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패스트푸드 업계는 호밀빵이나 저칼로리 햄버거를 새로 출시하고, 유기농 야채를 이용한 샐러드 메뉴를 강화하는 등 불황탈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6월 말 채소 위주의 새로운 제품군인 ‘맥도날드 후레시플러스’를 새로 선보였다. 11가지 샐러드 채소로만 만들어진 ‘가든 플러스’ 등 5가지 메뉴로 구성돼 있다. 또 콜라 등 탄산음료 대신 요구르트 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매장에 생수를 비치하고 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고객들을 겨냥해 새로 선보인 ‘베리나이스 요거트’는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선보인 메뉴다. 한국 시장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롯데리아는 건강빵의 인기에 착안해 밀가루빵을 대신해 호밀빵으로 만든 호밀빵버거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 일반 밀가루보다 식이섬유가 5배나 많이 함유돼 있어 섬유소 섭취가 부족하기 쉬운 패스트푸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KFC는 채소 등으로 만든 프리미엄 치킨 샐러드 ‘징거 샐러드’와 함께 레몬에이드를 새로 내놓았다.
파파이스는 유지방을 뺀 우유와 허브로 맛을 더한 닭가슴살 ‘러브 미 텐더’를 선보이는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건강과 웰빙 흐름을 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둘지는 몰라도 패스트푸드 산업의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패스트푸드 업종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 고급 피자를 내놓으면서 싸구려 이미지를 탈피하고 시장이 날로 성장하고 있는 피자 업계의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새로 생겨나고 있는 ‘패스트캐주얼’ 매장으로의 전환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패스트푸드와 레스토랑의 중간 형태인 패스트캐주얼은 기존 패스트푸드 점을 보다 고급화한 매장을 말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패스트푸드 매장을 고급화하고 가격을 대폭 높인 패스트캐주얼 브랜드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버거킹은 최근 미국 본사 차원에서 업태의 개념을 기존의 패스트푸드에서 ‘건강과 가벼움’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FC와 파파이스도 매장에 고급 자재를 사용해 레스토랑이나 카페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버거킹의 김기택 마케팅팀장은 “소비자들의 급변하는 취향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면 아무리 유명 브랜드라 하더라도 고객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시장규모 1조원으로 감소 예상
지금 패스트푸드 업계는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내부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스스로 체질 개선을 등한시했다.외부적으로는 건강과 웰빙 트렌드로 인해 ‘슬로푸드’가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패스트푸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한때 1조4,000억원대까지 성장했던 시장규모는 이제 1조원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조만간 피자 시장과 역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하루에 팔리는 햄버거만도 100만개가 넘을 만큼 패스트푸드는 거대한 시장이다.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외국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막대한 로열티가 외국으로 나가고 있지만 국내 외식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 웰빙 메뉴를 개발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과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패스트푸드의 변신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