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문회 10월 답사자료(올레11~12코스)
△ 답사일시 : 2010년 11월 17일(일요일) 09:00~16:30
△ 답사일정 : 09:00 제주시청→ 09:50 용수포구 출발 → 기정바당길 → 11:00
당산봉 입구(2.6km) → 자구내 → 엉알길 → 12:00 수월봉 정상(2.4km)
→ 12:30 점심 → 14:00 백조일손묘(차량) → 15:20 정난주 성지(차량)
→ 16:30 제주시청 도착 해산 * 현지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 안내 : 박치형 사업이사(010-2627-6355)
1. 제11코스 대평~화순 올레(총 20km, 6~7시간)
하모해수욕장 - 섯알오름(2.2km) - 백조일손묘 갈림길(4.2km) - 이교동 상모2리 마을입구(6.7km) - 모슬봉입구(8.8km) - 정난주성지(12.2km) - 신평마을입구(13.5km) - 곳자왈입구(14.9km) - 곳자왈 출구(17.9km) - 인향동마을입구(19.2km) - 무릉2리 제주 자연생태문화 체험골(20.0km)
모슬포항(하모체육공원)에서 시작하는 11코스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로, 근대사와 현대사가 녹아 있는 올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의 공군 병력을 집결시켰던 야욕의 현장인 알뜨르 비행장, 4·3사건 이후 최대의 양민 학살이 자행된 섯알오름, 정마리아 성지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증언한다. 11코스의 절정인 모슬봉은 이 지역 최대의 공동묘지가 있는 곳으로서, 제주올레는 이곳 정상부로 올라가는 ‘잊혀진 옛길’을 산불감시원의 조언을 얻어 복원했다. 모슬봉에서는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넓게 펼쳐진 제주 남서부 일대의 오름과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신평-무릉간 곶자왈 올레는 제주올레에 의해 처음 공개된 ‘비밀의 숲’으로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1) 알뜨르비행장
1930년대에 일본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 아래 들판에 건설한 공군 비행장으로, 2002년 근대문화유산 제39호로 지정되었다. 일본은 1920년대부터 제주도에 대규모 군사시설을 짓기 시작했는데, 1930년대 중반에는 대정읍에 알뜨르 비행장이 완공됐고,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이곳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약 700km 정도 떨어진 중국 난징(南京)을 폭격했다. 폭 20m, 높이 4m, 길이 10.5m 규모의 격납고가 총 20개 건설되었으며, 훈련기인 잠자리비행기(아카톰보, Akatombo)를 숨겨두었었다고 한다.
(2) 섯알오름과 백조일손지묘
6.25전쟁이 일어나자 내무부 치안국에서는 당일 오후 2시를 기해 요시찰인물 전원을 구금할 것을 전국 경찰서에 지시하게 되는데, 제주도에서도 1,200여 명을 예비검속하게 된다. 이 때 모슬포 경찰서 관내에는 347명이 구금되었다가 육군본부 정보국의 명령으로 60명은 7월에 먼저 학살당하고, 8월 20일에는 새벽 2시에 63명, 5시에 132명이 계엄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모슬포 주둔 해병 제3대대 군인들에 의해 송악산 섯알오름 일본군 탄약고 터에서 집단학살 당한다. 계엄당국은 유족의 사체 인도를 거부하여 암매장하고는 그 일대를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으로 설정하여 경비를 강화하였다. 세월이 흘러 부대 확장공사 도중 유해가 표출되자 유족들의 요청에 의하여 시신 수습이 허용되어 1956년 5월 18일, 근 6년 동안 흙탕물 속에 묻혀 뒤엉킨 시신을 어렵사리 발굴하였으나, 자타의 구분은커녕 작은 뼈는 거의 흔적이 없어서 132개의 칠성판 위에 머리 하나에 등뼈, 팔, 다리뼈들을 대충 맞춰 132구로 구성하고, 유족의 마련한 현 묘역에 안장 후 백조일손지지(百祖一孫之地)라 명명하였다.
(3) 정난주 마리아의 묘
정난주는 백서(帛書) 사건으로 순교한 황사영(알렉시오)의 부인이자, 다산 정약용의 맏형 정약현의 딸이다. 1801년 제주로 귀양 와 제주 지역에 거주한 첫 번째 신자가 되었다. 1801년 신유박해 당시 황사영이 사형당하고 식구들은 유배되는데, 정난주는 제주로, 황사영의 어머니는 거제도로, 황사영 숙부 황석필은 경흥으로, 어린 탓에 교수형을 면한 두 살배기 아들 황경한은 추자도 노비로 유배된다. 식구들과 뿔뿔이 흩어져 화북항으로 들어와 제주도로 유배온 정난주는 대정(大靜)현의 관비가 되어 온갖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신앙인의 자세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며 풍부한 교양과 학식으로 주위사람들을 감화시켰다. 정난주는 얼마 지나지 않아 관비를 담당하던 관리 김석구의 집에서 그의 두 아들인 김상집 형제를 돌보는 침모로 일했다. 김석구가 아내를 여의고 새로 장가를 들었는데, 그가 전처의 아들들을 천대하자 정난주가 그 아들들을 돌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김상집은 성장한 뒤에도 정난주를 친양모처럼 생각하여 봉양하였다고 한다. 1838년 2월 1일(음) 66세로 정난주가 세상을 떠나자 그가 키웠던 김상집은 김씨 선산인 모슬포 뒷산에 정난주를 묻었다. 그리고 추자도에 있는 황경한에게 모친의 부고를 알리고, 후손에게는 외척으로 할머니가 되는 분이시니 대대로 정난주의 묘를 돌봐 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이 유언에 따라 그 후손들이 정성껏 묘를 돌보았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성지 조성이 가능하게 되었다.
2. 12코스 무릉-용수 올레(총 17.6km, 5~6시간)
대정읍 무릉2리(생태문화체험장) - 평지교회(2.5km) - 녹남봉(6km) - 산경도예(7km) - 도원횟집(8.2km) - 신도포구(9.2km) - 서귀, 제주 분기점(11.1km) -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정상(12.6km) - 엉알길(13.3km) - 자구내포구(14km) - 당산봉입구(15km) - 생이기정바당길(16.1km) - 용수리 절부암(17.6㎞)
해안을 따라 서귀포시 전역을 잇고 제주시로 올라가는 첫 올레로 무릉 2리부터 용수포구 절부암까지 들과 바다, 오름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드넓은 들에서 보는 지평선은 아스라하고, 깊은 바다는 옥빛으로 일렁인다. 신도 앞바다에 거대한 도구리(돌이나 나무를 파서 소나 돼지의 먹이통으로 사용한 넓적한 그릇)들이 바닷물과 해초를 가득 머금은 채 연못처럼 놓인 모습이 신비롭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날, 이 도구리에 파도가 덮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한다. 7코스 ‘일강정 바당올레’를 만든 강정 돌챙이들이 서귀포시청의 도움을 받아 신도 앞바다 역시 걷기 좋은 멋진 길로 재탄생시켰다. 차귀도를 바라보며 수월봉과 엉알길을 지나 당산봉을 넘고 나면 ‘생이기정 바당길(새가 많은 절벽이라는 뜻으로 제주올레가 붙인 이름)’로 접어든다. 눈 밑에서 갈매기가 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될 이 구간은 제주올레에 의해 개척되었다.
(1) 수월봉
차귀도, 죽도, 눈섬, 당산봉, 산방산, 한라산까지 제주 서부지역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해발 77m의 봉우리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시원스럽다. 특히 수월봉아래 바다 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엉알’이라고 불린다. 절벽 곳곳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 흘러 ‘녹고물’이라는 약수터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먼 옛날 수월이와 녹고라는 남매가 몸져누운 홀어머니를 위해 오갈피라는 약초를 캐러 수월봉에 올랐다가 여동생 수월이가 절벽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동생을 잃은 슬픔에 녹고는 17일 동안 울었는데, 이 녹고의 눈물이 바로 녹고물이라는 전설이다. 이번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 자구내포구
도댓불이 지키고 서 있는 자구내 포구는 중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섬 밖으로 오가는 배가 많이 드나들었다. 앞의 당산봉에는 바다를 건너기 위해 바람을 기다리며 제사 지내던 신당(神堂)이 있었다. 옛날 호종단(胡宗旦)이 제주에 와서 여려 곳의 혈맥을 끊어놓고 중국으로 돌아가려다가, 노한 한라산 신이 매로 변하여 배를 침몰시킴으로써 돌아가는 것을 막았다는 차귀도(遮歸道) 전설이 전해진다. 바닷바람에 말린 화살오징어로도 유명하다.
포구로 이어진 광활한 평야지대에는 우리나라 신석기 초기 문화를 대표하는 고산리 선사유적이 자리 잡고 있다. 사적 제412호로 지정된 이 유적은 1977년 경지정리사업 때 유물층이 교란된 상태로 경작지에서 발견되었는데, 석기 9만9천여 점과 토기조각 1천여 점이 출토되었다. 일본, 시베리아, 연해주지방 등 동북아시아의 신석기 초기 유물과 같은, 기원전 1만2천년에서 1만년 사이에 눌러떼기 수법으로 만든 석기와 섬유질 토기가 다량 출토되어 한반도에서도 구, 신석기시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음을 입증하게 되었다
(3) 차귀도
제주도에 딸린 무인도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자구내 마을에서 배로 10여 분 걸리는 곳에 있다. 죽도, 지실이섬, 와도의 세 섬과 작은 부속 섬을 거느리고 있는데,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며 섬 중앙은 평지이다. 섬에는 시누대, 들가시나무, 곰솔, 돈나무 등 13종의 수목과 양치식물인 도깨비고비, 제주도에서만 사는 해녀콩을 비롯한 갯쑥부쟁이, 천무동 등 62종의 초본류 등 총 82종의 식물이 자란다. 주변 바다는 수심이 깊고 참돔, 돌돔, 혹돔, 벤자리, 자바리 등 어족이 풍부하다.
(4) 용수포구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라파엘호를 타고 귀국하다가 표류하여 닿은 포구로 김대건 신부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미사를 올린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주표착 기념관’이 서 있다. 그리고, 차귀도에 대나무를 베러 갔다가 폭풍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는 남편을 기다리다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마을 바다 어귀 큰 나무에 목을 맸는데, 그 후 남편이 시신으로 그 나무 옆에 돌아왔다는 실화가 전해지는 ‘절부암(節婦巖)’이 있다. 절부암 옆에는 멸종 위기의 식물 늘푸른큰키나무인 박달목서가 자라고 있다.