원으로 오도록 해서 한 바퀴 또 돌았습니다.
말이 한 바퀴지, 마라톤 완주하고 드넓은 동물원을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은 추천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요즘엔 가족들이 배번에 격려문 써주는 것 외에 관심이 없어서 망정이지,
동물원 구경이라도 하자고 하면 대책이 없습니다.
하긴 어느 누구도 대회 끝나고 동물원 돌아다니는 달림이 들은 없습니다.*^-^*
처음 한 바퀴는 달릴 만 합니다.
두 바퀴째부터는 얼마큼 뒤쳐졌는지 금세 확인이 됩니다.
연습을 안 해서인지 곧바로 후미주자로 뒤쳐지고 말았습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출전 선수들(?)이 너무 적습니다.
예전에는 대회를 알리는 인터넷 창이 뜨면 1시간 내에 마감되던 명품 대회였습니다.
그런데 주최측이 바뀌고 나서는 한 달을 열어놔도 마감이 안 됩니다.
결국 끝까지 가서야 겨우 배송 문제로 더 이상 신청 받기를 중단하게 됩니다.
그래도 여기저기 낯익은 얼굴들이 가득합니다.
친구도 여러 명 있습니다.
후배들도 있고 선배들도 있습니다.
모두가 반갑게 인사하지만 제각각 페이스는 다릅니다.
처음 마라톤 할 때 앞질렀다가 곤혹을 치른 어르신도 여전히 뛰십니다.
팔순이 내일모레이십니다.
자근자근 한 걸음씩 달리시는데 따라가기가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친구는 뒤쳐지는 저를 보며 달린다고 놀립니다.
아예 한 바퀴 따라놓겠다고 장난까지 칩니다.
다행히 친구에게 한 바퀴 뒤쳐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어르신이 대단하십니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앞 서 가시기 시작합니다.
언덕길이 수 차례 반복되다 보니 속도내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바퀴는 없던 힘도 생기는 법입니다.
죄송하지만 어르신을 다시 앞질렀습니다.
내친 김에 앞 서가던 몇 명이 더 제물(?)로 바쳐집니다.
마라톤의 참 묘미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아무리 꼴찌 언저리에 있어도 한 사람 한 사람 앞서가는 재미는 해본 사람만 느끼는 희열입니다.
골인 점을 앞두고 마지막 세 사람을 더 제칩니다.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 같습니다.
골인 점에는 이미 파산 분위기가 가득한데도 말입니다.*^-^*
인고의 백팔번뇌 하듯이 108회 했습니다.
다음 대회 연습 한번 제대로 했습니다.
사실 소아암 어린이 생각하며 힘 냈습니다.
1m에 1원씩 또 입금 들어갑니다.
마라톤은 42.195km입니다.*^-^*
끝없는 연습이 천재를 만든다
밤 11시 비바람이 몰아치는 깜깜한 스탠포드 교정,
골프 연습장에서 쉬지 않고 혼자 공을 치는 학생(타이거 우즈)을 보았다.
실컷 놀고 네 시간이 지난 새벽 3시,
아직도 그 자리에서 계속 연습을 하고 있었다.
비 오는데 새벽까지 공을 치느냐는 질문에 그 학생이 답했다.
“노던 캘리포니아에 비가 자주 오지 않잖아.
우중 경기도 연습해야 하는데, 이때 아니면 언제 하겠어?”
- 데이먼 던 (프로 미식축구 선수, 부동산 개발 회사 사장) -
첫댓글 반가워~~~~~~~~~
울트라 뛰는 사람하고는 껨이 안되는데~~~
오랫만에 희순꼬의 맛깔스런 후기네
자주 뛰더라고ㅎ
류성룡대감이 왔길래 같이 왔는줄 알았지~~~
난~~~ 어제 물품보관에서 자봉했는데... 희순꼬 못봤넹^^ 달리는 즐거운 맘~ 홧팅!!!
짐 받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더라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반가웠다네.*^-^*
희순 꼬 반가웠구
수고했네.
여전히 달리는데 여유가 있어 보이던데~~~
춘천에 오시는가?
진정 달리미여~희순꼬 무더은 날씨에 고생했네~명옥꼬 수고했네^^^
천천히 달리다 보니 나중에는 힘들더라구~~~
쬐끔은 더 빨리 달릴 수 있었으면 했는데~~~
연습부족일세.*^-^*
아무래도 공원사랑에 다시 나가야 할 것 같으이.*^-^*
춘천도가야겠쥬?
춘천 가기전에는 연습 좀 하고 가야겠어*^-^*
피니쉬까지 기두리야는디 먼저나와 미안했네
반가웠어
주로에서 만나기만 해도 반갑지.*^-^*
나는 아주 천천히 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