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체험이라곤 하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우선 꿈돌이 랜드에 있는 스케이트장에 가기로 했다. 여비는 교수님으로부터 지원받아서 괜찮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교수님께 죄송해질 것 같다.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을 내달렸다. 역시 겨울에는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최고다. 결코 내가 스포츠에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다. 나는 이름이 박태환이라서 가끔 사람들이 수영선수 박태환으로 착각하거나 내가 운동을 잘하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물론 공대생치고는 체격이
좋지 않은 편은 아니지만 운동은 그저 그런 편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하고 있을 때 스케이트 장내 방송이 들려왔다.
“지금은 스케이트장 점검 시간입니다. 손님 여러분은 잠시 나와 주세요.”
나도 스케이트를 꽤 한참동안 탔으므로 나와서 쉬기로 했다. 따끈따끈한 커피를 마시면서 쉬고 있었는데, 근처에서 웬 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얼핏 들어보니 점검 후의 막간을 이용해서 스케이트장 측에서 빙판 공연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원래 공연하기로 한 멤버 중에서 남자한 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슬쩍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쳐다보니 남자 파트너가 없는 것 같은 여자 스케이터는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안타깝다고 생각하며 조금 부족한 공연을 볼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거기 남학생!!!”
안에서 잔소리를 하던 아줌마와 우연히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공연이위기에 처한 걸 엿들어서 혼나게 되나 겁이 났다. 하지만 아줌마는 놀라운 말씀을 하셨다. 바로 나더러 여자의 스케이트 파트너를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스포츠 체험이라는 임무를 맡은 나로서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렇다곤 해도 피겨 스케이팅은 물론이고 체조 한 번 제대로 해본 적없는 나는 겁부터 덜컥 났다. 그 아줌마는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시며 안심시키려고 노력하셨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았다.
난생 처음으로 몸매가 다 드러나는 공연복을 입고 두근거리면서 빙판위로 나갔다. 하지만 아래를 본 순간 깜짝 놀랐다. 공연 준비 측에서도당황했는지 내 몫의 피겨용 스케이트를 준비해주지 않은 것이다!
질문) 박태환이 피겨용 스케이트를 신지 않아서 생기는 공연 중의 어려움을 추정해서 쓰세요. (피겨용 스케이트가 없어서 할 수 없이 갖고 있던 스피드 스케이트를 신고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