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자료] "상주군 지사리 석탑 피해조사의 건" (1917년 총독부 공문서)
경북 상주군 외남면 상병리 석탑에 관한 글을 정리한 이후에 이에 관한 중요한 자료 하나를 뒤늦게 발견한 것이 있어 여기에 옮겨둔다.
자료의 출처는 지난 1968년에 고고미술동인회에서 고고미술자료 제20집으로 정리한 <한국탑파연구자료>이며 김희경 선생이 이 자료의 정리를 맡았다.
이 가운데 상주 상병리 석탑에 관한 총독부 공문서 자료도 2건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걸 보면 이 석탑이 붕괴된 때는 1917년이며 그것도 자연도괴가 아니라 누군가의 도굴시도에 따른 인위적인 붕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석탑 복원을 위한 견적서 산출의 시도까지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 일은 실행단계까지는 옮겨지지 못했던 것을 엿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서둘러 복구작업이 이뤄지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상주군 지사리 석탑 피해조사의 건 (博 244號)
대정 6년(1917년) 9월 13일
토목국장
총무국장 전
고적보존시설에 관한 건
객월(客月) 6일부 어조회(御照會)하신 경상북도 상주군 군외면 지사리 석탑 설비방법 조사의 건은 별지 복명서와 같사옵기 경상북도 경무부장으로부터의 보고서를 첨부하여 회송하나이다.
추이(追而) 우 복명서 급 사진은 어사용(御使用)하신 뒤에는 어반송(御返送)하시기를 바랍니다.
복명서(復命書)
경상북도 상주군 외남면 지사리 탑동에 있는 석탑 조사의 명을 받고 대정6년(1917년) 8월 31일 실지(實地) 취조(取調)한 바 좌기와 같이 별지 도면과 사진을 첨부하여 복명하나이다.
대정 6년 9월 5일
기수 목장재장(木場才藏)
토목국장 우좌미승부(宇佐美勝夫) 전
좌기
위치 : 상주읍내에서 서방 약2리반을 떨어진 산록(山麓)의 협지(狹地)에 있고 탑의 주위는 상전(桑畑)이다. 부근에 약 20호의 소부락이 있다.
탑의 구조 : 안산암(安山岩)을 쇄취(刷取)한 판석 (산지는 소재지에서 약 1리)으로서 점토(粘土)로 축(築)한 조조(粗造)의 방형탑(方形塔)인데 초층 남면(南面)에 도(圖)와 같은 고9촌 폭6촌의 감(龕)을 설(設)함.
형상 : 초층의 약 4분의 1을 남기고 붕궤(崩潰)하였음에 의하여 현형불명(現形不明)이다. 토민(土民)의 술(述)하는 바에 의하면 6층탑으로서 고(高)는 인장(人丈)의 약 2배반이라고 한다.
붕괴이유 : 상주헌병대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지난 5월 23일 미명(未明)에 2명이 와서 도청(道廳)으로부터의 관령(官令)으로 발굴(發掘)한다고 토민을 기만(欺瞞)하고 작업중 아연(俄然) 서북(西北)으로 향하여 도궤(倒潰)하기 때문에 도주(逃走)하였다고 하며 발굴자는 불명이라고 하나이다.
※ 지사리탑동석탑지도 축척 1/20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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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 6년(1917년) 7월 20일
경상북도 경무부장
총무국장 전
유물피해에 관한 건 조사보고
6월 25일부 총 제273호 통첩에 의하여 유물피해에 관한 조사를 시켰던 바 별지 상주헌병분대장 보고서사와 같사오니 보고하나이다.
상헌경 제533호
대정 6년 7월 18일
상주헌병중대장
경상북도경무부장 전
유물의 피해 후의 상황에 관한 건
객월(客月) 25일 총 제273호 수제(首題)의 건 조사한 바 좌기와 같사옵기 보고하나이다.
기
1. 피해 후의 처치
붕괴한 전탑(塼塔)의 주위에 목책(木柵)을 돌리고 중인(衆人)의 출입, 석재의 산일(散逸)을 막고 일면(一面) 부근 이동민(里洞民)으로 하여금 현장을 감시시키며 이상을 발견하였을 시는 곧 신고하도록 유시(諭示)하여 두었고 수시로 헌병이 현장을 순찰하고 취체하고 있음.
2. 가수(加修)에 관한 의견
탑에 사용한 안산석판(安山石板)은 붕괴로 의하여 그 전체의 5분의 2는 분쇄(粉碎)되었다.
이를 원형에 복(復)케 하자면 분쇄로 인하여 사용의 가망이 없는 부분에 대한 석재를 보충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석재의 유무에 대하여 조사하였은 바 동일 종류의 안산석판을 현장에서 약 15, 6정(町) 떨어진 지점에 많이 존재함을 발견하였는데 이의 채취도 또한 곤란하지 않다. 이상에 의하여 해 전탑은 원형에 회복할 가망이 있다고 인정됨. 만약에 원형에 복케 하려며는 대요(大要) 별지와 여(如)한 비용을 요할 것으로 믿어짐.
3. 범인 검거의 상황
붕괴후 극력 범인의 검거에 힘쓰고 있으나 아직 단서를 얻지 못함. 계속하여 수사중임.
전탑복구공사비 견적
일금 180원야.
내역 (품목, 원수, 금액, 적요의 순)
보수 안산암의 채취운반인부, 50인, 20원, 탑은 심봉(心棒) 일체를 세워 그의 주위를 안산석판으로 적립함.
점토운반인부, 15인, 6원, 안석판은 점토를 호분(糊粉)으로서 붙임.
축공인부, 20인, 30원.
전탑심봉(환태), 1본(本), 8원.
점토혼용호분, 5관, 4원.
기타잡비, 잡역부 급 제기구비, 40원.
(정리: 2005.4.5, 이순우, http://cafe.daum.net/dist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