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저녁 7시...춘천 출발...
갑자기 생긴 약속이었다..
중앙고속도로 초입을 들어서면서 부터, 내게 유년의 기억이
남아있는곳을 간다는 것이 묘한 흥분을 불러 일으킨다...
가끔씩 대구를 간적은 있지만 내가 어린시절을 보낸 이곳은 부러 피해다녓는데..
평일,텅빈 고속도로는 속도를 내기에 딱 좋다...
평소 좀 달리는 편이지만,고향을 간다는 기분에
들뜨서일까.... 기억으로 대구까지 가면서 무인카메라에 한 4번은 찍힌것 같다.
바보같은 ~넘...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기에...
원주, 제천,단양, 영주,안동,풍기......등등을 지나 두시간 조금넘어
북대구에 접어든다...
어느새 공사가 마무리되어 4차선으로 넓어진 도로...
동대구 톨게이크까지 거침없이 차는 달린다...
동대를 빠져나와 희미하게 옛기억을 더듬으며,
약속장소인 동대구역 옆에 고속버스 터미널로 향한다..
만날 사람들은 이미 부산에서 도착해서 빨리 안온다고 전화를 수없이 해대고..
어릴적 기억으로 망우공원을 지나서,효목동을 지나고 동부 정류장앞으로 해서
동대구역 방향을 잡았는데,
난데없이 고가도로가 나타난다..
내 기억엔 전혀 없는 길이다...
하는수 없이 신호등에서 옆차에게 빵빵 눌러서 물어본다..
"저기...죄송하지만 동대구역 갈려면 어떻게 가죠?"
옆차에 타신 중년의 부부...친절도 하시다..
"동대구역예? 가만있자....고가도로 타면 헷갈리니까
조쪽에서 우회전 해갖고 다시 좌회선 해 가이소...쪼매만 가면 됩니더.."
두분,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열심히 설명을 해주신다..
역시..고향 어른신들...
알려주신대로 가니 또 헤멘다...
분명 내가 살던 곳인데 도통 기억에 없는 곳들이다..
한참을 가다보니 나오는 길,만촌 로터리...
주변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눈에 익은 곳이다..
좌회전해서 가면 되겟지...
조금 가니 파티마 병원이 나온다...
그래 또 좌회전 하면 되겟지...
근데 이런 옛날길이 아니다...고속 터미널로 넘어갈수 잇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
다시 턴해서 길가에서 물어보니 고가도로 밑으로 내려가란다..
또다시 불법 유턴...겨우 고가도로 밑으로 내려가니 이젠 눈에 익은 길이다.
만날사람들 만나서 일보고, 보내고..
다음날 오전 서울 약속이 미뤄져, 근처에서 일박을 하기로 한다..
고향이란 편안함과 그래도 많이 낯선곳이 주는 묘한 느낌에,
역시나 찾은곳은 근처의 포장마차...
쥔 아줌마의 인정이 훈훈한 곳이엇다...
참소주 한병에....계란탕하나....제육볶음...계란탕은 써비스..
원래 소주 두병은 가뿐한데,강원도 사람이 다 되었나...참소주가 너무 쓰다..
한병을 겨우 비우고 캔맥 두개 사들고 근처 모텔로 간다...
우리나라 모텔,외국 나가면 호텔보다 더 시설이 좋다..
나그네가 혼자 자기엔 더 더욱....
캔맥 홀짝 거리면서 생전 안보는 티브이 보다가 잠든 시간이 얼추 세시가
넘은것 같다....
비록 지금은 아무도 없고,
기억 속에서 가물 가물한 곳이지만
내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엇기에
낯설지 만은 않았던것 같다..
짧은 고향길....
그 시간 속에서 생각나는 사람들, 기억 들은
왜 그리도 많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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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사랑방
근 10년만에 찾았던 고향....동구...효목동,만촌,동대구역 부근..
외로번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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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29 23:0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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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런~우리 대경방님들 몰래 살짝 왔다가셨네여..쯧쯔..울 방장님에게 살짝 귀뜸이라도 해주시지.깜짝벙개라도 함 했을낀데..근디..참소주가 쓰요? 난 달기만 하던데~^^ 담엔 그냥 살짝왔다가기없기에여~
ㅎㅎㅎ소주써렴,,,대구건....저도 그레서 별루덩뎅...^^
번님아 어찌 고향 왔다가면서 몰래 왔다 가냐..예나 말대로 귀뜸이나 하쥐 점 아쉽당 ..다음엔 그러지 마로 온다고 말해바바 이누이가 가만있나 .막창이라도 때릴것이구만 ㅎㅎ
알것슴다....담에 갈땐 꼭 고향 누부들 뵙고 오것슴다....행복한 휴일들 되세요....ㅎㅎ
올만에 다녀 가셨네여..담에 올땐 형아도 함 찾아주소....^^*
저도 대구인데 고향가면 님처럼 되면 어카져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