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가 왜 인기일까? 제주도에 이어 남해가 핫 스폿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해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더불어 몇 년 사이 가보고 싶은 곳이 속속 문을 열면서 여행의 로망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조짐은 올 초부터 있었다. 남해는 경상남도 남해군이다 남해 하면 사람들은 흔히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한 남해안 전체를 연상하는데, 구체적으로 남해는 경상남도 남해 군을 가리킨다. 남해군은 삼천포대교와 남해대교가 있기 전에는 거대한 섬이었으나 두 대교가 개통되면서 거의 육지화되었다. 서울에서 출발해 약 4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남해는 아이의 컨디션을 고려해 가다 쉬다를 반복하다 보면 6시간은 족히 걸린다. 2박3일이라고 해도 결코 녹록한 거리가 아니다. 때문에 올여름 남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유’를 갖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왼쪽) 1백8층이 넘는 계단형 논, 가천 가다랭이마을의 전경.
남해로 가는 길 2박3일 코스 서울 출발→사천 IC→고성공룡박물관→삼천포대교→원시어업 죽방렴→전도 갯벌 체험장→나비생태공원→남해 편백자연휴양림→원예예술촌→독일인 마을→물건방조어부림→해오름예술촌→상주은모래비치→아메리칸 빌리지 가천 다랭이 마을→힐튼 남해골프&스파 리조트→스포츠 파크→거북선 →남해대교→남해 출발 두 개의 다리를 통해 들고 난다 남해는 하동IC를 거쳐 남해대교를 타고 들어가서 삼천포대교로 나오거나 사천IC를 거쳐 삼천포대교로 들어가서 남해대교로 나오는 코스가 정례화되어 있다. 지도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두 대교는 해안도로 양 끝에 위치해 있어 이 길을 그대로 돌면 남해 전체를 돌게 된다. 출발하기 전 남해군청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해 남해 지도와 안내책자를 요청하면 집으로 보내주므로 미리미리 챙겨놓는 것도 여행의 센스. 참고로 남해의 해안도로는 2차선이기 때문에 교각이나 커브가 많고 사람이 많을 때는 주차난을 감수해야 한다. (왼쪽) 고성 공룡박물관의 공룡공원 입구 (왼쪽) 숲에 둘러쌓인 독채형 휴양림. (오른쪽) 아름다운 주택상을 받은 집, 핀란디아.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남해는 이순신 장군과 조선시대 문학과 관련된 역사 유물이 많다. 어린 아이가 역사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엄마는 좀더 의미 있고 역사적인 장소에 관심이 많은 반면,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곳이나 새로운 물건에 관심을 보인다. 가볍게 볼 수 있는 거북선을 제외하곤 과감히 통과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아이가 24개월 이후라면 남해 들어가는 길에 우리나라의 최대 공룡 서식지인 고성공룡박물관이나 사천항공우주박물관을 들러본다. 1 상족암 군립공원은 넓은 암반과 기암 절벽이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2 고성 박물관에서 바라본 앞바다의 풍경. 3 공룡이 지나간 발자국. 4 공룡뼈가 진열된 고성 공룡 박물관의 제 1 전시실.
첫날은 장거리 여행길에 피곤하므로 숙소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곳을 보도록 한다. 삼천포대교를 건너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바로 남해의 명물인 원시어업 죽방렴. 죽방렴은 빠른 물살에 따라온 물고기를 죽방렴에 가두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든 원시적인 방법의 고기잡이다. 삼천포대교 위에서 일몰을 배경으로 원시어업죽방렴이 펼쳐진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때가 맞는다면 할머니들이 고기를 건져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이 환호성을 올린다. 원시 죽방렴을 보고 인근 전도갯벌 체험장 갯벌에서 잠시 아이를 풀어놓는다. 숙소 중에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자연휴양림이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 가는 길에 나비생태공원이 있어 첫날 코스로 좋다. 8월은 성수기 추첨이 끝난 상태라 보장할 수 없지만 평일엔 낮 12시 이후 직접 찾아가면 드물게 빈 방이 나오기도 한다. 휴양림이 아닌 다른 곳에서 머물고 싶다면 인근 독일인 마을이나 원예 예술촌 펜션이 좋다.
1 한번 들어온 물고기는 빠져나갈 수 없는 원시어업죽방렴. 2 편백자연휴양림 가는 길에 위치한 나비생태공원. 3 휴양림은 대부분 독채형으로 되어있다. 4 석양이 지는 내산 숲길. 이국적인 마을을 돌고 돌다 다음날 첫 번째 목적지는 원예예술촌로 정했다. 휴양림과 원예예술촌은 차로 15분 거리. 원예예술촌과 독일인 마을은 이웃하니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두 곳을 여유롭게 둘러본다. 원예 예술촌은 별도로 입장료를 받는데 마을 발전 기금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나라별 이름을 붙여 정원을 가꿨는데, 중견 탤런트 박원숙과 맹호림의 집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탔다. 독일인 마을이나 원예예술촌 모두 언덕 위에 있으므로 아이가 무리해서 걷지 않도록,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 기분 전환을 하려면 원예예술촌 내의 유자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새콤달콤한 유자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것도 방법이다. 두 마을 입장 시 주의할 점은 오전 10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 입장해야 조금 한가하게 둘러볼 수 있다. 독일인 마을에서는 이국적인 마을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으면 예쁘다. 독일인 마을 앞바다는 물건방조어부림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 또한 남해의 베스트 촬영지이다. 폐교를 고쳐 멋진 갤러리로 만들다 독일인 마을에서 해안도로를 끼고 돌면 5분 거리에 해오름예술촌이 있다. 전시와 체험를 같이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다. 정금호 촌장에게는 ‘No’가 없다. 아이들은 정원에서 교실에서 맘껏 뛰어놀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작품과 가까워진다. 해오름에서 오전 한때를 보내고 나면 은모래가 반짝이는 상주은모래비치로 향한다. 반짝이는 모래와 숲, 맑은 바다가 어우러진 은모래비치는 여름에 1백만 명이 찾는 국내 3대 해수욕장 중 하나다. 무엇보다 은가루를 뿌린 듯 고운 모래 때문에 아이들은 원없이 뛰어놀고 게 잡기와 조개 줍기에 빠져든다. 해안도로를 가다 보면 나오는 아메리칸 빌리지는 독일인 마을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마을 전체를 둘러보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훌륭한 문화유산이 된 다랭이 논 마지막 일정은 남해가 자랑하는 생활문화유산인 가천 다랭이 마을이다. 남해 곳곳에서는 다랭이 논과 밭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천 다랭이 마을은 계단이 자그마치 1백8층이 넘는다. 어려웠던 삶을 조금이라도 펴보려 애쓴 조상들의 고단한 삶이 엿보이는 생활공간이었으나 지금은 바다와 산을 배경으로 훌륭한 문화재가 되었다. 이곳을 제대로 보려면 사람이 없을 때를 골라 느지 막이 가는 것이 좋다. 주차 공간이 좁아서 성수기에는 차를 대기가 어렵다. 해안도로를 따라 100m에 사진 찍기 좋은 전망대가 나오므로 아이 데리고 내려갈 수 없을 때는 전망대로 만족한다. 참고로 아이들은 더위에 무리하게 걷게 하기보다는 논에 사는 생물과 교류하는 것을 훨씬 좋아한다. 1 산 중턱에서 바라본 상주은모래비치. 가는 날이 장날이라 마침 비가 내렸지만 그자체로도 운치가 있다. 2 원예예술촌 내의 박원숙의 린궁이 카페베네로 바뀌었다. 3 석양 빛을 받은 독일인 마을의 이국적인 집들. 4 정금호 촌장의 손으로 폐교가 훌륭한 예술 공간으로 탄생했다. 해오름 예술촌의 정원.
리조트에서 키즈 프로그램 즐기기 마지막 날은 서울에 올라갈 것에 대비해 여유롭게 보내는 것이 좋다. 남해 힐튼 골프&리조트에서 제공하는 키즈 프로그램을 즐기는 것도 방법. 스케줄이 그때그때 달라지므로 도착해서 프런트에 확인한다. 넓은 리조트를 달리고 싶다면 프런트 데스크에서 대여해주는 자전거를 타고 아침 산책에 나선다. 남해는 기후가 온화하고 청명해 운동 선수들의 전지 훈련장으로도 인기다. 국내 최대의 스포츠 시설인 남해 스포츠 파크가 있어 아이들이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신나게 움직일 수 있다. 땀이 흠뻑 밸 정도로 놀고 나면 이제 서울로 올라갈 시간이 다가온다. 잠깐, 보리암은 다음 기회에! <1박2일>의 엄태웅이 백팔배를 올린 곳으로 화제가 된 금산 보리암은 아이가 클 때까지 잠시 미뤄둬도 좋다. 보리암까지 가는 길은 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오전 8시 이전에 출발해야 한다. 주차장에서 암자까지는 1km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 간다면 유모차를 꼭 챙겨 가고 계단에 오르기 전에 불교용품 판매점에 맡겨둔다. 올 때 삼천포에서 왔으니 갈 때는 남해대교를 타고 간다. 남해대교는 남해군과 하동군을 연결하는 높이 80m의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다. 다리 밑은 이순신 장군이 적의 총탄에 맞은 노량해전 자리다. 여기에 장군의 얼을 기리기 위해 거북선이 실물 크기로 지어져 있다. 유치원생들의 교육 현장으로도 활용되는데, 아이들은 처음 보는 거북선을 무척 신기해한다. 남해의 특별한 맛을 찾아간다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도 남해 음식은 동해·서해 음식과 차이가 크다. 남해 맛 하면 유명한 것이 4가지 있다. 갈치와 멸치, 유자와 마늘을 이용한 요리들이다. 어른들은 좋아하지만 아이가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갈치는 유명 식당에 가면 갈치회, 갈치조림, 구이 등을 내놓는데, 아이들은 살이 통통히 오르고 신선한 갈치구이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특히 갈치구이는 간장 간을 살짝 해주기 때문에 고소하면서 짭조름해서 아이 입맛에도 딱이다. 멸치는 회와 무침으로 내놓는데, 신선해서인지 비리지 않고 매콤하면서 맛있다. 그러나 아이용으로는 적당하지 않으므로 패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유자 아이스크림. 다랭이 마을에서 파는 유자 막걸리와 파전도 오순도순 가족들이 둘러앉아 먹기 좋은 이색 메뉴다. 1 남해 대교 아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역작 거북선을 만날 수 있다. 2 구름 낀 남해대교도 멋지지만 진정한 멋은 밤에 나온다. 3 남해 힐튼 앤 리조트는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편안히 휴식을 취하기 좋다. 4 올여름 남해 힐튼 앤 리조트가 선보이는 키즈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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