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안이 친가, 외가 양쪽 다 다산계라서 (茶山이 아니고 多産),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 그리고 사촌들 숫자가 꽤 많습니다.
8살, 7살, 6살, 4살, 2살 위 형님 누님들이 있습니다. 그 위로도 줄줄이 있지만...
제가 국민학교때 고등학생이었던 형님, 누님들 방에 꽂혀 있는
교과서들을 보면 모르는 말들이 그렇게 많은데 보는 것 만으로도 참 좋았어요. 영어 교과서에는 완전 생소한 단어들과 놀랄만큼 긴 문장들이 있었고, 수학 교과서에는 낯선 기호들과 어려운 말들이, 화학에는 분자가 어쩌고 원자가 어쩌고 ... 아, 이런 걸 배우는구나...
낯설었지만 신기하고 설레고 기대도 되었지요.
저는 방사선이나 원자력 전공이 아닙니다. 대학교때 화학과목, 생물학 관련과목을 몇개 수강했으니까 그래도 친숙한 것들이 좀 있기는 하지만 친숙하지 않은 것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인문사회계나 예체능계 출신이신 분들은 오죽할까요. ln이 뭔지도 몰랐었다는 분도 계시고...
낯선 내용들을 접하면 그런 어린 마음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휴, 이게 뭐야. 생전 처음 보는 건데 뭐가 이렇게 복잡해.」라기보다는,
「아, 신기하다. 이거 처음 보는거네. 이게 뭔지 배워 봐야지.」 이렇게요.
그렇게 애정과 호기심을 가지고 자꾸 들여다보면 어느새 친해집니다.
야구가 너무 좋아서 미국에서 발행하는 야구 잡지를 보게 되고, 야구 중계 방송을 보게 되고, 그러다보니 영어를 잘 하게 되고 미국인과 야구얘기를 영어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야구를 잘 알고, 영어를 잘 알았을까요? 전혀 아니죠.
누구는 팝송에 미치고, 누구는 클래식 음악에 미치고, 누구는 영화에 미치고, 누구는 축구에 미치고... 그러다 보면 그 쪽 이야기를 좔좔 막힘없이 하게 되지요.
그게 답입니다.
50대, 60대 아저씨 아줌마 중에도 관심있는 분야를 계속 파고 또 파서 그 쪽 얘기만 나오면 청산유수로 말이 터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포 자이? ○○년도에 분양했어. 그 때 1순위 경쟁률이 얼마였는데, 평형 구성은 이렇고, ○○년도에는 가격이 꽤 빠진 적도 있었지. 요즘은 ○○평짜리가 ○○억쯤 하는데 지난 주에 보니까 급매물이 다 나갔더라. 어쩌고 저쩌고 ... 마포구는 무슨 동이 어쩌고, 성동구 ○○동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없고 어쩌고 ... 」
방사선, 원자력 분야에 그런 사람이 되면 됩니다.
기출문제도 많이 풀어서 이번에 SRI 장해방어 7번 문제는 2016년 문제랑 비슷한데 뭐가 더해지고 어쩌고...
첫댓글 저도 처음에는 생소하고 어려웠는데 자꾸 보다보니 친숙해지는 느낌입니다~~
바로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