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Day
6.23 金 비온 후 흐림
거제시 몽블랑모텔 ~ 칠천도 옆개해수욕장 ~ 진해 롯데스파랜드
12:25 - 19:30
여행시간: 7:05, 주행시간 4:19
주행거리: 34.07km, 누적거리: 1,846.75km
07:05 기상
인터폰 소리에 깨서 일어난다. 처음엔 잘못 온 건 줄 알고 그냥 안받았는데 계속 울려대서 받았더니만 뚝! 끊어버린다. 뭐야... 빨리 나가라는 건가...
밖엔 여전히 비가 온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엔 그칠 거라는 데... 과연 그칠 지는 모르겠다. 태풍 메아리가 북상한다고 해서 잔뜩 긴장 중이다. 원래 계획은 거제도를 한 바퀴 돈 다음에 칠천도 구경 후 배를 타고 진해로 가는 것이었는데 그 험한 거제도 길을 태풍 비바람을 뚫으며 달릴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결국 코스 변경. 예전에 거제도 남쪽은 돌아 봤으니 이번엔 북쪽만 보고서 바로 진해로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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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해먹고, 짐을 챙기고선 밖으로 나와 아줌마에게 왜 전화했냐고 물어보니 딴 데 보면서 시치미를 뗀다. 티 다 나거덩... -_- 키를 반납하니 받아 들고선 잽싸게 내가 묵었던 방으로 올라간다. 나도 아직 가져 나오지 못한 짐이 있어서 올라가 봤더니 아줌마가 여기 저기 뒤지면서 확인을 하고 있다. 내가 뭐 훔쳐 가지 않았나 검사하는 모양이다. 정말 재수없다...
12:25출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김장비닐 2묶음과 점심으로 먹을 빵을 사고선 출발. 비 내리는 양이 많이 적어져 오락가락 한다. 다행이다.
연초삼거리를 지나니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길도 편하고, 풍경도 멋지고, 비도 그쳐서 한결 맘이 편해진다. 이제서야 천천히 주위를 둘러 보며 맘 편하게 달리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바람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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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0분. 하청삼거리 미니스톱 앞 벤치에서 점심을 먹는다. 역시 식당이 보이질 않아 준비했던 빵과 우유로 떼운다. 비 맞고 바람 맞고 그래서 추운데 빵이라니... 따뜻한 국물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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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여객터미널
14:33분. 실전여객터미널 도착. 배 시간 때문에 미리 표를 예매해야 한다. 17:30행 표를 예매한다. 여기선 자전거도선료 2,500원을 따로 내야 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3시간 밖에 안 남았다. 칠천도를 보기 위해 얼른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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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고 1시간을 가면 진해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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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리만 건너면 보이는 곳이 칠천도
칠천도 옆개 해수욕장
2004년도, 그러니깐 7년 전 여름에 친구들이랑 남해안 일주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첫 번째 코스가 바로 여기 칠천도 옆개해수욕장이었다. 휴가시즌이라 유명한 곳들은 다 더러워서 깨끗한 곳을 찾아 가다 가다 보니 도착하게 된 옆개 해수욕장. 그 때 워낙 재밌게 놀았었던 기억이 있어 꼭 다시 찾아가고 싶었다.
인적이라곤 찾아 볼 수도 없고 차 한대 지나가지 않는 조용한 칠천도. 잔뜩 찌푸린 하늘에 거친 바람소리만 들려 정말 을씨년스럽다. 삭막하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진한 나무향기 (피톤치드)가 다니는 내내 가슴 깊이 들어와 너무 상쾌하다. 이 곳엔 대나무 숲이 많은데 아마 그 때문에 더 진하게 나지 않나 싶다. 절대 잊을 수 없는 향기일 것 같다.
15:15분. 칠천도 옆개해수욕장 도착. 다리만 건너면 바로 앞이면서도 워낙에 굴곡 심한 업&다운힐을 달리느라 시간이 20분이나 걸렸다. 그 새 이름이 '물안해수욕장'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예전에 그 즐거웠던 추억을 갖고 왔는데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완전 버려진 해수욕장, 쓰레기 더미만 보일 뿐이다. 실망과 허탈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안타까운 마음에 담배를 피고 있으려니 까마귀가 다가와 자꾸 울어댄다. 분위기 정말 짱이다...-_-;
20분 정도 쉬었다가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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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이름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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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로 충격이었다는..ㅠㅠ
실전여객터미널
16:04분 도착. 칠천도를 좀 더 돌아보다 올까 싶었지만 너무 춥고 삭막한 분위기에 딱히 더 보고 싶지도 않아서 바로 터미널로 왔다.
TV를 보며 배를 기다리다 배를 타고선 17:30분. 정시 출항. 날씨 때문인지 사람이 별로 없어 객실은 널럴하다. 누워서 잠을 좀 청하려 하는 데 한 아주머니가 자꾸 허공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끊임 없이 불러대서 통 잠을 잘 수가 없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무슨 일 있냐고 말을 걸어도 대꾸도 하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충격에 사람이 저렇게 되었을까... 그 아주머니는 결국 진해에 도착할 때 까지 1시간 동안 계속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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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주머니는 인생에 어떤 충격을 받았었기에 저럴까...
진해 속천여객터미널
18:30분 도착. 여객터미널에서 관광지도를 얻어 야영지를 탐색한다.
가까이에 있는 해변공원이 딱 일 것 같은데, 태풍이라도 몰아쳤다간 바다에 휩쓸릴 것 같아 포기.
에너지환경과학공원도 바닷가 근처라 마찬가지로 포기. 도시 안쪽에 공설운동장이 가까이 있는 것을 보고 여기다 싶어 찾아갔는데 생각 외로 규모도 작고, 너무 오픈되어 있어 텐트를 칠 자리를 찾지 못해 포기.
결국 날 어두워져 더 이상 야영지를 찾기가 힘들어졌다.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를 사면서 알바생에게 물어보니 근처 공원엔 텐트 치기가 힘들거란다. 하는 수 없이 찜질방을 물어보니 신시가지쪽으로 쭉 가면 롯데마트가 있는 데 새로 생겨서 좋다고 한다. 오케이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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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뼈다귀 해장국을!!!
40여분 동안 죽으라 달려 겨우 도착. 중간에 길을 못 찾아 좀 헤맸다; 그런데 이 동네... 완전 번화한 도시다. 꼭 인천 중심 같다.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 감자탕 집을 발견한다. 사천에서 그토록 먹고 싶어 헤맸던 뼈다귀탕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감격에 겨웠다.
식당도 크고 깔끔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맛은 그냥 그랬다. 엄청 굶주리고 먹고 싶어했던 상태에서 먹었는데도 맛이 그저 그렇다는 건... 상상에 맡기겠다. 그래도 이제서야 맛을 본다는 게 너무 좋아 소주 한 병을 시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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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
롯데스파랜드
21:05분 스파랜드 입장. 지하라서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들어갈 길을 찾지 못해 한참 헤매다 상가 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겨우 들어간다. 친절한 주인아주머니 덕분에 카운터 앞에 안전하게 주차를 시키고선 중요한 짐만 챙기고 입실. 옷을 벗는 데 창윤씨에게서 문자가 왔다. 김해를 지나 부산으로 가는 길이란다. 벌써 부산이라니... 빠르다. 하긴 내가 너무 공쳤지. ㅋㅋ 창윤씨도 태풍 때문에 어찌 해야 할 지 몰라 고민중이란다.
여행 떠나고 처음으로 들어온 찜질방. 궁금해서 체중을 재보니 4키로가 빠졌다. 방금 밥을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4키로라니... 지방이 쪽 빠졌나 보다. 다이어트 제대로 했다.
사우나도 휴게실도, 찜질방도 모두 다 시설이 좋다. 이제 막 개장한거라 그렇단다. 이용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조용히 편하게 쉴 수 있게 됐다.
좀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 빨래를 하는 데 손에 감각이 없다. 자꾸 뭘 떨어뜨린다. 이런 현상은 생각지 못했는데... 손이 많이 거칠어지긴 했다. 사우나에 널어놓고선 다시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