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에 고삐가 풀리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 부터 였다. 고삐 풀린 망아지가 더 날뛴다는 옛말이 조금도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남과 다를 수 있음은 다시 나의 위치로 돌아올 수 있는 냉철한 사고가 있음일 것이다. 늦은 가을부터 시작된 산행 바람은 오늘도 이어졌다. 절제된 삶에서 잠시 이탈했지만 난 특유의 근성으로 나를 내 자리에 되돌려 놓았다. 직업의 특성상 새벽 1시 무렵에 잠이 들어 5시 30분에 일어나 첵관으로 향했다. 대충 식사를 하고 산행 준비를 한 후 장위동에서 6시 40분에 마을 버스를 탄다. 주변은 어둡고 잠이 없는 노인네들의 모습이 보인다. 왠지 처량하게 느껴지지만 모두 짝을 지어 산행을하는 것 같다. 진정으로 산을 사랑하는 사람의 부류에 속할 수도 있지만 혼자서 즐기는 산행이야말로 꾼이 아닐까? 아니면 나의 능력 부족 탓일지도 모른다.
장위동에서 시작하여 석계역에서 1156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소요된 시간은 약 15분 정도... 6시 48분에 퇴계원으로 가는 1156버스에 몸을 싣는다.
퇴계원 사거리에서 광릉내로 향하는 버스도 금새 다가왔지만 광릉내에서 신팔 1리로 가는 버스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도착하였다.
쨍하게 추운 날씨보다 오늘 같은 날씨가 되려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속된 말로 아쌀한 것도 아닌 줄듯 말듯한 충청도식 스타일이 오늘 날씨인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밀고 버프를 둘러쓴다.
버스를 기다리다 건너편에 보이는 편의점에서 간식으로 빵을 2개 샀다.
산행을 함에 있어 열량 섭취는 필수이기에...
5시 반에 일어났지만 수원산 들머리 근처인 신팔 1리에 도착하니 8시 49분이다.
여기서 수원산 들머리까지 약 500미터를 가야한다.
오늘 일출을 보는 것은 수포로 돌아갔다.
명덕 삼거리 수원산 들머리에 도착하니 9시 2분 30초다.
사사오입하면 9시 3분....
이곳은 셔틀번개 시즌이 되면 이용하는 도롱뇽 코스 날머리다.
너무나 친숙한 이곳이 1 대간 6정맥 구간 중의 하나인 한북 정맥 코스의 일부다.
동안 우리가 다운힐을 즐기면서 많이 훼손했던 구간인데...
수원산은 750고지로 의로 추운 곳이다.
등산로 모두 얼어있어 아이젠을 착용한다.
이정표 좌측 화살표를 유심히 보면 우측과 다르다.
내가 코스 정비를 하면서 잘라버렸었는데 그때만 해도 한북 정맥 코스 구간인 줄 모르고 우리가 자전거 타는데 걸리적 거려서 잘랐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미안함을 표한다.
도롱뇽 코스 초입에 만들어 놓은 드랍대는 건재했다.
나의 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서 감회가 더 깊었다.
올라가서 보니 정말 낮게 보인다.
올해 시즌이 시작되면 모두 뛰어 내려보길...
사고도 많았던 드랍대지만 그래도 우리의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하지만 삭객들의 눈에는 흉물로 보였을 것이다.
군부대 철책 앞에 데크에서 본 조망은 황홀하다.
북에서부터 동과 남으로 한눈에 모든 산이 보인다.
가장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국망봉이고 그다음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견치봉, 민둥산, 강씨봉, 귀목봉, 청계산, 운악산...
나무 뒤로 보이는산은 연인산...
희미하게 축령산, 서리산, 주금산, 철마산이 보인다.
육안상으론 천마산이 보였는데 카메라 눈으론 천마산은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 눈보다 내 눈이 더 시야가 밝나 보다.
군부대 철책 밑으로 놓인 길을 따라가면 국사봉이 나온다.
우리가 셔틀 번개 때 자전거로 내려갔던 곳이어서 더욱 친숙하다.
열 번 듣는 것 보다 한번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을 실감한다.
4윌이 되어야 수원산의 눈은 녹을 것이다.
그 어느 곳보다 추운 곳이 수원산이기에...
2.5킬로는 걷는데 1시간 3분이 걸렸다.
아직 가보지 못한 국사봉이 4.9킬로 남았다.
국사봉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제부터 능선길이니 널널하게 걸을 수 있다.
능선길은 태반 이런 숲길이 이어진다.
피톤치드를 흠뻑 마신다.
편백나무도 낙엽송도 잣나무도 아니다.
정확히 구별할 수 없지만 암튼 나무 숲을 걷기에 행복하다.
4.06킬로를 걸어왔고 국사봉까기는 3.34킬로가 남았다.
남향은 눈이 녹았지만 서북 능선은 시베리아 벌판이다.
뒤돌아 보니 내가 걸어온 길이 한눈에 보인다.
멀리 희마하게 국망봉과 운악산이 보인다.
국사봉이 가까워졌다.
걸어왔던 길과 국망봉, 운악산이 보인다.
국망봉, 운악산, 명지산, 연인산 그리고 화악산까지 보인다.
주금산과 오비베어스타운 스키장....
스키어들의 모습이 별로 없다.
우리가 사는 곳과 노는 곳은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가야 할 곳과 멀리 희미하게 도봉산이 보인다.
포천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산에서 보는 인간이 사는 곳은 자연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곳에 우리는 서로 싸우고 사랑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해룡산과 왕방산도 보이고...
자전거로 많이갔던 추억이 어린 곳...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국사봉에 왔다.
보잘 것 없는 봉우리다.
이제 축석령으로 하산해야 한다.
국사봉 표지석...
막상 밟아보니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인간을 대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인인들, 아무리 명성이 있는 인사인들 다 인간인 것이다.
잘려나간 한북 정맥...
내 정맥이 잘려 나간 것 같다.
하산하면서 바라본 채석장...
오늘 코스까지 한북 정맥을 밟고 다음 주부터는 화천 복계산 수피령과 복주산 그리고 광덕산을 밟으려 했었는데 죽엽산에서 고모리로 이어지는 축석령을 밟아야겠다.
오늘 코스는 생각했던 것 보다 거리가 짧다.
날머리에 육사생도 참전기념비가 있다.
오늘 산행은 여기에서 마친다.
지척에 정류소가 보인다.
행정구역상 명칭은 가산면이며 정류소 이름은 맹촌 정류소다.
운이 좋아 차가 금새 오는 바람에 사진을 담지 못했고 승객들 태반이 필리핀 사람들이다.
아마 일요일이라서 의정부에 나가는 모양이다.
내촌으로 가서 장위동으로 가는 것이 빠르겠지만 먼저 오는 차를 탔다
33번이 이곳으로 지나간다.
다음 주 죽엽산 산행에 의정부에서 33번 버스를 타자.
오늘 이동 거리를 환산해본다.
신팔1리 서파검문소~명덕삼거리 수원산 들머리 0.5km
수원산산 들머리에서 87번 국도까지 9.53km
87번국도에서 맹촌정류소까지 정류소까지 0.2km
총 10km가 나온다.
오늘은 4시간 6분을 걸었다.
조금 짧았지만 처음 코스이기에...
신팔1리 서파 검문소 출발시간 : 08시 50분
87번 국도 맹촌 정류소 도착시간 : 14시 56분
산행및 이동시간 : 4시간 6분
첫댓글 사진속 풍광에서 겨울이 가고 봄이 멀지 않은듯 한게 느껴집니다.
이제 봄이 오고 있습니다.
절기상으론 정말 봄이네요...
2월 4일이 입춘이니 말이죠...
눈덮인 수원산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보입니다
너무 자주 갔던 곳이라서 더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대체 못하시는거는 거시기 ?뿐
잔차면 잔차 . 멋있게 사십니다. ^^*
뇨자는 조심해야죠...
회룡산이 아니라 해룡산 아닌감유?
해룡산이 맞네요...
수정했습니다.
저는 도룡뇽 점프대가 전혀 낮아안보이고 무서운 공포대상으로 보입니다~~언젠가는 극복해야하는대 ㅠㅠ
올봄에 가면 친한 여친처럼 보일 테니 맘껏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고생 하셨습니다 저도 시간이되면 정맥 코스 종주한번 해봐야겠어요 자전거로 수원산에서
죽엽산 수목원 까지 가보적 있어습니다 우에사카님 멋잇습니다 ~~^^
수원산 능선을 타고 간 건가요?
@우에사카(한규욱) 내 ~^
@체강(손주환..) 죽엽산 능선도 완만한 모양이죠?
전 수목원쪽으로 하산하지 않고 고모리쪽에서 축석령으로 갈 계획입니다.
됸년 지구에 없는디요
세월이.??? 오까네 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돈 앞에선 약해지는 건 같겠죠~~~
주마관산식으로 사진을 보기엔 너무 죄송한 생각이 드네요
사진상 동선을 따라가기도 숨이 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