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친구 이선우와 2박 3일 강원도를 여행하였다.
2024년 3월 21일 / 목요일
집(김해 외동)을 나섰다.
부산 남구 대연동까지 1시간 걸린다.
선우와 합류,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말고 국도로 쉬엄쉬엄 가자고 한다.
7번 국도, 울산을 지나서 경주로 들어와 잠시 길을 잃어 헤맸다.
경주를 빠져서 영천 가까워졌을 때, 한기한테 전화를 하여 만난 수 있으면 만나서 점심 먹자고 제안했지만 선우는 한기와 그렇게다정한 사이가 아닌 것 같다. 영천 시내에서 의성 가는 길은 쉽게 찾았다. 내가 가끔 다니는 길이니까.
의성 금성면을 지날 때 탑리역에 들렸다. 탑리 오층석탑이 보이질 않는다.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안동 제비원을 지나면서 마애불을 보았다.
(안동 제비원 마애불 / 보물)
선우는 부산 장안면에 있는 장안사 대웅전이 좋다고 늘 자랑하였기에 다른 대웅전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계문화유산에 올라선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가운데 한 곳인 봉정사로 향했다.
작년에 왔을 땐 만세루와 영산암은 수리 중이었다. 이번엔 말끔히 복원을 하였다.
(안동 천등산 봉정사, 만세루)
(영산암)
선우는 무섬마을을 이야기한다. 아직 해가 남았고 지나는 길이다. 무섬마을은 관광객이 없어 조용하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영주IC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할까 생각도 하였지만 죽령을 구경시켜 주고 싶었다.
죽령으로 가는 길은 조용하다. 고속도로가 생기 전에는 이 길로 오고간 수많은 차량, 옛날 생각이 난다.
충북 단양읍으로 들어와 먼저 도담삼봉 야경을 보았다.
구경시장 안 국밥집은 여덟 시에 문을 닫는다. 30여 분 남았다. 순댓국과 순대 한 접시를 맛있게 비웠다.
(도담삼봉 야경)
(단양관광호텔 로비에서)
2024년 3월 22일 / 금
날은 청명하진 않다. 아침은 준비한 빵으로 해결하였다. 아홉 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나왔다.
남한강을 따라 영월로 가는 길은 내게 익숙한 길이지만 친구에겐 낯선 곳이다.
친구도 이렇게 강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행이다.
영월역을 지나 곧장 동강에서 동강할미꽃을 볼 수 있는 점재마을.
(동강할미꽃)
기대한 것 만큼 동강할미꽃이 피진 않았다. 동강을 따라서 정선읍으로 향한다.
동강은 예나 지금이나 말없이 흐른다. 동강 주위로 이주해외 새로운 동네를 만든 곳도 있다.
(정선읍 가수리)
정선장은 오일장이지만 이젠 상성시장이다. 주말이 아니지만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올챙이국수와 모둠부침개로 점심을 먹고 시장 구경을 하였다.
(정선장)
정선읍인 고향인 고교 배관과 동기가 두 명, 제천이와 종호다.
정선읍으로 가는 길에 이들 이야기가 빠질 순 없었다. 제천이는 정선역 역사에서 살았고 종호 동네는 지금은 없어졌다.
정선읍에서 평창 미탄면을 지나 영얼군 북면 마차리로 왔다. 이곳은 내 고향이다.
(영월읍 선돌, 높이 70m)
날은 많이 흐려졌다. 제천으로 갈까, 어디로 갈까 이야기를 나누다가 강릉 사는 친구한테 전화를 하였다.
2년 전까지 부산 서면에서 밀면집을 하였던 친구다. 고향은 삼척읍, 삼척중학교 출신이다.
영월읍, 북면 문곡리, 평창읍을 지나 장평IC(지금은 평창IC)로 들어섰다. 추적추적 봄비가 내려서 고속도로는 어둡다.
강릉시 교동 신시가지, 친구 길하부부와 반갑게 만났다. 오후 여덟 시. 약 2시간 걸렸다.
싱싱한 회로 대접을 받도 친구집으로. 차를 마시면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집에서 자라는 정을 놓고 주변 호텔을 찾아드니 열두 시에 가깝다.
2024년 3월 23일 / 토
길하부부와 함께 안목항(강릉항) 커피거리로 향했다. 날이 흐린 게 아쉽다.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옛 이야기부터 지금 살고 있는 형편까지 이야기는 끊이질 않았다.
경포호, 허난설공원을 지나 경포호을 잠시 걸었다.
점심은 강릉에서 유명한 초당두부로. 초당은 허균의 아버지 호다. 그가 이곳으로 낙향하여 마을 이룬 것이다.
2000년 강릉영업소에서 근무할 때 가끔 왔던 초당동, 옛 모습도 있지만 지금은 낯설다.
(안목해변)
민물가마우지, 요즘 유해 조수가 되었다. 상위 포식자가 없으니 개체가 많이 늘 수밖에 없다.
점심 후 우리는 길하부부와 아쉬운 이별을 하였다. 건강하게 잘 사길 기도할 뿐이다.
등명낙사에 들려 약수를 마시고 패트에 담았다. 정동진은 지나쳤다. 삼척 시내로 들오와 죽서루로.
관동팔경 가운데 한 곳인 죽서루.
경북 울진 망향정은 지나쳤다. 관동팔경 한 곳을 지나친 것이다. 관동팔경이 시작하는 곳, 월송정에 들렸다.
부산 대연동, 밤 열한 시, 선우를 내려주고 김해 집에 오니 열두 시가 지났다.
모처럼 즐겁게 친구와 여행을 하였다. 가을엔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여행하자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