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도 멋들어진 이름과 얼굴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품질과 맛은 기본 조건이고 소비자들의 손길을 잡기 위한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하고 있다. 익산날씬이 고구마도 예전의 명성을 브랜드화로 그 빛을 더욱 발하고 있다.
진교점(사진 중앙)익산 고구마연구모임 회장이 익산 날씬이 고구마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있다.
최적 재배조건, 황등 황토 밤고구마 명성 이어 재배시기 조절 ‘출하분산’ 상품만 철저히 선별 공동 출하·계산…교섭력 제고, 홈쇼핑 진출도
▲'익산 날씬이' 탄생=예전에는 익산에서 생산된 고구마는 ‘황등 황토 밤고구마’로 명성이 자자했다. 고구마를 출하하기 위한 황등 기차역이 있을 정도였으니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달된 익산 밤고구마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이렇다할 마케팅이 없이 오로지 재배에만 전념한 나머지 브랜드화한 다른 지역의 고구마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결국 익산지역의 고구마 재배 농민, 익산시와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농협이 머리를 맞대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 ‘익산 날씬이고구마’ 브랜드를 지난 2002년 개발해 냈다. 상표 및 서비스표 등록도 출원했다. 또한 이듬해인 2003년 날씬이 고구마 연구모임을 발족하고 그해 익산 날씬이 브랜드 전용박스 디자인도 개발해 상품화에 나선 것이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박선재 소장은 “예전에는 고구마 출하 전용 기차역이 있을 정도로 황토 밤고구마는 익산은 물론 전국적으로 유명한 농산물로 알려졌었다”며 “그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브랜드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산 노하우=익산은 고구마 재배역사가 긴만큼 최적의 재배조건을 갖추고 있다. 완만한 황토 땅에 배수가 아주 잘되는 곳이 품질과 맛이 아주 우수한 밤고구마 재배적지인데 익산의 미륵산 줄기가 바로 그것인 것이다. 익산 날씬이 고구마는 바로 황토질에 배수가 잘되는 완만한 경사지에사만 재배되고 있다. 또한 출하시기의 분산을 위해 조기재배, 적기재배, 만기재배 등으로 재배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가장 까다로운 조기재배는 4월 상순 이전에 고구마 묘를 4겹의 비닐로 덮어 심고, 6월 중순경 햇고구마를 수확하고 있다. 이때 경운을 20cm 정도로 하고 이랑높이는 25~30cm로 조성해 준다. 생산과 출하는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올 3월 출범한 날씬이 고구마 연합사업단에서 참여농가들이 생산한 고구마를 집하장에 모아 공동선별, 공동계산, 공동출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사업단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등품만 날씬이 브랜드로 출하고 있다. 익산지역의 고구마재배 농가는 품질과 출하단위를 키워 소비지 유통과의 교섭력을 강화하고 소득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효과=고구마의 품질과 참여농가들의 소득이 개선된 것이 가장 큰 효과로 평가된다. 2002년 브랜드 개발이후 2003년 전북도 우수브랜드 페어에 참가해 으뜸상을, 그해 농업인한마음대회에서는 특작분야 대상을 차지했다. 또한 2004년에는 제13회 전국으뜸농산물 품평회에서 영예의 대상도 수상했다. 날씬이 브랜드는 지난 2003년 1억2000만원, 2004년 2억2700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고, 올해는 무려 70억원의 목표를 세웠다. 특히 경쟁이 치열하기로 소문난 TV 홈쇼핑에도 진출했으며,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도 최고시세를 받는 등 브랜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진교점 고구마연구모임 회장은 “익산고구마는 재배역사가 아주 길지만 브랜드화는 한발 늦었다”며 “브랜드화와 연구모임 결성 등으로 재배농가들간의 선의의 품질향상 경쟁과 상호 협력이 더욱 두터워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