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저녁, TV의 메인 뉴스 첫 머리에 한 詩人의 죽음을 알리며 지난 프로필을 연속해 보여주었다. 텔레비젼 화면과 여성 앵커의 멘트만으로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의 작품을 대한 적도 없었던 시인.... 다른 뉴스로 넘어가기 전 잠시 흘렀던 백뮤직을 듣고서야 아~하 했다.
다름 아닌 우리들에게 '모래시계' 삽입곡으로 많이 알려진 '백학白鶴'의 노랫말, 바로 그 詩를 썼던 분이다.
라술 감자토브 Rasul Gamzatov...
11월 3일, 그의 고향인 카스피海 연안의 '다게스탄' 공화국에서 80세를 일기로 영면하였다.
라술 감자토브(Rasul Gamzatov)
TV 뉴스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러시아란 나라를 다시 쳐다보게되는 대목이다. 이들은 첫머리 소식을 체육인을 포함한 문화 예술인들의 동향으로 시작한다. 대중 가수든 구분 할 필요도 없이 경조사를 알린다.
공훈 예술가와 베테랑들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문화 예술을 사랑하고 보전하며 기리려는 진심어린 마음의 발로는 아닐런지...
조금 전 정오 뉴스에서는 '마하치칼라'의 루스끼 쩨아뜨르에서 열리는 세레모니를 스팟트 뉴스로 전하고 있었다.
학鶴 - 주라블리
J.Frenkel 曲, R.gamzatov 詩
이오시프 카브존 Iosip Kobzon 노래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은
이 땅에 묻힌 것이 아니라
저마다 한 마리 鶴이 되었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날아다니며
애원하는 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늘을 쳐다보며
자주 슬퍼하며 침묵하는 것 아닌가?
오늘 밤, 안개낀 하늘에
학들은 열을 지어 날아간다.
마치 황량한 벌판을 걸어가는
사람들인양..
그들은 자신의 길로 향해 날으면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
그들의 울부짖음은 아바르스카야*
우리들과 비슷하지 않은가?
피곤에 지친채 열을 지어 날아간다.
저물어 가는 해, 안개 속으로 날아간다.
그 속의 조그만 공간...
바로 거기가 휴식을 위한 내 자리일 것이다.
학의 무리와 함께 날이 밝으면
나는 땅위에 남아 있는 당신들을 모두 불러서
새들을 따라 푸른 안개 속으로 날아가리라
* 아바르스카야Avarskaya: 다게스탄 민족을 뜻함
작곡가 얀 프렌켈 (1920 - 1989)
이오시프 카브존
학(白鶴)은 우리에게 '이오시프 카브존'의 노래로만 알려져있는데 옛 소련시절 이미 이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블라디미르 우쩨소브', '제냐 세브첸코', '마르크 베르네스' 등등.. 이중 '마르크 베르네스'가 부른 학(주라블리)은 이오시프가 부른 것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곡인데 그의 곡이 있는 러시아 사이트가 너무도 단단히 잠궈놓아 아깝게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이오시프 카브존'은 올해 66세로 간혹 기념 콘서트에 나설뿐 가수활동은 뜸한채 정치활동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오시프는 70년대 말 정치에 입문한 현역 국회의원입니다.
첫댓글 아...
귀한정보.. 감사 ^^ 눈에 익은거라곤<백학>이란 두글자 뿐이지만... 다음에 어디서 <백학>을 듣게되면 Rasul Gamzatov 그를 기억할께요..
...그 속의 조그만 공간... 바로 거기가 휴식을 위한 내 자리일 것이다......-_-"
놀랍네요!!!!! 어느것하나 예사로보지않으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