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을 끝내며
2011.4.8(금) 맑음
새벽 5시 30분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간밤에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하였다.
항공사 직원이 시내에서 공항까지 택시로 40여분이 소요된다고 하였다. 라파즈 공항은 시내보다 높은 지대에 있다. 티티카카의 코파카바나에 갈 때 비행장의 위치를 대충 알아두었었다.
비행기 예약시간이 8시 20분이기 때문에 새벽 6시에 여관을 출발하였더니, 택시가 새벽의 텅 빈 한길을 신호등도 무시하고 달린 덕분에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공항에서 보내야 할 시간이 너무 무료(無聊)했다.
택시비60Bs, 공항세 175Bs, 간단한 블랙퍼스트 35Bs. 그래도 볼리비아 돈이 남아서 모두 초콜릿을 샀다.
8시 45분에 비행기가 이륙하였다.
비행기가 라파즈의 고원지대를 벗어나 동남향으로 방향을 틀더니 바로 안데스의 설봉 위를 날았다. 설산과 검은 돌산들이 경이감을 느끼게 하더니,
![](https://t1.daumcdn.net/cfile/blog/130D143F4E21A29C27)
구름 밑으로 보이는 눈과 암석의 안데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31C3F4E21A2A91C)
생명감이 감도는 산과 강과 끝없는 평원
산타크루즈가 가까워지자 풍경이 일변하여 푸른 생명의 산과 평야로 바뀌었다. 산과 강 그리고 농장이 끝없어 보였다.
9시 30분에 산타크루스에 정확하게 착륙하였다. 해발 415m라고 했다. 3800m의 고지대에서 내려왔는데 아무런 증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물을 담은 페트병만이 심히 수축되어 찌그러져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10443F4E21A2B324)
2시간 30분이나 딜레이 되었던 비행기
환승하여 상파울로 갈 비행기가 2시간 30분이나 딜레이 되었다.
상파울로 공항에도 예정시간보다 2시간 30분이 늦은 5시 10분경(브라질 시간은 6시 10분)에 착륙하였다.
이렇게 하여 48일간의 남미 4개국 여행을 마감하였다.
내일은 상파울로에서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는 날이다.
이번 남미 여행은 상파울로에서 시작하여 리로데자네이로, 이과수, 부에노스아이레스, 칼레파타 주변, 우수아이아, 바릴로체, 푸에르토 몬뜨, 산티아고, 아타카바 볼리비아 사막 우유니 소금사막 티티카카 호수, 라파즈를 수박겉핥기로 돌아보고 라파즈를 끝으로 상파울로에서 귀국 비행기를 탔다.
2007년 남미 배낭여행 계획이 출발 직전에 사정에 의해 무산되었었다. 남미 여행 계획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그해 가을에 미국에서 패키지 여행단에 끼어 3박 4일 간 페루에 갔다가 오는 것으로 달랬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가 없어서 지난 2월에 남미 여행길에 나섰었다. 아직 브라질 동북부 베네주엘라, 에콰도르 콜롬비아 그리고 멕시코를 비롯한 중미 여려 나라가 숙제로 남았다. 언제가 될지, 실천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또 계획은 세워놓아야 할 것 같다.
이번 남미 여행 코스는 한마디로 쉽고 단조로웠다. 장거리 버스에 대하여 지레 겁부터 먹고 대부분의 장거리 코스는 비행기로 이동하였다. 비행기 일정 때문에 여유를 가지는 배낭여행의 참맛이 정작 반감하였다. 볼리비아 사막에서 이틀 동안 그 험한 길을 짚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잘 견뎌 냈는데, 좀 지루하기는 하지만 비행기 코스를 줄이고 장거리버스로 이용했더라면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 배낭여행이 고단하긴 해도 장거리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그 나름대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는데...
이번 50여 일간의 대충대충 훑은 나의 남미 여행은 마무리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룬 채 쫓기듯이 끝낸 기분이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에 접했던 50일 간을 뒤돌아보면 참으로 행복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내 인생에서 이런 순간들을 만들어 준 모든 조건에 대하여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24763F4E21A2BF05)
**그 동안 제 졸필을 읽어주신 시니어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댓글로 용기를 주신 회원님들께 일일 감사의 인사드리지 못하고 흘러버린 무례에 대하여 용서를 구합니다. 지기 바람꽃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잘 보았읍니다.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 지요. 많은 경험과 고생이 님의 지적 재산을 축적하신 것 깉습니다.
다음 여행지가 기다려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