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악회 20기 동계반 답사문.
한국산악회 45기 등산학교를 졸업한 나는 이번에 또 “도전”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두고 스스로 조금 더 발전하기 위해
한국산악회 20기 동계반에 입교하게 되었다. 이에 6주간의 답사 문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1주 차는 산악 회관에 집결하여 최병기 강사님의 빙벽 이론과 장비 소개와 올바른 장비 착용법에 대해 강의를 들었고, 유동진 선배님의 아이거 북벽 등정기를 들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그곳에 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현장에 있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강의에 집중하였다.
2주 차 교육으로 양주에 있는 가래비 빙장에서 교육을 받았다. 날씨가 매우 추웠으며 강사님과 학생들이 모두 집결하여 서로 인사를 나누고 교육이 시작되었다. 박찬두 강사님에 n바디, x바디, 지그재그 바디 설명을 들었고, 교육생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빌레이를 보고 등반을 반복하였다. 빙장 높이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어찌나 긴장되던지 두 다리가 떨릴 지경이었다
(나 자신에게는 추워서 떨린 거라고 말했다. ㅋㅋ )
점심으로 교무님의 집채만 한 배낭에 준비해 온 굴매생이 떡국을 따뜻하게 먹고
오후 교육으로는 등반교육에 이어 이퀄라이징과 아발로 코프 설치 교육을 받았다. 두세 사람의 체중을 싣고 확보를 해야 한다는 게 무섭고 부담스러웠지만, 매우 안전하다는 강사님의 말씀에 조심스럽게 매달려 보았다. 이러한 교육들을 받은 것이 나에게는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다.
교육이 끝나고 셀타 안에서 등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녁을 진짜 진짜 맛있게 먹었다.
3주 차 교육은 기온 상승으로 운악산 무지치 빙장에서 바름폭 빙장으로 변경되었다.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작은 빙폭이
반짝 빛나는 보석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3주 차 교육도 2주 차 교육과 마찬가지로 박찬두 강사님께
효과적인 n바디와 x바디 자세 등반 기술 교육을 받았다. 부원장님의 부재로 더욱더 안전에 신경을 기울였다. 강사님들께서
일대일 교육으로 집중하여 교육해 주셔서 많이 감사했다. 매우 좋았던 건 ‘여기는 한국산악회를 위한 빙장이다.’
할 정도로 사람도 없었고 나를 포함한 교육생들의 열기가 빙장의 얼음을 다 녹일 정도였다
역시~ 부원장님의 결정에 감사드린다.
4주 차 교육은 전북 완주군 부엉이 빙장으로 향했다. 인위적으로 물을 뿌려 얼려 만들어서 그런지 부엉이 빙장의 빙질 상태가 썩 좋지 않았고, 고드름이 사악하게 달려있었다. 이번 교육은 회장님, 사무장님, 부원장님, 유태섭선배님께서 참석하셨다. 윗선에 있는 분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에 긴장했는지 크램폰 포인트가 떨어져 나가는 줄도 모르고 등반에 열중하였다. 너무도 감사하게도
인천 산악 구조대에서 준비해 준 어묵과 라면을 맛있게 먹고 난 후 기운을 차릴 수 있었고, 원 포인트로 만족할 수 있는
빙벽등반을 마칠 수 있었다. 이날의 뒤풀이는 라마스테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모닥불 앞에서
등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교육을 마무리하였다.
5~6주 차 교육은 강원도 양구 광치령 용소 빙장이다. 올겨울에 한 번 방문했던 경험이 있는 장소라서 마음이 조금은 편했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그동안 배웠던 등반 자세들을 교정받았다.
여러 번 반복해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20기 모두 더욱 능숙하게 등반을 할 수 있었다. 선등 교육을 할 때는 긴장되고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그동안의 훌륭하신 강사님들의 교육으로 자신감 있게 스크루가 설치된 루트로 자일을 걸면서 등반할 수 있었다. 교무님이 준비해 주신 뼈찜을 맛있게 먹고 한 번이라도 더 오르기 위해 욕심을 부렸다. 모든 장비 정리 후 민박집으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교육생들과 등반에 관한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6시에 분주하게 눈을 떠 맛있는 아침을 든든히 먹고 빙장으로 향했다. 기온이 10도나 되어 빙벽이 녹지 않았나
모두 걱정이 많았다. 안개가 자욱한 광치령 빙장 운치 있고 멋지다.
오늘도 변함없이 함종남, 박찬두 강사님께서 멋지게 선등을 하여 줄이 내려지고 어제에 이어 선등교육이 시작되었다.
어제와는 다른 마음가짐이다.
톱로핑으로 스크루를 내가 직접 설치하면서 등반하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은숙 씨 그쯤에 설치하세요!”,
“편안한 자세로 발자리를 찾으세요!”, “네 잘했습니다”
강사님의 응원 메시지를 들으며 등반을 완료하였다. 교육생들의 톱로핑 선등이 마쳐지고,
박찬두 강사님께서 실전 선등을 제안하셨다. 자신은 없었지만 “네” 라는 대답이 주책없게 튀어나왔다.
나에게 처음으로 빙벽등반 선등을 서보라고 하신다. 그때부터 목이 마른 긴장감에 초코파이 2개와 마시지도 않던 달달
커피를 들이켰다. 스크루는 설치되어 있지만 톱로핑이 아닌 리딩을 하라고......
강사님들께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신다.
강사님들과 교육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이팅을 외치며 자일을 묶고 벽 앞에 섰다. “그래 해 보는 거야” 하지만
뛴다 뛴다 가슴이 뛴다. 빌레이를 봐주시는 박찬두 강사님을 믿고 바일을 던졌다.
기분 좋은 예감으로 첫 번째 퀵드로우에 자일을 걸었다. 순간 나 자신에게 미소를 보냈다. 2개, 3개를 지나...
스탭에 엇박자가 났지만, 정상이 눈앞이다. 기쁨에 “완료” 소리를 외쳤다.
안전하게 하강하여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가슴 벅차게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당당하게 하강하여 꾸벅 인사만 했지만, 강사님들과 20기 동료분들의 박수와 잘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세상을 다 갖은 기분이 들었다.
1주 차 교육에서 6주 차 교육까지 향하면서 고대고 힘들었던 순간이 많이 있었지만 훌륭하신 강사님들과 교육생들이 함께라고 생각하니 더욱 힘이 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집중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20기 동계반을
졸업하고 나니 나는 이제 등산학교를 왜 가고, 빙벽등반을 왜 하느냐고 묻는 말에 조금은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사람운이 좋다.
허허허~ 너털 웃음으로 분위기를 띄워 주시는 회장님! 동계반의 질 높은 발전을 위해 장비 아낌없이 지원해 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인자함과 편안함으로 교육생들을 항상 지켜봐 주시는 부원장님 한국산악회 등산학교 발전을 위해 더욱 힘을 실어 주세요! 승승장구 기대해 봅니다./ 자신의 몸보다 더 큰 배낭을 메고도 밝게 걸어오시는 교무님 `저 배낭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궁금했는데 살림살이가 없는 것 없이 다 나온다. 역시 한국산악회에 없으면 안 되는 살림꾼이시다. 감사했습니다. 멋진 교무님./ 스포츠클라이밍 장년부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함종남 강사님
`뭘 드시길래 힘이 저렇게 좋은지 아마도 사랑?‘의 힘 때문인 것 같다. 크크/
부드러운 이미지로 다가와 현장에서는 카리스마를 뿜뿜 내뿜는 박찬두 강사님. 2주차부터 마지막까지 선등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항상 솔선수범에 감사드립니다./ 야리야리한 몸으로 교육생 앞에서 당당함을 보여주시는 박상기 강사님 그 모습 기억해 두었다가 미래의 나의 모습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45기 교육 때 "그렇지"를 연신 외치며 교육생들을 응원해 주시던 신경복 강사님 역시 이번 동계 때도 솔선해서 빌레이 열심히 봐주시고 안전에 대해 꼼꼼히 체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는 인성식 강사님 2주차에 이퀄라이징과 아발로 코프 참 인상적이었어요.
졸업식 때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시더군요. 언제쯤? ... 아발로 코프 실전 경험 꼭 부탁합니다./ 보일 듯 말듯 몇 번 마주치지 못한 조대호 강사님 친구라고 하면서 말 몇 마디 못하고 이렇게 헤어지나 싶네요. 멋진 등반 모습 보고 싶어요./
나의 조력자 영남언니 운전과 궂은일 맡아 해주신 성수형 진짜 말 한마디 섞지 못한 규진이형, 긴 다리와 긴 팔로 등반에 멋진 모습을 보여준 준형이, 어딘지 어설프지만, 동생 처럼 잘 챙겨주시는 경호형, 마지막으로 언어 장벽으로 조금은 답답하고 산만함으로 강사님들을 당황케 했던 영근씨 우리 막내 ㅋㅋ 누나라고 불러줘서 고마워.
나에겐 매주 즐거움과 열정을 뿜어내게 해 주어서 그런지 짧게만 느껴졌던 6주 교육이 끝났네요. 너무 감사드리고 좋은 분들과 인연이 된 것 같아 행복한 6주가 되었어요.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산악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항상 안전등반 즐거워 하세요 .
허리 재활치료 잘 하시고 건강하게 센터에서 봐요
안녕하세요. 이번 동계반 20기 한준형입니다. 먼저 항상 솔선수범으로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기술을 공유하여주실려고 헌신하신 강사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드립니다. 은숙누님의 멋진 답사글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입교시 설레임과 즐거움 그리고 그리움이...교차하네요...멋진 글!! 잘~읽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저도 그리워지네요
얼음벽이 녹아 내리기 전에 시간을 만들어 보아요
모두 수고했어요
5주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동계반 20기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강사님도 여러가지로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